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만화가 김삼이 1965년 11월부터 1980년 9월에 걸쳐서 소년동아일보에서 장기연재한 SF 첩보물이며 1960~70년대 한국 만화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2. 설명
첩보원 소년 007[1]이 전세계와 우주를 주름잡으면서 활약하는 것이 주 내용이며,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영화 007로부터 영향을 받기는 했으나, 캐릭터는 바람둥이 인상의 제임스 본드와는 전혀 다른 성실강건한 인상의 소년이며, 전체적으로는 SF의 비중이 훨씬 강한 만화이므로 표절같은 문제와는 무관하다.[2][3]1960~70년대를 대표하는 애니로서 만화로 태권브이나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는 일반에 상당한 인지도가 있는 반면, 007은 다소 묻어진 감이 있다. 하지만 당시의 인기는 이쪽도 만만치 않았으며, 게다가 무려 두 번이나 애니메이션 극장판이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태권브이는 맨날 부활시키려고 하면서 정작 007에는 무관심한 현재의 상황은 어떤 의미에서 부조리하기까지 하다. 다만 제목 때문에 요즘은 부활하면 역시 표절 논란도 있지 않을까.[4]
3. 설정
주인공의 트레이드 마크는 '안경에 빵떡모자'. 주인공으로는 흔치 않은 유니크한 비주얼이다. 초기에는 명탐정 코난의 소년탐정단 수준의 동네 애들을 이끌고 다니는 안여돼 캐릭터이지만 점차 샤프한 인상으로 바뀌었으며 각종 무술 종합 10단에 아이큐 180이라는 엄청난 스펙을 가지고 있다. 확실히 두뇌파라는 인상이 조금 있는 것이, 어떤 문제에 부딪혀도 절대로 당황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맷집은 좀 약한 것 같은 인상도 있다. 걸핏하면 등 뒤에서 한 대 얻어맞고 기절함(...).처음 캐릭터가 만들어졌을 때는 이름대로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아담한 키에 얼굴도 동글동글했다. 성격도 은근 능글맞아 적을 궁지에 몰아넣고 “손을 드슈!”라며 빈정거리기도 했다. 허지만 연재가 진행되며 캐릭터도 나이를 먹었는지, 스마트한 체형의 장신 청년으로 서서히 변했으며 성격도 성숙해졌다.
잘 이용해먹는 트릭으로 방탄조끼와 바늘총이 대표적이다. 007은 옷 아래에 방탄조끼를 늘 입고 있어 저격에도 당하지 않는데, 이를 이용해 죽은 척 적을 방심시켰다가 역공을 하는 일이 많다. 그러면서 자신은 바늘총이라는 무서운 권총을 갖고 있는데, 이건 방탄조끼를 쑥 뚫어버리는 무기라 방탄조끼를 입은 적도 벌벌 떤다.
연재 말기에는 큰 부상으로 인해 다리 등을 인공장기로 교체한 사이보그가 되어 버렸다.
부모는 없는 모양으로 여동생이나 남동생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이 납치되거나 하여 속을 썩히는 에피소드도 있다.
100% 비밀 엄수가 생명인 첩보원이지만 이 집이 첩보원 소년 007의 집이라는 건 이웃 사람들도 알 정도이다. 냉전적인 시각도 다소 포함되어 있다. 주인공이 소련에 침투했다가 '휴가를 왔습니다'라는 말을 해서 정체가 탄로나기도 한다. 소련에는 휴가가 없다나(...). 김삼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만화는 다 그랬다.
대부분의 경우 모 국가(...), 소련, 혹은 타임슬립이나 이세계 탐험등의 다채로운 주제가 포인트.
