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覚悟のススメ (카쿠고노 스스메 = 각오의 권유).
1. 개요
야마구치 타카유키가 주간 소년 챔피언에서 1994년 3월부터 1996년 4월까지 연재한 소년만화다.[1]핵전쟁으로 황폐해진 도쿄를 무대로 한 세기말적 센스가 일품인 만화. 딱 100화 분량[2]이다. 다만 세기말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다 그렇듯이, 취향을 정말 심하게 탄다. 그림체도 그렇고 설정도 그렇고 이런 내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볼 때에는 정말로 부담스럽다. 쉽게 말해서 데빌맨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데빌맨보다
하가쿠레 시로가 이끄는 구 일본군의 순살무음 부대에서 만들어진 무술인 제로식 방위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체실험으로 인해 희생당한 수천명의 포로들의 영령이 머물어 의사를 가지고 있는 갑옷인 강화 외골격 제로와 함께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하가쿠레 카쿠고와 인간의 골수액을 주식으로 삼는 전술귀,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카쿠고의 형인 현인귀 하가쿠레 하라라의 싸움을 다루고 있다.
애초에 만주에서 생체실험을 한다는 모티브 자체가 731 부대에서 따온것으로, 이는 이시이 시로와 이름이 같은 하가쿠레 시로에서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괴악한 생김새를 가진 적들과 그에 대비되는 주인공 하가쿠레 카쿠고의 디자인, 등장인물들의 복장같은 부분들에서 약간씩은 군국주의풍의 냄새를 풍기기도 하며,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도 묘하게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주제 의식은 약자에 대한 보호와 세상의 평화, 그리고 인류에 대한 믿음이다.[3] 어설프게 찬양되는 군국주의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살짝 마이너하게 꼬아서 까대는 것이 일품. 그 외에도 강화 외골격의 디자인이라든지 제작 과정, 최종 결전에서의 대결 구도를 보면 딱 가면라이더의 오마쥬인것을 알 수 있다.[4]
작가가 우익 성향인가 아닌가에 관해서는 이 작품을 다룬 NHK BS 망가 야화라는 프로그램에서도 평론가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일단 우익 성향으로 의심되는 점을 따져보면, 우선 원제인 '覚悟のススメ(카쿠고노 스스메)는 일본 우익의 거두 후쿠자와 유키치가 쓴 책 제목 学問のすゝめ (카쿠몬노 스스메 = 학문의 권유)에서 따왔고, 주인공의 성 하가쿠레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작가 미시마 유키오도 애독했던 무사도에 관한 책 하가쿠레에서 따왔으며, 주인공이 입고 있는 복장은 구 일본제국의 해군 사관 제복에서 따왔고, 작품에서 나오는 가상의 무술인 '제로식 방어술'의 이름은 제로센 전투기에서 따왔다. 주인공이 약자를 보호하니까 군국주의 반대라는 것도 말이 안되는 것은, 일본 우익사관에서의 청일전쟁은 청나라의 속국인 힘 없는 조선을 독립시켜 주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었고, 이른바 대동아전쟁, 대동아공영권은 서양 제국주의 열강에 침략당한 힘없는 아시아 국가를 해방시키고, 일본이 리더가 되어 동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잘 살자는 대의명분으로 포장되었었다.[5]
작품에서 절대 악으로 그려지는 전범인 증조부를 '인과'로 때려눕히는 등 작가로 치면 할아버지 세대의 일제 시대에 저지른 잘못된 과거를 비판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우익사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군국주의로 치달렸던 그 시절의 우익이 저질렀던 끔찍한 범죄와 그릇된 과거를 작가 나름의 방법으로 응징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우익 정신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무사도를 긍정하면서도 그것이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 것임을 지극히 혐오스럽게 그려낸 시구루이를 봐도 작가가 우익 성향이라는 것 자체는 부정할 수 없지만, 그 사상이 과거 일본이 나아갔던 군국주의의 길과 같냐고 묻는다면 그것 또한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말하자면 우익은 우익이지만 처음 그것이 생겨났던 때의 순수한 정신을 숭상하는 우익이라고 할까. 나라의 특정 계층들만을 위한 비틀린 우익이 아닌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들기 위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롭기 위한 우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1회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후보작에 뽑히기도 했으며,
시구루이 완결 후, 이 작품의 후속작이 발표되었다. 정식 이름은 엑조스컬 제로 ~지옥편 제零가~. 본편에서 먼 미래의 시점을 다루면서 설정이 바뀐 부분도 좀 있으며, 주인공인 카쿠고도 작가의 그림체 정변 덕분에 이전과 그냥 다른 사람이 되어서 돌아왔다.
신장판을 기준으로도 이랬던 사람이...
이런 상큼한 꽃돌이로 바뀌었으니...
