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성어 | |||
女 | 人 | 禁 | 制 |
계집 녀 | 사람 인 | 금할 금 | 억제할 제 |
1. 개요
전근대 일본에는 여성을 부정(不淨)한 존재로 보아 특정 장소에 대한 출입을 금하거나 특정 행사에 참가하는 것을 금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를 총칭하는 말이다.2. 유래와 역사
일본의 여인금제 관습은 혈분경(血盆經)이라는 불교 경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혈분경은 420자 정도로 구성된 짧은 경전으로, 중국의 혈분경은 피와 관련된 죄를 지은 자는 피로 가득한 못에 빠지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 설파하는 내용인데 반해 일본의 혈분경은 피로 인한 부정(월경 따위)을 타서 지옥에 떨어진 여인을 구제하려는 내용이다.다만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다. 불교의 여인금제 관습은 일본에서나 찾을 수 있을 뿐 다른 나라에서는 유사 사례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헤이안 시대의 승려 일부는 이러한 여인금제 관습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래서 불교가 아닌 신토에서 그 유래를 찾는 시각도 있다. 신토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월경이나 출산을 부정하게 여겨 여성의 신사 참배를 통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신토와 불교가 융합하는 신불습합 현상으로 인해 일본 불교의 관습이 되었다는 논리이다.
에도 시대에는 더 발전(?)하여 신을 섬기는 축제 의식(마쓰리)이나 신성한 장소에서도 여성을 배제하게 되었다. 가령 후지산이나 고야산 역시 여인금제의 대상이 되었다.
이 풍습은 가마쿠라 시대에 생겨나 메이지 유신 시기까지 흥했다.
메이지 유신 당시 일본 정부에서는 근대화를 추진하면서 근대 정신과는 맞지 않는 여인금제를 인습으로 규정하였고, 1872년에 모든 사찰과 신사, 산 등에 지정된 여인금제를 철폐하였다. 그러나 지금도 스모 등에서는 여인금제 의식을 찾아볼 수 있다.
3. 사례
현대 일본에서 여인금제가 요구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양조업 그리고 스모이다. 양조업의 경우 양조장에 신을 모셨는데 여성의 생리나 출산으로 인한 출혈을 부정(不淨)한 것으로 보아 여성의 양조업 종사를 금지했다. 스모는 에도 시대부터 사찰과 신사 등에서 종교 의식과 함께 행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유로 여성을 배제하다.이 중 양조업의 여인금제는 현대에 이르러 거의 사라져 적지 않은 여성 토지(杜氏, 양조업자)가 있는 반면, 스모는 현재도 여인금제를 고수하고 있다. 그나마 메이지 시대 이전에는 여성을 스모 경기를 볼 수도 없었던 것이 완화되어 여성의 스모 관람이 허용되었으나, 지금도 직접 도효(모래판)에 올라 경기하는 선수(리키시)는 물론이고 관계자도 모두 남성이며 여성은 도효에 올라갈 수 없다.
이런 여인금제 관습은 오늘날 일본 내에서도 구시대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령 2018년 스모 마이즈루 경기에서는 도효 위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마이즈루 시장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여자 구급대원에게 "여성은 도효에서 내려가주십시오"라고 방송했다가 큰 비판을 듣고 스모협회에서 사과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 이전에도 오사카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3월 경기(하루바쇼)는 오사카부 지사가 도효에 올라와 우승자에게 시상하는데, 2000년에 지사가 된 오타 후사에(太田房江)[1]는 여성이라 재임한 8년 동안 시상하지 못하고 부지사 등의 다른 사람을 시켜 시상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