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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5 17:13:59

얀테의 법칙


1. 개요2. 10가지 규칙

1. 개요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에 존재하는 생활 규범. 한국의 "연장자에게 높임말을 사용해야 한다."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활 기저에 깔리는 열 가지 규칙으로, 요약하자면 '겸손의 법칙'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이는 북유럽의 평등주의적 문화를 잘 나타내는 예시 중 하나이며, 간섭을 거부하는 개인주의를 위하여 우월감의 표출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태도를 가리킨다.

명칭은 노르웨이의 작가인 악셀 산데모세(Aksel Sandemose)의 소설 《도망자는 자신의 발자국을 넘어간다 (En flyktning krysser sitt spor)》(1933)에 등장하는 얀테의 법칙에서 유래되었으나,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이러한 사회적 관습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2. 10가지 규칙

1.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2. 당신이 남들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3.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4. 당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5. 당신이 남들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6. 당신이 남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7. 당신이 모든[1]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8. 남들을 비웃지 마라.
9. 누군가 당신을 걱정하리라 생각하지 마라.
10. 남들에게 무엇이든[2] 가르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1. Du skall inte tro att du är något.
2. Du skall inte tro att du är lika god som vi.
3. Du skall inte tro att du är klokare än vi.
4. Du skall inte inbilla dig att du är bättre än vi.
5. Du skall inte tro att du vet mer än vi.
6. Du skall inte tro att du är förmer än vi.
7. Du skall inte tro att du duger till något.
8. Du skall inte skratta åt oss.
9. Du skall inte tro att någon bryr sig om dig.
10. Du skall inte tro att du kan lära oss något.

요약하면 '당신 스스로를 남들보다 더 뛰어나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또한 누군가를 당신보다 더 뛰어나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도 마라.' 정도가 된다.

이러한 사회적 암묵적 규칙은 스칸디나비아인들의 사고방식을 강력히 통제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명예를 얻어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 한다. 미국에서 에미상을 수상한 스웨덴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도 트로피를 친구 집에 몇 달 맡겼다가 찾아온 후 캐리어 깊숙한 곳에 숨겨놨을 정도다.

이 법칙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평등사회, 복지 선진국이 되게끔 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일대 사회의 안정성 그 자체를 상징하는 키워드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개인의 개성을 말살한다" 거나 "지나치게 눈치를 강요한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는데 이러한 비판을 받는 점은 일본메이와쿠 문화와 비슷하다.[3] 정말로 왕족조차 이 규칙의 기본 사항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이들조차 권위를 드러내기보다는 소탈해지려는 노력을 하며, 그것에서 벗어나면 상당한 비판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는 전철을 경호원도 없이 홀로 타고 다니기도 하고, 자신을 알아본 역무원이 돈을 받지 않자 나는 왕이기 앞서 이 나라 한 국민이라고 말하며 기어코 돈을 내고 타기도 했다. 수직적인 질서가 있는 문화권(한국, 중국, 일본, 인도, 태국[4] 등)의 사람들은 아예 겉으로만 잘난 척을 하지 않고, 상류층이 아닌 사람들은 그냥 질서에 순응하고 상류층이 자연스럽게 이 기준에서 벗어난다는 관념을 가질 때도 많은데 정말로 상류층에게까지 공동체를 우선하는 평등주의를 안 지키면 강하게 비판하는 정신이다. 반대로 하류층이라도 성냥팔이 소녀의 주인공인 소녀가 죽은 것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정서와 대비되는데, 소녀의 죽음은 자기 탓이 아니라 소외에 기반한 것임이 암시되면서 비극적으로 그려진다.

얀테의 법칙에 따르면 궁극적으로는 왕족조차 '높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여겨야 한다.[5] 메르타 루이세처럼 실제로 비판을 못 견디고 왕족 자격을 포기한 경우까지 존재한다. 그들이 지닌 공식적 역할 때문에 완전히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되기는 어려울 수 있기는 하지만, 개인으로서의 가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정서도 동시에 적용된다. 대신에 이렇게 개인으로서의 가치가 동등한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 얀테의 법칙이며, 이 범위 안에서는 공동체의 협력을 중시한다.
[1] 또는 '어떤'[2] 또는 '어느 것이라도'[3] 다만 세세하게 따지자면 완전히 다른데 얀테의 법칙은 "잘난 척 하지 마라"에 가깝고 메이와쿠 문화는 "자기 주제에 맞게 행동해라"에 가깝다.[4] 진짜로 존경과 겸손을 중요시하면서도 왕족이나 하이쏘 같은 상류층은 이를 벗어날 수 있는 위계질서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국에서 정치적 갈등이 심한 편이다.[5] 사실 서구 전반에서 한국적 기준으로 '낮게' 여겨지는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여기려는 분위기가 상당히 강한 편이다.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은 불우한 노동자 집안 출신이었지만, 그것 자체를 부끄러워 하지 않고 노동 계급을 더 관심을 기울일 존재로 주장했으며, 대영제국 훈장을 반납하던 사건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스칸디나비아는 이런 경향의 정점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아예 이런 계층 자체가 힘들다고 느끼지 않도록 영국 이상으로 관심을 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