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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26 00:28:37

세레나 세레니티/작중 행적/챕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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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 세레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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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a693b1,#a693b1><colcolor=#000,#000> 작중 행적 <colbgcolor=#fff,#1c1d1f><colcolor=#9574a6,#bda7c9> 챕터 1 · 챕터 2 · 챕터 3
인물 정보 인간관계

1. 개요 2. 프리드릭을 이용하기로 하다(52화)3. 군인 고객을 확보하다(52화~55화)4. 다이아와 두 점의 발레리나(56화~60화)5. 프리드릭과의 관계 고찰(61화)6. 세레니티의 위상을 지켜내다(61화~63화)7. 《잠식의 색》을 되찾다(63화~64화)8. 달린쿠르에서 만난 왕자님(65화~67화)9. 아이저를 향한 사랑의 자각(67화~68화)10. 세레나 납치 사건(68화~72화)11. 구출(72화~73화)12. 아이저의 마음을 확인하다(74화)13. 사랑을 인정하다(75화~77화)14. 아이저를 알아가다(77화, 81화)15. 《발레리나》 습작 암거래(81화)16. 본격적으로 프리드릭의 배후를 찾아나서다(82화)17. 다이아를 적으로 돌리다(82화~83화) 18. 아이저와 진정한 부부가 되다(84화~86화)19. 첫 출장 계획과 새로운 위기(87화)

1. 개요

웹툰 《세레나》의 주인공, 세레나 세레니티의 Chapter 2에서의 작중 행적을 정리한 문서.

2. 프리드릭을 이용하기로 하다(52화)

프리드릭을 쫓아내지 않고 세라를 호위하게 한 이유는 수이 혼자 세라를 감당하는 것도 힘들 정도로 세라의 규모가 커졌고, 프리드릭을 남겨두어야 프리드릭을 움직이는 세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3. 군인 고객을 확보하다(52화~55화)

아이저는 약속대로 세레나에게 집무실의 책상을 내어준다. 약속을 지킨 것뿐이지만 막상 보란 듯 자리를 비켜주자 민망해진다. 지금 쓰고 있는 간이 집무실이 더욱 편하다는 이유로 바닷가 호텔을 무사히 완공할 때까지는 통 크게 아이저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사실 세레나의 마음 속에서 아이저를 믿는 마음이 조금식 불어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그 마음에 대해서는 영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이저의 책상에는 세레니티 호텔의 스포츠 클럽 회원 카드[1]가 놓여 있었다. 세레나는 호텔 설립 기념일에 장교들도 초대를 했는데, 이날 장교들에게 호텔의 스포츠 클럽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다는 정보를 흘려주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테니스와 골프이지만, 세레나는 굳이 승마를 권했다. 여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다. 장교들은 입이 무거운데 비해 사업가들은 거짓말을 잘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강해서 사업가들을 좋게 보지 않는다. 사업가들도 장교들을 너무 폐쇄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사람들로만 보아서 서로를 엮는 것이 까다로웠다. 하지만 성취욕과 승부욕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보였고, 장교들의 취미를 조사해본 결과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나 이들 중에서는 말을 좋아하고 키우기까지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제대로된 승마장이 없어서 변두리에 위치한 작은 승마장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런 관계로 큰 승마장을 열망하는 상황이다. 세레나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장교들과 사업가들이 세레니티의 승마장에서 승마 경기를 펼친다면 스포츠맨십을 기반으로 하여 멀어보이기만 했던 서로의 사이가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었다. 또한 두 계층을 함께 끌어들이면 승마•폴로 클럽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고, 규모도 키울 수 있다. 이런 생각에서 장교들에게 승마를 권했다.

아이저는 세레나의 판단을 듣고 세레나를 크게 칭찬한다. 세레나는 이때 아이저에게 칭찬을 들은 것도 거의 처음이었지만 웃음까지 보아서 더욱 신기해한다. 세레나가 장교들을 제대로 사로잡았는지 행사 바로 다음 날부터 세레니티 측에 연락을 해왔고, 아이저는 세레나와 함께 호텔로 출근하려한다. 세레나는 너무 즉흥적인 약속에 다른 날에 만나고 싶어 하지만 아이저는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르기에 당장 가는 것이 맞다고 말한다.

결국 억지로 세레니티의 승마장에 출근해서 장교들을 응대한다. 장교들은 호수가 보이는 프라이빗 승마장에 크게 만족을 하였다. 이들은 이미 말을 탈 준비를 끝마치고 승마장을 찾았는데, 세레나와 아이저도 함께 '커플' 승마를 하길 원한다. 함께 붙어서 서로 숨소리와 체온을 느끼다보면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는 것이 커플 승마의 최대 장점이라고 하며, 은밀한 스킨십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세레나는 달린쿠르 재학 시절에 잠시 말을 타본 것 외에는 말을 타본 경험이 영 없었는데다 승마복을 준비해가지도 않았다. 게다가 장교 사모님이 말한 '은밀한 스킨십'이라는 말이 너무나 신경쓰였다. 그래서 커플 승마를 주저하지만 아이저는 너무도 흔쾌히 받아들인다.

하는 수 없이 승마복으로 갈아입으러 가는데, 현장에는 세레나의 몸에 맞는 승마복이 없었고 학생용 기성복 뿐이었다. 학생용이어서 굴곡이 진 부분은 조금 끼는데다 바지도 어색했지만 도리가 없었다. 아이저가 승마복을 입은 세레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세레나는 아이저에게 빈정이 상한다.

세레나는 아이저와 예상보다도 너무 붙어 있게되어 신경이 스이고, 좀처럼 가만히 있질 못한다. 결국 아이저가 자세를 고정시켜둔다. 한참 승마를 하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이저가 하늘이 맑아서 금방 그칠 것 같다고 하기에 그냥 맞자고 하지만 아이저는 비 맞는 것은 질색이라며 비를 피할 곳을 찾으려한다. 그러자 비 속에서 아기 고양이를 구해준 일, 과호흡에 시달리던 자신을 데리러 비를 뚫고 온 일이 생각난다. 그때 비를 그냥 맞기에 세레나는 아이저가 비를 맞는 것을 싫어한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오로지 세레나를 위해서 비를 맞는 상황을 감수했다는 의미가 되기에 어쩐지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아이저는 비를 피할 곳을 찾아내었고, 아이저가 먼저 말에서 내린다. 두 사람이 탄 말, '프린스'는 체고가 유난히 높은 편이라 세레나가 말에서 내려오는 것을 아이저가 도와주기 위해 손을 내민다. 세레나는 손을 잡는 행위와 같은 아주 사소한 신뢰조차도 신중한 사람이고, 그래서 아이저에게 손을 잡는데 크게 고민한다. 고민 끝에 세레나는 아이저의 손을 잡기로 용기를 낸다. 이때 프린스가 갑자기 움직이고, 세레나가 균형을 잃는다. 아이저는 균형을 잃은 세레나를 안아서 잡아준다. 얼떨결에 포옹을 하게되자 더욱 심장이 뛰고 주위의 공기가 더워져 온다.

나무가 우산이 되어주는 돌 위에 앉게 되는데, 세레나가 돌 위에 앉는 것을 꺼리자 아이저는 세레나에게 '공주님'이라며 손수건을 꺼내어 돌 위에 깔아준다. 세레나는 자신이 마음에 안들어서 비아냥거렸다고 생각해 불평한다. 원래 가족들이 자신을 부르던 별명이었지만 아이저가 공주님이라는 별명을 이상하게 쓰게된 이후로 공주님이라는 별명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아이저는 비아냥이 아니라 그저 세레나가 새로워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한다. 처음에는 세레나의 성격이 워낙 낯설어서 '공주님'이라고 불렀으니 좋은 의도라고는 못해도 지금은 그저 세레나다운 상황에서 공주님이라고 부를 뿐이므로 세레나가 생각하는 뜻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지게된다.

비를 피해 가만히 앉아있다보니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는 것 같아 기분이 썩 괜찮았다. 자연이 주는 풍경과 쾌청함도 좋았다. 이렇게 비가 올 거면 비가 많이 내리고 천둥도 쳤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린다. 아이저는 이에, 그런 날씨를 좋아하냐고 묻는데 세레나는 완전히 부정한다. 좋아서 그런 날씨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런 날씨에는 늘 엄마[2]가 나오는 꿈을 꾸기 때문이다. 그 꿈은 분명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좋은 꿈이지만 결국 현실이 아니기에 깨고나면 악몽이 된다. 그럼에도 꿈에서라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악몽을 기다리고 만다. 비가 더 세차게 오고 천둥이 크게 칠수록 엄마의 얼굴이 선명해지기 때문에 더 강한 자극과 고통을 구태여 원하게 되고, 따라서 비오는 날 밤은 세레나에게는 일종의 자해이다.

비가 그치자 눈 앞에 무지개가 비친다. 무지개를 보고 호들갑을 떨자 아이저는 왜 감흥을 갖는지 몰라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왜 무지개를 반기냐는 물음에, 자주 보고 싶은데 보기 힘들어서 귀하고, 드러나면 모두를 기분 좋게 만들며 오래 있지 않고 사라진다고 대답한다. 무엇보다도 무지개는 예쁘다. 아이저는 세레나의 말에 결국 동의하고 만다.

장교들을 회원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버든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전사한 세레나의 외할아버지의 성명이 처음 공개되었는데, 그 이름은 '칼 헤더슨'이라고 한다. 왕국에서 매우 유명하며, 특히 장교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장교 고객들이 그가 세레나의 외할아버지라는 사실을 전해듣고서는 세레나에게 더욱 호감을 갖는다.

호텔 일을 마지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안사[3]벨라티아[4]의 이름과 성과가 그동안 부담스러웠다는 속내를 밝힌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았기에 이제는 개의치 않는다고도 한다. 앞으로 자신만의 호텔을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인다.

