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배성웅/선수 경력
배성웅의 연도별 시즌 일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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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 꼬깔콘 LoL Champions Korea Spring
그런데 2016 시즌 들어서 부진에 빠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벵기가 다시 한 번 메타와 안 맞는 상태에 놓였다는 것. 2015년의 정글러들이 라인 개입 능력과 시야 장악, 라이너 서포팅형 플레이를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이제 완전히 뒤바뀌었는데, 2016년의 정글러는 이제 라인에 개입하기보다는 본인이 라이너 급으로 성장해서 게임을 캐리하는 포지션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캐리형 정글러들 중 가장 핫한 챔피언인 킨드레드와 그레이브즈 둘 중 하나는 다룰 줄 아는 것이 현 메타 정글러들의 정석인데 벵기는 둘 다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시로 진에어 전 2세트 때[1] 그레이브즈를 뺏어오지 못해 트레이스가 그레이브즈 그 자체가 되어 하드 캐리하는 상황을 막지 못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벵기의 동선이 파악당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점인데, 정글러가 동선을 파악당했다는 것은 게임이 시작부터 정글러 때문에 꼬일 수가 있다는 이야기다. 당장 롤드컵 선발전 때 삼성 갤럭시 화이트와 맞붙은 시절에 벵기가 동선을 파악당하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다시 한 번 떠올려보자. 실제로 윙드에게 판정패를 당했을 때도 초반 카정에 당한 게 결정적이었다. 그렇게 한 번 정글이 털리고 나서 SKT의 모든 정글에 와딩이 되어버리니 죽도 밥도 못 쓰게 된 SKT 입장에서 게임을 풀래야 풀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1월 22일 삼성전에선 본인의 우승 스킨이 있는 챔피언 엘리스로 상대 정글 앰비션을 상대로 최종벵기급의 좋은 폼을 보이며 2:0으로 승리 하였다. 그러나 1월 27일 ROX와의 경기에서도 1, 2세트에서 출전했으나 2세트 초반에 트페 집중 공략을 하던 때 빼고는 두 세트 내내 먼저 잘리거나 아무것도 못하거나 둘 중 하나만의 모습을 보이며 결국 3세트 때 강판당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했는지 솔렝에서 킨드레드와 같은 캐리형 챔피언을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실제로 스베누 전에서는 그레이브즈를 선픽하고 퍼블 솔킬을 가져가며 나쁘지 않은 첫 그레이브즈 경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벌써 문제점을 보완했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일 듯하다.
2월 13일 KT 전에서 렉사이, 엘리스 저격 밴을 당하고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레이브즈까지 뺏기면서 정말 오랜만에 리 신을 픽했는데, 후반부에 억제기 앞 교전에서 트리플 킬을 달성한 것과 마지막 쌍둥이 타워 근처 농성에서도 적절한 킥을 보여주며 듀크가 화약통 폭딜을 넣게 발판을 만들어 주는 등의 활약을 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저 두 장면을 뽑아내기 이전까지는 여전히 먼저 잘리거나 무리하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것 또한 반박할 수 없는 사실.
2월 18일 롱주 전에서는 솔랭에서 날아다니고 있어서 대놓고 너프가 예정되어 있던 룬의 메아리 우디르를 2연속으로 픽했으나, 그야말로 아무것도 못 하면서 해설진들의 입에서 "우디르 왜 하죠?" 소리가 나올 정도로 다시 한 번 처참하게 망했다. 위쪽의 그나마 분전하는 모습들이 단번에 가려질 정도로 이것은 치명적이었는데, 롱주는 이 경기 이전까지는 사실상 팀으로서 완성된 느낌이라기보다는 그냥 솔랭 고수만 5명 모아놓았던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2] 그런 팀한테 SKT가 패배했고 그 결정적인 원인이 벵기의 전무한 존재감 때문이었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심각한 적신호일 수밖에 없다. 서브 정글러인 블랭크도 현재는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더욱 말이다.
이런 폼의 저하는 아프리카 전에서 절정을 찍었는데, 2세트에서는 럼블을 잡고 35분 동안 플레이한 게임에서 KDA 0/2/1이라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스코어를 보여주며[3] 대놓고 부시로 점프해서 들어갔던 뱅의 페이스 체크에 가려졌을 뿐 2세트의 사실상의 역적이 되었다.
