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겼다. 몸도 잘 생겼다. 주먹도 세다. 포토메모리 기억력에 고차원 수학을 암산으로 풀어내는 두뇌를 가졌다.
GR(Government Relationship:대관/對官) 업무에서 수완을 발휘. 대한민국 입법, 사법, 행정의 기류를 파악, 대산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일에 그를 따라갈 자가 없다. 어찌 그리 잘하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니까.
깊은 속내에 대산을 몽땅 먹어버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산그룹 회장, 차강천은 아들 없이 딸만 둘을 두었다. 연로한 차강천이 경영을 할 수 없게 되면, 무주공산이 될 대산. 그룹의 속사정을 잘 아는 점을 이용, 대산 그룹을 야금야금 차지할 계획이다. 한때, 회장의 손녀사위가 되어 대산그룹 일족으로 직진할 기회를 노리다가, 대산의 손녀보다 사랑하는 여자를 선택하며 로맨티스트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사업 특별예산을 빼돌려 정치 비자금을 만드는 일에 키맨으로 활약, 대산그룹에 없어서는 안 될 능력자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곧 사랑하는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피라미드 설계자가 죽은 파라오와 함께 순장되듯 비자금이 완성되자 제거당한 후, 구사일생 살아 돌아와 자신을 죽인 원수들 앞에 선다.
공안검사, 특수통 검사, 검찰총장, 국가정보원장을 거쳐서 은퇴했다. 일생을 나라 사랑에 헌신해왔고,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대산 차강천 회장은 염장선을 돈벌레 취급하지만, 염장선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황금 너머에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을 돈과 권력을 이용하여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손아귀에 쥐고 흔들어야만 자신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돈과 권력을 요리조리 멋대로 맛대로 휘두를 때 절정의 환희를 느끼는 타입. 그에게 돈과 권력은 ‘뽕’이다. 죽어야 끝나는 중독이다.
민주화운동 하던 대학생, 허일도를 잡아 동지들의 이름을 불게 하고, 허일도의 죄책감을 약점 잡아 조련한 끝에 대산그룹의 맏사위로 만들었다. 허일도를 대산 회장으로 만들어 대산그룹을 염장선 개인의 ‘돈통’으로 삼을 요량이었는데, 동주가 번번이 걸림돌이 되었다. 신입사원일 때 쫓아냈어야 했다. 숫자와 수리에 밝은 재주가 아까워서 그냥 뒀더니 여간 걸리적거리는 게 아니다. 결국, 2조 원의 비자금을 완성한 후, 동주를 죽인다.
대산에너지 사장. 대산그룹 회장 차강천의 맏사위. 그의 서재에는 책과 함께 철봉이 설치되어 있다. 서재에서 책과 턱걸이로 단련한 덕분에 지적인 풍모와 군살 없이 단단한 몸을 가졌다. 대산 그룹 회장이 된 후, 차덕희와 낳은 아들, 허태윤에게 대산을 물려주는 것이 목표다.
아내인 차덕희, 그리고 아내의 전남편 여순호와 같은 대학에서 학생 운동하며 친하게 지낸 동지 사이. 여순호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후에, 차덕희와 결혼했다. 대산 그룹의 맏사위가 된 지금, 인생의 승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운동권 시절 자신을 수사한 검사, 염장선과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상부상조하고 있다. 권력의 실세인 염장선의 도움만 있으면 대산을 차지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서동주라는 인물이 나타났다. 어느 순간 대산의 직원에 불과한 동주에게 밀릴지도 모른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차강천 회장이 혼외자로 낳은 아들, 지선우의 장래를, 동주에게 의탁한 것을 알고, 자신의 아들, 허태윤의 미래가 위협받는다고 판단, 동주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차에, 염장선이 동주를 죽이라는 사주를 한다.
대산에너지 서울본부 직원. 차강천 회장의 외손녀. 양아버지, 허일도가 대산을 갖기 위해 친부, 여순호를 죽였다고 믿는다. 이를 인정하라며 허일도 앞에서 칼로 손목을 긋는 자해를 할 정도로 허일도와 각을 세우며 컸다. 미국 유학 후, 뉴욕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대산 회장의 외손녀라는 신분을 감추고 가족들도 모르게 경력직으로 입사.
동주와 사내 커플로 비밀 동거를 한다. 둘은 서로의 잘난 외모에 끌려 연애를 시작한 게 팩트다.