4. 다이아와 두 점의 발레리나(56화~60화)

다이아가 세레나와 아이저에게 취임식 초청장을 보냈고, 세레나는 이에 응하기 위해 처음으로 아이저의 침실로 가서 함께 가달라는 부탁을 한다.[5] 아이저가 단칼에 거절하자 직접적으로 다이아 때문이냐고 묻는다. 아이저가 부탁을 들어줄 기미가 보이질 않자 부탁을 들어주면 자신도 아이저에게 무언가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아이저는 세레나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 동행하겠다고 대답하지만, 세레나는 이름을 차마 부르지 못하고 침실을 떠난다.[6] 결국 혼자 취임식에 참석하게 되고, 개식 30분 전 다이아를 만나 설립 기념식 때의 무례를 사과받는다. 세레나는 그런 다이아에게 오히려 숨김 없는 사이가 돼서 좋다는 대답을 하고 그림을 둘러보러 가는데 다이아에게서 담배 냄새 비슷한, 보다 쓰고 불쾌한 냄새를 맡는다. 취임식 5분 전, 아이저가 갤러리로 입장하자 그를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취임식 인터미션에서 아이저가 자신을 빨리 데리고 빠져나가려하자 그림을 더 보고 싶다며 고집을 피운다. 다이아가 두 사람 앞에 나타나 더 있다 가라는 설득을 하는데, 아이저가 갑자기 다이아의 장갑을 벗기고 냄새를 맡고는 다이아를 끌고 사라진다. 세레나는 아이저의 행동을 매우 거슬려한다. 이때 라울이 등장해 아이저에게 새 호텔과 관련된 뒤 스케줄이 있으니 빨리 가야한다며 아이저를 찾는다. 이는 아이저와 다이아 두 사람을 떨어뜨려놓을 기회였고, 새 호텔 관련 업무라면 매우 중요한 사안이니 당장 아이저를 데리고 오라고 지시한다.

아이저를 기다리며 그림을 마저 관람하던 중 '마리안느 드생'의 <발레리나>그림을 발견하고는 당황한다. 해당 그림은 세레니티의 소유이고 판 적도 없는 그림이었다. 의아해하는 사이, 아이저 대신 다이아가 한껏 풀이 죽은 채로 나타나 세레나에게 어릴 적 발레를 배운적 있어서 관심을 갖는 것이냐며 말을 걸어온다. 세레나는 다이아에게 '제 그림'이니 눈이 갔다며 출처를 물어본다. 다이아는 세레나에게 뭔가 착각한 게 아니냐고 말하고 두 사람은 대립하기 시작한다. 세레나가 먼저 세레나의 어머니가 마리안느 드생의 이름이 알려지기 전 마리안느의 후원자였다며 자신의 그림이라는 근거를 댄다. 두 사람의 대화에 사람들이 몰려들자 다이아 역시도 자신의 습득 경로를 밝힌다.[7]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레니티 가문은 비전문가이며, 그렇기때문에 모조품을 구매했을 것이라는 논조를 내세우며 웃는 얼굴로 비꼰다.[8] 세레나는 가문의 그림을 모조품으로 몰아가는 다이아에게 분노한다. 세레나는 다이아에게 어머니가 직접 의뢰한 그림이기에 착각이 불가능하다고 추가로 밝혀보지만, 의뢰서가 있냐는 다이아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한다. 마리안느가 감사의 의미로 그림을 그려주겠다고 먼저 제안했지만 어머니가 대가를 치르길 원했고, 서로 호의로 주고받은 그림이라 의뢰서가 존재하질 않았다.[9] 다이아는 세레니티에게는 의뢰서 한 장도 남아있지 않지만 더로랑에게는 확실한 증표가 있다며 세레니티쪽이 가품이라는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한다. 세레나는 현장에 있는 그 누구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자 두 사람이 가진 그림을 감정받은 뒤 가품인 쪽이 이 대화의 책임을 물자는 약속을 했고 다이아가 받아들이면서 대화를 끝낸다.

언론사에서는 하루도 채 가기 전에 이 일을 신문 1면에 실었고, 맥킨 신문사[10]에서는 증거가 없는 세레니티측을 거짓말인 것마냥 보도한다. 잔뜩 화가 난 세레나는 술 창고로 향한다. 딸기맛 술을 꺼내서 마시다보니 아이저가 세레나를 찾아 술창고로 들어온다. 세레나가 아이저에게 먼저 다이아가 자신의 것을 건드려서 화가 난다며 다이아 이야기를 꺼낸다. 아이저는 감정 결과가 생각과 다르면 어떡할 것인지 세레나의 계획을 묻고, 세레나는 아이저의 이 말에 아이저가 다이아의 말을 더 믿는다고 생각해서 아이저에게 더 가까이 간다. 그러다 빙긋 웃으며 아이저의 넥타이를 잡아당긴다.[11] 아이저는 세레나의 말을 믿지만 더로랑 측이 혹시나 나쁜 방법을 쓴다거나 세레나가 모르는 것이 있을까봐 우려된다고 알려준다. 세레나는 감정사들을 무조건 믿지만은 않고 대책을 세울 것이며, 마리안느와 어머니의 선한 결과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 대답하고는 잠이 든다.

한편, 프리드릭에게서 그림 뒷면에 또 다른 그림과 돈다발이 숨겨져있다는 것을 보고받고 신중하게 조사하고있다.

5. 프리드릭과의 관계 고찰(61화)

감정 결과가 나오기 이틀 전, 세레나는 오랜만에 달린쿠르 동기인 로웨인, 샐리, 루나와 만난다. 마차 사고가 있기 전까지만해도 넷이서 주로 만났지만 사고 이후 세레나가 이런 저런 핑계로 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았다.[12] 달린쿠르의 최소 입학 연령은 15세인데, 학업 수준이 뒤쳐지는 것을 우려해 15세 입학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13] 네 사람이 친해질 수 있었다. 이날 세레나는 30분만 시간을 내려 했지만 생각보다 더 즐겁고 오래 시간을 보낸다. 이때 로웨인이 세레나에게 해준 말이 세레나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로웨인은 조선업을 하는 집안의 딸이었고, 로웨인의 집안 어른들은 같은 사업을 하지만 분야만 조금 달랐던 클라우디의 집안이 운영하는 회사와 수 년 뒤 합병하겠다는 결정을 했다. 합병의 상징으로 두 가문은 로웨인과 클라우디를 결혼시키려 했고, 로웨인의 부모님은 로웨인이 약혼 전 클라우디와 알고 지내도록 하기 위해 15살이 되자마자 달린쿠르에 입학시켰다. 두 사람은 16살에 약혼하여 실제로 연인이 된다. 서로는 집안 사업이 같았던 배경 덕에 대화가 잘 통했고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사이도 좋았다. 그러나 1년 전 쯤부터 클라우디의 집안이 조선 회사를 처분하고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만남도, 대화 주제도 현격하게 줄어버려 합병도 깨지고 이별을 맞았다. 로웨인은 이별 후 분명히 슬펐지만 사랑은 아니었다고 평가한다. 사귈 당시에도 분명히 좋았지만 사랑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무언가 이상했고,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적도 분명 있었다. 정말로 인연이었다면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사라진다고 해서[14] 허무하게 이별을 맞았을리는 없으니 '필요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겠냐며 클라우디와의 인연을 회상한다.[15]

세레나는 로웨인의 말을 들으며 기시감과 불쾌감을 느낀다. 세레나는 프리드릭이 아이저로부터 자신을 지켜주길 바랐고 그렇게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되었다. 프리드릭 덕분에 살아있을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저와 이혼하게 되었을 때도 프리드릭과 함께일지는 의문이 들었고 지금은 아이저로부터 자신을 지킬 필요가 사라졌다. 심지어 프리드릭이 의도를 가지고 세레나에게 접근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프리드릭과 함께 하며 좋았던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단 한 번도 정의내려본 적이 없었다[16]. 로웨인의 이야기를 듣고도 여전히 프리드릭과의 관계를 정의할 수는 없었고 혼란스러웠지만 동시에 이상하게 무언가 정리되는 듯한 기분도 느낀다.

6. 세레니티의 위상을 지켜내다(61화~63화)

<발레리나> 그림의 감정 결과 발표가 있는 당일, 발표 장소인 더로랑 갤러리 회의실로 향한다. 세레나가 직접 왕국의 신문사를 전부 불러들였다.[17] 동행하지 않을 줄 알았던 아이저도 함께 가게된다. 먼저 더로랑 갤러리 소유의 <발레리나>가 진품 판정을 받고, 세레나는 표정이 잔뜩 구겨진다.

왕국 감정사들은 이어서 세레니티 소유의 <발레리나> 역시도 진품 판정을 내린다. 왕국 감정사들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하여 재감정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고 한다.[18] 다이아는 한 작가가 같은 작품을 두 개나 남긴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니 납득할 수 없다며 항의하고, 세레나에게 결과를 납득했는지 묻는다. 세레나는 둘 중 어느 것이 진품이고 가품인지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결과에 납득할 수 없겠지만[19] 작품의 히스토리[20]를 유심히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대답을 한다. 세레나는 증인을 회의실로 불러들인다. 그 증인은 잘 알려진 왕궁 화가 '찰린'이었다.

