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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5 14:00:12

양적완화

양적 완화에서 넘어옴
1. 개요2. 역사적 사례
2.1. 한국의 양적완화
2.1.1. 한국의 무제한 통화공급 능력
2.2. 일본의 양적완화2.3. 유럽의 양적 완화2.4. 미국의 양적완화
2.4.1. 오해
3. 금융완화책의 효과
3.1. 긍정론3.2. 부정론
4. 기타

1. 개요

양적완화(, Quantitative easing; QE)[1]중앙은행국채나 민간이 가지고 있는 일정 신용등급 이상의 채권을 매입하여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늘리는 적극적인 통화정책이다.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하여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의 규모를 대폭 늘려 나간다는 특징이 있다. 공개시장운영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책 효과가 이자율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파급된다는 점이다. 양적완화가 시행되는 상황은 기준금리가 0이거나 극도로 낮아 통화량을 증가시켜도 더 이상 이자율이 낮아지지 않을 때다. 공개시장운영의 경우에는 국공채 매입 등의 방법을 통해 단기금리와 시중 유동성을 조절을 하고 지준 마감일에 맞춰 은행들의 현금 유동성을 조절하기도 한다.[2]

세간에 알려진 이야기와는 다르게 꼭 중앙은행이 새 돈을 찍어낼 필요는 없다. 통화량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새 돈을 찍는 것과 기능적으로 유사점이 있지만, 기술적으로 신규 발권 없이 통화량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현대의 미국 양적완화는 연준의 자산 포트폴리오 재구성만으로 이루어진다. 기술적으로는 법정 지급준비율을 낮춰 은행의 신규 대출을 일으켜 파생되는 화폐를 늘리는 것과 동일하다. 양적 완화는 자산매입을 통한 시중 유통 통화량 증가를 통칭하는 말이며, 신규 발권은 부작용이 좀 심한 오래된 방법 중 하나로, 다른 방법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통화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다. 또한 신규 발권을 통한 부채 소각과도 상관이 없다.

양적완화는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직접 공급하여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물경기 자체가 안좋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제를 촉진시키려고 양적완화를 시행하면 바로 인플레이션 폭탄이 따라온다.[3] 금융시장이 호황인데도 자꾸 양적완화를 시행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해버린 대봉쇄 시기의 경제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양적완화라는 용어는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변칙적인 경기부양책을 고민하다가 잃어버린 10년을 먼저 겪은 대선배 일본의 경우를 벤치마킹하면서 용어도 같이 들여온 것이다.[4] 돈찍어서 시장에 푸는 것과 뭔가 다른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통화량을 증가를 노린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는 같다. 국가가 만기가 되지 않은 국채를 사들인다는 건 결국 새로 국채를 발행하든가 돈을 찍어서 푸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면서 시장에 돈을 강제로 공급하는 것이다.

애초 2008년 닥친 금융위기 자체가 닷컴버블 이후 닥친 호황에 따른 과도한 유동성을 시장이 감당하지 못하고 자산가격을 미친듯이 상승시켜 버블이 터진 것인데 미국은 유동성을 정상화하는 대신 돈을 '무한대로 더 풀어서' 해결했다. 만기가 되지도 않은 채권을 매입해서 은행의 현금 보유고를 강제로 늘린 것이다. 이 짓을 16년째 해오고 있고 코로나를 기점으로 각국이 그걸 따라하고 있는 게 2020년대 초반의 세계경제다. 2022~3년의 세계 물가 폭등은 단순히 공급망 차질이 아니라 축적된 양적 완화의 당연한 결과라고 봐야 맞다.

한편,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충분히 공급되어 경기가 회복되어갈 경우,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규모를 서서히 축소시킨다. 이러한 정책을 테이퍼링(tapering)이라고 한다. 다만 2008년 이후로 미국에서 실질적인 테이퍼링이 이뤄진 사례는 없는데, 그만큼 한번 시작한 양적완화는 다시 거두기 어렵다는 의미다.