작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전략인간병기 카쿠고 → 개화의 스스메[6] → 위부의 검[7] → 만용인력 → 철완탐정 릿카[8] → 대제전기 레오크로스[9] 순으로 스토리가 이어지며, 카쿠고에서 세계가 파괴되고 개화의 스스메에서 다시 부흥을 시작, 위부의 검에서 신 에너지를 발견하여 정점을 맞았다가 만용인력에서 다시 붕괴되었다고 한다.[10] 참고로 위부의 검, 철완탐정 릿카, 대제전기 레오크로스는 극중극이다. 실제 있는 작품이 아니니 유의할 것.[스포일러]
2. 애니메이션
전 2편짜리 OVA로 나왔으며, 감독은 히라노 토시키. 캐릭터 디자인 와타베 케이스케. 전체 스토리를 다루지는 않고 1권부터 3권까지의 분량인 전술귀와의 싸움을 다루고 있다. 마이너한 작품답지 않게 성우진이 상당히 화려한 편이며, 여러 실력 있는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한 덕에 상당히 화끈한 액션을 보여준다.주제곡인 각오 완료!는 카게야마 히로노부가 부르고 작가 본인이 작사한 곡인데,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게 하는 숨겨진 명곡으로 뽑힌다.
가사 瓦礫の町に響く 世迷言共の靴音 폐허의 도시에 울려퍼지는 넋두리의 구둣소리 その精神(こころ) 支配するのは 그 정신을 지배하는것은 蠢く悪鬼!凶器!天魔外道! 꿈틀대는 악귀! 흉귀! 천마외도! 正義の意味を語る 言葉など今要らぬ 정의의 의미를 논할 말 따위는 지금 필요없다 輩よ 見えるかここに 전우여 보이는가 이곳에 捧げし一死!一生! そして祈り! 바쳐진 일사! 일생! 그리고 기원! 神武の超鋼よ 신무(神武)의 초강(超鋼)이여 我を立たせ給え 나를 일으켜다오 牙なき人の明日のために 송곳니 없는 이의 내일을 위하여 無限の英霊よ 무한의 영령(英霊)이여 我を砕き給え 나를 부수어다오 それが永遠への礎なら 그것이 영원으로의 초석이라면 我が身はすでに 覚悟完了! 나의 몸은 이미 각 오 완 료! 深い暗黒の狭間に 希望つなぐ歌声 깊은 어둠의 틈새에서 희망을 잇는 노랫소리 何故君はなどと 問うまい "어째서 너는?"따위 묻지 않으리 ただ背中で聞いて そしていつか 다만 등으로 듣고서 그리고 언젠가 君の涙が涸れ 너의 눈물이 말라붙어 声さえ尽きた時 목소리조차 나지 않을 때 共に泣く頬と喉をやろう 함께 눈물 흘릴 뺨과 목구멍을 주리라 もしも血の一滴 만약에 피 한방울조차 残っていないなら 남아있지 않다면 この胸を裂き全部やろう 이 가슴을 찢어내어 전부 주리라 愛より熱い歌になりたい! 사랑보다 뜨거운 노래가 되고싶다! 木の葉か風か命 나뭇잎인가 바람인가 생명인가 けれどもだから余計・・ 하지만 그러기에 더욱더.. 神武の超鋼よ 신무(神武)의 초강(超鋼)이여 我を立たせ給え 나를 일으켜다오 牙なき人の明日のために 송곳니 없는이의 내일을 위하여 無限の英霊よ 무한의 영령(英霊)이여 我を砕き給え 나를 부수어다오 それが永遠への礎なら 그것이 영원으로의 주춧돌이라면 我が身はすでに 覚悟完了! 나의 몸은 이미 각 오 완 료! 君の涙が涸れ 너의 눈물이 말라붙어 声さえ尽きた時 목소리조차 나지 않을 때 共に泣く頬と喉をやろう 함께 눈물흘릴 뺨과 목구멍을 주리라 もしも血の一滴 만약에 피 한방울조차 残っていないなら 남아있지 않다면 この胸を裂き全部やろう 이 가슴을 찢어내어 전부 주리라 生まれし日より覚悟完了! 태어난 그날부터 각 오 완 료! |
3. 등장인물
3.1. 하가쿠레 일족
3.2. 불퇴전 전귀
- 대로 토모히사
- 노중 카게나리
- 위병대장 볼트
- 어의 보루부
- 전술귀 총지배 치도쿠로
- 이과계 총지배 가리레오
- 측근 라이
3.3. 기타 인물
- 호리에 츠미코
- 하오카 히도시
사실 작중에서 풀 네임으로 나온 적은 없으며, 연재 도중 독자의 질문에 작가가 응답하면서 이름이 밝혀졌다. 초반에는 악역 포스를 풍기며 상당히 과장되고 기분나쁜 외모로 나왔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외모가 순화된다. OVA에서는 내용은 초반부지만 하오카의 디자인은 후반의 순화된 버전으로 등장. 히로인인 츠미코를 제외하면 동급생 중 가장 비중이 높다. 다른 아이들보다는 완력과 덩치가 좋아서 카쿠고가 전학오기 전에 학교 짱 노릇을 했으며, 어릴 때부터 소꿉친구인 츠미코를 짝사랑 중이었지만 츠미코는 도통 그를 남자로 대해주질 않아서 문제. 카쿠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반인치고는 힘이 센 편이기 때문에 적들을 뚫고 수십kg짜리 강화 외골격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등 가끔씩은 도움이 된다.