찰린은 그림의 모든 히스토리를 현장에서 증언한다. 찰린은 한때 마리안느의 스승이었던 인연으로 마리안느와 종종 서신을 주고 받고 지냈다. 어느 날, 마리안느에게 첫 후원자[21]가 생겼고, 선물로 그림을 그려주려 했지만 후원자가 대가를 꼭 주겠다며 거액의 선금을 지불했다. 그래서 마리안느는 큰 부담을 가졌고, 고민 끝에 찰린을 찾아갔다. 찰린은 누군가에게 준다는 생각 없이 혼자 그린다는 생각으로 미리 한 번 그려보라는 조언을 했고, 그 중 더 잘 만들어진 것을 제공하라고 했다. 마리안느는 사인까지도 똑같이 연습했으며, 최종적으로는 첫 번째 그림은 연습작이라며 작업실에 두었고 두 번째 그림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때 주고받은 서신까지 증거로 제출한다. 심지어 세레나가 다이아 앞에서 했던 '제' 그림이라는 발언 속에는 본인을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도 함께 있었다. 감정사와 다이아의 비서는 가품은 없었다는 게 핵심이었다고 둘러대며 자리를 급하게 파한다. 기자들은 결국 해프닝이었고 결과가 의외라서 재미있었다며 수군댄다. 세레나는 세레니티를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림은 가품으로, 세레니티는 거짓말쟁이로 몰아놓고 신문사들도 전부 동조했으면서 해프닝이니 재미있었니 떠드는 사람들에게 격노한다. 세레나는 분을 못참고 갑자기 유리잔을 깨며[22] 아직 할 말이 남았으니 다 앉으라고 소리를 지르고,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세레나는 이 모임이 있기 전, 수많은 모욕을 견뎌왔다. 그렇기에 이 자리는 세레나에게 단순히 진품과 가품만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렇게 단순한 문제였으면 사실 통보만 전화로 받으면 되는 일이었다. 굳이 귀한 시간을 내서 모두를 불러모은 이유는 분명히 존재했다. 첫째로 다이아가 비전문가인 세레니티가 모조품에 속았을 것이라며 가문을 모욕한 일을 세레나에게 사과해야했고, 둘째로 그것이 진실인 양 기사를 써서 퍼뜨린 신문사들은 감정 결과와 증언을 현장에서 보고 들은 토대로 정정 보도를 해야 했다. 세레나는 비록 세레니티가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일 지언정, 전문가라는 다이아의 안목은 한낱 비전문가보다 늦게 마리안느를 알아본 셈이라고 말하며 다이아의 '비전문가' 발언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그날의 '비전문가' 발언은 다이아가 예술을 사랑하고 갤러리를 방문하는 모든 손님과 그들의 안목을 겨우 '비전문가' 정도로 바라본다는 의미라며 오너로서의 태도도 지적했다. 세레나는 가품이라고 증명된 쪽이 오늘 대화의 책임을 지기로 했던 약속을 상기시킨다. 다이아는 가품은 없는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냐며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세레나는 엄연히 '습작'과 '완성작'인데 진품으로서 더 가치 있는 쪽은 세레니티의 그림이니 차이가 극명하다고 주장하며 탈출구를 봉인한다. 진정한 진품이 아니게 된 더로랑 측이 책임을 질 것이냐고 묻고, 다이아는 세레나가 원하는 것을 묻는다. 세레나는 칼을 던져주며 더로랑의 그림을 지금 이 자리에서 찢어서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세레나가 이 모임을 만든 세 번째 목적이었다. 세레나는 다이아와의 언쟁이 있던 날 그 순간 세레나와 세레니티가 받았던 망신을 다이아에게 몇 곱절로 되돌려주려한다. 다이아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을 때 다이아의 아버지, 이고르 더로랑이 등장해서 세레나와 단 둘이 얘기하기를 청한다.

7. 《잠식의 색》을 되찾다(63화~64화)

이고르는 다이아 때문에 곤란하겠지만 갤러리의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다이아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세레나가 원하는 것 세 가지 중 다이아의 사과, 정정 기사는 이루어냈고 마지막으로 그림의 폐기만이 남았다. 이고르는 신문사에 그림 폐기 사실과 입장문을 공지해두겠으며 사과문도 실을 의향이 있다고 전한다. 세레나가 완고한 태도로 일관하자 이고르는 우리의 그림 때문에 사단이 일어났으니 다른 그림인 휩 블레뫼르의 <잠식의 색>[23]을 주면 기분을 풀 수 있겠냐며 그림을 대가로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세레나는 <잠식의 색>이 세레니티에게 돌아온다면 당연히 기뻐할 것이지만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의 대가로 받고 싶지는 않으며[24], 사람들도 모두 돌아갔으니 더 이상 다이아를 몰아붙이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전한다. 이고르는 세레나의 이 말에 오히려 세레나가 이안사를 닮아 당차고 똑똑하다며 흐뭇해한다. 세레나의 의사를 존중하여 그림을 살 기회를 주는 것은 괜찮냐고 묻고, 세레나는 그 조건은 받아들여 <잠식의 색>을 구매한다. 그것도 무려 4년 전 가격 그대로 구매했다고 한다. 지금쯤이면 아무리 못해도 5배는 뛰었을 것이라고 한다.

8. 달린쿠르에서 만난 왕자님(65화~67화)

갤러리를 빠져나가는 세레나를 아이저가 잡아세운다. 아이저는 세레나에게 화가 나서 뭘 하든간에 스스로를 아프게는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세레나는 아이저와 가까워진 탓인지 아이저가 손을 잡아서인지 긴장한 탓에 고개를 돌리고, 아이저는 세레나의 얼굴을 잡고 정면으로 돌려버린다. 세레나는 상황을 센 척으로 빠져나가려하고, 걸음도 힘주어 걷는데 그만 길바닥에 구두굽이 끼어 넘어지고 만다. 박힌 구두를 뽑아보려하지만 구두굽이 부러진다. 세레나는 '또' 구두굽이 끼었다고 속으로 투덜거린다. 이때 아이저가 구두굽을 뽑아주며 학생때나 지금이나 '또' 구두굽이 끼어서 못 걷는다고 말하고 세레나는 놀란다.

6년 전, 달린쿠르 2학년 1학기를 마쳤을 무렵이었다. 달린쿠르 설립 100주년 기념으로 축하 파티를 겸하는 방학식을 하게 되었다. 파티에는 졸업생들과 초대 손님도 함께 하기로 했고, 애프터 파티는 가면 파티였다. 세레나는 어른 티를 내고 싶어 엄마에게 높은 구두를 부탁했다. 가면 파티 때는 깜짝 폭죽 이벤트가 있다는 소문도 있었고, 한 번도 폭죽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날만을 기다렸다. 파티 당일날, 파티는 즐거웠지만 구두 때문에 발이 아팠다. 폭죽을 놓치기 싫어서 아픈 발을 참으려는 마음 반, 신발을 빨리 갈아신고 폭죽을 온전히 즐기려는 마음이 반이었다. 그때 딘 클램터가 세레나에게 불꽃놀이에 맞춰 고백을 하겠다는 말을 들었고 딘이 세레나쪽으로 접근하는 듯하자 마주치기 싫어 구두를 갈아신으러 가기로 했다. 샐리, 루나와 10분 뒤 폭죽이 잘 보이는 명당이라는 시계탑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여분의 신발이 있는 기숙사로 향했다. 기숙사로 가는 지름길은 보수 공사가 예정되어있던 탓에 출입이 제한되어있었다. 하지만 10분이라는 시간은 촉박했기 때문에 그냥 지름길을 쓰기로 했다. 그런데 구두굽이 그만 돌 사이에 끼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해 넘어졌다. 그때 키가 아주 큰 남자[25]가 세레나의 비명소리를 듣고 다가와 구두굽을 뽑아주었다. 무심히 다가와서 곤란한 일을 해결해준 남자에게 설렜지만 일으켜주겠다는 말은 부끄러워서 말없이 거절해버렸다. 그때 폭죽 이벤트가 시작되었고, 그 남자와 함께 인생 첫 폭죽을 보았다.

폭죽을 신기해하며 쳐다보는 세레나와는 달리 그 남자는 감정의 동요 하나 없이 덤덤하게 폭죽을 바라보았다. 세레나는 남자의 무엇이든 알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물어볼 수 없었고, 가면에 비치는 눈 색깔이라도 보려고 했지만 폭죽의 강한 빛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폭죽 놀이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려하자 그나마 고맙다는 말만 전했다. 폭죽이 끝나고 낮은 굽의 구두는 헬퍼[26]를 통해 구하고 친구들 사이로 돌아왔다. 친구들이 세레나가 혼자 폭죽을 보게 되었다며 아쉬워하자, 친구들에게 '어떤 왕자님'이랑 같이 보았다며 그 남자에게 첫 눈에 반한 티를 낸다.

그 일 이후 구두굽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 검은 깃이 달린 검은 가면에 빨간 루비가 달린 가면을 쓴 남자가 도와주었다며 자랑도 했다고 한다. 그 남자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 사고가 발생했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져 그 일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세레니티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 방황하던 시기에 문득 그 일이 떠올랐고, 그 남자를 다시 한 번 보고싶어졌다. 가면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는 이유 하나로 가면 파티에 가면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기대를 품고 가면 파티에 자주 가서 현실 도피를 하곤 했다[27]. 파티장은 질식할 것만 같은 세레나의 방과 다르게 언제나 시끄러웠고 살아있는 기분을 주었다. 그 남자의 것과 비슷한 체향이 나면 주위를 둘러본다거나 가면을 쓰고 체구가 큰 남자를 보면 힐끔거리는 버릇이 이때 생겼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술에 취한 채 프리드릭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짜증을 냈을 때에도 그날 참석한 파티장에서 그 남자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보면 알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아이저였고 그동안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때의 아이저에게 설렜던 감정이 지금의 아이저를 향해 북받쳐 오르기 시작하고, 부끄러워졌는지 아이저의 손 위에 올려진 구두굽을 재빠르게 챙긴다. 아이저가 이번에는 일으켜줄 테니 자신의 손을 잡으라고 말한다. 세레나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 아이저의 손을 흔쾌히 잡았고 아이저는 세레나를 안고 걸어간다.

세레나는 그토록 미워했으면서 찾아다녔다는 사실에 오묘한 감정을 느낀다. 은인의 눈색을 알게되어 기뻐하기도 한다.

9. 아이저를 향한 사랑의 자각(67화~68화)

한편, 로웨인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설렘'의 유무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해준다. 함께 있으면 가슴이 뛰고, 살이 닿은 부분이 신경쓰이고, 내게 보인 언행을 곱씹게되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준다. 그런데 그 예시들이 하나같이 아이저에게 느끼고 있는 감각이었다. 인정하기 싫어 또다시 입술을 깨물고 욕조에 입수하는 등 애를 쓴다.

사랑한다는 생각을 지우기 위해 호텔 일을 일부러 열심히 한다. 크리스마스 행사를 전과 다른 방향으로 꾸며서 재미있게 만드려고 애쓴다. 본래 호텔에서 가장 높은 회원 등급[28]을 차지하고 있던 여덟 가문을 배척하게 되면서 회원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호텔 설립 기념회 뒤풀이로 오너 휴가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10. 세레나 납치 사건(68화~72화)

슬릿스완 경매장[29]에 탐나는 물건[30]이 들어와서 수이 대신 세레나가 직접 간다. 그림 뒤에 돈다발이 숨겨진 것을 보고받았기 때문에 주의했어야했지만 프라이빗 룸[31]에서 거래가 진행되기로 했던데다 보디가드도 있어서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경매가 취소되어 빈손으로 돌아가게된다.