IEM 월드 챔피언십 로스터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대회서 부진한 벵기에게 시간을 주면서 동시에 블랭크에게 실전 경험을 쌓게 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블랭크가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LCK에서의 부진을 털고 눈에 띄게 뛰어난 기량을 보여줌에 따라 아프리카와의 2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블랭크에게 밀려 출전하지 못했다. 블랭크가 1세트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팀이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체 출전하지 못했으며, 블랭크를 계속 기용했던 SKT는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승리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블랭크가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벵기의 폼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는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으며, 팀 내에서 폼을 회복하는 중에 있고 현재 상당히 폼이 올라왔으며 삼성과의 경기에서 출전이 유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는지 한 세트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사실 이번 캐리형 정글러 메타는 전 세계적으로도 꽤 가혹하게 작용했는데, 북미에서도 현지 팬들의 기대를 받던 NRG와 REN이 폭망해 버린다거나[4] 유럽도 정글러가 약한 팀들이 대체로 하위권으로 쑥쑥 내려갔으며, 중국에서는 벵기와 언제나 커리어에서 희비가 갈렸던 댄디가 이번만큼은 정말 사이좋게 폭망하고 있고 카카오와 와치는 아예 2부 리그에서도 폭망했다. 롤드컵 2승에 빛나는 페인도 브라질 리그에서 6위로 망해버렸을 정도. 이렇게까지 대격변이 일어난 이유는 현 정글 메타의 3대장인 그레이브즈, 킨드레드, 니달리 셋 모두 육식 챔피언이 아닌 캐리형 챔피언이라는 독특한 컨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카오나 댄디 같이 전형적인 육식형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다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의 주특기는 원래 초반에 강력한 챔피언 픽하여 적극적인 라인 개입을 수행하는 것이었으니. 롤 인벤에는 '우리가 벵기를 자주 볼 수 없는 이유'라는 게시글이 있는데, 이 게시글의 댓글에 벵기의 하락세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요약하자면 2015 시즌의 벵기는 저들과 같은 육식형이라는 것인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탑 다이브로 게임을 터뜨려 놓는 경우는 대체로 마린이 적극적으로 정글러 콜을 해서 각을 잡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마린이 오더형 탑솔러라는 희귀한 타입임을 감안해 보면 벵기가 2015 시즌에 보여준 그런 적극적인 라인 개입 활약상을 오로지 그 자신의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미드와 봇이야 원래 정글러 없어도 셌으니 탑 한 곳만 주야장천 보면 되는 벵기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담이 덜했을 메타라는 것이다. 실제로 캐리형 메타가 어쩌고 저쩌고 하기 이전에 2016 시즌에 들어와서 갱 타이밍이 2015 시즌에 비해 눈에 띄게 안 좋아진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2. 2016 Mid-Season Invitational
일단 서브 멤버로 참가하기는 했다. 2일차 때 팀 전체가 흔들렸고 특히 블랭크가 니달리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준 탓에 3회차가 지나고 나서도 폼이 떨어지면 벵기를 쓸 거라는 의견이 꽤나 있다.
3일차 CLG 전과 FW 전 모두 블랭크가 바론을 뺏기면서 팬들은 벵기의 컴백을 고대했고, 4회차 뒤부터 전승을 안 하면 SKT는 MSI 광탈 확률이 높은지라 노련함을 가지고 있는 벵기가 나오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2014년 푸만두의 건강 문제로 서포터를 캐스퍼로 교체했는데 상당히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서 굉장한 비난 여론이 일자 다시 푸만두가 복귀했으나 푸만두 역시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SKT를 4강에서 떨어트리게 됐던 예시를 들며 벵기 역시 더 욕만 먹지 않느냐고 우려하는 측도 있다.
