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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7-07 15:55:59

아몬틸라도 술통

1. 개요2. 줄거리3. 기타

1. 개요

미국인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대표작. 1990년대에 한국에 출판된 일어중역본은 하술되는 내용과 결말이 약간 다르다.

2. 줄거리

주인공 '나'(이름은 몬트레소)는 사육제가 한창인 어느날 자신의 저택으로 친구인 포르투나토를 초대한다. '나'는 포르투나토에게 자신의 집 지하실에 '아몬틸라도'[1] 술이 있다고 한번 감정해 달라고 부탁한다. 포르투나토가 안 된다면 다른 친구에게 부탁하겠다고 은근히 성질을 돋구어 승낙을 얻어내고, 함께 지하실로 향한다.
I said to him — “My dear Fortunato, you are luckily met. How remarkably well you are looking to-day! But I have received a pipe of what passes for Amontillado, and I have my doubts.”
나는 그에게 말했다. "이봐, 포르투나토. 마침 잘 만났어. 자네 오늘 아주 멋지게 차려입었군. 그런데 말이야, 내가 아몬티야도를 큰 통으로 하나 사들였거든. 하지만 그게 좀 수상하단 말이야."
“How?” said he. “Amontillado? A pipe? Impossible! And in the middle of the carnival!”
"어떻게?" 그는 말했다. "아몬티야도? 큰 것을 한 통이라고? 하필 사육제가 절정에 달한 시기에!"
“I have my doubts,” I replied; “and I was silly enough to pay the full Amontillado price without consulting you in the matter. You were not to be found, and I was fearful of losing a bargain.”
"나도 의심스럽지만." 나는 대답했다. "자네와 의논도 하지 않고 술값을 모두 낼만큼 제정신이 아니었다네. 자네를 만날 수도 없고, 그런 좋은 물건을 놓칠까봐 무서웠거든."
“Amontillado!”
"아몬티야도!"
“I have my doubts.”
"의심이 들어서 말이야."
“Amontillado!”
"아몬티야도!"
“And I must satisfy them.”
"검증을 좀 해야겠는데."
“Amontillado!”
"아몬티야도!"
“As you are engaged, I am on my way to Luchesi. If any one has a critical turn it is he. He will tell me ——”
"아무튼 약속이 있다고 하니, 루케시에게 가야겠군. 안목이라면 그 사람이 최고니까. 그는 말해줄거야..."
“Luchesi cannot tell Amontillado from Sherry.”
"루체시는 아몬티야도와 셰리를 구별하지 못해."
“And yet some fools will have it that his taste is a match for your own.”
"그렇지만 그의 미각이 자네에게 지지 않을 거라고 하던 얼치기들이 있던데."
“Come, let us go.”
“이리와. 같이 가지”
“Whither?”
“어디로?”
To your vaults.”
“자네 지하실로.”
“My friend, no; I will not impose upon your good nature. I perceive you have an engagement. Luchesi ——”
"아니야, 친구. 자네 선심을 이용할 수는 없지. 자네는 약속이 있는가 본데. 루체시에게......"
“I have no engagement; — come.”
"약속 같은 건 없네... 가지."

지하실로 향하면서 주인공과 포르투나토는 독한 술을 조금씩 마신다. 포르투나토는 점점 술에 취해가며 지하실 끝에 도착한다. 그런데 주인공은 포르투나토에게 아몬틸라도가 없다고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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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몬틸라도 술통은 다 구라였다. 주인공이 포르투나토를 지하실로 데려온 이유는 포르투나토에게 그동안 쌓인 원한을(주인공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을 준 적이 있다고 언급된다) 갚기 위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다.

사실 이렇게 써놨지만, 반전은 아닌 게 당장 소설 초입부부터가 대놓고 포르투나토에 대한 원한을 언급하며 더 이상 그를 참을 수 없으니 없애버리기로 결의하였다는 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저 포르투나토를 말빨로 낚아서 끌고 가면서 아몬틸라도 술통을 끊임없이 언급하며 유혹하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이 은근 슬쩍 눈치 챘나 찔러보는 말에도 아몬틸라도 술을 먹을 수만 있다면 뭐가 중요하겠냐며 덩실덩실 따라오는 포르투나토의 모습이 메인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소설이 으레 그렇듯 이 소설 자체도 몇 페이지 정도로 짧게 끝나는지라 시작부터 결말까지가 스트레이트하게 진행된다.

주인공은 술에 취해서 몸도 못 가누는 포르투나토를 기습해 지하실 밑바닥 동굴 안쪽에 쇠사슬로 묶고 소름끼치게도 앞에서 보란듯이 벽돌을 하나하나 천천히 쌓아가며 동굴을 막기 시작한다. 묶인 채로 자신을 매우 천천히 가두는 광경을 지켜보는 포르투나토는 처음엔 술취해서 꿈을 꾸는 거라며 현실도피를 하다가 점점 위기를 느끼고 괴성을 질러 위협하거나 살려달라며 애걸복걸하지만[2] 결국 삶의 희망을 놓고 조용해진다.

그 뒤 주인공은 이 동굴은 적어도 50년간은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상쾌하게 말하며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인다.
"편히 잠들기를!(Rest in Peace)"

3. 기타

에드거 앨런 포의 다른 작품인 검은 고양이에서도 주인공이 시체를 벽에 집어넣어 숨긴다는 내용이 나온다. 차이점이라면 거기에서는 생매장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우발적으로 죽인 아내의 시체를 은폐했다는 것. 그쪽의 주인공도 본작의 주인공처럼 절대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 믿고 태연해하지만...

게임 크루세이더 킹즈3에서 암살을 할 때의 시츄에이션 중 하나가 해당 소설의 장면과 흡사하다.

폴아웃: 뉴 베가스에선 프레데릭 싱클레어딘 도미노를 엿먹이기 위한 함정에서 해당 작품이 인용되고 폴아웃 4더 캐슬 지역에선 이를 패러디한 벽 속에 갇힌 해골과 아몬틸라도 와인이라는 아이템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심슨 가족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번즈가 자기 회사를 빼앗은 호머를 암매장하려고 묘지로 데려가서는 거기서 마취해서 재우고 그 앞에서 벽돌을 쌓아 가두려고 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문제는 스미더스까지 이때 번즈가 떠나보냈던 상태인지라 이 벽돌 옮기기를 빈약하기 그지 없는 번즈의 근력으로 하다보니 날이 밝아서 호머가 일어날 때까지 반도 못 쌓았다는 것. 이후 호머는 일어나자마자 그런 번즈를 딱하게 보더니 직전에 해준 인생 충고가 감사했다고 말하며 떠난다.


[1] 주정강화 와인인 셰리의 일종. 셰리는 캐스크 안에서 숙성되는 와인 표면에 효모 막을 형성시켰는지 여부 및 짙은 단맛을 내는 페드로 히메네즈 와인을 얼마나 첨가했는지 등으로 종류가 갈리는데, 효모 막을 일단 형성시키고 오랜 시간을 계속 숙성시켜 효모 막이 전부 사멸한 이후에도 계속 통 안에 두어 효모 막에 의한 풍미와 산화된 풍미 양쪽을 노리면 바로 이 아몬틸라도가 된다.[2] 그러나 주인공은 똑같이 괴성을 지르거나, 상냥한 어투로 그의 애걸을 거절한다. 주인공이 포르투나토에게 얼마나 원한이 쌓였는지 짐작되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