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중 행적
이타가키 마나부, 키무라 타츠야, 아오키 마사루 3인조의 A급 토너먼트 스토리에 등장한 라이트급의 신예 복서로, 그 때까지의 전적은 7승 3KO로 특출날 게 없어 보이는 무명 복서였다. 그러나 이전 마사루와 치열하게 싸운 전 라이트급 챔피언 이마에 카츠타카를 1라운드에서 일격에 침몰시켜 버리면서 두각을 드러낸다. 데뷔 시절부터 판정승이 이어지다가 최근 3연속 KO승이었다는 점 때문에 트레이너가 바뀌었다든가 하는 식으로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추측되었는데, 세컨드로 있던 게 이전 일보에게 수작을 부리다가 키무라와 아오키에게 얻어터진 바론 쿠리타였다.그래서 이 때부터 다음 상대인 아오키에게 있어 요주의 대상이 되었지만, 타카무라 마모루는 이가와 바론-마론의 이름을 갖고 말장난[1]을 치며 늘 그랬던 것처럼 아오키를 놀려먹었고 일보의 경우 아오키 특유의 변칙적인 움직임은 이가의 경력상 쫓기 어려울 거라며 아오키의 승률을 높게 치는 등 심각할 정도로 우려되는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아오키와의 결승전에서 그 무서운 저력의 실체가 드러나는데, 펀치 하나하나의 위력도 강력하지만 손짓과 시선, 발까지 모든 걸 동원해 상대를 자신이 일방적으로 두들길 수 있는 공간으로 유도시키는 포지셔닝적인 기술을 동원해 아오키를 일방적으로 유린한다. 1라운드에서 이미 다운시킨 데다가 다시 큰 걸 안면에 작렬시켰던 만큼 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진작에 끝낼 수 있었으나, 이전 아오키와 키무라에게 얻어맞은 원한을 품은 바론의 지시로 천천히 괴롭혀가며 적당히 상대했기 때문에 아오키만 만신창이가 되어가며 시간만 늘어지게 된다. 아오키는 앞서 키무라가 판정패로 은퇴의 기색을 보여 절대로 그렇게 내버려둘 수 없다는 강한 결의를 품은 가운데 시합 중 자신이 얻어맞는 걸 보며 울상인 토미코를 두고 못 생긴 게 시끄러워 짜증난다는 이가의 중얼거림을 듣고 분노로 몸을 지탱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힘의 차이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이런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장이 된 시합을 보고 키무라나 일보 등은 속이 뒤집히는 걸 느끼고 있었고, 표면적으로는 어떻게 시합을 하든 본인 마음이고 반격하지 못하는 아오키가 잘못이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던 마모루마저 승부는 났으니까 이제 그만하라고 외칠 지경이었다. 결국 아오키가 떡실신당해 쓰러진 가운데 시노다 겐즈이가 타월을 던지면서[2] 시합은 종료된다. 그렇게 라이트급 A급 토너먼트에서 우승하여 자동적으로 랭킹 1위로 올라선다.
시합 종료 후 다들 아오키의 병원행을 따라가는 와중에 하찮은 놈 하나 때문에 줄줄이 가는 건 꼴불견이라며 그 자리에 남은 마모루였으나, 그대로 흥에 겨워있던 바론 쿠리타 앞에 나타나 주먹을 날리려 했다. 그러자 이가는 뒤에서 마모루의 손을 낚아채며 사람들 보고 있는데 괜찮겠냐며 협박을 하고, 이에 마모루는 손을 뺀 뒤 그대로 이가의 머리칼을 붙들고 상당히 길이 잘 든 개라며 컹컹 짖어보라고 비웃는다. 겉으로는 무심해보이던 마모루가 실제로는 이가와 쿠리타의 만행으로 얼마나 빡쳤는지 알 수 있는 대목. 보고 있던 후지이 미노루를 비롯한 기자들이 식겁한 가운데, 마모루는 그대로 뒤돌아 사라지며 복도 옆의 문까지 발로 차 박살을 내고는 언젠가 네놈들이 깨갱거릴 날이 올 거라며 목 씻고 기다리란 말을 남긴다.
그 동안 진흙탕 시합 연속이라고는 해도 실상은 누구와도 좋은 내용의 시합을 하며 지는 경우에도 아까운 패배인 경우였던 아오키에게 난생 처음으로 압도적인 KO패를 안겨준 탓에 카모가와 짐에서는 아오키와 키무라가 이대로 은퇴하는 건 아닌가[3] 걱정했으나, 아오키는 병석에서 그런 수준 높은 상대와 싸운 건 처음이라 지금은 약간 존경심마저 있을 정도라며 조만간 챔피언이 될 이가를 목표로 계속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4] 그리고 그 예상대로 일본 라이트급 타이틀 매치로 직행하는데, 머리가 살짝 더 길어져서 예전보다는 인상이 두드러지게 됐다. 이전 하야미 류이치를 연상케 할 정도로 수많은 여성팬들을 보유하며 빠른 발을 자랑하는 챔피언 오우시마 소지, 일명 프린스를 상대로 고전하면서도 직선적인 보디 스트레이트를 남발한 복선을 깔아둔 끝에 기습적으로 안면에 스트레이트를 날려 일격에 KO시키면서 챔피언이 된다. 다소 상처투성이라 격은 안 살아났지만, 그 저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
그 뒤 한동안 언급이 없다가 라이트급 동양 챔피언인 마시바 료와 타이틀 매치를 하게 된다. 마시바에겐 3가지 약점이 있다는 바론의 언급을 증명하듯 마시바가 고전한 3명의 전법을 구사하는데, 일보와 같은 빠른 직선 대쉬를 통한 마시바의 취약했던 안쪽 파고들기와 키무라의 드래곤 피쉬 블로, 사와무라 류헤이의 반칙을 동원해 교묘하게 마시바를 위협해온다. 앞의 둘은 전부 파훼하며 이가를 압도하다가 세 번째에 한순간 이전처럼 이성을 잃어버릴 뻔한 마시바였으나,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자각한 뒤 그 모든 걸 철저하게 고등 기술만으로 파훼해 처참하게 KO시킨다. 다만 쌍방의 벨트를 건 시합이라 해도 마시바가 더 이상 국내나 동양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관계로 일본 라이트급 국내 챔피언 자리는 계속 유지되어 아오키의 목표로서는 계속 남게 되었다. 허나 시합 종료 후 바론 쿠리타가 이가를 내버려두고 사라져서 앞으로도 바론과의 관계가 지속될지는 불명.