저택으로 돌아가는 차를 탔는데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눈치챈다. 수이의 말로는 며칠간 업무 때문에 잠을 얼마 못잤다고 했으니 피로 때문에 잠시 둔해졌던 듯하다. 운전사 시저를 다그치는데 백미러를 통해 운전사가 바뀐 것을 알게된다.[32]

세레나는 매우 침착하게 대처해나간다. 프리드릭을 자신의 호위로 고용하던 때, 프리드릭에게 프리드릭의 부재 시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프리드릭은 위치를 빠르게 추적할 수 있도록 물건을 떨어뜨려두라고 대답했다. 그 조언대로 귀걸이와 장갑, 옷 단추를 창문 밖에 일부러 떨어뜨린다. 유리잔을 깬 상처에 감아둔 붕대에 향수 냄새를 묻혀 버려두어 흔적을 남긴다.

귀한 행색 때문에 심부름꾼들의 구경거리가 된다.[33] 다른 피해자들과 다르게 살려달라고 빌지 않고 소리 하나 내지 않아 신기해한다. 세레나는 고작 누군가의 심부름꾼 따위일 사람들에게 힘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차분히 납치가 일어나기 전의 상황을 되짚어보았을 때 경매 자체가 세라를 노린 미끼였다고 추론한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났으면서도 아무런 관련 없는 수이가 아니라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까지 한다. 그림 뒤에서 발견된 검은 돈도, 《달무리》의 소유주[34]도, 뒷거래가 많은 슬릿스완 경매장[35]도 전부 이전부터 못마땅하게 여겨왔기에 어쩌면 올 것이 온 것이라며 초연한 반응을 보인다. 홀로 생각을 정리할수록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라타생의 학생들에게 접대를 요구하여 예술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부당 이득을 취했던 일과 유사하게 느껴져 불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마냥 어렸던 그때나, '세라'라는 이름 뒤에 숨은 개인일 뿐인 지금이나 무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기다림 끝에 사주범과 마주한다. 사주범의 생김새를 찬찬히 뜯어보다 담배 냄새와 파란 눈, 흉터를 보고 아이저의 형, 빅터 그레이언을 알아본다. 라타생에서 해리를 죽였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 때의 끔찍한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이제는 맞설 수 있다며 자기 암시를 꾸준히 걸어왔다. 그러나 정작 과거를 마주하게되자 공포에 잠식된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왕국에서 위상이 높다하여도 여전히 라타생에서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14살 소녀일 뿐이라는 것을 체감한다.

빅터는 세레나가 자신의 사업에 방해가 된다며 더 이상 미술품 경매에 관여하지 말고 개인 창고의 주소를 자백할 것을 요구하는 각서를 내민다. 세레나는 계약서에 침을 뱉는 것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다. 빅터는 출장을 가야하는 관계로 출장 기간인 3일 안에 각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10분씩 지연될 때마다 얼굴에 흉터를 내겠다고 협박한 뒤 자리를 뜨고, 세레나는 잔뜩 움츠린다.

납치된지 이미 이틀이 지나 빅터가 돌아올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감시자들이 기본적인 음식과 물을 제공해주었지만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36]로 무언가를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때, 벽 너머로 전화를 하는 소리를 듣고 전화를 써서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세레나는 아이저와 결혼했을 시점부터 십자가 형태의 목걸이를 늘 착용했다. 해당 목걸이는 사실 호신 용품으로, 십자가 팬던트를 분리하면 작은 독침이 나온다. 치사량의 독은 아니지만 상대를 기절시킬 수는 있다. 창고의 그림에서 누군가가 은닉해둔 거액의 돈을 발견한 뒤로, 프리드릭이 목걸이를 꼭 하라며 수이를 통해 당부했고, 납치된 당일에도 수이가 세레나에게 걸어주었다. 감시자를 불러내고 이 목걸이를 써서 기절시킨 뒤 경찰도, 저택 전화실도 아닌 아이저에게 전화를 건다.

수화기 너머로 아이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온다. 아이저가 세레나에게 대략적인 위치를 묻지만 차에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들이 세레나의 눈을 가려버렸던 탓에 소지품을 버려두었던, 웰른베르크 외곽의 숲으로 향하는 외길이 기억의 전부였다.[37] 그저 도착해보니 낡은 2층 짜리 나무집에 와있었다. 아이저는 눈을 감고 소리나 냄새라도 차근히 기억해보라고 하고, 세레나는 페인트 냄새와 작은 기계 소리를 기억해낸다. 말을 마치자마자 다른 감시자의 소리가 들려오고, 황급히 전화를 끊으려한다. 아이저는 세레나가 전화를 끊기 전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으니 조금만 참으라고 안심시킨다. 세레나는 자신이 아이저의 목소리에 안심을 하고, 그의 약속을 믿고, 그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아이저와 통화한 뒤 하염없이 아이저를 기다린다. 아이저를 경계하고 싫어할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을 부르게 된다면 틀림없이 아이저를 조금도 불신하지 않을 때는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세레나가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을 끊임없이 떠올리면서 흐려져가는 정신줄을 붙잡게 된다. 스스로도 이런 자신이 신기해서 머리가 잘못 되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정말로 아이저를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며 시나브로 감정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감시자가 사색이 되어 빅터가 돌아왔다고 알린다. 그는 계약서를 완성하지 않으면 자신도 세레나도 죄다 빅터에 의해 죽임을 당할 것이라며 거칠게 세레나의 손을 잡아끌고 펜을 쥐어 계약서를 쓰도록 시킨다. 세레나는 이에 맞서 손을 뿌리치는데 아래층에서 의문의 총소리가 들린다. 감시자는 빅터가 돌아와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하여 본인도 크게 겁먹은 채로 세레나에게 겁을 준다. 총소리가 연거푸 들리고 빅터의 이름을 부르짖는 소리와 외마디 비명 소리가 난무하자 완력을 써서 세레나를 몰아붙이려하고 세레나가 벗어나려고 애쓰는 상황이 반복된다.

11. 구출(72화~73화)

빅터가 들어오면서 두 사람이 대치하는 상황이 종료되는데, 세레나는 빅터와 다르게 입가에 흉이 없는 것을 보고 아이저라는 걸 알아챈다. 감시자들이 빅터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빅터가 아니라 아이저였던 것이다. 아이저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감시자에게 총을 쏘기 시작한다. 아이저가 빅터와 닮은 얼굴을 하고 사람을 쏘는 상황이 세레나로 하여금 라타생에서 겪은 악몽을 떠올리게 하여 괴로웠다. 한편으로는 아이저만은 사람을 죽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아이저는 사람을 죽일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세레나의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38] 생전 처음으로 '아이저'라는 세 글자를 크게 외치고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울면서 애원한다. 아이저 앞에서 울음을 터뜨린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동안은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눈물이 나와도 꾹 참았지만 이제는 신뢰하는 관계가 되었고, 빅터보다 아이저가 먼저 왔다는 안도감에 벅차올라 약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무너져버린 것이다.[39]

아이저는 주저앉은 세레나를 꼭 끌어안아주며 죽이지 않았다고 안심시킨다. 아이저는 그대로 세레나를 안아들어 구출하고, 세레나는 그저 아이저를 꼭 붙잡고 안긴다.

아이저에게 이끌려 서둘러 차에 탑승하고, 얼마 뒤 인적이 드문 개울가에 도달한다.

아이저는 평소답지 않았다. 상황에 맞지 앉게 개울가에 세레나를 앉히고서 옷을 벗으라고 한다. 세레나가 귀를 의심하자 아예 외투를 직접 벗겨버린다. 그 손길이 하도 신경질적이고 거칠어서 점점 이상하게 여긴다. 급기야 정장 드레스 밑단을 찢고 자기 셔츠를 개울물에 적셔서 다리를 닦는다. 세레나는 아이저가 엉망이된 세레나의 몰골을 보고 화가 났다고 확신할 수밖에 없었고, 화난 이유를 물어본다.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아이저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따르는 자신도 모순적이라고 느낀다. 아이저는 세레나의 몸에 묻은 더러운 피가 싫다고 대답해주고서 말없이 세레나에 기대어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어지러우면 안아서 데려다주겠다는 말을 아이저의 손을 처음으로 먼저 잡음으로써 자른다. 지금이 아니면 말할,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총소리가 들리고 피가 튀기는 상황이 무서워서 소리를 질렀을 뿐 고마웠다는 말을 전한다. 아이저는 감사 인사를 들은 뒤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저택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세레나를 태우고 간다. 고맙다는 말을 듣고 오히려 심각해진 아이저도, 어디로 가는 지 알 수 없는데도 묵묵히 수긍하는 자신도 모두 제정신은 아닌 듯했다.

12. 아이저의 마음을 확인하다(74화)

앞마당에 호수가 있는 작은 집에서 수시로 의사의 진찰을 받고 아이저도 세레나를 간호한다. 열과 탈수 증상에 며칠 시달리다 정신을 겨우 차렸다고 한다. 호텔 설립 기념식 후 예정되어 있던 휴가를 쓴 듯 했다. 수이나 프리드릭처럼 먼저 나서서 세레나에게 필요한 걸 챙기지는 않아도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가져다 주고 식사할 때 끝까지 지켜봐주고 더 먹이려고 노력한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자 새삼 아이저에게 안기고 매달린 것을 부끄러워한다. 입맛이 없다며 밥을 먹지 않으려하자 쓰러져 죽으면 본인 손해이니 최악의 상황이라도 먹고 버티라는 충고를 듣는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납치되었을 때를 말하는 듯 하여 사탕[40]을 먹었다고 해명한다.

한편, 여전히 자신이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모른다. 아이저의 개인 별장이라기엔 작고 낡았고, 시계도 멈춰있는 것으로 보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집인듯했으며, 물건들도 다른 사람의 소유물 같았다. 이때 '아서'라는 지인이 찾아온다. 아이저가 몇 가지 물건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함께 차를 타고 '에릭'에게 가 물건들을 얻어오자는 제안을 하려고 왔다고 한다. 세레나는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지는 게 싫어 아이저의 소매를 붙잡고 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차로 20분 밖에 걸리지 않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싫다며 같이 있자고 설득한다. 아이저는 하는 수 없이 아서에게 아내 때문에 함께 가지 못할 것 같다며 거절함으로써 세레나의 부탁을 들어준다. 한때는 아이저의 아내라는 호칭이 끔찍히도 싫었지만 이제는 설렘으로 바뀐다.

