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 물감 acrylic pai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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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Acrylic paint안료를 아크릴 중합체 에멀전에 현탁한 물감/페인트.
아크릴 수지를 발명한 것은 독일인 화학자인 오토 룀(Otto Röhm)이지만, 그걸 이용한 물감은 미국 화가인 레오나드 보쿠어(Leonard Bocour)와 그의 조카인 샘 골든(Sam Golden)이 발명했다. 이들이 만들어 판 아크릴 물감인 “마그나 페인트”는 색감이 선명하고 다루기가 쉬워(유화 물감에 비해)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으며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등 당대 유명한 거장들이 보쿠어의 마그나 페인트를 애용했다.
미술용 물감이 아닌 페인트(건물 등에 칠하는)로 아크릴 페인트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것은 독일 회사인 바스프다. 이쪽에선 아크릴 페인트가 아니라 “라텍스 페인트”로 불렸는데, 물에 중합체(아크릴) 입자를 현탁한 것이 바로 라텍스기 때문.[1]
2. 사용법
수용성이므로 물과 희석해 쓸 수 있어서 수채화 물감, 포스터 컬러 등 수용성 물감과 섞어서 쓰면 독특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매우 빠르게 굳고 건조 후에는 물에 다시 녹지 않으므로 분무기로 자꾸 물을 뿌리고 팔레트를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한다. 미대생의 경우, 학교에서 제공된 유리 덮인 것을 쓴다면 물감이 굳어도 헤라나 칼날 등으로 긁어내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버려진 판자나 책받침 등 어차피 버릴 것을 재활용해서 쓴다. 되도록 희고 평평한 것을 사용하면 물감 색을 잘 볼 수 있고 농도 조절을 하기에 좋다. 손에 묻었을 때 그대로 건조시키면 고무막처럼 굳어지며 쉽게 떼어낼 수 있긴 하다. 또한 전용 리무버로 이미 굳은 붓이나 옷을 세척이 가능은 하나 매우 힘이 든다. 에어브러싱과 같이 균일한 피막을 얻고자 할 때에는 용재로 물 대신 혹은 물과 함께 에탄올이나 이소프로필알코올을 이용하기도 한다.미니어처 모델러의 경우는 좀 다른데, 적은 물감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웻 팔레트라는 것을 만들어 쓴다. 기성품을 사서 쓰기도 하지만 보통은 직접 만들어 쓰곤 한다. 만드는 법은 그릇이나 널찍한 용기에 스폰지나 키친타올을 여러 장 겹쳐 놓은 것에 물을 흥건할 정도로 적시고 그 위에 종이 호일을 깔면 완성. 다른 용지가 아니라 종이 호일을 까는 이유는 붓을 문대도 보풀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성품처럼 뚜껑이 있는 용기를 쓰면 물감을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냉장고에 보관하면 정말 오랫동안 물감을 재사용할 수 있다. 짬이 날 때마다 도색을 하는 사람의 경우 조색해 놓은 물감을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으므로 필수품. 다만 너무 오래되면 곰팡이가 피거나 쉰내가 날 수 있으므로 적당히 쓰고 새 걸로 갈아주자. 기성품은 용기와 스폰지 폼은 물론 전용 용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좀 더 퀄리티가 좋기는 하다.
