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이 마모루가 집필한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소설판.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시리즈이다.
흡혈귀 물을 빌린 좌파학생운동물이라는 것이 더 정확한 설명일 것이다. 좌파학생운동에 대해 적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오시이 마모루의 자서전적인 성격도 갖고 있다.
1960년대, 일본에서 미와 레이[1]라는 좌파 고등학생이 오토나시 사야와 익수를 발견하고 그 정체를 형사 고토다 하지메[2]와 함께 추적해나가는 형식이다.
다만,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이 책에서 후반부 1/3은 철학사의 흐름에 대한 리포트나 다름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3] 특히 마빈 해리스의 책, 음식문화의 수수께끼를 참조한 부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오시이 마모루의 장광설이 폭주하는 부분으로, 교고쿠도 시리즈와 좋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특징들에 대해 이 소설이 서사구조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기 보다는 다양한 모에요소를 등장시키고, 그것들을 보여주는 데 치중하는 2010년대 이후 라이트 노벨이나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오시이 마모루가 현대 애니메이션에 대하여 오타쿠의 소비재로써 모에요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재미있는 평가라 할 것이다. 이 소설이 대체 어디가 모에하냐고 묻는다면... 혁명과 투쟁에 대한 모에라거나, 음모론에 대한 모에 정도라고 대답할 수 있을 듯? 작중에 쉴새없이 등장하는 에스에르파, 전공투, 학생운동의 과격파 세포나 바티칸, 로스차일드 가문등은 좌파 정치운동이나 음모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소재이고, 그런 배경의 창작물에서는 사용하는 것 만으로 특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클리셰이기도 하다. 즉, 현대 덕후들이 작품의 서사구조 전체와는 별개로 특정한 성격이나 외형의 여성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처럼, 학생운동이나 음모론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런 소재에 몰입할 수 있으며, 실제로 작중에서 그런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 모에라는 표현 자체가 여성 캐릭터의 매력을 중심으로 성립된 것을 생각하면 이걸 진짜 모에라고 부르기는 힘들고, 비슷한 작용을 한다는 것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미연시나 라노베 등 모에물에서 금발에 트윈테일 속성을 가진 인물은 츤데레이고, 안경을 끼고 말이 없는 소녀라면 취미는 독서이며, 소꼽친구 캐릭터는 주인공을 좋아하고 있지만 친구로써 주인공과 가장 가까운 이성이라는 위치까지 잃어버릴까봐 자신의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는 등의 일종의 클리셰를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야수들의 밤에서는 로스차일드 가문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재단을 세워 배후의 흑막이 되고, 바티칸은 비일상적인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단독요원을 파견하며, 전공투의 고등학교 분파와 그 구성원들은 정치적 활동을 마땅찮아하는 부모 및 학교 선생들과 충돌하면서 구질구질한 아지트에서 반쯤은 자기만족이나 조금 찌질한 일탈 삼은 활동에 주력하고, 또한 자신들을 과격파라고 주장하지만 별로 하는 일도 없고 영향력도 없이 불평과 불만만 많은 인물들이다. 또한, 이 학생들에게 협력을 구하는 경찰이 학생들이 요구하는대로 밥을 사주게 되면 학생들은 기회는 이때라고 마구 먹어대고, 경찰은 자기는 박봉이라고 투덜거린다는 식. 소설 자체에 뚜렷한 서사구조가 있다기보다는 이런 클리셰들을 조합하여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이천년대 이후의 덕후적 서브컬쳐와 유사성이 강하다.
때문에 호불호는 제법 갈리는 편이여서 듀나 같은 경우 소설을 흉내낸 설정집라고 비평하기도 했다. 반대로 오시이 마모루의 작업 연장선상에서 보면 여러모로 흥미롭다고 평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재미는 별로 없다는 건 다들 동의하는거지만...
작품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차지하는지와는 별개로 여기서 오토나시 사야의 존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익수와 인간의 혼혈인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여기에 등장하는 익수는 관련 미디어 믹스에서 등장하는 익수 중 최약체로 사려된다. 교활해서 지능 플레이가 되니 무섭긴 한데 샷건에 그냥 걸레가 돼서 죽으니... 권총에도 맥없이 당하는 모습이 나온다. 뭐 사실 인간이라면 즉사 판정이었겠지만 다른 데 나오는 거랑 비교하면 너무 약했다.[4]
이노센스에서 한글판 소설이 잠시 등장하기도 했다. 덧붙여 한국음식이 많이 나온다. 냉면, 불고기, 갈비, 김치, 막장을 넣은 갈비탕 등... 그런데, 이런 음식들이 나오는 장면이 싸구려 한국식 고깃집에 가서 와구와구 먹어대는 장면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참고로, 싸구려 고깃집에서 술과 고기를 먹어대고 토하는 초반의 장면과 우아하
국내 출판사는 황금가지.[5]
[1] 이 이름은 오시이 마모루의 대학 시절 필명이기도 하다.[2] 형사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사실은 바티칸 소속의 교리성성(敎理聖省) 요원이다.[3] 좋게 보는 사람들은 분량의 1/3을 주제의식에 투자했다고 말하고, 나쁘게 보는 사람들은 운동권 찌라시 쓰고 있다고 말한다... 근대 서양철학사의 흐름을 작품 요소로 쓰는건 물론 나름 좋은 일이지만 해당 부분은 사실상 소설로써의 구조를 갖추지 못한 이론해설에 가깝다. 또한, 이 해설이 상당부분 60년대 신좌파적 관점에 기대고 있음을 참고할 것. 각 이론을 부적절하게 설명하거나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은 일단 없지만, 다원성이나 가치중립성이 모자라므로 학술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4] 그리고, 교활하다고는 하지만 다른 작품들처럼 인간이나 다름없는 사회성을 갖춘 것은 아니고, 야수로써 교활하다는 이미지에 가깝다.[5] 참고로 2002년 야수들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절판되고 2008년 현재 제목으로 재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