2. 스타일
기본적으로 하드 펀치를 무기로 삼는 직선적인 형태의 인파이터로, 선공은 선호하지 않고 간을 보는 형태로 시합을 시작한다. 펀치 하나하나의 위력도 강력하지만, 그와 함께 상대를 자신의 주먹만이 닿을 수 있는 위치로 유도시키는 포지셔닝적인 기술이 발군. 개그 이미지라고는 해도 베테랑의 경력과 실력을 지닌 아오키가 이 포지셔닝에 완전히 압도되어 손도 못 대고 일방적으로 피떡이 될 지경이었다.물론 당시 라이트급 일본 챔피언 오우시마가 기본적으론 압도하는 양상을 보였던 것과 동양 챔피언인 마시바를 상대로 직선 대쉬와 드래곤 피쉬 블로까지 동원했음에도 처참하게 박살났던 걸 보면 이 포지셔닝의 기술이 넘사벽 수준까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허나 마시바의 경우 일보 세대 중에서도 센도, 미야타와 함께 세계를 노릴 클래스라는 걸 감안하면 아오키 입장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염원대로 이가에게 도전하기 위해선 아오키도 어떤 식으로든 한 꺼풀 벗는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것.
3. 성격
기본적으론 무표정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조용하고, 시합에서도 그 저력에 걸맞지 않게 박력은 보이지 않는 무미건조한 분위기이다. 자세한 경위는 불명이지만 원래 무명 복서였던 자신을 하드 펀처로 키워준 게 바론 쿠리타라 그런지 그의 말에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따르며 마모루까지 막아설 정도였다. 아오키를 떡으로 만든 것도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냥 바론 쿠리타가 시켜서 했던 거라 보는 게 맞다. 그러나 그런 이가를 대하는 바론 쿠리타의 태도는 그야말로 개를 대하는 안하무인의 자세. 마모루가 빈정거린 대로 딱 길든 개나 다름없는 셈이다. 물론 토미코를 보고 못 생긴 게 짜증난다고 중얼거린 걸 보면 본래 성품이 그렇게 좋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바론 쿠리타의 태도나 드러나지 않은 실력 상승의 과거 등을 통해 앞으로 아오키와 다시 격돌할 때 그만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내면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4. 기타
아오키를 고의적으로 피떡으로 만드는 폭력을 행사한 것과 토미코를 조롱하는 발언을 한 것 때문에 카모가외 진영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원수에 가까운 존재지만, 사실 그 배후인 바론 쿠리타와의 관계를 놓고 보면 불쌍한 처지의 인물이다. 기본적인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아니라 그야말로 사냥개 다루는 식으로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건 기본이고, 기껏 일본 챔피언에 등극한 뒤 맞이한 인터뷰의 자리에서도 바론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 있어야 했기 때문. 문자 그대로 바론 쿠리타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신세이다.이 때까지는 그래도 바론 쿠리타의 지도와 작전에 힘입어 승승장구라도 해왔지만, 마시바를 상대로는 처참하게 박살난 뒤 바론이 그를 내버려두고 떠나버린 만큼 설령 이후로도 둘 사이의 관계가 계속된다 해도 최소한 신뢰 관계에 금이 갈 것은 명백한 만큼 선수로서의 앞으로의 진로에 어떤 식으로든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1] 바론 쿠리타의 마론&쿠리가 밤, 거기에 이가를 붙여 이가쿠리(いがくり), 밤송이가 된다.[2] 원래는 아오키의 분할 정도의 분투를 알고 차마 던지지 못했으나, 카모가와 겐지가 선수의 패배가 아닌 세컨드의 패배로 해야 한다고 외쳐 결국 던지게 되었으나 타이밍이 늦어 아오키는 결국 쓰러지고 만다.[3] 키무라의 경우 이길 수 있는 상대였음에도 주니어 라이트급이 한계에 가까워 체력 + 패기 부족이 되어 판정패했다. 둘 다 경력도 길어 대미지도 쌓여있는 만큼, 위로 올라가는 데 큰 한계를 직감하게 된지라 계속 건성으로 복싱을 하는 건 권장할 수 없고 이대로 은퇴해도 어쩔 수 없다는 것.[4] 하지만 워낙 실력 차이가 압도적이었던 탓에 이타가키 마나부는 은퇴하지 않고 남는 건 좋지만 다시 싸워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