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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23:56:18

지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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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유래3. 해설4. 관련 문서

1. 개요

지네의 딜레마(Centipede's Dilemma)는 특별히 주의 집중을 기울이지 않고 잘 하려는 의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일상적으로 할때는 잘만 되던 행동이나 작업을, 의식적으로 주의를 집중해서 의도적으로 일부러 잘 하려고 하면 오히려 잘 되지 않는 현상이다. 지네 효과, 지네 신드롬, 험프리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2. 유래

지네의 딜레마라는 용어는 다음과 같은 캐서린 크래스터의 동시에서 유래되었다.
A centipede was happy – quite!
Until a toad in fun
Said, "Pray, which leg moves after which?"
This raised her doubts to such a pitch,
She fell exhausted in the ditch
Not knowing how to run.
지네는 너무나 행복했어요.
두꺼비가 장난으로 이렇게 말하기 전까지는요.
‘지네야, 지네야, 어느 발 다음에 어느 발을 내딛는 거니?’
지네는 자기도 너무 궁금해서 궁리하다가
도랑에 빠지고 말았대요.
어떻게 걸어야 할지 몰라 발이 그만 꼬여버렸대요.

즉 지네가 걷는 행위를 신경쓰지 않고 본능적으로 걸었을 때는 잘 걸었지만, 어느발부터 내딛는게 맞는지 의식하며 의도적으로 제대로 걸으려고 하니까 오히려 걸음이 꼬이고 넘어졌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지네 이야기보다는 땡땡의 모험의 에피소드 중 하나에 나오는 이야기가 더 잘 알려졌다. 알란 톰슨이 아독 선장에게 잘때 수염을 이불속에 넣고 자는지 수염을 이불 바깥에 내놓고 자는지 물어보자 이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아 자신도 답을 알수 없었던 아독 선장은 그날밤 잠자리에서 자신이 수염을 어떻게 하고 자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수염을 이불 속에 넣고 자려고 하니 갑갑하고 수염을 이불 밖에 내놓으니 불안해져서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1] 이 이야기는 한국에는 어느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로 단순화되어 일종의 우화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도 지네의 딜레마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수염이 어디있는지 모르고 의식하지 않고 잤을때는 잘 잤지만 정작 일부러 잠자기에 더 편한 위치에 수염을 두려 하니 막상 이불 안에 둬도 밖에 둬도 수염을 의식하게 되어 두 방법 모두 불편하게 느껴져 오히려 잠을 설치게 된것. 김성모화백에 따르면, 관우도 이것 때문에 잠을 설쳐서 죽었다고 한다

3. 해설

묘기나 스포츠를 가르쳐주는 코치가 항상 긴장 풀고 마음을 비우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상에서도 흔히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한데 예를 들어 비디오 게임에서 고난도의 스테이지를 깨려고 할때 각잡고 집중해서 하면 계속 실패하다가 자포자기해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막하다 보면 오히려 클리어되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비슷한 예시로, 리듬 게임을 할 때 별 생각 없이 플레이하면 매우 어려운 고난이도 곡을 문제 없이 치다가도, 어느 순간 자신이 노트를 치는 것을 의식하게 되는 순간 바로 손이 꼬이면서 게임을 말아먹는 경우가 흔하게 나온다.

군대에서 제식훈련을 할 때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은, 너무 의식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윌리엄 하웰의 학습의 4단계에는 잘 하지도 못하고 잘하고 싶은 의지도 없는 '무의식적 무능', 잘하고 싶은 의지는 있으나 잘하지는 못하는 '의식적 무능', 의식적으로 잘 하려고 해야 할 수 있는 '의식적 유능', 몸에 완전히 익어서 의식적으로 잘 하려고 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해도 본능적으로 잘 하게 되는 '무의식적 유능'이 있는데 여기서 오히려 의식적 유능보다 무의식적 유능이 더 높은 경지가 되는 것도 이러한 지네의 딜레마와 관련이 깊다. 예를 들어 생활의 달인 같은걸 보면 눈을 감고도 작업을 잘 해내는 달인들이 나온다. 이런 사람들은 말그대로 본능적으로 하는 것인데 사실 이렇게 할때 오히려 실수없이 잘하는 경우가 많다. 의도적으로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장인이나 달인들 중에는 심지어 술마시고 취한 후 아무생각없이 정신없이 막 만들어야 오히려 훌륭한 작품이 나온다는 사람들도 있다. 취권 대표적인 사례로 술 퍼마시고 취한채로 바이올린을 만들었다는 과르네리 가문의 장인들이 있다.

시험기간 보정도 이 지네의 딜레마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갑자기 누군가에게서 "너 지금부터 숨 쉬는 거 의식한다."라는 말을 듣고 나서,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겼던 행동인 숨 쉬기가 조금 불편해지는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비슷한 것으로는 침 삼키기, 눈 깜빡이기 등이 있다. 다만 이 문단에 나와있는 것들은 무조건 반사의 행동들을 일시적으로 뇌가 담당하게 되어 생기는 현상으로 지네의 딜레마와는 다르다.

이 지네의 딜레마 현상이 병리적 증상이 되는 극단적인 경우로 가면 강박증이 된다. 주목표와는 상관없는 세부적인 사항에 몰두하거나 다른 일상적인 일들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의학과에서도 환자의 정신적인 문제를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지적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의 사고과정을 교란시켜 독이 될수도 있다고 한다. 정신의학자 테오 도팻은 이런 행위를 걸음걸이가 좀 이상하지만 걸을 수는 있는 지네에게 "이봐 당신 34번째 왼쪽 다리 움직임이 왜 그래, 이상하잖아"라고 말해서 지네가 지나치게 거기에 신경을 쓰다 더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오히려 발걸음을 더 꼬이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4. 관련 문서


[1] 링크 내의 Over or under 문단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