또한 블랭크가 심각한 부진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벵기가 대신해서 기용되지 않는 것은 벵기가 지금 정글 메타에서 블랭크보다도 힘을 쓰지 못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블랭크의 부진으로 벵기를 기용하자는 것은 어찌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SKT가 LCK 초반에 부진을 못 이긴 이유가 벵기가 캐리형 정글러를 맡지 못하고 정글 루트가 읽히면서 패배했음을, 그리고 다시 SKT가 우승을 했던 것은 벵기가 지금 정글 메타에 익숙해진 것도 아닌 교체 정글러인 블랭크가 정글 메타에 더 맞았고 정글의 역할을 잘 수행한 것이 이유였음을 생각해보면 SKT가 MSI에서 다시 절치부심하기 위해서는 블랭크를 빼버리고 캐리형 정글 메타가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를 벵기를 기용하자고 하기보다는 블랭크가 부진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했던 캐스퍼의 경우 이전까지 푸만두가 있었던 무적의 SKT보다는 부족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비난을 받았던 것이고, 기용될 생각이 없었던 푸만두로 교체된 이후 점점 팀이 무너졌던 것을 생각해 보면 단순 교체가 답이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손가락 까딱하지 않고 우승하는 기적을 행했는데, 기묘하게도 블랭크도 1년 뒤 피넛에게 밀리며 이렇게 우승하게 된다. 다만 벵기는 블랭크가 폼이 처참했음에도 출전하지 않았으나, 블랭크는 피넛이 부정할 수 없는 세체정의 폼으로 날아다니는 바람에 벤치 신세가 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3. 2016 코카-콜라 제로 LoL Champions Korea Summer
드디어 정글 메타가 바뀌었다. 캐리형 정글러 메타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고 CC기 연계를 위해 엘리스가 떠오르고 렉사이가 부활하면서 출전이 유력해졌다. 블랭크보다 벵기가 강타를 더 잘 쓰는 것도 있다. 만약 벵기가 연습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 팀원 중에 가장 먼저 바뀐 메타에 적응하기 시작했을 것이고, 이를 통해 MSI 이후 시간이 부족했던 팀원들을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104일 만의 복귀전인 서머 첫 경기 CJ 전에서 팀의 2:0 완승에 기여를 하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벵기가 완전히 묻히지는 않은 캐리형 정글러를 여전히 못 쓰는 건 아니었다. ROX와의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와서 1세트는 본인의 상징 중 하나인 렉사이, 2세트는 캐리형 정글러 그레이브즈를 들고 나와 라인전을 모두 터뜨려 놓으며 2:0 완승에 기여했다. 상대 정글러인 피넛의 정글을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는 모습에 1세트는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6월 11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킨드레드와 렉사이로 삼성을 상대로 운영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난 스프링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이후로는 블랭크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건지 출전은 드문 편이다. 일단 SKT 입장에서 블랭크는 19살의 어린 선수이므로 최전성기의 벵기 급으로 훌륭하게 키워 벵기가 은퇴를 한 뒤에도 정글러 걱정을 없게 만드는 편이 유익한 데다가 최소한 블랭크 때문에 참패를 거듭하여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해질 만큼 폼이 나쁜 상태가 아니므로 계속 출전 기회를 잡는 모양.
그리고 7월 25일 CJ와의 경기에서 1세트에서 블랭크가 2렙에 딸피로 귀환하고 번번히 궁극기를 이상한 곳에 쓰는 등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주자 2세트에서 교체 등판했다. 엘리스로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듯 여전한 정글 동선과 날카로운 갱/역갱을 보여줬으나, 봇에서 상대 미드인 카르마에게 트리플 킬을 내주는 대참사 이후 슬슬 레벨이 뒤쳐지고 한타에서 먼저 물리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며 패배에 일조하고 말았다. 