아이저가 세레나에게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못됐다며 퉁명스럽게 말하자 낯선 곳에 감금시켜둔건 정작 아이저이고, 낯선 곳이 무서워서 붙잡았을 뿐이니 못된 것은 아이저라며 서로 티격태격한다. 세레나의 옷이 이곳에 있을 리가 없어서 지인이 옷을 사오는 동안 아이저의 비상용 정장으로 갈음하고 있었다. 옷도 세면도, 소리도 냄새도 모두 낯선 것이 원래의 매우 예민한 세레나라면 조금도 버티기 힘들어했겠지만 그럼에도 아이저의 간호를 받는 상황이 오히려 좋았다. 그래서 저택으로 돌아가자고 요구하지도 않았고 아이저가 이곳이 영 싫으면 저택으로 가자고 하자 이곳이 싫다는 거짓말을 하지도 못한다. 싫지는 않다는 세레나에게 아이저가 그럼 이곳이 좋은 거라며 단순하게 정의내린다. 자신만 이 상황이 좋은 것처럼 느껴져서 자존심이 상하고, 심지어 먼저 자신을 끌어안고 이곳으로 데려온 사람은 아이저인데 태연하게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하자 농락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참지 못하고 딸기 맛 술에 취했을 때처럼 아이저에게 과감하게 들이댄다. 그런데 그 농락당하는 상황마저 좋았다.

세레나가 왜 그토록 사랑을 부정해야만 했는지, 그 이유가 이때 밝혀진다. 먼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아이저를 혐오하여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퍼부었던 과거가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아이저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 우스웠다. 아이저를 향한 강한 의심을 지웠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이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매한가지인데도 그러한 감정이 생겼고, 이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반면 아이저는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그래서 머리에서는 마음에게 아이저를 좋아하면 안된다고 명령하고 있었지만 감정은 이성을 배반하고 있었다. 난생 처음 겪는 말도 안되는 감정이 버거워서 눈물이 고였고, 울음을 참아내려고 입술을 깨물기 시작한다. 아이저가 입술을 제발 깨물지 말라며 다그치고, 세레나는 마음도 없으면서 걱정하고 참견하는 아이저가 자신을 갖고 노는 것 같아 피를 닦아주는 손을 뿌리친다. 세레나는 10대 때 소망 일기장에 아빠처럼 잘생긴 사람과 연애하다 결혼하고 싶고, 풋풋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두 가지 꿈을 써두었다.[41] 그러나 아이저와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토록 미워하던 아이저를 사랑하게 된 바람에 풋풋하고 아름답기는 커녕 서로를 할퀴다 질척하게 파고드는 외사랑을 하게 되었다. 본인 때문이든, 아이저 때문이든 두 가지 소망 모두 보기 좋게 망쳐버렸다. 내가 어쩌다 너를 사랑하게 되었냐며[42] 한탄하다가 더 이상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흘러나온다. 그때 아이저가 입술을 포개었고, 이것이 두 사람의 첫 키스가 되었다.

13. 사랑을 인정하다(75화~77화)

세레나는 그만 자신의 사랑도, 그의 키스도 받아들이기로 한다. 분위기는 더 무르익어서 아이저가 세레나를 침대로 이끈다. 그동안 차갑다고만 생각했던 파란 눈이 불꽃이 가장 뜨거울 때 파랗게 타오르는 것처럼 뜨겁다고 느낀다. 아이저가 생각이 많아진 듯 고요해지자 일을 저질러버린 것이 후회되는지 궁금해하고, 아이저는 단 한 가지 생각 뿐이라며 세레나의 말에 부정한다. 하필 이 때 심부름꾼이 옷을 배달하러 오고, 아이저는 거기서 세레나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목덜미에 입맞춤을 퍼붓기 시작한다. 결국 아이저의 의도대로 밖에 누가 있든 말든 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해가 지고 불청객도 떠나자, 아이저가 세레나에게 목적어를 생략하고 시작하면 멈출 수 없으니 정말로 원하는 것이 맞는지 확실하게 동의 여부를 묻는다. 세레나는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목덜미에 키스를 한 정도면 할 것은 다 한 건데 대체 무엇을 더 하겠다는 뜻인지 묻는다. 아이저가 순진한 척은 하지 말라고 하자 억울해서 따지고, 그제서야 아이저는 세레나가 정말로 성지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당황한다. 이전에 프리드릭과도 비슷한 분위기와 상황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아이저의 반응에서 마찬가지로 당황하던 프리드릭이 생각나 기시감을 느낀다. 그때 프리드릭이 고민 끝에 무언가 더 말해주려다가 그만두었고, 그 반응 때문에 뭔가 더 남았다는 것을 어림짐작할 뿐이었다.

세레나가 모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차고도 넘쳤다. 보통의 귀족 가문 자제라면 성년제 때 부모에게 술과 성에 대해 배워야했다. 과거보다 조금 문화가 개방되면서 교육을 안받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그래도 귀족 집안 딸들은 전통을 고수하는 경향이 크다. 세레나도 귀족 집안 딸이었으므로 성년제를 보내며 정식으로 술과 성에 배울 예정이었지만, 그 무렵에 가르쳐 줄 주체가 될 수 있는 부모님이 이미 사망한 상황이었고, 이는 가정의 부재를 의미하며, 가정의 부재는 성교육의 부재로까지 이어졌다. 이안사는 살아있기 때문에 가정의 부재에 의문을 표할 수 있지만 이 시기, 세레니티는 가문 자체가 위태로워져 촌각을 다투고 있었으므로 이안사는 바깥일에 집중해야했지 가정을 돌보고 세레나에게 성을 가르쳐줄 여유가 있지는 못했다. 가정 교사를 고용해 가르쳐 줄 생각도 못했을 정도로 세레나의 성교육은 모두의 관심 밖이었다. 이 시점에는 결혼 문제로 이안사와 세레나의 사이가 좋지 못하기도 했다.[매체] 결국 이런 이야기들을 겨우 들은 건 홀로 가면 파티에 갔을 때로 미루어졌다. 그나마 이때 여러 이야기를 훔쳐듣다가 남녀 사이에 사랑이 생기면 서로를 만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더 음설한 이야기가 나왔을 땐 아무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도저히 알아듣지도 못했거니와 듣는 것만으로도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힘들어했다. 결국 한 언니가 세레나를 외설적인 이야기로부터 분리시켜 보호해주었다. 이후 세레나가 프리드릭에게 진한 스킨십을 허용하게되면서 서로 몸을 밀착하는 일도 생겼고, 경험적으로 남자들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어떤 신체적인 변화가 생기는지까지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더 나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전혀 모른다.[44] 관련된 얘기를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성교육을 받지 못한 이유를 해명하면 부모를 잃고 집안이 위태로워졌던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확인하게 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일단 프리드릭이 무언가 더 원하는 듯 했음에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을 정도로 남자로 보지 않았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도 한 번쯤은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세레나는 프리드릭을 사랑한 적이 없으니 그런 적도 없다. 굳이 침실의 일을 배워가면서까지 프리드릭과 어른의 사랑을 나눌 이유 자체가 없다. 또한 세레나는 첫사랑과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가면 파티에서 음설한 이야기가 쏟아져나올 때 한 언니가, 여기서 어설프게 배우지 말고 나중에 남편에게 직접 배울 수 있으니 주눅들지 말라고 했다. 환상이 있는만큼 배우더라도 사랑으로 결혼한 남편에게서 배우고 싶어할텐데, 프리드릭은 남편도 아닌데다가 아이저와 이혼하면 헤어질 관계에 불과한 사람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신의 호기심을 프리드릭을 통해 풀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개 고용인일 뿐인 프리드릭 역시 세레나가 먼저 원하지 않았으니 그 이상 요구하지 않았다.

가면 파티장에서의 일화를 떠올리다 남편에게 배우라는 말을 들었던 것을 입 밖으로 내어버린다. 이후의 일을 몰라야만 할 수 있는 말이었고, 의도치 않게 아이저를 더 자극해버려 당황한다. 아이저는 잠시 생각하다가 세레나가 원한다면 흔쾌히 가르쳐줄 수 있으니 정말로 지금 본인에게 배우길 원하냐며 다시 한 번 동의를 구한다.

세레나가 그 이상을 알고 싶은 것은 맞지만 아이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장벽이었다. 서로 키스를 했다는 것도 받아들여야할 과제였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프리드릭처럼 온몸에 자국을 남길거란 것은 너무나 뻔했다. 서로 경멸했고, 이제는 사랑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와는 서로 몸에 자국을 남기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워 긴장한다. 프리드릭과 스킨십을 할 때의 소꿉장난같은 분위기와 아예 다른 농밀한 분위기도 적응이 안되었다. 아이저가 마침 한 발 물러서주어 잠시 방에 혼자 남겨진다.

14. 아이저를 알아가다(77화, 81화)

열띤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고민이 생겨 잠을 못이루고 있었다. 차분하게 생각하고 싶어서 호수로 가 냉수 마찰을 한다. 아이저도 마찬가지로 잠들지 못하고 있다가 호수에 들어간 세레나를 발견하고 놀라서 호수에 뛰어 들어오느라 작은 소동이 있기도 했다.

아이저의 옷이 물에 젖어 옷 아래로 살이 비쳐보였고, 그 시선을 느낄 정도로 한참을 바라본다. 아이저가 부담스러워하자 보이니까 보았고, 아이저도 자신을 만졌는데 문제가 없다며 자존심을 세우고 해명한다. 아이저는 세레나도 만지면 된다며 장난스레 대꾸했는데 세레나는 굳이 사양하지 않고 열심히 아이저의 가슴팍을 조물조물 만져본다. 남자 가슴팍을 못느껴본 건 아니지만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든 것은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프리드릭이 먼저 세레나를 만지기 전까지는 본인이 나서서 만지지 않았던 이유는 애초에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면 만지고 싶어진다는 로웨인의 말을 드디어 이해하게 되었고, 이미 알고 있던 남자의 몸인데도 자신과 전혀 다른 것이 이상하리만치 신기하게 느껴진다.

