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 아시타카 · 산 · 에보시 고젠 · 모로 · 옷코토누시 · 시시가미/데이다라봇치 · 재앙신 · 나고 |
줄거리 · 아시타카 전기 · 주제가 |
옷코토누시 乙事主 (おっことぬし) / Lord Okkoto | |
나이 | 500세 |
성별 | 남성 |
일족 | 멧돼지 일족의 수장 |
관계 | 나고 (동료, 부하) |
성우 | 모리시게 히사야[1] 박조호 키스 데이비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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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모노노케 히메에 등장하는 멧돼지 신.2. 특징
500년을 산 하얀 멧돼지 신으로 숲을 구하고 인간을 몰아내기 위해 멀고 먼 진제이(鎮西)[2]에서 멧돼지 일족을 이끌고 온 멧돼지 신.신 답게 다른 멧돼지들과 달리 거의 코끼리보다도 클 정도로 엄청난 덩치를 지녔으며[3] 털도 새하얀 색에 엄니는 4개나 달려있다. 무엇보다 성격이 거칠고 저돌적인 다른 멧돼지과 달리 지혜롭고 침착한 성격이 부각된다.
때문에 들개 신인 모로는 단순무식한 다른 멧돼지 일족에 비해 그나마 말이 통한다고 평했다. 안 그래도 성격이 거칠어서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멧돼지 일족인데, 거기에 더해 인간들의 개척으로 자연의 힘이 약화되면서 멧돼지들 또한 그에 영향을 받아 크기도 점점 작아지고 지능도 떨어지면서 더러운 성질머리 등 본능만 남아가게 된 것.[4] 그나마 신인 옷코토누시는 지능은 떨어지지 않아 매우 지혜로운 모로와 마찬가지로 지혜로운 면모를 보여줘서 서로 대화가 통하긴 했지만 육체적으로는 약화되어 눈이 멀어버리기까지 하는 등 그 역시 자연의 영향을 상당히 받고 있었다.
인간을 증오하긴 하지만 모로의 수양딸이자 인간인 산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대하며 나름의 신뢰감이 있는 듯하다. 둘 다 똑같이 인간을 증오하는 것도 있고, 산이 인간 편이 아니라 들개 일족과 자신(멧돼지 일족)처럼 자연의 편에 서기 때문에 적대하지 않는다.[5][6]
3. 작중 행적
같은 동족의 멧돼지신 나고 대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인 인간을 격렬하게 증오하며, 내심 '자신들의 편을 들지 않는' 시시가미를 원망하고 의심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 그의 일족들은 이를 대놓고 분노하듯이 표출할 정도. 하지만 아시타카가 나고의 최후를 알려줘 고맙다며 인사까지 한 뒤 다음에 만나면 죽일 수 밖에 없으니 숲을 떠나라고 하는 것을 보면, 올곧은 마음을 지녔으며 명예를 지킬 줄 안다고 할 수 있다[7].
이미 인간의 총기 앞에서 멧돼지가 전부 다 목숨을 내던져도 방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대로 숨어봐야 결국 말 못하는 짐승으로 전락하여 인간에게 사냥당할 운명밖에 남아있지 않으니[8] 결국 일족의 힘이 남아있을 때 마지막으로 인간에게 힘을 보여주겠다는 심정으로 배수진을 치고 싸움길에 오른다.[9] 결국 모로 가도 도로 가도 파멸 뿐이므로 기왕 뭔가를 할 수 있을 때에 자폭이라도 해 보자 하는 심산으로 벌린 일이다.
눈이 거의 멀었기에 전쟁터에선 산을 자신의 눈으로 삼았다.
인간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멧돼지 무리의 이동을 지코보와 사냥꾼이 목격하는 장면에서 멧돼지를 지휘하는 우렁찬 포효를 울리며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다. 진제이 지역을 다스리는 멧돼지 신의 수장이라고 하는데, 지코보는 "바다를 건너 왔다니"라며 놀라워한다.[10] 눈이 거의 보이지 않지만 신통력은 대단한지 지코스님이 부하들과 자기를 염탐하는 걸 눈치채고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위장[11]까지 하고 자신을 감시하는 지코의 일행을 옷코토누시의 멀어버린 눈이 안광을 희번뜩이며 응시하자 들킨 걸 안 지코는 기겁해서 달아난다.[12]
乙事主よ、数だけでは、人間の石火矢には、勝てぬぞ。
모로: 옷코토누시여, 숫자만으로는 인간의 총을 이길 수 없다.