4. 시리즈
소년 007 시리즈는 <소년 007 우주에서 온 소년>, <소년 007 지저세계>, <소년 007 오케스트라 대작전>, <소년 007 원자탄 작전>, <소년 007 4차원 작전>등 수많은 시리즈가 있으나 현재 모든 작품의 제목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소년동아일보의 마지막회에서 연재 15년을 돌아보며 전 작품 리스트가 실렸었다.사실 이런 이유가 된 것이 70년대 중 후반부터 필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성인만화 연재에 힘쓰느라도 퀄러티가 굉장히 떨어진 이유가 있다. 그래서 몇몇 이야기는 이전 이야기의 재반복이나 복사기 밀기(...) 혹은 그에 따른 연중때문에 파악이 어려운 점. 또한 당대 만화들이 흔히 겪는 검열 때문에 작품 자체가 손상되거나 없어진 경우도 부지기수이다.[5]
2013년에 <007 우주에서 온 소년>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한국만화걸작선' 레이블로 복간되었으며, 총 3권이 나왔다.
가장 먼저 출판한 <소년 공공칠>의 단행본은 1960년대 초에 서울시내의 만화가게에서 볼 수 있었으며 완결한 작품이다. 석간신문인 소년동아일보의 하단 만화에는 이보다 늦게 올라왔다.
5. 미디어 믹스
애니메이션은 두 번 만들어졌다. 007 우주에서 온 소년을 기본으로 한 <소년 007 은하특공대>와 오리지널 스토리인 <소년 007 지하제국>. 은하특공대에서는 원작의 설정만 빌렸고 마지막 부분에서 고대 유적에서 거대 로보트를 찾아내어 조종하기도 한다. 문제는 장대한 원작 부분에서 너무나 많은 부분을 쳐내서 고만고만한 로봇 만화가 되었고 여주인공이 여왕이 돼서 지구를 다시 찾는 2부격의 이야기는 사라졌다는 점. 하지만 우주복 007을 제외하면 대부분 오리지널의 인물구도와 복장을 하고 있다.
<소년007 지하제국>은 태권브이 4편이 될 예정이었던 지하특공대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리어레인지 한 작품으로서[6] 상품성의 문제로 인해서 제작이 불발되자 소년007로 다시 만들어졌다. 전편이나 원작 혹은 원래 시나리오와 달리 상당히 샤프하고 냉철한 캐릭터들이 나오며 고문, 학살등이 여과없이 나올 정도의 스토리, 마지막 부분의 쿨하게 핵탄두를 투하하는 장면은 아직도 명장면이기도 하다.[7] 1, 2편 성우가 다른데 2편에서 주인공 007 성우는 바로 박영남이다. 핵과 같이 비명횡사하는 가짜는 김순원.
심지어 게임도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1980년대에 컴퓨터 전문지인 마이크로 소프트웨어에 <소년 007>이라는 게임 프로그램이 실리기도 했다. 진짜 007과 가짜 007이 총을 쏘며 싸우는 게임이었다.
[1] 본명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2] 굳이 언급하자면, 제목과 로고, 각종 비밀무기를 쓰는 첩보원이라는 설정 정도이다. 오히려 마음먹고 영화 007 시리즈를 베껴댄 사람은 바로 김형배 화백. 이 탓에 김형배의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는 훗날은 성인이 되어 007 영화를 보면서 심각한 기시감에 빠져들곤 했다.[3] 007 시리즈가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면서, 60년대부터 사이토 타카오를 필두로 많은 만화가들이 스파이 모험물들을 양산해 내었으며, 김삼의 소년 007 시리즈도 그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 특히 오자와 사토루의 MM 산타 (エムエム三太),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코만도 J (コマンドJ)는 주인공의 외모와 에피소드가 상당히 유사하다. 소년 007만의 개성과 매력은 존재하지만, 다른 작품들의 영향을 무조건 부인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어차피 문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발전하는 것이다.[4] 법원이 판단할 일이긴 하지만, '소년'이라는 유의미한 차이점, 숫자만으로는 변별성이 부족하다는 점등을 감안하여 표절이 아니라는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참고로 비슷한 경우의 일본 만화 '사이보그 009'에서는 심지어 '007'이라는 '영국인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딱히 문제가 되지 않고 21세기에 두 번이나 애니화되었다.[5] 지하 삼만리라는 작품은 아예 표지의 줄거리와 다르고 표지에 나온 인물 대부분이 안 나올 정도로 삭제가 심했다.[6] 지상학이 쓴 오리지널 태권브이 시나리오는 2000년대 출판되었다.[7] 원래 태권브이 시나리오에도 이 장면은 나오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