세레나는 이참에 아이저에게 물에 들어오고 싶었을만큼 혼란스러운 이유를 설명해준다. 아이저 역시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고, 과거와 현재의 강한 괴리는 혼자서 해결해볼 수 있었지만 아이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그 한 가지만큼은 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아이저가 지난 번 '그레이언의 이름을 증오하는 건 너와 나의 차이점이 아닌 공통점이다.'라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세레니티 가문에 들어온 이유를 직접 묻는다. 아이저가 순순히 대답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그보다 조금 더 예민하게 대답을 거부한다. 가정사에 대해 알든 모르든 자신을 믿는 건 세레나의 자유이고, 말하고 싶지 않으니 궁금하면 알아서 조사해보라는 것이 골자였다. 이렇게되면 두 사람이 서로 감정이 싹트고 충동적으로 서로를 탐하더라도 신뢰를 기반으로 하여 관계가 개선될 기회가 없어진다. 그래서 화가 났지만 어째서인지 마음이 아팠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알아낼 능력이 있었지만 아이저의 입을 통해 직접 듣고 아이저와 손을 잡아도 되는 것인지 의논하고 결정하고 싶었다며 토로[45]한다. 아이저는 그 말에 반응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세레나는 아이저가 말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알지 못하면 두 사람의 관계는 제자리 걸음이기에 이 기회를 잡고 꼭 아이저의 이야기를 듣기로 마음먹는다. 그래서 방향을 달리하여 아이저가 거래를 좋아하니 자신과의 거래를 제안한다.

세레나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아이저가 세레나의 이야기에 충분히 만족한다면 아이저가 이야기하기로 하는 거래였다. 호텔 설립 기념식 전날, 집무실에서 아이저가 문득 세레나가 어쩌면 그레이언 가문에 개인적인 원망을 갖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표한 적 있었고, 세레나가 시인했다. 그때도 세레나가 자신의 정보를 넘기고 아이저에게서 할머니와 한 거래 내용을 알아내려했는데, 이때 못다한 거래를 주도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그레이언 가문을 왜 그토록 혐오했는지[46], 그리고 아이저를 왜 도저히 믿지 못했는지[통화내용]를 밝히게 된다.

아이저는 해당 통화 내용의 주어는 세레나가 아니라 남동생이라고 설명한다. 존재 여부도, 존재한다면 생사 조차 모르는 남동생을 두고 한 이야기 였으며, 죽인다거나 살린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통화 상대였던 친척을 속이기 위해 꾸민 말이었다고 한다. 다만 그레이언 가문과 척을 지고 세레니티로 오게 된 이유는 아버지와 형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일 뿐이라며 두루뭉술하게 설명해버리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매우 상세히 꺼냈기 때문에 세레나가 당황한다. 아이저는 이에 나머지는 사업가라면 뒷조사를 하는 것이 나쁜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니 뒷조사를 하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약간 서운한 마음에 라울을 꼬여서 알아내겠다고 궁시렁거린다. 그러자 아이저는 입을 열어서 라울보다는 러비스를 통해 알아보라며 넌지시 방향성을 잡아준다. 직접 말하기는 버거운 본인 대신 러비스를 통해 자신의 패를 보여주겠다는 의미이니 거창하게 뒷조사라는 용어를 쓸 필요도 없어졌고,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남동생 이야기를 알아내었기에 이만하면 소득을 본 셈이었다.

아이저를 알아가는 일에 열의를 갖게된 세레나는 아예 이 대화가 끝나자마자 러비스에게 연락해버린다. 호수 앞 낡은 별장이라는 단서만으로 세레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채고서는 세레나가 먼저 연락해서 기분이 좋다며 아침 일찍 세레나에게 찾아와준다. 갑작스런 러비스의 방문에 아이저가 당혹스러하자, 세레나는 '자신의 최대 관심사는 아이저인데 망설일 게 뭐가 있냐'라며 직진 고백을 해버린다.

러비스에게 아이저의 과거[48]를 모두 듣고 오후에는 아이저와 함께 노란 꽃[49]이 펼쳐진 들판에 나들이를 간다. 세레나는 아이저가 덤덤한 표정을 하고 있어 힘겨운 삶을 살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정이 아니라 공감을 경험한다. 어린 시절에 끔찍한 일을 목격[50]했다거나 자신의 마음이 사랑인지, 생존 본능인지도 모른 채 마음을 줘버린 일, 그리고 그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기억은 세레나도 겪어보았다. 아이저 역시도 잇따른 사건이 고통스러워 극도의 우울과 무기력에 빠졌고 사람을 거부하며 살아보았다. 세레나가 무거운 감정에서 허우적댈 때 아이저가 이런 자신을 한심하게 여길 것이라고 불안해했고, 그래서 더욱 저항했다. 하지만 오해와 달리 그 순간에도 아이저는 과거의 자신을 비추어 세레나를 이해해주고 있었다. 호텔 설립 기념식이 끝나고 아이저가 세레나에게 한 번도 세레나를 미워한 적 없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세레나는 그간 아이저에게 미움을 표출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저가 자신을 미워해야 맞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밉지 않을 수가 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저의 과거를 들은 이후로는 아이저의 넓은 이해가 미움마저도 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세레나의 미움 속에는 아이저의 가문에 대한 미움도 담겨 있었다. 자신의 가문이 끔찍히도 싫어서 세레니티로 오게 된 아이저이기에 자신을 그 가문 사람으로 보는 시선과 미움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터였다. 그런데 그 미움마저 넓은 이해로 품었다.

세레나는 스스로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아이저는 지금 세레나가 겪는 것들을 전부 겪어본 사람이고, 그걸 헤쳐나갈 힘을 지녔다. 아이저와 함께 경영을 하게 되었을 때부터 그는 늘 세레나보다 앞서 걸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세레나가 위기를 어떻게 안전하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51] 이런 사람을 이제는 믿어보고 싶어졌고, 서로 돕고 싶어졌다. 아이저도 부디 같은 마음이길 바라며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도 불러주고, 처음으로 먼저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한다. 아이저는 기꺼이 내민 손을 잡아준다.

15. 《발레리나》 습작 암거래(81화)

같은 시각, 다이아를 비춰주었는데 더로랑 측에서 마리안느 드생의 <발레리나> 습작을 폐기하지 않고 해외의 암거래 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챙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름 약속대로 소유권은 포기하되 조금이라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는데, 세레나가 이 정보를 알아내고 '세라'의 이름으로 브로커를 통해 습작을 구매해갔다. 다이아는 이 일로 세라와 세레나가 동일인이란 사실을 알아버렸다. 마리안느 드생의 그림이 팔릴 것을 예측할만한 인물은 세레나 뿐이기 때문이다. 다이아는 세레나가 칼을 건네며 그림을 폐기하라고 모두의 앞에서 요구한 행위는 다이아가 그 자리에서 그림을 찢지 못할 것도, 약속대로 그림을 버리지 않고 팔 것도 모두 예상하고서 세레니티의 체면과 습작을 몽땅 가지려한 의도적인 연출이라고 보았다. 또한 이 일로 그림의 가치를 올릴 수도,[52]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더로랑을 공격할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으니 제대로 물을 먹인 한 수였다고 평가한다. 단, 이는 당사자인 세레나의 시선이 아니라 다이아의 시선이다.[53]

16. 본격적으로 프리드릭의 배후를 찾아나서다(82화)

아이저의 과거를 알게된 날, 프리드릭이 세레나의 위치를 확인해줬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그날 저녁에 귀가해서 프리드릭을 찾았는데 세레나가 납치된 그날 이후로 종적을 완전히 감춰버렸다. 세레나에게 미지의 대상은 아이저가 아니라 프리드릭이 되었다. 의도를 갖고 접근했으면서 납치 사태를 예견하고 그림 뒤편의 돈까지 발견해줬다. 속을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의 배후도 여전히 모른다. 세레나는 어찌됐든 프리드릭을 고용한 건 본인이기 때문에 끝을 내도 자신이 내고 싶었고, 반드시 대화하여 배후에 관해 알아낼 작정으로 프리드릭을 찾는다.

17. 다이아를 적으로 돌리다(82화~83화)

다음날 아침, 아이저는 흰색의 새 차량[54]을 남겨두고 일찌감치 어디론가 갔다. 세레나는 새 차량을 타고 호텔로 출근해서 저녁까지 밀린 업무를 보았다.

습작 《발레리나》를 매입한 의도가 밝혀졌는데, 다이아의 생각과 다르게 그림 폐기 요구는 연극이 아니었다. 세레나는 사람을 믿고 싶은 욕구를 타고났다. 아이저를 믿고 싶어했듯이 이고르와 나름대로 진심을 나누었다고 생각해서 이고르도 그림을 폐기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어보고 싶었다. 그림을 폐기하라는 요구는 세레나의 진심이었다는 의미이며, 달리 말해 습작에 미련이 있었던 적도 없었다. 그래도 혹여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림을 팔 것을 우려해 미리 브로커를 섭외해두고 암거래 시장을 관찰했고, 《발레리나》 매물이 나오자마자 구매했다. 또한 세레나는 예술의 가치가 손상되는 것을 싫어한다. 이고르가 《잠식의 색》을 그냥 주겠다 했을 때 좋아하는 작품이면서도 진품 논쟁과 같은 더러운 꼬리표가 붙는 것이 싫다며 거절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암거래와 같은 더러운 꼬리표가 붙은 채로 정처 없이 떠돌기 전에 자신이 소장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히스토리의 측면에서도 '이 세상에서 사라진 비운의 작품으로 알려렸지만 사실 보존되어 세레니티가 소장 중인 작품'이라는 사연은 다이아에게나 부러운 히스토리이지 세레나가 매력을 느낄 히스토리는 아니다. 세레나는 다이아와 달리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성격인데, 다이아가 이를 모르고 본인의 행동 방식에 끼워맞춰서 해석하기도 했다.

돈이 숨겨진 그림은 그레이언 가가 돈세탁을 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수이에게 표식이 있거나 이동 경로가 같은 그림을 따로 분류해두라는 지시를 내린다.

슬릿스완 인수를 준비하고 있는데, 더로랑도 슬릿스완 인수를 위해 움직인 것을 파악하고 승부욕을 느낀다.

세레나는 프리드릭을 소개해준 브로커 '테진'을 찾아 슬럼가로 향한다. 처음부터 직접 찾을 생각은 없었고, 세라를 이용해 프리드릭의 배후를 알아낼 계획이었지만 프리드릭이 종적을 감췄고, 세라는 활동을 자제할 수 밖에 없어진 관계로 계획을 바꿔 직접 캐묻기로 한 것이다. 수이가 테진에게 먼저 연락을 시도했지만 무응답이라 세레나가 직접 움직였다. 작은 사무실을 예상했지만 술집에 가까웠으며, 담배 쩐내는 악취에 가까웠다. 다이아의 몸에서 났던 담배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더 쓴 냄새[55]도 맡았다.

