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서 데릴사위인 주인공의 장래 신붓감으로, 16살이며 주인공보다 10살 어리다. 심지어 주인공은 3년 째 데릴사위로서 점순이 네에서 일하고 있다.담당 연기자는 남정임(영화판), 한혜경(문예극장), 박준금(TV문학관), 송나영(베스트극장), 이경진(HD TV문학관), 전혜영(애니판), 박진(얼쑤)
2. 작중 행적
주인공의 약혼녀지만 장인어른[1]이 점순이의 키가 작은 걸 들먹이며 아직 덜 자랐지 않느냐며 성례시켜 주지 않은 것이 벌써 3년째. 예전에도 데릴사위를 2명이나 들였지만 역시 점순이 키 핑계로 머슴질하다가 지쳐서 도망간 탓에 주인공이 세번째 데릴사위라고 한다. 주인공이 앞서의 2명에 비해 좀 어리숙하고 힘이 세서 농사일에 부려먹기 좋기 때문에, 셋째 딸의 데릴사위를 놓을 수 있을 때까지 예비 장인은 온갖 수단을 다해 붙잡아 놓을 속셈이다. 주인공은 어리숙한 척하면서도 장인의 그 수단을 다 알고 있지만, 알고 있을 뿐 어찌할 수 없으므로 계속 눌러붙어 지낼 뿐이다. 가끔 성례시켜 달라고 파업, 태업, 관청에 호소, 실력 행사에도 나서지만 그때마다 장인님에게 처절하게 진압당할 뿐.내외하느라고[2] 얼굴도 못 보고 지내지만, 어느 날 주인공에게 성례시켜 달라고 조르라고 바람을 넣는다. 정확히 말하면 “수염이라도 확 잡아채지 그냥 있었어, 이 바보!”라며, 혼잣말을 하는 척 하면서 바람을 넣는다. 이에 주인공이 장인에게 성례시켜 달라고 하며 다투다가 점순이가 보고 있는 것을 알고 정말로 장인의 수염을 잡아채며 허세를 부리다가[3] 몸싸움까지 가게 되는데, 장인의 영 좋지 않은 곳을 잡고 왜 성례 안 시켜주냐며 윽박지른다.[4] 장인은 죽는다고 "할아버지!!" 소리를 치고 장모와 점순이가 달려오는데, 점순이 왈 “이놈이 아버지 죽이네!”하며 주인공 귓방망이를 잡아댕긴다. 그렇다. 점순이는 자기 아버지가 당하고 있으니 당연히 구하러 달려온 것뿐[5]. 어쨌든 주인공은 점순이의 배신에 얼이 빠졌다가 장인에게 역관광을 당한다.[6]
주인공은 장인님의 지게작대기에 머리가 터지도록 얻어맞으며 이번에는 얄짤없이 쫓겨나리라 생각하지만, 주인공을 내쫓으면 당장 농사지을 사람이 없는[7] 장인님은, 주인공의 터진 머리를 손수 치료하고 담배까지 따로 넣어 주면서 "올 가을에는 꼭 성례시켜 주마, 나가서 콩밭이나 갈아라"고 다독거릴 수밖에 없으며 주인공은 그게 또 고마워서 "다시는 안 그러겠어유!" 라며 콩밭 갈러 나간다.
3. 실존인물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인물이다. 물론, 작품에서는 당연히 가명을 사용하였다.춘천 신동면 실레마을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린 제5회 김유정문학제 행교에서 소설 속 봉필영감의 외손녀이자 점순이의 모티브가 되는 인물의 딸인 최금자(67)[8]가 깜짝 등장하기도 하였다. '진짜 점순이'에 해당되는 최씨의 어머니인 김시만은 축제 당시 이미 고인이었지만, 당시(2007년)에 생존해 있다면 91세쯤 되었을 것이었다고 한다. 최금자는 자신의 가족들이 소설 속에서 애꿎게 그려진 것이 속상하기도 했지만, 사람들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인물로 남게 된 것이 한편으로 흐뭇하기도 하다며 웃었다. 관련 기사. 이것 말고도 몇 년 후에 찍은 다른 영상도 있는데 자막에서 동백꽃의 점순이라고 잘못 나왔다.
