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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2 02:33:19

종심방어

1. 개요2. 상세
2.1. 장점2.2. 단점
3. 사례4. 같이 보기

1. 개요

縱深防禦 / Defense in depth

지역방어의 한 형태로 종심지역을 활용하여 공격을 방어하는 작전수행방법. 종심이란 시간, 공간, 자원의 확장된 범위를 모두 포함하는데, 종심방어는 공간의 종심을 활용한 방어를 뜻한다. 간단히 말하면 진영 깊숙한 곳의 공간을 의미한다. 전선을 기준으로 아군 쪽에 선을 수직으로 그어보면 왜 세로 종(縱)이 쓰이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이름으로 "deep defense", "탄성방어"(elastic defense), "심층방어"[1]라고도 한다.

2. 상세

종심방어를 간단하게 국경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국경선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배치하고 최대한 병력을 후방까지 펼쳐놓는 방식이다.

일반인이 흔히 생각하는 방어전술이란 강력한 하나의 거점(strongpoint, 성벽이나 요새 등 방어진지)을 굳게 지키는 "고수방어"나 전선을 기준으로 적의 공세선에 가까운 곳에 주방어선을 형성하는 "전방방어", 횡으로 길고 면으로 넓게 병력을 분산배치하여 전선 및 전장을 모두 감당하는 "지역방어"일 때가 많은데, "종심방어"는 이런 식으로 특정 거점들을 강화하거나 넓게 분산시키는 것보다는 최전선의 방어가 더 약하지만 전선으로부터 후방까지의 깊은 공간을 방어에 활용하여 적진으로 들어갈수록 공격이 힘들어지는 넓고 깊은 방어 구조, 또는 이를 통한 작전수행을 일컫는다.[2] 그에 따라 여러 전초진지와 축차진지를 겹겹이 구축하는 "다층방어"나 대규모 돌파나 우회침투가 어려워 방어에 유리한 지형지물을 다수 확보하여 "지연전"과 "소모전"을 벌이는 양상이 나타난다.

전단 전방에서 적을 격퇴하는 데에 고집하지 않고, 아군의 공간적 종심 내 방어에 유리한 지역을 활용하여 종심 깊게 병력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아루어진다. 주요 거점들을 노리려던 공격측 최전선은 방어선을 양파마냥 하나하나 깔수록 사상자와 물자,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공자가 조기에 작전한계점에 다다르면 예비대를 투입한 역습을 통해 격멸할 수도 있고, 공자가 불리한 지형에서 싸우도록 강요할 수도 있다.

방어에 관하여 반격의 역할도 중요하다보니 기동방어와 유기적으로 병용될 때도 많다. 종심방어가 적의 충격력을 흡수하여 공세를 돈좌시킨다면 기동방어는 기동예비대로써 계획보다 강한 공세로 적을 소모시키기도 전에 돌파당할 위험에 처한 방어선을 지원하거나 반격으로써 주도권을 빼앗고 공세로 전환하는 것이 특징이므로 둘은 상호보완이 잘 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 탓에 종종 둘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어디까지나 잘 조합될 뿐 개념적으로나 방법적으로나 엄연히 다른 방어전략이다. 종심방어는 "공간을 깊게 활용하는 방어전략"이고, 기동방어는 "기동력으로써 신속하게 전력을 집중하여 적 공세를 무력화하는 방어전략"이다.

2.1. 장점

작전적인 종심방어는 지구전의 일환으로 적군의 물자와 인력, 시간 소모를 강요한다는 큰 장점을 가진다. 이를 통해 적군의 사기나 보급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적을 아군의 영토 내로 유인한 뒤 괴롭히는 전술로서 기동력이나 주변 지형과 환경이 따라준다면 게릴라 전술, 측후방 기습과 역습, 역공격, 지휘통제체계를 방해할 수도 있다. 또한 훈련이 덜 된 병력은 최전선에서 적군의 발목을 잡아주면서 지연시키는 동안 정예병력을 유연하고 비교적 온전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술적으로도 공자가 조기에 작전한계점에 도달하도록 만들며, 종심 내의 방자에게 유리한 지형으로 공자를 유인하여 격멸 또는 격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2.2. 단점

종심방어의 전제는 우선 공자가 방자의 종심 내로 깊이 들어와야 이를 이용한 작전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군 종심을 어느 정도 내줘야 한다는 단점이 가장 크다. 방자의 의도대로 공자가 유인되지 않는다면 공자는 재정비 후 다시 공세를 시작하여 방자의 예상보다 종심 깊숙히 들어올 것이다. 또한 특성상 어느 정도 넓은 전장이 요구된다.

3. 사례

일부 역사가들은 칸나이 전투한니발 바르카 장군이 다가오는 로마군 진형을 둘러싸 쌈싸먹은 걸 두고 종심방어의 시초라고 말하기도 한다.

고전적인 종심방어의 형태 중 하나는 제1차 세계 대전참호전이었다. 참호는 전선을 따라 쭉 깔려있고 당시 포격 후 보병 돌격만으로 공격이 매우 힘들었으며 겨우 참호를 하나 돌파했다면 몇 km간에도 다음 참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보다 현대적인 예시로는 제2차 세계 대전쿠르스크 전투의 소련군이 있다. 소련군은 기동전으로 북쪽과 남쪽을 돌파하려는 독일군 부대를 향해 겹겹의 방어선을 뿌렸고 결국 목표 달성 직전 멈춘 독일군에게 반격을 쏟아부어 독일군의 동부전선 전황을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만들었다. 한편 독일군도 발터 모델 원수의 경우처럼 종심방어로 소련군의 공격을 대처했으며 바그라티온 작전처럼 종심돌파이론에 털리기도 했다.

또한 러-우 전쟁 당시 우크라이나군의 6월 대공세가 러시아군이 사전에 준비한 종심방어진지로 우크라이나군의 병력과 장비를 대거 소모시키면서 공세가 실패했다.

한국사에는 청야전술과 더불어, 적을 국토 깊숙히 끌어들여 반파시킨 후 국경선으로 빠져나가기 전까지 산발적 타격을 입혀 궤멸시키는 전투가 여럿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살수대첩이며, 귀주대첩도 비슷한 경우다.

다만, 한국의 왕조들은 산성과 기병대를 기반으로 한 수성전 전술을 수천년을 넘게 반복해왔고, 자신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산성들을 활용한 수성 전투를 전개하다 한계에 부딪혀 일시 후퇴와 집산 공격을 반복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딱히 개념화된 종심방어 전략이라 연구된 바는 없다.

4. 같이 보기


[1] 번역에 따라서는 이렇게 옮기기도 한다. 이 역시 영어로 "Defense in depth"인데, 이 말의 비군사적 용법 자체가 먼저 쓰이던 군사용어로부터 비롯한 것이다. 다만, 한국어에서 "종심방어"와 "심층방어"는 용례상 구분이 되는데, 전자는 예외 없이 군사용어로만 쓰이나 후자는 주로 원자력 발전 등 비군사적 분야에서 쓰이는 편이다.[2] 지역방어나 다층방어와 개념적으로 매우 유사하며 특히 실무적으로는 특별히 구별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이들을 구별하는 경우 지역방어는 종심방어를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서 전방방어와 대조하여 종적으로나 횡적으로 광범한 공간 전체를 활용하여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을, 종심방어는 전선으로부터의 공간 깊이를, 다층방어는 복수의 방어선에 의한 공세 둔화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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