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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26 15:36:11

불경기

불황에서 넘어옴
1. 개요2. 설명3. 체감 경기4. 한국의 현황5. 사례

1. 개요

/ Recession, Depression[1]

경제 활동이 일반적으로 침체되는 상태를 말한다. 물가와 임금이 내려가고 생산이 위축되며 실업이 늘어난다. 유의어로 불황(不況)이라고도 한다.

경제학에서는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실질 GDP의 마이너스 성장을 가장 보편적인 불황의 기준으로 본다[2]. 다만 이 기준으로는 GDP 성장률은 플러스를 유지하지만 체감경기는 바닥인 경우를 캐치할 수 없다는 허점이 있다.[3]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 역시 불경기의 기준으로 본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대 기준 2% 안팎이다.

2. 설명

경제학에서는 호황과 불황은 원래 주기적으로 계속 반복되며 따라서 호황도 불황도 어느 쪽이든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기순환'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이 경기순환이라는 개념에 따르면 영원한 호황은 없지만 그렇다고 영원한 불황도 없고, 따라서 호황이 영구히 계속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불황 역시 영구히 계속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자본주의 체제상 10년에 한번씩 오는게 불경기라고 한다.

3. 체감 경기

1980년대 일본의 경제같은 거품경제는 호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래의 경제를 담보로 저당잡아 현재 닥쳐야 할 불황을 미래로 미루는 것에 가깝다. 당연하지만 거품이 터지면 그 동안 미뤄왔던 피해를 한 번에 입으며, 시간이 흘러도 전성기 시절의 경제 수준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어느 나라든지 한 번 경제 위기를 겪고 나면 필연적으로 후유증을 남기게 되는데,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한국의 취업 시장이 대표적이다.

체감적인 인식과 실제 지표가 다른 이유는 사회 전체의 분위기에 따라 결정되는 것에서 기인한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절대적 빈곤국 상태에서 중진국으로 성장하는 건 체감적으로 와닿지만,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건 체감적으로 크게 와닿는 측면이 없다.[4] 그렇기 때문에 국가 경제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고, 이 상태에서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체감 경기가 느껴지는 것이다. 보통은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을 전후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또한 대한민국의 경우
두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2020년 대봉쇄까지 오면서 분위기가 다운된 상황에서 이런 국면을 좋은 방향으로 전환할 경제적 이슈가 없었다. 사실 2010년대는 대침체 이후 회복기에 가까운 기간으로 한국과 미국은 꾸준한 2~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불황이라고 보기엔 애매한 상황이었다. 다만 대침체로 한 번 무너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대봉쇄라는 역대급 침체가 한 번 더 터지면서 분위기가 더욱 나빠진 것이다.

또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호황(물가 상승)과 불황(소비 위축, 실업률 증가)의 지표가 동시에 나타나며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이 완전히 따로 노는 경우도 있다. 심화되는 양극화, 기술적 실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부정적인 감정이 퍼지기 쉬워진 점도 비관적인 사회 분위기에 기여한다.

4. 한국의 현황

한국에서는 불황이란 단어가 국민생활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단어로 자리잡은 이후로 수십년동안 수많은 매체와, 국민들이 불황이 아니라고 한 해가 없었다. 그런데 통계 수치라는 객관적 자료를 통해 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근 20년동안 IMF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굵직한 사건이 있던 1998년2009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3%대를 찍어왔다. 그마저도 2007년까지는 연간 5% 이상이었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한번 제동이 걸려서 0.8%를 찍었다가 다시 3%로 올라 유지 중인 것. 유로존 위기, 사드 보복, 한일 무역 분쟁 등 나름 큰 경제 사건사고를 거치면서도 GDP 성장률은 2% 밑으로 떨어진적이 없었다. 게다가 이 2%~3%라는 성장률은 선진국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코로나 이전 0%대의 성장률을 보이던 독일이 보기엔 오히려 한국이 상대적 호황일 지경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인해 대봉쇄가 시작되어 전 세계 주요국들이 유럽권의 경우 -10% 이상의 GDP 손실을 바라볼 정도로 심각한 불황에 처해있는데, 정작 한국은 2021년 2월 9일 기준 인구 대비 누적확진 비율 세계 155위를 기록하는 등 방역에 성공한 축에 속해[5] 비록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지만 OECD 국가들 중에선 가장 좋은 성장률을 기록했다.[6]

언론에서는 연일 불경기를 강조하고 국민들도 불황이라고 말하지만, 세계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그렇지 않고 그냥 호황도 불황도 아닌 중간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시절 1990년대의 한국이 연간 9~10%대의 경제성장률은 기본으로 찍고 가다가 IMF 사태라는 추락을 한번 겪은 경험이 있는탓에 아직도 그때의 기준으로 호황과 불황을 가리는 영향도 있으며 만성적인 내수 부진으로 인해 체감적 인식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도 한몫한다.

5. 사례

현재진행형인 사건이 확실한 경우 ★표시.


[1] Recession은 대침체 수준의 일반적인 경기침체, Depression은 대공황 수준의 극심한 침체를 지칭하는 단어다.[2] 이 기준으로 한국은 역대 세 차례의 불경기를 겪었는데, 1979년 3-4분기(제2차 오일쇼크), 1997년 4분기-1998년 2분기(외환 위기), 2020년 1-2분기(코로나 19)이다.[3]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한국 경제도 1분기만 마이너스 성장을 해서 경제학적 불경기의 정의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바닥을 찍었다. 뿐만 아니라, 가파른 경제성장을 하는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국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0.1%에서 -0.1%로 떨어지는 것보다 +10%에서 +1%로 떨어지는 쪽이 더 고통스럽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4] 실제로 대한민국도 전 세계 주요 기관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이미 완전히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분류했으나 이후에도 한국의 세계적 위상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만 2010년대보다는 확실히 인식이 정상화된 편.[5] 2020년 10월까지만 해도 170위권 밖이었다가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으로 인해 순위가 다소 상승했다. 바꿔 말해 3차 대유행이 반영되었음에도 아주 낮은 순위에 머물고 있는 것.[6] 1인당 GDP(명목)의 경우, 순위는 세계 26위 그대로를 유지했지만 세계 25위이던 이탈리아를 전년도 1,500$ 차에서 13$ 차로 따라잡았다. 애초에 이미 1인당 PPP의 경우는 이탈리아를 추월한지 꽤 되었고 1인당 GDP도 근 몇년 내 추월할 것으로 보이고 있었는데, 이탈리아의 경제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관광업이 폭삭 망해버리며 그 시기가 더 빨라진 것. 참고로 1인당 PPP2020년영국일본을 추월하는데 성공하며 세계 2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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