이후 3세트에서 다시 블랭크로 교체되면서 블랭크의 폼이 썩 좋지 않은데도 줄곧 블랭크만 선발 출전하는 이유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이 경기에서 눈에 띄는 벵기의 문제점은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피지컬로, 고치 적중률이 눈에 띌 정도로 낮았던 데다가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먼저 물리며 한타의 빌미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여전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글링과 갱킹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메카닉이 없으면 확실한 변수를 창출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지켜보는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까지도 블랭크가 주로 출전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피지컬을 올리기 위해 연습 중인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부진으로 갖은 욕과 인성 논란까지 터진 블랭크를 대신해서 정규 시즌 마지막 라운드인 롱주 전에 선발 출전했다. 두 판 다 그라가스를 선택했으나, 크래쉬가 렉사이와 헤카림으로 인생 경기를 펼치며 정글 레벨이 4나 차이가 나는 등 정글 차이를 막지 못하며 0:2 패배를 당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5세트 내내 블랭크가 선발로 기용되었고, 사실상 블랭크로부터 시작된 역캐리에 듀크를 제외하고 나머지 3인도 던지는 등 팀의 기량이 막장으로 떨어지는 중에도 결국 나오지 않았다. 한 마디로 블블벵벵벵 대신 말말카카카를 당했다.[5]
유출된 TSM과의 스크림에서도 최병훈 감독이 언급했듯이 팀의 전체적인 폼이 내려가 있었으니 속단은 이르지만, 정규 시즌 내내 보이던 자신의 밥그릇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면모를 그대로 노출하고 말았다. 대체로 벵기가 2016 시즌에 다시 메타 부적응을 겪은 이유는 벵기의 스타일이 라이너 시팅과 한타 탱킹 및 CC기 분배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정작 자신의 성장력과 캐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레이브즈, 킨드레드 등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플레이하는 모습도 보여줬고 벵기의 주 챔피언들이 티어 상승으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결국 챔피언의 문제가 아닌 플레이 스타일의 문제였기에 메타를 거스르는 데에 실패하고 만 것. 실제로 인간 상성인 앰비션을 상대로는 서머 1라운드에 승리했지만, 나머지 성장력이 뛰어난 정글러인 크래쉬, 윙드, 하루, 블레스 등을 상대로는 어김없이 개인 성장력과 캐리력에서 밀리는 모습으로 팀을 패배로 이끌고 말았다.
그러나 이 평가는 그 해 월드 챔피언십에서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4. 리그 오브 레전드 2016 시즌 월드 챔피언십
vs C9 : 승리 (3/1/4)
조별 예선 1경기 C9 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엘리스를 들고 초반 점멸-고치로 젠슨의 카시오페아의 성장을 차단함과 동시에 스노우볼을 천천히 굴렸고, 매서운 고치로 경기 끝까지 페이커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해설진들이 언급했듯이 전성기 벵기의 더 정글스러운, 그야말로 산책하듯이 정글을 드나들며 적재적소에 갱킹/역갱킹을 하는 모습과 서머 시즌 처참한 명중율을 자랑했던 고치의 명중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 비록 첫 경기라 더 정글이 돌아왔네 뭐네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롤드컵이 진행됨에 따라 벵기가 자신감을 되찾고 폼이 상승하면 그동안 쌓아온 정글링 동선과 칼같은 갱킹, 역갱을 비롯한 시야 장악 등을 통해 벵기의 포텐성이 다시 한 번 터지며 2015 시즌 서머와 롤드컵 때 보여준 모습, 어쩌면 그 이상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IM 전에서 나온 블랭크의 모습도 서머 시즌과는 달리 어느 정도는 안정된 모습이여서 본인이 무조건 캐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도 벗어나 정말로 자신의 최고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게 된 것도 어드밴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일차 FW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블랭크가 다시 서머로 회귀한 듯한 경기력을 보여줌에 따라 벵기의 재출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어났다.
vs FW : 승리 (1/1/14)
2라운드 조별 예선의 마지막 경기였던 FW와의 경기에 출전했다. 올라프를 플레이하며 1라운드 블랭크의 올라프와 달리 다이브와 유효 갱킹, 그리고 더 정글다운 오브젝트 관리(바론 스틸 한 번 제외)로 이득을 꾸준히 거두면서 최종적으로 1/1/14의 KDA를 기록하며 팬들을 만족시키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SKT가 패배하면 C9과 FW의 단두대 매치가 있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본인의 LMS 팀 상대 전승을 이어감과 동시에 이전 같은 팀 동료였던 임팩트의 C9의 8강 진출을 확정시켰다.