モロ、わしの一族を見ろ。みんな小さくバカになりつつある。このままではわしらはただの肉として人間に狩られるようになるだろう
옷코토누시: 모로, 내 일족을 봐라. 모두 작고 멍청해져가고 있다. 이대로는 우리는 그저 고깃덩어리가 되어 인간에게 사냥당하게 될 게다.
気にいらぬ。一度にけりをつけようなどと、人間どもの思う壺だ
모로: 시답잖은 소리. 단번에 결판을 내자는 것이 인간들의 속셈이다.
山犬の力を借りようとは思わぬ。たとえわが一族ことごとく滅ぶとも、人間に思い知らせてやる
옷코토누시: 들개의 힘을 빌릴 생각은 없다. 설령 우리 일족이 모조리 멸할지라도, 인간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
그 뒤 모로와 멧돼지 일족이 사슴신의 연못가에서 갈등을 빚는 장면에서 멧돼지 일족들을 물리며 재등장한다. 아시타카의 손에 남은 흉터의 냄새를 맡음으로서[13] 동족인 나고가 재앙신이 되어 버린 것을 깨닫고 안타까워한다. 아시타카에게 나고의 최후를 알려준 것에 대한 감사와 동시에 "다음에 만날 때는 자네를 죽여야 하니 숲을 떠나라"는 경고를 남긴다. 모로는 "숫자만 가지고 인간의 화승총을 이길 수는 없다"며 무모한 싸움을 하려는 옷코토누시를 말리지만, 점점 작고 멍청해져 가는 멧돼지 일족의 현실을 토로하며 설령 자신의 일족들이 모두 쓰러진다 해도 인간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임을 천명하고 싸움길에 오른다.모로: 옷코토누시여, 숫자만으로는 인간의 총을 이길 수 없다.
モロ、わしの一族を見ろ。みんな小さくバカになりつつある。このままではわしらはただの肉として人間に狩られるようになるだろう
옷코토누시: 모로, 내 일족을 봐라. 모두 작고 멍청해져가고 있다. 이대로는 우리는 그저 고깃덩어리가 되어 인간에게 사냥당하게 될 게다.
気にいらぬ。一度にけりをつけようなどと、人間どもの思う壺だ
모로: 시답잖은 소리. 단번에 결판을 내자는 것이 인간들의 속셈이다.
山犬の力を借りようとは思わぬ。たとえわが一族ことごとく滅ぶとも、人間に思い知らせてやる
옷코토누시: 들개의 힘을 빌릴 생각은 없다. 설령 우리 일족이 모조리 멸할지라도, 인간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
이 대화의 내용과 싸움의 결말만을 보면 얼핏 옷코토누시가 모로보다 어리석어 보이지만, 사실 속사정을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숲이 파괴될수록 동물신들의 권위가 낮아져 작고 멍청한 그냥 짐승처럼 변해간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에보시는 사실 시렌쇼 측의 재촉만 없었으면 이 점을 이용해 시시가미가 있는 산의 자연을 최대한 파괴해 동물신들을 약화시킨 다음에 전면전을 걸 계획이었다. 즉 지금도 불리하지만 시간을 끌면 더 불리해지기에 그나마 힘이 남아있을 때 싸우기를 선택한 것이며, 모로 말대로 성급하게 공격하는 것은 지바시리들의 노림수였지만 그 반대로 기다리는 것은 에보시의 노림수였으니 애석하게도 산신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란 애초에 없었다. 옷코토누시는 영리한 멧돼지신이지만 어디로 굴러도 같은 결과임을 알고 멧돼지의 자존심이라도 지키고 인간에게 자연이 분노하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단단히 일깨워주는 쪽을 택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서서 죽나 앉아서 죽나 죽는 건 어차피 매한가지라면 당당하게 일어선 채로 죽기로 한 것.
