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너머에서 들려 온 소리에 신부는 그리 당황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생각보다 많은 종교인들이 스스로 답을 찾지 못 하고 다른 신부들에게 고해성사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서로가 서로에게 번갈아 가며 고해성사를 봐 주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사실 신부 입장에서도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시시콜콜하게 종교적인 가르침을 이야기 해 줄 필요가 없고 대개는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간다. 자신은 그저 적당히 이야기만 듣고 대충 고개만 끄덕여 주면 되는 것이다.
"말씀해 주십시오.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신부가 말을 하자 벽 너머의 사내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부라고 해 봤자 조그만 수도원에서 수녀님 몇 분이랑 아이들 몇 키우고 있을 뿐이었죠. 가진 것이 없어서 겨울에는 추위와 먹을 것을 걱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아이들 성장하는 것을 보는 낙으로 살았습니다. 그 날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사내는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목을 가다듬었다. 신부는 이상하게도 이 사내의 목소리가 어딘가 자신을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날은 유난히도 추운 날이었습니다. 눈보라 치는 어두운 밤 저희 수도원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찾아 왔습니다. 자신들을 길 잃은 여행객이라고 소개한 그들은 수도원에서 잠시 눈을 피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저희는 그들의 제안을 승낙했습니다. 별로 이상할 것도 없었습니다. 저희 수도원이 워낙 산 속 깊이 있어서 그런 사람들이 심심찮게 찾아 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일찍 제가 장작을 구하러 간 사이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부는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더 이상 이야기를 듣고 있기 힘들었다. 단순히 이런 이야기의 결말이 뻔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제 잘못이 아닙니다!"
참지 못 하고 터져 나온 신부의 목소리에 벽 너머의 사내는 코웃음을 쳤다.
"그 때 도와줄 수 있었지 않습니까?"
사내의 목소리는 마치 신부의 심장을 움켜쥐는 듯 했다. 그랬다. 그 날 장작을 구해 돌아 왔을 때는..
"돌아 왔을 때는 아직 아이들도 수녀님들도 살아 있었지 않습니까? 하지만 당신은 그저 기도하면서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나서서 그 놈들과 맞서 싸운다 해도 이길 수 없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그저 누군가 기적적으로 나타나 그들을 구원해 주기를 기도할 뿐이었지 않습니까?"
신부는 급하게 문을 열어 벽 너머의 사내를 찾았다. 하지만,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있을 리가 없었다. 애초에 그건 자기 자신이었으니까..
"내 잘못이 아니야."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때 자신이 나섰다 해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저 죽은 사람에 자신이 추가될 뿐이었다. 잘못된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옳은 선택을 한 대가로 자신은 이제 영원히 괴로워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다 어느 새 죄책감마저 잃게 될 것이다.
불행한 과거를 지닌 인물. 프로필에서도 고뇌하는 모습이 보이고 터치시에 나오는 대사도 적극적으로 창조주의 아침에 가입을 유도하는 대사와 신을 저주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두 가지로 나뉜다. 게다가 시간의 사원 스토리를 끝까지 보면 이 인간이 살아있는 게 산 것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창조주의 교단의 신부이며, 이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전부 특정종교과 연관되어있어서 관련 드립이 나왔다. 특히 브리엘은 대놓고 신부의 모습을 하고 있고 필살기가 불신지옥인 것 등, 흔히 말하는 예수쟁이들의 리더처럼 보인다. 때문에 브리엘 평가란은 "십일조 안내면 두들겨 맞을 기세다", "불교 세력은 언제 나오냐" 같은 드립으로 넘쳤다.[1]
[1] 마우스피아에서 위험한 것도 거래하는 걸 보면 이 종교 집단이 사이비 교파라고 봐야 한다. 심지어 세이지의 평가란에 있던 내용이지만 게임 개발자들이 사이비 종교에 당해본 거냐며 왜 이렇게 사이비 종교인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있었다.[2] 브리엘은 데카네의 꼭두각시였다. 피노가 브리엘이 늙지 않는 걸 신기하게 봤는데 이것은 데카네가 수시로 브리엘을 교체했기 때문이었다. 즉, 창조주의 교단 전체가 데카네의 꼭두각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