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축구의 징크스.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이나 유로 대회 등의 축구 메이저 대회에서 호스트, 즉 개최국을 유독 이기지 못해 생긴 징크스이다. 실제로 스페인은 월드컵에서는 개최국을 네 번 만나 모두 개최국에 막혀 탈락했고, 유로 대회에서도 개최국을 무려 다섯 번이나 만나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2. 월드컵 일지
2.1. 1934 FIFA 월드컵 이탈리아
이탈리아 def. 스페인16강에서 브라질을 무찌르고 8강에 올라온 스페인은 개최국 이탈리아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당시 이탈리아는 개최국이었을 뿐만 아니라, 16강에서 미국을 7-1로 관광보낼 공격력에다가, 파시즘 홍보를 위해 대회에 깊이 관여한 베니토 무솔리니가 심판들에게 뒷돈까지 두둑이 챙겨줬기 때문에, 사실상 그냥 이탈리아가 4강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그럼에도 스페인은 이탈리아에 팽팽히 맞서 무승부를 거뒀지만, 재경기에서 패배하며 탈락하게 된다.
2.2. 1950 FIFA 월드컵 브라질
브라질 def. 스페인앞서 소개한 대회에서 스페인이 16강에서 잡았던 브라질을 스페인이 다시 만났다. 당시 그들이 만난 단계는 결승 리그였는데, 당시에는 네 나라가 리그전으로 한 번씩 경기를 치뤄 가장 승점이 높은 나라가 우승을 하는 방식이었다. 결승 리그에 진출한 네 나라는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우루과이, 스페인, 스웨덴이었으며, 스페인은 우루과이와 2-2로 비긴 뒤 두번째 상대로 브라질을 만났다. 하지만… 결과는 16년 전과 너무나도 달랐고, 스페인은 브라질에게 1-6이라는 감개무량(?)한 점수 차이로 탈탈 털리고 말았다.
2.3.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대한민국 def. 스페인무려 62년이 지나고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다시 개최국을 만났다. 앞서 만난 두 나라가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서 월드컵 우승이 가장 많은 나라들이 될 정도로 강한 나라였던 데에 비해, 이번 상대는 토너먼트에 처음 올라온 한국이었다. 물론 한국이 조별리그에서는 포르투갈을, 16강에서는 이탈리아를 잡는 이변을 일으키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력상 스페인의 승리가 당연시 되었고, 경기 내용 또한 이를 대변이라도 하듯 스페인의 맹공과 한국의 우주방어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스페인의 공격은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고,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초반 세 명의 선수들은 양국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켰지만, 한국의 4번 키커였던 안정환의 성공 다음 킥을 시도한 스페인의 4번 키커 호아킨의 슛이 이운재에게 막히며 경기는 사상 첫 4강으로 가는 나라는 스페인이 아닌 대한민국이 되는 그림으로 바뀌어버렸고,[1] 홍명보가 마지막 키커로 나서 완벽하게 마무리하며 스페인은 한국의 이변을 막기는 커녕 또 다른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비록 이 경기는 승부차기 끝에 승부가 갈렸으므로 무승부 처리야 되겠지만, 그렇더라도 개최국에 막혀 탈락하는 건 이전과 다름이 없었다.
2.4.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러시아 def. 스페인그로부터 12년이 지나 스페인은 개최국 러시아를 16강에서 만나게 된다. 포르투갈, 모로코 등 강한 상대들과 한 조에 묶였음에도 어떻게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두 번째 우승으로 항해하던 무적함대는 16강에서도 전반전에 상대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객관적 전력 차도 있지만 스페인이 초반부터 러시아의 기세를 완전히 눌러버렸기에 이번만큼은 스페인이 개최국을 잡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스페인은 헤라르드 피케의 핸드볼로 러시아에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고, 이를 아르템 주바가 성공시키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그리고 동점골을 내준 뒤, 티키타카를 앞세운 스페인은 높은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에도 이상하게도 미친 듯이 많이 뛰는 러시아에 진땀을 흘리며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16년 전과 마찬가지로 또 다시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양국 모두 한 명 한 명 무난히 성공만을 이어가던 그 때, 스페인의 3번 키커 코케의 슛이 야신 빙의에 성공한 러시아의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의 손에 걸리며 또 다시 스페인 앞에 호스트 징크스의 악령이 나타났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4번 키커까지 모두 성공을 시켰고, 완전히 멘탈이 나가버린 스페인은 무조건 성공해야 했던 마지막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의 킥마저 아킨페프의 발에 막히며 경기는 그대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16년 전과 똑같이, 이번에도 개최국에게 승부차기로 패해 짐을 싸고만 스페인이다.[2]
3. 유로 대회 일지
3.1. 유로 1980
이탈리아 def. 스페인3.2. 유로 1984
프랑스 def. 스페인3.3. 유로 1988
서독 def. 스페인3.4. 유로 1996
잉글랜드 def. 스페인3.5. 유로 2004
포르투갈 def. 스페인[1] 앞서 말했지만, 1950년은 결승 리그였고, 공식적인 4강 진출은 스페인에게 없었다. 2010년에 성공하기는 했지만.[2] 또 하나 특이한 건,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이끈 감독이 바로 2002년 한국 전에서 승부차기 키커로도 나섰던 페르난도 이에로였다. 즉, 이에로는 선수로서도, 그리고 감독으로서도 호스트 징크스를 경험하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