2. 역사적 사례

2.1. 한국의 양적완화

박근혜 정부는 2016년 4월 26일 "한국적 양적완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는 했지만 당시 박근혜 정부가 주장한 한국판 양적완화는 양적완화가 아니다. 흔히 양적완화를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기존에 알려진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발권을 통해 국공채를 매입하는 방식이지만, 한국판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부실 기업의 채권을 매입하고 국수적으로 통화를 공급하는 정책으로, 실질적인 내용은 구제금융(Bail Out) 내지 '헬리콥터 머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박근혜의 오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박근혜는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통해 부실채권을 매입'한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의 발권력으로 인해 '한국판 양적완화'라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로 전문가 중에서도 양적완화의 탈을 썼거나 양적완화는 명목이고 실제는 구제금융 혹은 관치금융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걸 보면 오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주장도 존재한다.[5]

어찌되었든 박근혜 정부가 주장한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한 차이 설명이 부족했기에 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비판이 존재한다. 그런데 '한국형 양적완화가 대기업 특혜다.'라는 비판에 대해서 오류라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에 따르면 대기업이 아닌 한진해운,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STX로 대상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게 바로 대기업이다. 대기업에 대한 특혜가 맞는 것이 대기업에 대해서만 저러한 특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국형 양적완화가 대기업 특혜다.' 라는 의견은 대기업은 특혜를 받기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뜻에서 나온 표현이다. 그런데 저 문장이 오류라는 주장은 필요조건을 충분조건으로 착각한 것에 해당한다. 대기업 전부에 대해서 특혜를 제공한다는 것이 아니라, 특혜를 제공받는 기업은 오로지 대기업 뿐이기에 비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특정 중소기업이 망해간다고 언제 국가에서 직접 자금을 지원한 적이 있는가? 단 한 번도 없다. 그렇기에 이는 특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구제금융에 해당하며 바로 그 구제금융이 특혜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한국적 양적완화로 과잉 유동성이 야기될 수 있다는 비판이 과도한 걱정이라는 반론이 있다. 아직 한국은행의 정확한 발권금액이 나오지 않았지만 국공채 매입 방식이 아니라 해운업계에 자금을 수혈하기 위한 방안이기에 과잉 유동성 또한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발생한 주장이다. 이전 글에 나온 반론은 이것을 비판할 거리라고 하는데 평상시라면 그런 말이 맞지만 요즘은 전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과잉유동성을 유발하기 때문에[6]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통화량 관련 지표는 한국의 협의의 통화량인 m1은 2014년 기준 540조원, m2는 2천조원을 넘어간다. 본원통화는 100조가 조금 넘어간다. 여기에 5조 정도 더 본원통화 공급을 늘린다 할지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당장 대한민국 따윈 저리가라 할 정도로 돈을 뿌린 미국, 일본만 보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지 못해서 고생했다. 소위 한국형 양적완화가 문제는 많지만 과잉유동성유발이라는 지적은 아예 잘못되었으며 차라리 과잉 유동성이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요즘 경제 현실이다. 링크

이 주제는 오늘날 이슈인 소위 한국형 양적완화보다도 후술할 미국, 일본식 양적완화를 한국에 도입한 경우에도 논할 주제다. 사실 돈을 풀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진리인데, 실질 통화량은 중앙은행이 풀어제낀 본원통화에 통화승수를 곱한 값이다. 사실 물가와 경기는 어떤 의미로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총공급이 그대로라고 보면)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가 회복 혹은 과열된다는 의미다. 즉,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건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니나 대체로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하다는 해석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자율 하락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EU와 일본의 사례를 통해 미루어 볼 수 있듯, 이자율 조절 정책은 이자율 탄력성적인 측면에서 유효하지 않다. 그렇기에 한국판 양적완화는 궁여지책이며,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대안을 제안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이른바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이러한 측면에서 문제점을 거론할 수 있다.

첫째로, 구제금융 자금으로 5조 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떠한 도출과정을 거쳐서 5조 원이라는 수치가 도출되었는지, 아니면 구제금융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없다. 비슷한 측면에서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일종의 성과관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데 역시 그에 대한 사전적인 고려가 없다. 후술하듯, 국민에게 막연하게 이유를 제시하고 부담을 전가하는 격이다. 목표나 구체적 전략이 있다면 그 타당성에 대한 검증 역시 필요한 점 역시 지적할 수 있다.