3. 용도
3.1. 아크릴화
유화(미술) 물감에 비해 사용이 간편하고 내구성이 강하며 건조 시간 또한 짧아 회화 재료로 각광받았으며, 지금도 꾸준히 사용된다. 특히 건조할 때 강한 수지 피막이 형성되어 강력한 용제를 사용하지 않는 한 잘 녹지 않으며, 자외선에 변색되지 않고 유연성이 풍부해 갈라짐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므로 두껍게 덧칠할 수 있다. 다만 건조 후 부피가 줄어들어 터치의 가장자리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심한 경우 종이나 천이 안쪽으로 휘어질 수 있다. 또한 건조 시간이 무척 짧다. 다른 물감 쓰듯이 그렸다간 망치기가 쉽고 물감의 색을 섞어도 그걸 오래 쓸 수 없기 때문에 일정 크기 이상의 그림을 그리려고 할 때 꽤나 숙련을 요구하게 된다. 특히 그림의 크기가 커서 긴 작업시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특히 방해가 될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건조 완화제(리타더)를 사용하면 된다.특유의 무척이나 빠른 건조 속도 때문에 그림을 빠르게 그려나가길 원하는 사람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물론 잠깐만 지체하면 굳으므로 쉽지 않은 면이 있다. 그라데이션을 넣을 때는 두 색 바르고 중간을 흩어서 하는 다른 재료와 달리 단계단계 색을 바꿔가며 골고루 칠해야 하고, 진한 색 위에 바로 연한 색을 칠하면 비쳐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2. 리모델링
아크릴 물감은 리모델링 또는 DIY계에서 채색계의 알파이자 오메가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 할 수 있겠다. 접착성이 뛰어나고 색이 선명하며 내구성이 좋은 성질을 이용, 덧칠 또는 채색 등에 쓰인다. 단적인 예로 컨버스화 같은 천 재질에 색칠해도 문제 없으며, 나무, 금속, 플라스틱 등 거의 모든 재질에 사용이 가능해 만능 아이템으로써 자리매김 하고 있다. 옷감에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도 많이 쓰이며 심지어는 간단한 염색을 하기도 한다. 수성 페인트는 아크릴 베이스인 것도 많다.마무리로 바니쉬를 바르는 것이 갈라짐과 변색을 방지하는 등 내구성에 큰 도움이 되므로 필히 바르는 것을 추천한다. 바니쉬 대신 투명 매니큐어를 발라도 좋다.
3.3. 모델링
프라모델용 아크릴 도료는 수성(水性)계가 대부분이라 래커(락카)나 에나멜 도료보다 독성이 적어 서양 모형계에서는 자주 사용되며, 에어브러쉬용으로 쓸 때 아크릴을 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수월한 붓도색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2] 마스크나 분진 제거 장비, 콤프레셔 등에 대한 투자 없이 적당한 붓만 있으면 당장 시작할 수 있으며, 모형 취미를 갖고는 싶으나 작업공간이 마땅치 않은 직장인들은 아크릴 + 붓/스펀지 도색으로 주변 민폐를 최소화하는 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주의할 점은 건조가 빠르기 때문에 수정이 쉽지 않으며, 리타더 등을 써서 건조 속도를 낮춘다. 붓도색을 하는 경우라면 옅고 얇게 덧칠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며, 애초에 미니어처 도색은 덧칠의 연속이다. 그래도 아크릴 도료가 주목받기 이전에 많이 쓰던 에나멜 도료에 비해서는 붓자국이 적게 나와서 수월한 편이다.간편한 게 장점이지만, 단점이라면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돼있기 때문에 실패하면 수정하기가 애매한 편이라는 것이다. 물론, 피막이 약해서 고무 껍질처럼 쓱 벗겨낼 수도 있고 긁어내기도 쉬운 편이지만, 반대로 정착이 잘 됐다면 오히려 깔끔하게 제거하기 어려워 사포질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마른지 얼마 안 된 경우에는 알콜이나 물에 불려도 벗겨낼 수 있지만 오래된 경우라면 시너를 묻혀도 생각처럼 잘 제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종종 재도색하겠다고 시너에 넣었다가 낑낑거리면서 사포질을 하고 있는 본인을 발견하거나 혹은 너무 푹 고아서 레진 모델까지 다 녹아버린 경우를 맞닥뜨리는 수가 있다. 붓 관리도 그만큼 까다로워서 칠하는 도중 자주 닦아줘야 오래 쓸 수 있지만 그냥 싼 붓을 여러개 사서 쓰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붓 리스토어에는 비누 형태의 용제가 좋은 편이나 한계가 있다.