4. 기타
이름이 같은 동백꽃의 점순이와는 달리 예쁜 외모는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못생긴 건 아니지만 둥글둥글하고 투박하며 감참외같다는데, 감참외는 요즘 팔리는 참외들처럼 동글동글한 계란형이 아닌 하관이 두툼하게 생긴 참외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오히려 자기하고 잘 어울리는 한쌍이라며 점순이 얼굴을 좋아한다.[1] 빙장님/빙장 어른은 장인을 높여부르는 호칭이 맞긴 한데, 남의 장인을 높여 부르는 말이기 때문에 자기 처가 식구들에게 쓰는 말이 아니다. 선친(본인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높여 일컫는 말이다. 함부로 쓰다간 패드립 되기 십상이니 살아계신 경우 가친으로 부르고 지인의 살아계신 아버지를 높여줄 때는 '춘부장'이라는 표현을 써야 하며 남의 돌아가신 아버지는 선대인이라고 한다. 따라서 살아계실 때에는 "춘부장은 건강하신가?" / "네, 가친은 늘 건강하십니다." 식으로 써야 하고, 선친, 선대인은 돌아가시고 나서 "자네 선대인께서 살아생전 나에게 ~~ 말씀을 남기셨다네." / "허허, 선친께서 그런 말씀을 남기셨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식의 대화에서나 쓰는 말이다.)처럼 한자 상식이 부족한 경우에 헷갈리기 쉬운 표현으로 장인어른이 본인을 빙장님이라고 부르기를 강요하는 데서 사실 격식 차리는 척하는 장인어른의 지식 수준은 그다지 높지 못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2] 한 70년대까지만 해도, 소꿉친구도 아닌 남녀끼리는 서로 말을 통하지도 못한다는 관습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뭐 이슬람인가 싶지만, 분명히 한국에도 있었던 관습이다. 다만 작중에서도 점순이가 새참을 나르기도 하고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었듯이, 직접 어울리진 못해도 간접적으로는 곧 부부될 입장에 고작 관습이니만큼 그렇게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어리숙한 주인공과 고약한 장인의 콜라보로 이 답답한 상황이 만들어졌을 뿐.[3] "수염이라도 확 잡아채지 그냥 있었어, 이 바보!"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것. 그래서 중등 교육 과정에서는 이 작품을 들어 '비유적 표현 이해의 중요성'을 설명한다(...).[4] 사실 그 전에 이미 장인에게 그 곳을 공격당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정당방위.[5] 사실 작중 배경시대에는 장유유서와 같이 아랫사람(젊은 사람, 사위)은 윗사람(나이든 사람, 장인)에게 따지거나 대들어서는 안 된다고 여기는 관념이 현대보다 훨씬 강했다. 즉 현대 같으면 당연히 약속을 언제 지킬 것인지 따져묻고 대답을 요구할만한 일이더라도, 당대의 관념에서는 '윗사람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해주실텐데, 따지고 드는 것은 건방지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즉 수염이라도 확 잡아채지 그랬느냐는 점순이의 말은 정말 수염을 붙잡고 잡아당기면서 두들겨패라는 의미가 아니라 '당시 기준으로는' 마치 수염이라도 잡아채는 것처럼 대들어서라도 확답을 달라고 하라는 충동질에 가까웠다고 보는 쪽이 적절하다. 그리고 수염 잡아채라는 표현은 그때 당시 지금보다 인권 개념이 희박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러한 비유적인 표현들이 많이 쓰였다.[6] 물론 점순이도 잘한 것은 아니다. 대놓고 주인공을 부축일 때는 언제고, 장인어른을 도와주는 철새짓을 했다. 그리고 점순이도 주인공이 애초에 어리숙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한 것을 보면 주인공이 너무 한심하니 갈구려고 했던 의도가 강했던 것이었다.[7] 새로 들이면 되긴 하나, 들이는 동안 시간이 걸리며, 주인공 자체가 상당히 일을 잘하고 멍청하기 때문에 장인으로선 그냥 버리긴 아깝다.[8] 2007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