둘째로, 기업에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면 왜 그 수단이 한은의 발권력을 통한 구제금융이 되어야 하는지다. 이 문제는 다소 정치적인 측면도 있다. 본질적으로 한은의 발권이건 공기업의 지원이건 정부의 지원이건 실상은 장단기적으로 볼 때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진다.[7]

셋째로, 물론 한은은 국회와는 별개로 금리나 채권시장 개입 등을 통해 물가 조정과 관해 특별한 재량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것은 한은이 나름의 전문성이 있고 그 특성상 내부시차[8]가 짧으며, 특히 국회의 의결 등을 기다리기 어렵고 신속한 대처를 요할 정도로 상황이 시급할 경우에[9] 정당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조선업의 경우는 이런 금융업처럼 전염효과 등이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경우는 아니라는 것이 관련 분야 종사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넷째로, 정책 책임성 문제를 들 수 있다. 한마디로 정부, 수은, 산은, 한은 넷 중 누가 정책의 최종적인 책임자인지에 대한 논의도 없다. 앞서 말한 두번째 사유와 결합해 추경 편성이 차라리 이런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이 외에도, 한은의 정책적 독립성, 통상마찰, 원화의 대외 신인도, 근본적으로 실물,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한 생산성의 문제를 가지고 항생제격인 통화정책 등을 처방하는 것의 타당성, 부정적인 전례의 가능성 등을 두고 우려를 표하는 지적 역시 존재한다.

그러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여파로 2020년 3월 26일자로 한국은행이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선언했다. 관련 기사 사상 처음으로 양적완화를 하는 셈이다.

2.1.1. 한국의 무제한 통화공급 능력

양적완화는 프리드만의 머니터리즘(통화량 이론)에 따라 통화를 많이 공급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기축 통화미국 달러나 준기축통화인 유로, 일본 엔에 비해 통화가치가 부실한 대한민국 원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10] 화폐금융론을 전공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거시경제학자 신관호 교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2014년 당시 미국이나 일본이 시행중인 것과 유사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국내 도입하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국들이 비전통적 통화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아졌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과잉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 작동을 방해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조치를 늦추는 등 장기적으로 큰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은 양적완화 시행 여부가 아니라 정상적인 통화 정책을 어떻게 수행하는 게 최적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기사

2.2. 일본의 양적완화

1990년대 자산버블 붕괴의 여파로 인한 후유증과 고령화 현상의 심화로 1990년대 일본경제에 심각한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자 일본은행은 1999년까지 금리를 제로로 하락시키는 제로금리 정책을 단행했으나, 디플레이션을 타개하지 못했기 때문에 2000년대 이후 더욱 강력한 유동성 완화를 위해 중앙은행이 자산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화정책이 부각되었다. 일본은행의 양적금융완화는 2001년 3월을 시작으로 5년간 단행되었지만, 소비자 물가는 오히려 1.57% 하락하였다.

이후 2013년 4월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의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한 양적완화 도입을 결정했다. 자세한 것은 아베노믹스 문서 참조.

2.3. 유럽의 양적 완화

유럽중앙은행유로화 위기에 따라 마리오 드라기 총재 취임 직후인 2012년부터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과 달리 무제한 양적완화를 처음부터 공급하였으며, 유로존 국가의 국채(그리스 같은 나라도!)를 무제한으로 쓸어담고 있다. 처음에는 6개월 시한부로 했으나 2016년 6월 ECB 통화정책회의 때 기한 자체를 삭제하고 무기한, 무제한 공급을 달성한 상태. 하지만 유로화 가치가 생각보다 많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유로존 국가들의 국고채나 AAA등급 공기업 채권의 씨가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ECB는 2016년 3월부터 마이너스 금리, 즉 -0.25%로 기준금리를 관리하며 양적완화를 병행 중.

2.4. 미국의 양적완화

미국의 양적완화는 크게 세 번 시행되었는데, 2012년 9월 이후로 벤 버냉키 의장이 시도한 것이 최후의 양적 완화인 QE3, 즉 3차 양적 완화다.

QE1(08년 3월 ~ 동년 9월)이 부동산 시장 방어, QE2(10년 11월 ~ 11년 3월)가 정부지출 긴축 방어에 목표를 두었다면 QE3는 무기한 채권을 매입해 경기를 살리는 공격적인 정책이다 #. QE2와 QE3사이에 장기 국채 금리를 내리기 위해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실시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동시에 단기 채권을 파는 식으로 시중금리를 조절하는 것을 일컫는다.) #.

파일:미국_주요_양적완화_조치.jpg

물론 아무 자산을 함부로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재무부에서 발행한 미국 국채만을 매입한다. 시장에서 흡수할 수 있는 재무부 국채 물량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매입함으로서 채권 시장은 물론 다른 실물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이다. 이는 통화안정 수단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연방기금금리가 사실상 0%에 가까워 기존에 중앙은행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던 금리조정을 통한 통화시장 개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조치이다.[11]

2012년 8월 버냉키 의장은 2013년 말까지 0%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 (Forward Guidance)를 발표했다. 여기서 포워드 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또는 기준금리의 향방에 대한 시그널을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일컫는데, 사실상 제로 정책금리(zero lower bound) 하에서 중앙은행이 사용할 수 있는 비(非)전통적 통화정책수단의 하나로 분류되기도 한다 #.