테진을 찾아 프리드릭을 소개하라고 한 배후를 직접적으로 추궁한다. 테진이 교묘하게 대답을 피하려하자 돈으로 꾀어서 대답을 유도한다. 돈으로 설득하자 테진은 보다 순순해졌지만 기억을 되짚어보아야한다며 시간을 끈다. 그때 뒤편에서 갑자기 다이아가 테진에게 '물건'[56]을 요구하며 나타난다. 서로가 예기치 못한 만남에 놀라고, 다이아는 술에 취해 테진과의 대화를 훼방 놓으며 무례를 저지른다. 세레나가 다이아를 부르자, 다이아는 이곳에서는 실명을 언급하면 안된다며 '세라'로 호칭함으로써 도발한다. 처음부터 자신이 세라라는 사실을 알고 도자기[57]를 선물했냐고 캐묻자, 처음부터 알진 못했고 습작 <발레리나>를 몰래 팔다가 세라가 그림을 사간 걸 보고 눈치챘다고 하며 가문의 부정한 수를 더이상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이때 처음으로 다이아가 세레나에게 반말을 쓴다. 세레나가 말없이 다이아를 바라보자, 뒤편으로 가서 재밌는 것[58]을 알려주겠다며 음흉함을 보인다.

세레나는 점점 화가나서 재밌는 거는 당신이나 하라고 거절한다. 덧붙여 더로랑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실망했고, 그 수준을 알겠으니 더이상 더로랑과는 어떤 관계도 없다고 단언한다. 다이아는 더 나빠질 것도 없다며 담담하게 반응한다.

다이아가 주제를 바꿔서 이혼은 언제하냐고 도발한다. 세레나는 정말로 고작 몇 달 전까지만해도 아이저와 이혼하고 싶어했는데, 이것까지 간파당했다. 우선 다이아에게 어디까지 아냐고 묻는다. 다이아에 의하면 외국에 있을 때 아이저와 세레나의 뒷조사를 하고 보고받았으며, 그래서 세레나가 원치 않는 결혼을 했고, 아이저와 세레나가 사이가 좋지 않았으니 분명 이혼을 원했을 것이라고 한다. 정작 이혼을 할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땐 아이저에게 주도권을 빼앗겨서 그럴 수 없었는데, 이제는 홀로 설 능력이 있으니 이혼을 빠르게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이 질문을 통해 다이아의 속내를 눈치챈다. 세레나의 이혼을 원한다는 건 진심이지만, 이혼을 돕겠다는 그 제안을 자신이 받아들일 리 없다는걸 다이아도 알테니 진짜 목적은 자신이 아이저에게 마음이 있는지 아닌지를 떠보는 것이다. 결국 첫 만남부터 아이저를 간호하겠다고 세레나의 자리를 요구한 이유가 이제서야 보인다. 처음부터 이혼을 확신해서 부부로 취급할 이유를 못느꼈거나, 그냥 그러기 싫었던 것이다. 세레나는 다이아가 원하는 답을 해줄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자신이 짧은 순간 파악한 것들을 이야기하며 다이아의 속을 찔러본다.

더이상 아이저와 자신에게 관심을 끄고, 또다시 이런 무례를 저지른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일어난다. 그 순간 아이저가 문을 박차고 등장한다. 아이저는 세레나를 숨겨주고, 다이아를 향해 세레나에게 얼씬도 하지말라고 경고한 뒤 세레나를 밖으로 데려간다.

아이저는 세레나에게 다이아와 무엇을 했는지 묻는다. 순순히 대답하려다 괜히 자존심에 큰소리를 치지만 아이저에 의하면 이곳은 낮과 밤이 다르고, 뒤편에서 나던 쓴 냄새는 쾌락을 즐길 때도 쓰지만 정신 착란을 일으켜서 자백을 받아내거나 중독시켜서 인생을 망칠 수 있는 냄새라고 한다. 경호원 사용도 지적받는다. 경호원을 데려왔으면 유사 시를 대비해 문 밖에 세워뒀어야하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늘 세레나를 따라다니며 지켜줄 수 없으니 스스로 지키라며 따끔하게 혼을 내고, 세레나는 이미 스스로 무모한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 한 마디 반박도 못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유난히 아이저가 예민한 듯하여 라울에게 아이저가 오늘 무얼 했는지 묻는다. 라울이 우물쭈물하자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확신하고 캐묻는다.

18. 아이저와 진정한 부부가 되다(84화~86화)

라울에 의하면 아이저는 납치 사건 때문에 오전에 그레이언 가에 갔다고 한다. 더스틴 그레이언과 언쟁이 있었고, 빅터 그레이언과는 크게 마찰을 빚었다고 한다. 그런데 귀가하던 중 세레나와 다이아가 함께 있는 걸 보고야 말았으니 기분이 완전히 바닥었다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세레나는 할 말은 하고 싶었다. 아이저가 부부 전용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 직전, 아이저에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로 한다.

세레나의 가치관은 이러하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켜야한다는 아이저의 훈계에는 동의했다. 낯선 곳에서는 좀 더 조심하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매번 몸을 사릴 생각은 없었다. 세레나는 혼자라도 필요하다는 판단이 서거나 자신이 원한다면 부딪혀보길 희망한다. 그게 때로는 아이저의 시각에서 무모해보일지 몰라도 그래보고 싶었다. 이러한 자신의 가치관을 아이저에게 전달한다.

아이저는 가만히 듣다 말고 침묵하더니 갑자기 키스를 해온다. 아이저는 기분이 나빴던 영향인지 지난 번보다 더욱 거칠었다. 한참 키스를 퍼붓더니 돌연 멈추고, 세레나를 각방으로 보내려한다. 이 상황은 지난 번, 아이저가 무언가를 더 하려다가 그만두었던 것과 똑같았다. 그때는 정말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저가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서 아이저를 향해 필요하다면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듯, 그 무언가를 한 번 알아보고 싶었고, 부딪혀보고 싶어졌다. 이는 전혀 충동적인 생각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이저에게 처음으로 먼저 폭 안기며 그때의 것을 가르쳐달라고 떼를 쓴다. 아이저가 너무 조심스러워하자, 사실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사람은 네가 아니냐며 아이저의 속을 찔러본다. 아이저는 몸을 밀착해오더니 언제든 준비되었다며 세레나의 말을 부정한다. 이어 몸을 돌려세우고, 속옷을 벗기고, 블라우스 단추를 몇 개 푸는 등 다소 거칠게 대한다. 아이저의 돌발 행동에 비록 놀라긴 했지만, 이것보다 더 할 것이니 지금이라도 그만두라는 말이 무섭지는 않았다.[59] 게다가 살면서 처음으로 남자에게 키스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세레나는 더한 것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입맞춤을 통해 표현한다. 이로써 세레나는 아이저에게 확신을 주었고, 아이저는 세레나와 함께 세레나의 침실로 향한다.

엘리베이터에서 거칠었던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막상 아이저는 세레나를 최대한 배려해준다. 크게 긴장되었지만 아이저의 가르침대로 감각에 집중하려해본다. 예전부터 아이저가 프리드릭과 같은 행위를 해도 이상하게 부끄럽다거나 뜨거움을 느꼈다. 그 감각이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프리드릭이 몸 곳곳에 키스해주었던 것과 같은 행위를 아이저가 하고 있는데도 프리드릭 때와 달리 시종일관 부끄러웠고, 동시에 좋기도 해서 이상하게 여긴다. 세레나는 마냥 금욕적일 것만 같은 아이저가 자신을 욕망한 적 있는지가 문득 궁금해졌고, 참지 못하고 질문한다. 아이저는 자신이 할일을 하며 한참 뜸을 들이다 수없이 많다고 시인한다.

다음날, 세레나의 몸 상태를 고려해서 부부 동반으로 휴가를 낸다. 호텔 설립 기념식 이후에 오너들에게 주어지는 휴가권이 있는데, 이걸 사용했다. 자신의 몸에 아이저가 남긴 자국들이 잔뜩 있었는데, 옷으로 가려지지 않는 부분까지 나 있었다.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어서 아이저에게 불평을 늘어놓는데, 아이저는 자국이 그렇게 신경쓰이면 휴가 기간 내내 침실 구역에서 둘이서만 있으면서 차림이든, 행위든 마음대로 하자고 제안한다. 그 말에 어쩐지 아이저가 제 목적을 좇기 위해 의도적으로 잔뜩 자국을 남겨둔 것만 같았고, 아이저는 세레나의 추궁에 부정조차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하루 더 세레나의 방에서 함께 지내다가 휴가 이틀 째부터는 더이상 각방을 쓰지 않기로 한다. 세레나는 부모님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곳에 여전히 발을 들이기 힘들어했다. 그럼에도 부부의 침실은 다른 침실과 달리 집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는 장점을 지녔기에 휴가 기간에도 조금씩 일을 해야하는 아이저를 위해 큰 용기를 냈다. 부부 침실을 쓰면 조금이라도 아이저와 더 함께 있을 수 있거니와, 아이저와 함께라면 조금은 더 슬픔을 씩씩하게 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저도 세레나의 마음을 알고 잘 다독여준다.