대산그룹의 손녀라면, 권력 실세인 염장선의 며느리가 되는, 정략결혼이 합리적인 선택이며, 사랑은 실컷 해봤으니 동주를 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양부의 팔짱을 끼고 식장으로 들어선 순간, 경호원들에게 포박당한 동주의 눈과 마주쳤을 때 알았다. 못 잊겠구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소를 잃었더라도 외양간을 고쳐서 다시는 소를 잃어버리지 않을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낙천적이라기보다는 문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해결해야 하는 성격 때문이다. 선친 차대복이 남기고 간, 대산을 재계 4위에 드는 그룹으로 만들었다. 경쟁사를 노골적으로 적대하고 깔아뭉개는 일에 단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경영자.
‘사적인 감성은 없소.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니까’
차국희, 차덕희 딸만 둘인 대산가의 미래가 문제라고 느꼈는지 차강천은 늦은 나이에 혼외자, 지선우를 낳았다.
기억력과 판단력이 전만 못한 것을 느끼자, 동주에게, 지선우를 차선우로 만들어 대산그룹이 차씨 집안으로 이어지게 하라는 명을 내린다.
대산그룹 차강천회장의 맏딸. 첫 남편과 낳은 딸, 여은남을 데리고 허일도와 재혼. 큰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 언제나 조용한 행동거지로 우아한 자태를 유지한다. 아들, 허태윤에게 대산을 물려주겠다는, 허일도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허일도가 친부를 죽였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딸, 여은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첫 남편 여순호가 내연녀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로 죽었다. 차강천은 애 딸린 차덕희가 총각과 재혼하는 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서 허일도를 사위로 받아들였다.
아들, 허태윤에게 대산을 물려주기 위해 여동생, 차국희만 예의 주시하면 되었는데, 어느 날부터 서동주라는 놈이 신경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혼외자, 지선우라는 아이와 서동주를 묶어준 걸 알고 가슴 깊이 분노를 느낀다. 조용히. 쥐도 새도 모르게. 동주를 사라지게 할 방법이 없을까. 연구 중이다.
허일도와 차덕희가 낳은 아들. 아버지를 좋아한다. 미국 유학 간 누나가 남긴 바이올린을 만지작거리다가 남다른 재능을 발견,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기로 한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아버지가 경영학이나 인문학을 전공하길 원해서 바이올린을 포기하고 역사학과에 갔다. 지금은 경영학과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대산가의 저택을 드나드는 동주와 친근하게 지냈고 동주가 결혼식 할 때 신부를 위해 연주하고 싶다는 바이올린 독주 곡을 연습시켜 주었다. 동주가 사랑하는 여자라고 보여준 사진은 바로 여은남이었다. 은남이 대산 그룹의 손녀라는 신분을 속이고 동주와 사귀는 사실을 혼자만 알고 둘 사이를 응원한다.
차강천 회장의 둘째 딸. 언니 차덕희와 띠동갑. 뇌와 입이 동시에 움직이나 싶을 정도로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내뱉는 성격이다. 솔직하고 투명한 성격이라 자평하지만, 차국희가 뱉는 말을 들은 상대들은 언제나 기분이 언짢다. 차국희와 대거리를 하다가 더 심한 말을 들을 게 뻔해서 참는 것뿐.
또 딸을 낳을까 보아 아내와의 잠자리를 꺼리던 차강천이 아들 태몽을 꾸고 낳은 아이가 차국희다. 엄마 뱃속의 태아가 아들이라고, 전국 5대 사찰의 큰스님들과 미래를 내다본다는 서울 강남 교회의 목사 사모가 한목소리로 점쳤는데 차국희가 태어났다. 기대만큼 실망도 컸기에 자라면서 은근히 구박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산의 회장이 되려는 욕망을 감추지 않고 수시로 드러낸다. 욕망 실현에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어서, 진즉부터 점찍어 두었던 동주가 말을 듣지 않아서 동주만 만나면 기분이 나쁘다.
차국희의 남편. 대학 1학년 축제 때 의대 동기의 파트너로 온 차국희와 눈이 맞아 서로의 파트너를 버리고 사귀었다. 다정다감하고 신중한 태도로 환자를 돌본다. 병원에서 인기가 많다. 차강천은 맏사위, 허일도보다 대학생 때부터 대산가를 드나들던 김도수와 친근하게 지낸다. 차강천이 허일도를 자네, 라고 호칭하는 것과 달리 김도수를 칭할 때는 ‘도수야’라고 이름을 부른다. 허일도가 이를 부러워한다.