2013년 6월 벤 버냉키 의장은 2013년 내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그로 인해 세계경제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서 그간 돈을 너무 풀었으니 이제 슬슬 돈줄 좀 닫겠다라는 것. 이로 인해서 미국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였으며 채권금리가 치솟기 시작했다.(Taper Tantrum이라 부른다)[12]

그러나 2013년 9월 18일, 연준은 FOMC에서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월 스트리트에서는 과반수가 양적완화 축소를 예상했지만 FOMC 이사들의 침묵 속에서 시장의 기대를 불러모았던 이 회의를 통해 연준은 월가의 뒤통수를 후려갈겨버렸다. 10월 30일 FOMC 에서는 1.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2.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준 고용지표, 3. 여전히 연준의 타겟치인 2%를 밑도는 물가상승률 등을 근거로 또 다시 양적완화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발표했다. 2013년 11월 7일, 미국의 3분기 GDP 예비치가 2.8%로 발표되며 시장의 예상치 2%를 크게 웃돌았다. 그리고 다음날 10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수치가 20만4천건으로 발표되며 또 다시 시장의 예상치인 12만1천건을 개박살내버렸다!

2013년 12월 FOMC에서 14년 1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축소하였다. 미국 고용지표 불안에도 불구하고 양적완화(QE) 추가 축소를 강행한 데는 후임 의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1월 14일, 재닛 옐런 지명자가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통화정책에 대해서 증언을 했고, 취임 이후로도 2014 2월과 7월 증언을 했으나 앞날은 불투명해 보였다. 여전히 부양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고용 개선이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식의 발언. "미국의 경기 회복은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것.

결국 1년이 다 된 2014년 10월 29일에야 양적완화가 중단되었고, 주가는 다시 하락하였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는 방침은 유지되었고, 금리 회복(인상)은 요원하게 되었다.여튼 QE3(12년 9월 ~ 14년 10월)는 2년 1개월 만에 종료.

2020년 3월 23일 사상 초유로 미국 연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 대응을 이유로 무제한 양적완화를 하기로 발표했다. 실제로 연준은 2022년 3월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2.4.1. 오해

3차 양적완화 이후에는, 연준이 장부상 은행의 지준금을 늘려주고 은행이 가진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늘린다. 지준금의 증가는 은행의 신규대출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지준금은 연준이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므로, 미국의 현대 양적 완화에서 돈을 찍어내는 과정은 없다. 채권이 만료되면 재무부가 새 채권을 팔아 연준에 돈을 갚든 장부상 빚으로 남겨두든 하게 되며, 이는 고스란히 미 정부 회계에 빚으로 반영된다. "양적완화가 통화량 확장 면에서 돈을 찍어내는 것과 같고, 채권 구매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미국은 빚을 지고 스스로 돈을 찍어서 갚는다"는 류의 망상은 이 과정을 오해하여 생겨난 것이다. "돈을 찍어내는 것과 사실상 동일" 하다는 것은 통화량을 늘리는 방식을, "빚을 갚는다"는 것은 미국의 채권을 사들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과정이고 관계가 없다. 미국의 신규 발권은 미 재무부의 요청으로 의회와 연준의 동의를 받아 이루어지며, 인플레에션을 심하게 유발하는 신규 발권의 특성상 엄격하게 제한되며 실제로 매년 GDP 대비 별로 크지 않은 금액만이 발권된다. 재무부가 발행한 신규 채권은 빚으로 기록되며 이 빚은 (당장 연준에 갚을 필요가 없을지언정) 소각되지 않는다. 이를 발권으로 갚는 것은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불안정성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이를 승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로 미 정부가 신규 발권 과정을 우회하여, 1조달러 백금 기념주화를 발행하고 이것으로 빚을 갚는다는 오래된 발상이 다시 떠오른 적이 있었으나, 당시 동전을 주조할 주체가 될 미 재무부장관조차도 의회 부채 상한 협상의 "기믹"이라 평가절하한 바 있다. 미 재무부의 무제한 발권은 심각한 인플레와 정치적 불안정성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재무부가 강행하더라도 연준이 간단히 그 효과를 상쇄시킬만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프닝은 매년 벌어지는 미국 의회의 부채 상한 갱신을 위한 정치적 쇼에 가까우며, 의회에서 부채 상한 갱신 협상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부채 소각은 말이 안 되는 일이고, 미 정부가 연준에 진 빚까지 차곡차곡 잘 기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3. 금융완화책의 효과