RNG와의 8강에서도 선발 출전하여 1세트에서는 리 신을 꺼내들었다. 폼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밴픽에서 RNG가 정글 2밴을 한 결과 상대 정글 mlxg의 시그니처 챔피언 리 신을 황급히 뺏어올 수밖에 없었고, 결국 벵기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과 상반되는 챔피언을 뽑은 결과 초반부터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해야 함에도 무난하게 망하며 패배에 일조하게 되었다. 그리고 1세트 종료 후 블랭크와 교체되었다. 여러모로 2라운드 IM 전에서 리 신을 픽한 블랭크와 비교될 수밖에 없던 플레이였는데, 초반에 존재감이 전무했던 건 블랭크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중후반부에는 3인 당구 킥으로 평가를 세탁한 블랭크에 비해 벵기는 게임 종료 시까지 뚜렷한 존재감을 표출하지 못하면서 육식형 정글러를 육식형답게 다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군다나 정글 2밴을 당한 이후 고른 리 신이었던 만큼 이는 자크라는 새로운 챔피언을 찾은 블랭크에 비해 챔피언 폭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진정한 더 정글의 부활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
ROX와의 4강에서도 선발 출전했다. 1세트에서는 올라프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막판 피넛과의 강타 싸움을 승리한 것은 덤. 그러나 코치진이 좀 더 변수 창출을 원했는지 2, 3세트에서는 블랭크가 출전했다. 그런데 봇 듀오의 폭망과 그로 인한 정글의 무력화로 2, 3세트를 내리 패배하자 4세트에서 다시 등판했는데, 니달리를 꺼내들고 정말 정글 그 자체가 되었다. 참고로 이번 니달리 픽은 벵기가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뒤 공식전에서 처음으로 니달리를 플레이한 것이다.
니달리라는 챔피언 특유의 무시무시한 정글 속도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날카로운 미드 타워 다이브로 퍼블을 따내고 유유히 탈출하는 모습과, 커버형 정글러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고릴라의 자이라를 솔킬내는 등 협곡을 종횡무진하며 단단히 하드 캐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5세트에서는 오랜 친구 엘리스 대신 8강에서 폭망했던 리 신을 꺼내들고 초반에 오리아나에게 블루를 양보해 정글 레벨이 차이가 나게 되어 이를 노린 엘리스에게 퍼블을 내주기도 했지만, 페이커와 함께 2013년의 재림을 보는 듯한 슈퍼 플레이를 연발하며 벵잼잼벵벵을 완성시켰다. 특히 백미는 양 팀이 팽팽하게 맞서던 게임 초중반에 ROX의 바론 시도를 강타 없이 저지해내는 장면과[7] 경기 중반 미드 2차 타워에서 프레이를 걷어차서 쿠로를 맞추는 2인 당구킥을 성공시키는 장면이다.[8]
세계 최상급 선수들을 둔 팀에 잘 어울리는 안정적인 정글링을 장점으로 평가받던 벵기였지만, 그만큼 캐리형 정글러를 못 다룬다는 단점이 있어서 거의 항상 SKT가 고정적으로 니달리에게 밴 카드를 투자하거나 라인전 단계에서 선수들의 커버에 실패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진다는 약점이 있었으나, 이번 4, 5세트로 인해 그런 약점마저 부정하고 완전체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타 없이 정글도 돌고 정글템도 사고 점멸도 2개를 드는 협곡 그 자체.[9]
해외 해설진도 벵기의 플레이를 극찬했는데, 분석 데스크의 Kobe는 "그가 혼자서 세 게임을 따냈다.[10] 슈퍼맨처럼 나타나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라며 극찬했고, Deficio 역시 "정글 그 자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레딧의 한 유저는 벵기를 예수에 비유하는 장문의 코멘트[11]를 남기며 극찬했는데 이는 경기가 끝난 후 방송되는 World Tonight에서 해외 해설진인 Jatt[12]에 의해 직접 낭독되기도 했다.