아시타카와 헤어진 후 멧돼지 일족을 모두 거느리고 산과 모로의 두 친자식들과 함께 전쟁터로 나가지만 결과는 그야말로 참패였다.[14][15] 인간을 몰아내려는 멧돼지 일족의 최후의 전투에서 멧돼지 일족이 몰살당하고 본인도 중상을 입어 시시가미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산의 인도 하에 숲 속으로 들어간다.
もどって来た! もどって来た ああ ヨミの国から戦士達が帰って来た
続け戦士たち シシ神のもとえ行こう
돌아왔다! 돌아왔다! 아아, 황천의 나라에서 전사들이 돌아왔다!
나를 따르라, 전사들이여, 사슴신 곁으로 가자!
続け戦士たち シシ神のもとえ行こう
돌아왔다! 돌아왔다! 아아, 황천의 나라에서 전사들이 돌아왔다!
나를 따르라, 전사들이여, 사슴신 곁으로 가자!
シシ神よ いでよ なんじが森の神なら我が一族をよみがえらせ人間を亡ぼせ
사슴신이여, 나오소서! 당신께서 진정한 숲의 신이라면, 나의 일족을 부활시키고 인간을 멸망케 하소서!!![16]
사슴신이여, 나오소서! 당신께서 진정한 숲의 신이라면, 나의 일족을 부활시키고 인간을 멸망케 하소서!!![16]
あついぞ 体が火のようだ
뜨거워, 온 몸이 불타는 것 같다.
그러나 깊은 부상으로 인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몸에 멧돼지의 피를 바르고 멧돼지 가죽을 뒤집어쓴 채로 접근하는 사냥꾼[17]을 죽음에서 부활한 자신의 일족으로 착각하고 흥분한 나머지 이성을 잃고 완전히 폭주를 시작하는데, 인간을 향한 뿌리 깊은 증오, 자신을 방관하는 사슴신에 대한 원망, 상처에서 느껴지는 고통, 죽은 일족이 살아와 자신을 둘러싼 기괴한 상황 속에서[18] 본인의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재앙신으로 전락한다.[19][20] 재앙신이 되는 걸 막으려던 산이 의도치 않게 휘말려 버린 것은 덤이다.뜨거워, 온 몸이 불타는 것 같다.
재앙신이 된 옷코토누시 |
옷코토누시가 죽는 장면의 묘사를 잘 보면 옷코토누시는 처음에 시시가미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자 눈을 크게 뜨고 동공이 축소되면서 뒤로 물러선다. 즉, 명백한 공포의 감정을 드러낸다. 그러나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자 시시가미의 입맞춤을 받아들이고 평온한 눈이 되어서 죽는다. 재앙신의 탄생이 강한 원망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의해 일어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끝없는 원망과 공포로 미쳐 가던 옷코토누시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삶과 동시에 죽음을 관장하는 시시가미의 역할 역시 잘 표현되어 있다.