3.1. 긍정론

양적완화의 장점은 저금리 국가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에 가깝다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0.25%)를 시행하였고 일본은 그보다 30여년을 앞서 제로 금리를 실행하였다. 금리가 제로에 가까워질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하로 인한 통화유동성 공급은 제한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인위적인 통화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서 실물 경제의 통화유통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양적완화 이전 미국 기업들은 2차 금융위기를 우려하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계속 쌓아두었다. 양적완화를 통하여 시장에 강제적인 통화유동성이 공급이 되면 금융투자자나 은행들은 유동성을 통하여 기업의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IPO인수합병 등을 통하여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됨에 따라 우량 기업들 또한 투자를 진행하게 되어 투자의 선순환을 보이는 것이다.

엔화/달러 같은 상대통화환율에 있어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진행된다. 통상적으로 수출 기업들은 외화표시 매출-비용을 통하여 마진을 수취하게 된다. 이 경우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인하여 수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증가하게 되고 외국에서는 가격 인하로 인하여 매출이 증가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 근 30여년간 저성장 국면에 있기 때문에 엔화 약세를 위하여 무제한 양적완화를 진행하였다.

위와 같이 양적완화는 기준금리의 변동만으로 시장경제의 조작이 힘들경우 진행하게 되는 최후의 카드가 된다.

3.2. 부정론

김광수경제연구소 김광수 소장은 경제시평(2014-18) 'FRB의 금융완화책과 케인즈 경제학의 한계'에서 실질 FF금리와 실질 GDP 성장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서, FED의 제로금리 정책이 경기부양 수단이 못됨을 분석하였다.

결정적으로 금리를 더 낮출 수 없는 상황이면 손 쓸 방법이 없다. 당장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 중인 유럽이나, 막 도입한 유럽 일부 국가와 일본에 잡음이 많다. 특히 일본의 경우 제로금리에 양적완화 등 별 수단을 다 써도 안 먹히니까 마이너스 금리를 들고 나온건데, 이런 상황까지 오게되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매우 어렵게 되어 최악의 경우엔 디플레이션이 터지고 경제가 터지게 될 위험이 있다. 물론 효과가 잠재적인 위험보다 크다면 시행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효과를 최대로 거두고 커지는 위험을 수습하는 시점을 정확히 잡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2020-2022 코로나 19 사태 당시 미국은 무제한 양적완화로 경제지표가 일부 호전되었음에도 양적완화를 거두는 등의 출구전략을 고려하지 않고 낙관적인 전망만 내놓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블랙 스완이 터지면서 역대급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자 뒤늦게 양적완화를 거두고 금리를 가파르게 올려 자산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애초에 실물경제의 회복이 받쳐주지 않은 경제지표의 겉보기 상승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닥쳤다. 뒤늦게 금리를 올려봐야 올라간 물가와 파탄난 서민경제는 돌아오지 않는다.

국가채가 안전자산으로 유지될 수 있는 근거는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일정 범위 내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즉, 연 2%의 금리의 국가채라면 실질적인 통화량이 2% 증가해서 내재가치에 변화가 없으리라는 기대가 채권을 매입하는 근거가 된다. 그렇지 못하고 베네수엘라처럼 돈을 찍어내서 빚을 갚는 나라라면 화폐와 마찬가지로 채권도 휴지조각이 된다. 이 상황에서 돈을 많이 찍어내서 채권을 매입한다면 채권의 가치는 액면보다 낮은 것이 되고 국가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애초 발행한 채권 자체도 국가운영에 쓰이는 만큼 결국 돈을 찍어서 시장에 뿌리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또한 통화량 공급의 방법도 오직 채권을 사주는 형식으로 간접적으로 공급하다 보니 현금유동성이 부족한 곳(소비시장) 대신 유동성이 이미 충분한 곳(자산시장) 위주로만 현금을 공급하게 된다. 그 결과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분위기는 불황을 이겨낸 것처럼 보이지만 실물경제의 상황은 소비가 진작되기보다는 물가가 올라가는 등 부정적으로 나타나기 쉽다.