그리고 에나멜과 래커와 반대로 구미권 브랜드들이 주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영국의 시타델 페인트나 스페인의 바예호, AK INTERACTIVE, MIG, 이탈리아의 라이프컬러, 이탈레리, 독일의 레벨, 미국의 테스토(Testors) 모델마스터를 대체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고 일본의 타미야[3]와 군제[4]같은 일본 메이커들도 아크릴 라인업이 있지만 유럽 브랜드에 비해서 색 종류가 부족한 편이다. 그래도 에어브러쉬로 쓰기가 좋아서 서구권과 일본에서 많이 쓰이고있다. 구미권 브랜드는 주로 수성 에멀전계 도료라서[5] 타미야 아크릴이나 군제 아크릴존과 호환이 불가능하고 시너도 별도로 써야한다. 락카와 에나멜 처럼 다른 종류의 도료라고 보면된다. 참고로 모델링용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조소냐가 품질이 좋고 구하기도 쉬워서 대용품으로 쓰기도 한다. 물론, 모델링용이 아닌 아크릴 물감들은 같은 칠 회수 대비 차폐성이 나쁘거나, 혹은 덧바를수록 색이 진해지거나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골라야 한다. 어디까지나 임시용이지 전용 물감들이 쓰기 편하고 정착이나 강도도 적합하다.
미니어처 페인팅을 취미로 하는 사람에게는 필수품. 시타델은 동사에서 발매하는 미니어처가 있는 만큼 미니어처에 최적화돼 있으며 텍스처 등의 표현이 좋다. 바예호 역시 미니어처 라인업이 대표적이지만 프라모델용으로 쓰기 좋은 메카 라인업이 있기도 하다.
세필붓의 경우, 화홍 붓이 품질 대비 저렴해 많이 쓰인다. 다만, 자연모 품질이 좋은 걸 부정할 수는 없으며 적당한 세척용품과 함께하면 오히려 자연모 붓이 돈이 덜 들어가기도 한다. 세필붓은 00호나 0호 등의 너무 작은 것들 보다는 조금 볼륨이 있는 붓을 메인으로 쓰는 게 좋은데 작은 붓들은 털이 적기 때문에 금방 구부러지거나 갈라지기 때문. 게다가 붓모가 작기 때문에 탄력이 없이 흐느적거리는 경우도 많아 초정밀 작업에만 잠깐씩 쓰는 게 좋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1호 이상의 붓으로도 얼마든지 작업이 가능하다. 이쑤시개를 쓰기도 하는데, 작은 모델의 경우라면 이쑤시개 한번 찍는 것 만으로도 눈동자를 칠할 수 있어 오히려 붓보다 유용하기도 하다.
3.4. 셀 애니메이션(과거)
아크릴 특수성으로 인해 셀 애니에 많이 사용되었다. 물론 일반 아크릴은 아니고 셀 비닐 컬러라는 특수 물감을 사용하였다.[1] 라텍스의 정의가 “물에 중합체 입자를 현탁한 콜로이드”다.[2] 사실, 에어브러쉬를 쓰면 냄새가 적다 뿐이지 분진의 독성은 아크릴도 만만치 않다. 독성이 걱정된다면 붓도색이 답이다.[3] 수성인 유럽제나 군제 아크릴존 제품과 반대로 마이너한 래커계 아크릴이다. 그래서 수성이라고 하지만 인화성 물질 표시가 있고, 물을 섞어도 되긴 하지만 작업이 잘 안되며 아크릴 시너를 용매로 써야한다.[4] 이쪽도 래커계지만 물의 함량이 높아서 수성과 큰 차이가 없고 특히나 타미야와는 반대로 인화성 물질 표시가 없다.[5] 스페인의 AK INTERACTIVE처럼 타미야와 같은 성질의 도료인 AK리얼컬러를 발매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