공중파 인기 아나운서 출신. 가족들만 모인 차강천 회장의 생일에, 밋밋하게 밥만 먹기 서운하다며 차국희가 지영수 아나운서를 진행자로 불렀다. 지영수는 행사 마지막에 차강천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자작시를 낭독했다. 이때의 인연을 시작으로 차강천의 여자가 되었다.
아들을 가졌다는 말을 들은 차덕희가 찾아와 우아한 자태에 광기의 눈을 부라렸다. 아이를 지우지 않으면 불행한 인생이 어떤 건지 경험하게 해주겠다 협박하고 돈을 던지고 갔다. 돈을 돌려보내고 정자 기증을 받아 임신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내고 차덕희를 안심시켰다. 꼭꼭 숨어서 아들 지선우를 낳았다.
동주를 만나고 나서 감추었던 욕망을 서서히 드러낸다. 지선우가 자랄 때까지 참고 또 참으며 기다린 것.
차강천의 혼외자. 지영수 아나운서의 아들. 친구들과 다른 친구의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놀다가 정학 맞았다. 공부는 그만하겠다고 선언하고 엄마가 운영하는 빵집에서 일한다. 가끔 친구들과 오토바이 폭주를 즐긴다.
엄마와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간 동주를 쫓아가 동주와 신나는 하루를 보낸다.
대산그룹 차강천 회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미혼모의 아들에서 대산그룹의 상속자가 된 현실에 신이 났다. 천진한 표정으로 차덕희를 누나! 허일도를 매형! 허태윤을 조카!라고 부르며 신분 변화를 즐긴다. 차강천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아 차강천을 서운하게 한다. 부르기 싫은 건 아닌데 도저히 아버지라는 말이 안 나온다. 망나니처럼 굴어 대산가 일족을 기함하게 하다가도 동주가 타이르면 얌전해지는 ‘서동주 바라기’
도셰프보다 여섯 살 연상 아내. 10대 때 가족들과 함께 탈북. 산전수전 겪으며 생고생을 하다가 서른이 다 되어서 남한에 정착할 수 있었다. 어리숙한 도셰프를 쫓아다녀서 결혼에 성공했다. 개성댁이지만 개성 근처도 가본 적이 없다. 남한 사람들이 북한 음식 하면 개성을 떠올리기에 개성댁이라고 소개하는 것. 전남편에게서 낳은 아이 둘을 홍콩에서 공부시키고 있다. 물론, 도셰프와 함께 번 돈으로.
강이현의 아버지. 허일도의 친구. 학생운동 동지였다. 허일도가 친구들을 밀고했다고 다그친 일로 허일도와 사이가 멀어졌다가 은남의 아비, 여순호의 중재로 겨우 관계를 회복. 친구들을 감옥 보낸 검사였던 염장선과 가까이 지내는 허일도가 못마땅하다.
조경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전국의 토목, 건설 현장의 조경을 설계, 관리한다. 성외마을 성당 재건축에도 참여, 꽃과 나무, 조경에 관심이 많은 동주의 누나 아녜스 수녀와 잘 지냈다. 조경 기사와 수녀의 우연한 만남은, 훗날 동주가 과거를 알아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
염장선이 국정원에 있을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 염장선이 국정원을 그만둘 때 나라사랑을 찐하게 할 생각 없냐는 제안을 받고 따라 나왔다. 국정원을 정년까지 다니면서 벌 수 있는 월급과 퇴직연금의 다섯 배가 넘는 현금을 받았다. 집도, 차도, 가족의 안위도 모두 염장선으로부터 비롯됐기에 염장선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악기 사장은 ‘뺑끼’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이어온 ‘100년 가업’을 물려받은 사채업 명보(明寶)의 4대 사채업자. 가업을 잇기 전에는 ‘BP(Black Pumpkin/검은 호박)’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해커였다.
태금의 아버지, 명평석(明平錫)은 기업인수합병에 개입했다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실형을 살았다. 명평석은 감옥살이의 충격으로 세상을 마감했고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 돈 심부름하던 명태금이 가업을 이어받았다.
동주의 후견인 피마담은, 아이리스를 운영할 때 룸살롱 고객 중 고액의 사채가 필요한 기업인들에게 명보의 사채를 연결하고 소개비를 받는 사채복덕방을 했었다. 그때 아이리스 웨이터인 동주와 사채를 나르는 명태금이 자주 마주치며 친하게 지냈다. 고등학교 중퇴자인 동주와 중학교 자퇴자인, 명태금은 학교를 안 다니는 10대 동갑내기로서 서로 통하는 친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