기업의 모럴 헤저드, 과도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나중에 금리를 올려서 현금을 회수하려 할 때 민감해지는 시장의 반응 등은 장기적으로 위험요소이다. 기업들은 위기다싶으면 정부가 알아서 돈을 퍼주니 재무관리를 방만하게 운영하고,[13] 해당 자금들이 결국 시중에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통제를 벗어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금리를 조금이라도 올리면 바로 경기가 얼어붙는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통화/금융정책을 통해 인위적으로 유도한 호황이 겉으로는 취업률, 경제성장률 등 경제지표를 좋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본질적으로 최소비용을 통한 최대이윤을 추구하는 자유시장경제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비효율적인 투자를 야기하고, 이는 곧 자원의 낭비이므로 호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회 전체의 부는 감소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에 의해 공급된 과도한 유동성은 정부 개입이 없는 시장에서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을 비효율적인 투자처에까지 돈이 돌게 만들고, 이런 투자를 위해서 사회의 가용자원 중 일부가 소모되는 것이 그 원인이다. 부동산 버블 바람을 타고 제대로 된 타당성 평가 없이 무분별하게 아파트를 지었다가 미분양 크리가 터지는 경우, 낮은 금리만 믿고 돈을 빌려 무리하게 공장을 증설해서 재고를 생산하다가 결국 팔리지 않은 대량의 악성 재고를 끌어안게 되는 경우 등이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미분양된 아파트나 팔리지 않은 악성 재고 등의 재화를 생산하는 데 투입된 자원 (원부자재, 인력, 전기와 물 등의 사회인프라 등)은 결국 필요하지 않은 재화를 생산하는 데 낭비된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부는 감소한 효과를 낳는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들은 호황을 거치는 동안에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다가, 나중에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위적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는 등 정부 개입이 중단되면 한 번에 후폭풍으로 몰아닥쳐 더욱 길고 깊은 불황을 불러오는 시한폭탄이 된다는 것. 이 때문에 정부는 한 번 돈을 찍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계속 돈을 찍으려는 관성이 생기게 되고, 시장은 이렇게 인위적으로 펌핑된 과도한 유동성에 길들여지게 되어 건전하고 합리적인 투자 대신 끝도 없이 빚을 내서 비효율적인 투자를 반복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4. 기타

이를 모티브로 하는 동명의 보드게임이 존재한다. QE(보드 게임) 문서 참고.


[1] 반대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 QT)이 있다.[2] 중국 같은 경우 단기금리인 repo rate가 지준 마감일 무렵에 단기적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중국의 중앙은행인 PBOC가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3] 외부적 이유로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는데 통화량이 늘면 초인플레이션이 닥친다.[4] 양적완화는 일본이 2001년부터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선구적으로 시행하였으나 점진적으로 추진됐던 탓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금융위기 이후 벤 버냉키가 이끄는 연준에서 일본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 과감한 양적완화라는 승부수를 띄웠고 아베노믹스는 미국의 과감성을 다시 벤치마킹한다.[5] #1 #2 #3 #4 #5[6] 사실상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말과 같다.[7]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할 경우 정부가 지불 보증을 서야 한다. 실제로 4대강의 사례에서 보이듯 정책 비용의 일부를 공기업에 전가한 결과 공기업 재무구조 문제가 심각해져 국민 부담이 증가한다는 문제가 있다. 즉, 국민의 부담을 유발하는 것에 대해서 민주적 정당성을 요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에 필요한 국회의 승인을 회피하는 일종의 꼼수로서 한은의 발권력 동원이 제시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8] 정책당국이 문제를 파악하고 개입하기까지 드는 시간.[9] 금융시장의 신속한 전염에 대처해야 한다던가.[10] 대한민국도 국격이 많이 상승했다고 하지만 유럽연합과 일본의 국제적인 위상, 경제규모 등을 따라갈 수 없다. 게다가 미국 연준은 다른 G7 중앙은행들과 무제한 무기한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이말은 유로, 엔, 캐나다 달러의 가치를 사실상 미국 연준이 보장해주고 있다는 것이다.[11] 벤 버냉키 前 의장이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강연한 내용 중.[12] 물론 그냥 "돈 많이 풀어서 그만하겠음" 이라고 한 것은 아니다. 그 당시 기준으로 고용, 물가 등의 거시경제지표가 연준의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향후 연준의 기대에 부합하는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저런 발언을 했던 것이다.[13] 장기간 호황으로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위기관리는 안하고 자사주 매입이나 임직원 보너스에만 돈을 펑펑 쓰다가 정작 위기가 오면 일자리를 빌미로 정부에 손벌리는 식으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많아진다. 대표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 사태의 책임자인 증권사들에 대한 연방정부의 금융구제. 그 돈으로 펀드 매니저들한테 보너스로 지급했다가 논란이 생기자 다시 몰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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