대략 나흘간, 부부의 침실이든 새벽에 몰래 나간 공원에서든 시도때도 없이 딱 달라붙어서 관계를 갖는다. 아이저가 사용인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지시를 한 것인지 세레나가 씻으러 욕실에 가면 침실을 깨끗하게 정리해놓았고, 침실에 있는 동안에는 욕실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옷을 마련해두었다. 그 모든 일을 하는 동안 세레나는 인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

이틀 뒤 오후, 아이저는 급히 볼일이 있다며 외출을 했다. 세레나에게는 금방 돌아온다고 했지만 새벽이 지나서 겨우 돌아왔다. 돌아와서 세레나를 보자마자 거칠게 몰아붙인다. 세레나가 아이저를 제지하고, 기분이 나쁜 것인지 묻는다. 그 말에 정신이 들고, 진정하기 위해 씻으러간다. 다소 진정되었지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말하지 않은 채 평소보다 더 욕심껏 세레나에게서 욕망을 채운다. 이런 행동에 세레나는 여전히 아이저를 알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19. 첫 출장 계획과 새로운 위기(87화)

아이저가 며칠 안 남은 휴가 기간에 어디를 가고 싶은지 물어본다. 세레나는 휴가 기간 대신 이후에 일정을 잡고 바다에 가고 싶다고 대답한다. 어릴 적에 가족들과 바다에서 보낸 추억도 있어서 더욱 다시 바다에 가고 싶었다. 그곳이 새 호텔이 지어질 곳이라면 더욱 감회가 남다를 듯 했다. 세레나가 헤럴드 회장과 다시 만나서 철도 건설에 관해 협상하겠다고 하자, 아이저는 회장 측에서 복지 재단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철도를 건설해주기로 했다고 알려준다. 특히 새 호텔이 지어질 플로 마리나에 출장을 겸하여 가면 시간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어서 일정을 잡고 기차편을 알아보려한다. 세레나에게는 첫 출장이어서 더욱 기대가 컸다. 아이저와 함께 기차편을 통째로 빌려서 가겠다며 설렘에 부푼다. 출장을 가기 전, 이안사에게 들러서 얼굴을 보고 오기로 한다. 이안사가 새 호텔 건설 사업과 세레나의 출장을 알면 기뻐할 것 같았고, 이안사와 자신 사이에 있는 감정의 골을 벗어나고 싶기도 했다.

휴가 마지막 날, 아이저는 볼일이 있다며 외출했고, 세레나는 잠시 집무실에 들러서 바다 사진을 살펴본다. 호텔 이름을 세레나가 짓기로 했는데, 아직 정하지 않아서 사진을 보다보면 이름이 잘 떠오를 것 같다는 이유였다. 중요한 자료들을 넣어두는 서랍으로 추정되는 곳을 먼저 살핀다. 이때 종이 한 장이 떨어지는데, 충격적이게도 세레나와 아이저의 이혼장이었다.


[1] 그린 등급 카드.[2] 벨라티아.[3] 할머니.[4] 어머니.[5] 초면부터 세레나와 아이저의 관계를 이미 끝난 연인 관계보다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혼자 갔다가는 만만하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갤러리의 그림을 보러 가는 목적도 있었다. 따라서 서로 불편하다는 이유로 불참하면 손해가 컸다.[6] 그레이언이라고는 원래도 잘 불렀지만 아이저가 그레이언 말고 다른 이름을 부르라고 했고, 리아인스는 다이아가 아이저를 부르는 애칭이라 부르기 싫었다. 아이저라고 부르기는 아직 힘들어서 그냥 나갔다.[7] 마리안느 드생의 사후 작업실을 통째로 매입했고, 작업실에 놓여있던 <발레리나> 그림을 그때 발견하여 함께 구매했다. 왕국 인증 검증서와 작가의 서명도 있다고 한다.[8] 좀 더 상세하게는, 종종 미술 업계에서는 모조품이 제작되는데 비전문가들이 어떻게 알겠냐며 모조품을 제작한 사람의 잘못이지 세레니티의 잘못이 아니니 심려치말라며 상당히 악질적으로 말했다.[9] 그림 뒷면에 작가의 서명은 있다.[10] 왕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사이며, 세레니티가 최근에 배척한 8가문 중 하나인 토드가 가문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세레니티에 안 좋은 기사를 많이 싣는다.[11] 고유의 술버릇이다.[12] 이번 모임도 참석할 생각이 없었지만 세레나가 정신이 없던 탓에 수이에게 알겠다고 대답해버렸고 결국 5년 만에 약속에 나갔다.[13] 세레나의 동기 중 15세는 여학생 다섯, 남학생 둘로 총 일곱이었다.[14] 직업이 달라져 연결고리가 끊기는 것.[15] 그래도 클라우디는 분명 좋았고 한 가지 배운 것 같아 후회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16] 정확히 정의하지는 않았어도 사랑이 아니라며 부정한 적은 있다.[17] 맥킨 신문사도 포함.[18] 총 5단계의 감정 절차에다 작가의 사인, 물감의 제조사, 제작 시기, 붓터치 등 모든 특징이 일치했다고 한다. 마리안느는 문하생이나 보조 작가도 없었다.[19] 애초에 처음 논란이 발생했을 당시부터 다이아는 여기에 매몰되어 세레니티의 그림을 가품으로 몰았다. 이분법적으로 자신의 작품만이 진품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진실을 바라보았고, 그러다 타인의 소유물을 가품, 가짜 등으로 몰아버리는 오만을 저질렀다는 점을 정확히 지적한 것이다.[20] 세레나는 이미 다이아에게 자신이 알고있는 범위 내에서 작품의 히스토리를 알렸다.[21] 벨라티아 세레니티.[22] 유리 조각 때문에 피가 흥건하게 맺혔다.[23] 이전에 벨라티아가 힘들게 공수해온 그림이었고 부부가 사랑했던 그림이었지만 세레니티가 어려워지면서 그림을 팔았고 더로랑이 사갔다.[24] <잠식의 색>을 잃고 속상했지만 오히려 이 일을 계기로 미술품에 꾸준히 투자를 하여 그림을 어엿히 지킬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그래서 이제는 가지고 싶긴 해도 가지지 못한다고 해서 미련은 없다.[25] 세레나는 졸업생으로 추측했다.[26] 달린쿠르 학생들을 개인 비서 대신 도와주는 도우미.[27] 술도 여기서 처음 배웠다.[28] 비밀 등급으로, 명칭은 <화이트>.[29] 세레나가 늘 가던 경매장이다.[30] 작품명 달무리.[31] 비대면 방식.[32] 운전사와 보디가드 측은 보디가드 차량에 장치가 되어있었는지 세레나의 차를 쫓아가던 중 차가 멈춰버리는 바람에 보디가드가 소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33] 범인의 친구가 이전에 납치했던 여자가 맘에 든다며 건드려보려 했다가 총살당한 전례가 있어 손 대지는 않았다.[34] 유명 콜렉터 '한'.[35] 그래서 슬릿스완을 인수하거나 새 경매장을 차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36] 몸에 힘이 없고, 빅터가 라타생에서 저질렀던 살인 사건이 떠올라 나지도 않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 같은 착각에 속병이 난다.[37] 웰른베르크 외곽엔 거의 숲이 있어서 단서로는 부족했다.[38] 아이저가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고 믿고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을 떠올리며 기다리고 있었고, 그래서 더욱 무의식 중에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이 튀어나왔다.[39] 아이저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건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40] 호텔로 출근했을 때 직원들이 준 사탕 몇 개 주머니에 챙겨두었다. 납치범들이 제공하는 음식은 먹지 않았지만 어지러울 때마다 사탕을 먹었기 때문에 저혈당 쇼크를 피했다.[41] 이 일기장은 세레나의 보물 창고(별관에 있는 분홍색 옷장 맨 위칸의 서랍.)에 있다.[42] 정확한 대사는 '내가 너를, 어쩌다...'이다.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은 차마 내뱉을 수 없었다.[매체] 세레나가 사는 시대는 매체가 발달되지 않은 시기이다. 배울만한 매체라곤 신문과 사진, 그림, 책 뿐인데 신문에 있을리는 만무하고 미성년자가 구할 수 있는 것들도 없다. 친구들을 통해 알게되기도 하지만, 세레나는 가족을 잃고 만남을 거부하고 있었으므로 그럴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44] 이 정도는 현대에서도 나이가 어려서 성교육을 얕게 받았다면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에 속한다.[45] 결국 아이저를 도저히 못믿어서 시종일관 공격을 퍼부을 때조차 아이저를 믿고 싶은 마음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믿고 싶은 마음조차 없다면 이러한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뒷조사를 감행했을 것이다.[46] 빅터 그레이언의 살인을 목격했다. 또한 그는 예술원의 학생들을 상품으로만 보고 그들의 피와 땀은 철저히 배신한 결과 언니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이야기이다. 자세한 내용은 '챕터1' 문서의 '과거사 : 라타생 시절(44화~45화)' 문단 참고.[통화내용] '계속 지켜보는 중입니다. 그저 죽은 듯이 가만히 살고 있어요. 지금은 조용히 사는 게 도움이 된다지만, 시간이 흘러서도 쓸모없다면 없애야죠. 이용할 수 있을만큼 이용 하다 방해가 되는 순간 바로 죽일 겁니다. 그런 것쯤은 사고사로 위장하면 돼요. 사람들은 또 금방 잊을거고.' '정이라뇨, 남과 다를 바 없는 애입니다. 죽든, 살든 아무 상관도, 관심도 없습니다. 다만, 처리하더라도 제가 손댑니다. 기회를 보고 있으니, 기다리세요.'[48] 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책임을 전가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희생된 어머니 이야기, 필요에 의해 맺은 다이아와의 약혼, 자신과 밀담을 나누었다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해야했던 제프릭, 다이아의 배신 등. 자세한 내용은 '아이저 리아인스 그레이언/작중 행적/챕터2' 문서의 과거사 문단 참고.[49] 노란 붓꽃이다. 노란 붓꽃의 꽃말은 '믿는 자의 행복'으로, 해당 회차에서 세레나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50] 세레나는 빅터가 사람을 살해하는 장면과 친한 언니의 주검을 목격했고, 아이저는 초주검이 되어가는 어머니를 보고 공포를 느꼈다.[51] 지금까지 두 사람의 과정을 울퉁불퉁한 산길조차도 먼저 걸어 내려가며 나뭇가지와 걸림돌을 치워주는 세심함에 빗대어 연출했다.[52] 그 자리에서 요구해서 얻어내는 것보다 행방불명된 작품을 소장하고 있을 때 그림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53] 다이아는 세레나를 가해자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54] 커슨 자동차 제품으로 오너 전용 차량인데 아이저가 기존 차량을 쓰겠다며 신상품을 세레나에게 넘겼다.[55] 말아서 피우는 마약의 한 종류.[56] 세레나도 '물건'을 가지러왔냐고 말하는 것을 보아 마약으로 추정된다.[57] 호텔 설립 기념식날 첫만남에서 도자기를 선물했는데, 이 도자기는 '엔젤 플라워 시리즈'로, 세레나가 세라의 이름으로 유행시킨 도자기였다. 그래서 세레나가 이미 정체를 들켰을까봐 긴장하게 되었다.[58] 역시 마약으로 추정된다.[59] 아이저는 세레나가 겁을 먹는지 보기 위해 일부러 다소 살벌하게 물었다. 그런데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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