- 육충들
전술귀로 개조받았지만 전술귀가 되지 못한 실패작들. 매우 흉측한 모습을 한 고깃덩어리들이며 공격력은 없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생전 자신이 아무리 상처받더라도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했던 인격자들이었고, 위병대장 볼트에게 당해 빈사상태였던 카쿠고를 삼켜 내부에서 거대한 여성형 육충을 만들어내어 카쿠고를 품은 뒤, 카쿠고를 회복시켜주었다.
4. 관련 용어
- 역십자 고교
주인공 카쿠고가 입학한 학교. 전술귀들이 날뛰면서 건물이 부서지고 학생들이 죽거나 다치는 등 여러 수난을 겪는다.
- 전술귀
인간을 이용해 만들어진 괴인으로, 하가쿠레 시로의 연구 결과물 중 하나. 인간의 골수액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 특징이다. 전술귀가 되면 대상이 가지고 있던 욕망을 기반으로 해서 신체가 기괴하게 뒤틀려버리며,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는 초인적 능력을 가지게 된다.[12]
- 제로식 방위술
- 나선
- 인과
[1] 이 작품이 장기자랑과 누드가 난무하며 온갖 정신나간 설정이 즐비한 작품인걸 보면 이런걸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보여줘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일단 작품의 내용 자체는 소년만화의 정의에 얼추 들어맞는 편이기도 하고, 소년만화의 클리셰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기도 하다.[2] 단행본으로는 11권.[3]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명대사가 바로 "엄니를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해 싸운다"이다. 국내 정발판에서는 송곳니를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한 송곳니가 된다로 번역되었다.[4] 하지만 마지막 전개가 생뚱맞은 안드로메다 아스트랄 엔딩노선인지라 오마쥬라기보단 비꼬는 것으로 생각하게 될 수 있다.[5] 다만, 이 작품은 결말에서 보여줬듯이 결국 폭력보다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미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군국주의로 변질된 잘못된 우익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6] 단편인 볼텍스에서 등장한 라이덴의 장착자 쿠로스 쿄우마의 여동생 토모에가 주인공인 외전.[7] 엑조스컬 신덴의 장착자 도우치 렌이 활약한 시대.[8] 엑조스컬 유키의 장착자 하츠야 릿카가 활약한 시대.[9] 엑조스컬 햐쿠의 장착자 츠쿠모 타케루가 활약한 시대.[10] 이 때 발생한 붕괴가 결정타였는지 세계가 완전히 멸망한 이후인 엑조스컬 제로의 시대에도 만용인력 시대의 건물이나 나카소네 총리의 기념물들이 폐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스포일러] 일단 엑조스컬 제로는 주인공인 카쿠고가 엑조스컬 키리의 장착자 츠구무에게 패배하면서 끝난다. 그렇다고 뭐 죽었다거나 한건 아니고 "설령 멸망하더라도 인간은 인간성을 놓아서는 안된다. 그 속에 위기 상황을 타계할 힘이 있다."라는 주의였던 카쿠고가 "인류의 멸망이 무슨 수를 써도 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면, 최소한 희망 속에서 그 끝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이 엑조스컬 장착자들의 사명이 아닌가."라는 츠구무의 설득에 감화된 것. 이에 대한 작가의 말과 해석은 이 블로그에서 설명하고 있다. 비공개 글이 됐으니 굳이 적자면, 인간 찬가에 경도되어 '바른 길로 노력을 다한다면' 뭐든지 극복할 수 있을거라 믿던 작가가 연재 시기에 겹친 수많은 자연재해를 직접 겪게 되면서 "아 이게 우긴다고 될 일이 아니구나. 정말 인간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재난 역시 존재하는만큼 그에 맞는 길도 제시해야겠구나..."라고 성찰한 듯한 결말이었다고.[12] 전술귀 개조가 실패하면 육충이라는 괴물이 되어버리는데, 이는 전투력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 때문에 전술귀들에게는 쓰레기 취급을 당하지만, 사실은 개조당하여 다시는 인간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간직한 상냥한 사람들의 말로였다. 이후 빈사 상태에 빠진 카쿠고를 회복시켜주는 등 작품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