4. 기타
- 지브리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설정에 의하면 모로와는 과거에 연인 관계였으나 100년 전에 헤어졌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이 모로의 성우 미와 아키히로에게 더빙 작업 때 말해주었다고.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잡지 BRUTUS에 실린 미와 아키히로의 인터뷰에서 좀 더 정확히 밝혀진다. 미와가 미야자키에게 "내가 연기한 모로와 옷코토누시는 단지 오래된 지인?" 이라고 물었더니, 미야자키는 "좋은 관계였다(いい仲でした)" 답하고, 그것만으로 전 남친 사이인 걸 눈치챘다고 한다. 이어서 모로가 최후를 맞는 장면에는 두 가지 사랑이 그려져 있는데 하나는 일편단심의 모성애(산), 그리고 또 하나는 전 남친에 대한 씁쓸한 애정[24]이었다고. 과거 자신의 애인이었던 옷코토누시를 앞에 두고 "사사로운 원한에 사로잡혀 추악한 재앙신이 되다니, 한심해. 옛날의 남자다운 모습이 엉망이 됐잖아" 느낌이 드는 청춘의 한 시대를 보낸 상대를 버리지 못해 산과 함께 구하려고 한 부분이었다. 이 설정을 알고 다시보면 모로가 재앙신 옷토코누시에게 말하는 "이제 말도 못 하게 됐는가..." 대사가 좀 다르게 읽힐 것이다. 그리고 모로의 나이가 300살, 옷코토누시의 나이는 500살이니 나이차 커플이라는데 동물신들에게 나이와 종족의 구분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모양.[25]
- 사실 인간에게 힘을 보여주겠다는, 어찌보면 무모한 심정으로 닥돌하는 것만 피했어도 조금 더 생존률이 올라갈 수도 있었지만, 옷코토누시 스스로 말했듯이, 멧돼지는 가만히 있었어도 약해져서 인간의 고기를 위한 사냥감으로 전락할 운명이었다.[26] 그저 늦게 죽으나 빨리 죽으나의 차이일 뿐이다. 어쨌든 그저 비극적인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신이라 할 수 있겠다. 운명은 그런 옷코토누시를 가엾게 여긴 듯이 끝까지 원한과 고통에 찬 채로 죽어가던 나고와 달리, 최후는 시시가미에 의해 평안히 안식을 맞이했다.
- 이름인 옷코토누시는 '옷코토 지방의 주인' 즉, 옷코토에서 가장 오래 산 동물이라는 뜻이다.
- 성우 모리시게 히사야는 옷코토누시를 신나게 열연하던 중,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조금 오버하시는 거 같네요.'라는 말을 들었다.
[1] (1913년 5월 4일 ~ 2009년 11월 10일) 아나운서 출신으로 일본의 영화 배우이자 연극계의 거장이다. 2009년 향년 96세로 별세[2] 지금의 일본 규슈 지역을 가리킨다. 모노노케 히메의 무대는 혼슈 동북부(도호쿠)인데, 지코는 "바다를 건너왔다는 말이냐"며 놀라워한다. 실제로 멧돼지는 한 번에 15km 이상 헤엄칠 수 있으며, 바다를 건너서 육지와 육지를 오가는 것이 가능하다.[3] 사실 이 멧돼지들도 거의 하마에 가깝게 큰 크기인데, 그보다 4배는 훌쩍 넘게 큰 옷코토누시는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크다.[4] 작중에서도 또다른 멧돼지 신인 나고는 인간들에게 당해 재앙신이 된 후 다른 지역을 습격하려다가 아시타카에게 죽었는데, 지능이 낮아진 멧돼지들은 들개 일족들이 잡아먹었다고 오해해 그들의 해명도 듣지 않고 옷코토누시가 중재하기 전까지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고만 있었다.[5] 눈이 멀었다고 해도 산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눈으로 삼아서 전장에 함께 데려가지도 않았을 것이다.[6] 자연에 서나 마을에 서나 산을 인간과 똑같은 족속으로 취급하는 성성이들과 대조적.[7] 물불 안 가리는 성격이었다면 아시타카가 인간이라는 이유나 나고를 끝장냈다는 것만으로도 화를 내며 해치려고 들었을 테지만 그렇지 않기에 제법 온건하게 아시타카를 보내준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모습을 보면, 옷코토누시는 인간이라는 종족을 증오하면서도 그래도 인간은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보는 게 아니라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현명하고 품위를 지닌 존재다. 어디까지나 인간이라는 집단이 숲을 파괴하고 동물을 도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설득으로는 안 되고, 거대한 재앙으로써 공포를 각인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이렇게 사생결단 내자고 달려드는 거지 인간과 협상해서 숲을 지킬 방법이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8] 사실 멧돼지 일족보다도 더욱 평화롭고 인간과 자연 모두 이득을 볼 수 있었던 숲을 키우는 방식을 택해서 시도하던 성성이도 기다리질 못하고 숲을 벌목하는 인간에게 툭하면 갈굼당한 끝에 집단 멘붕에 가까운 꼴로 전락하긴 했다. 즉 짐승신이 파괴적인 방법을 쓰든, 온건한 방법을 쓰든 인간에게 험한 취급을 받는건 예견된 부분이었다.[9] 모로가 멧돼지에게 승산이 없음을 지적했을 때 이러한 말을 하며 싸울 것을 천명하는데, 이 때 옷코토누시의 얼굴을 보면 입꼬리가 뒤로 밀려나고 살짝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웃고 있는 것이다. 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짐승신은 동물의 구강구조와 안면근육의 한계상 말을 하면서도 입을 천천히 여닫는 식으로 입술에 움직임이 거의 없고 표정 자체가 굉장히 옅은데, 이 장면에서는 유독 옷코토누시의 얼굴에서 뚜렷한 미소를 읽을 수 있다. 다만 이건 유쾌해서 짓는 미소가 아니라 몰락해 가는 자기 일족의 처지와 모로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건 마지막으로 본때를 보여주는 것 뿐인 상황에 대한 비웃음에 가까운 쓴웃음이다. 어찌 보면 자조적인 비웃음으로도, 반대로 죽음으로서 대의를 행하고 인간에게 천년만년 잊을 수 없는 공포를 심어놓겠다는 광기와 원한의 웃음으로도 볼 수 있다. 의식하고 보면 사뭇 섬뜩하기도 한 장면이다. 여담으로 이후 모로도 입을 크게 벌리고 폭소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10] 영어 더빙판은 여기서 설정이 조금 바뀌어서 옷코토누시는 수백년 전에 죽지 않았나?라고 죽은 줄 알았던 옷코토누시가 다시 나타난 부분에서 놀란 것으로 수정되었다. 일본 지형을 잘 모르는 영미권 관객들에게 친제이 산이니 바다를 건너왔니 해도 이해를 못할까 봐 수정한 것으로 추정.[11] 그냥 위장도 아니고 싱싱한 푸른 나뭇잎을 엮어만든 쉘터 안에서 냄새를 가리기 위해 동물가죽까지 뒤집어 쓰고 있었다.[12] 나중에 아시타카의 손의 냄새를 맡을 때의 모습 등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후각으로 알아차린 것으로 보는게 합당할 듯. 실제로 돼지는 냄새를 잘 맡기로 유명한 동물인 개보다도 후각이 더 뛰어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지코 일행을 응시하기 이전에 코 부분이 움직이며 냄새를 맡는 듯한 모습이 나오고 쳐다본다.[13] 어째서인지 반대쪽 손인데, 몸을 돌리지 않고는 오른손을 내밀 수 없는데다 몸을 돌리기도 어렵다 보니 왼손을 대신 올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인간의 냄새도 맡는 옷코토누시가 그 정도 거리의 저주도 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은 없고.[14] 인간들의 화기와 지뢰, 돌상자 폭탄을 이용한 함정에 한 번에 몇십 마리씩 죽고 터져 나간다. 모로의 말에 의하면 옷코토누시도 바보가 아닌지라 이런 함정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걸 알면서도 무작정 돌진하는 게 멧돼지의 본성이라고 한다. 결국 이러한 면모가 참패의 원인이 되었다. 사실 꿋꿋하게 들이받아서 인간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히긴 했는데 일족이 멸족당한것에 비하면 영 형편 없는 교환비였다.[15] 돌진하는 동안 방향전환이 힘든 멧돼지의 특성상 산개, 여러 각도로 나뉘어 진격 같은 너무나 당연한 전술을 전혀 사용할 수 없기에, 자살 돌격이나 다름없는 이러한 전술은 지극히 멧돼지다운 전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승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예 전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수 밖에 없지만, 옷코토누시의 목표는 인간을 학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재앙으로 각인되는 것이다. 대비하지 못한 인간에게 기습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옷코토누시의 목표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결말부에 나오는 오무군단을 보면 감이 온다. 아마 옷코토누시의 전성기 시절에는 그러한 방식으로도 인간과 해 볼만 했겠지만, 시간이 지나며 멧돼지가 작고 약해진 데다 인간의 화기도 발달했기에 그대로 쓸려나갈 수밖에 없었다.[16] 옷코토누시가 인간들에게 싸움을 걸어서 참패하게 되었던 원인을 잘 생각해 보면, 아직 재앙신은 되지 않았더라도 이 시점에서 이미 판단력을 잃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자신이 말했듯이 "우리 일족이 전멸하더라도 인간들에게 본때를 보여 준다" 라는 의도였지, "인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여 그들을 모두 멸한다" 가 아니었기 때문.[17] 이 때 성성이 무리가 나타나 이를 "짐승도 인간도 아닌 것을 숲에 들였다"며 산을 질타한다. 그 전부터 산과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관계였다.[18] 사냥꾼들이 멧돼지의 피를 몸에 바르고 가죽을 뒤집어쓰고 움직이는 건데, 그걸 감안하고 봐도 무슨 원령같이 움직이는 지라 좀 호러스럽고 기괴하기 그지없다.[19] 이 사냥꾼은 일부러 옷코토누시를 재앙신으로 만들 의도였던 모양이다. 죽어가면서 더 이상 이동이 불가한 상태가 되자, 그를 강제적으로 살려낸 것으로도 보인다. 그들이 옷코토누시에게 달라붙자 옷코토누시가 고통에 찬 포효를 내지르며 피를 한사발 토하는 걸 보면 그들의 특기인 독침으로 찌르거나 하는 등 상처를 낸 모양이다. 재앙신이 되어 이성을 잃은 옷코토누시와 다른 신(모로 등)의 공멸 역시 노렸을 수도 있다. 재앙신이 무척이나 위험한 존재인데도 일부러 재앙신을 만들려고 하는 걸 보면 과거에 이미 재앙신을 인지하고 다뤄본 적이 있던 것인지도 모른다.[20] 재앙신은 강력하긴 하나 불로불사는 아니어서 인간 손에도 죽을 수 있다. 그리고 재앙신은 화살 정도에도 충분히 죽는다. 아시타카가 나고를 해치우는 초반부에서 그게 나온다. 그렇다보니 인간들 중에서도 재앙신을 다뤄 보거나 죽여 본 인간이 이미 있을 수도 있다.[21] 폭주하면서도 시시가미를 향해 "시시가미여, 당신이 진정 숲의 주인이시라면 제발 우리 일족을 구원해 주시고 인간을 이 숲에서 몰아내주소서"라며 절규했다.[22] 재앙신이 된 나고도 자제력과 이성을 잃고 폭주하긴 했지만 말을 못할 정도로 맛이 가진 않았는데 이쪽은 노쇠해서 그런지 재앙신이 되자마자 미물과 다름없을 정도로 완전히 정신이 나가 버렸다. 모로는 "이제는 말도 못 하게 된 거냐"며 안타까워한다.[23] 이 때, 사슴신이 옷코토누시의 코를 살짝 입맞춤 했을 뿐인데 옷코토누시가 그대로 편안히 눈을 감고 죽는 것을 보면 사슴신의 자비가 느껴질 정도다. 재앙신 자체가 계속 고통스러워하며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재앙 그 자체인데 폭주하는 자신도 상처에 괴로워하며 날뛰는 것이다. 작중 원한을 품고 죽은 나고는 안식을 얻지 못 하고 아시타카에 의해 쓰러진뒤 살이 썩어버리며 뼈만 남긴체 처참하게 죽었다. 그런 의미에서 사슴신이 옷코토누시에게 생명을 빨아들인 것은 어떻게 보면 그에게 자비로운 죽음과 명예까지 챙겨준 것으로 볼 수 있다.[24] 미와는 옷코토누시를 모정하던 이(慕情の人)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모정이란, 모성애가 아닌 1. 그리워하는 심정(心情), 2. 사모(思慕)하는 마음의 뜻을 담은 단어다.[25] 이를 염두에 두면 산을 믿은 것도 모로가 거둔 인간이기에 믿은 것일지도 모른다.[26] 당장 본인 입으로 자신의 일족이 과거보다 더 점점 작아지고 멍청해져 간다고 언급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