4강 MVP는 벵기로 선정되었다. 벵기는 이 경기를 통해 벵기는 얻은 게 많았다. 첫째는 더 이상 SKT가 니달리 밴을 필수로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 따라서 SKT와 상대하는 팀은 밴픽이 더 까다로워졌다. 그동안의 모습인 선수들을 시팅해주는 스타일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게임을 휘집어 놓을 수 있다는 캐리력도 보여줌으로서 벵기를 공략하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또한 팀 내부적으로도 벵기가 현재 상위 티어의 정글 챔들을 다룰 줄 아니 자신들은 훨씬 더 다양한 조합을 짜서 색다른 플레이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점이다. 한 줄로 요약한 2016 롤드컵과 벵기의 관계.[13][14]
결승전에서 올라프와 리 신, 엘리스를 골고루 픽하며 자신에게 이제 커버형 정글뿐이라는 수식은 필요없다는 듯 협곡을 종횡무진하며 SKT의 승리를 견인했는데, 이전에도 기묘한 인간 상성을 자랑했던 앰비션을 상대로 완벽한 갱킹과 초중반 운영을 보여주며 앰비션의 빠따를 꺾어버렸다. 패배한 3세트에서도 강타 싸움을 번번히 지며 결정적인 쐐기가 박히는 데에 일조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벵기의 초중반 장악력은 앰비션을 상회했다. 4세트에서는 블랭크와 교체되었지만 5세트에 다시 돌아와서 SKT의 수호신답게 게임을 하드 캐리해내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결승전에서도 4강에서의 포스를 뿜어내며 세체정의 실력을 선보이며 팀이 3번째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에 기여했다. 경기 스코어는 3:2였고 내용적으로도 대단히 박빙의 명승부였으나, 벵기의 존재감은 페이커와 더불어 압도적이었다.
5. 2016 LoL KeSPA Cup
12강에서는 블랭크가 선발 출전해 등판하지 못했고, 8강에서 2경기 모두 출전했다. 그리고 이 대회가 벵기가 SKT T1에서 치르는 마지막 대회이다. 이 대회를 끝으로 팀과 계약 종료가 되었다.MVP를 상대로 리 신과 엘리스를 꺼내들었고, 1세트에서 리 신으로 환상적인 궁극기 활용으로 킬을 내는 등 더 정글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었으나, 2세트에서 왕년의 주 챔프 엘리스를 꺼냈음에도 지나치게 공격적인 플레이로 데스를 하는가 하면 바론을 뺏기는 등 약간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도 불구하고 무난한 커버를 보여주며 서머 시즌 악몽 같았던 -1인분을 하는 모습까지는 아니었다.
락스와의 리매치 4강에서 1세트에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패배한 블랭크를 대신해서 출전, 상대의 시야를 다 보는 듯한 움직임으로 해설들에게 역시 더 정글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의아하게 잘리는 페이커와 라인전에서 밀린 봇듀오의 차이로 인해 결국 게임을 패배하였다.
6.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전
정글부문 올스타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하면서 페이커와 함께 올스타에 투표로 뽑히게 되었다.
1일차 첫 출전은 LMS 올스타와 LCK 올스타의 경기였다. LMS는 한국 잡는 팀으로 알려진 Flash Wolves의 미드, 정글 듀오가 포함된 만큼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그리고 실제로 후반 직전까지 LMS의 정글러 카사의 리 신이 미친 듯한 활약을 선보여 팽팽, 혹은 LMS의 우세까지 가게 되었다. 소규모 교전에서 조금씩 조금씩 킬을 먹고, 마지막 한타에서 팀의 원딜 프레이가 잘린 상황에 4:5 한타를 폭파시키며 GG를 받아냈다.
2일차 LPL 올스타와의 경기에서 벵기는 리신을 픽했다.특히 LPL과의 올스타전에서 리신으로 완벽한 탈출쇼를 보여준다던가 페이커의 아리와 보여줬었던 호흡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좋은 경기력으로 경기를 승리하였다.
마지막 3일차 LCS EU 올스타전에선 엑스페케의 가렌, 소아즈의 일라오이 등 신선한 픽이 EU 측에서 많이 나왔는데, 페이커도 케스파 컵에서 한 번 꺼낸 바 있는 갈리오를 픽해 맞섰다. 벵기는 올라프를 픽하였으며 전체적으로 무난한 모습으로 경기를 이기며 끝냈다. 그리고 이것이 페이커와 벵기가 함께 출전한 마지막 공식 경기이다.
7. 시즌 총평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벵기의 활약을 요약하자면 진 주인공. 대회 초반부터 활약해 온 페이커와 달리 초반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화려하게 복귀해서 팀을 구해내고 우승까지 차지하는 드라마틱한 모습으로 당해 부정적인 평가를 모조리 찬사로 뒤바꾸는 것에 성공했다. 아마 벵기는 롤드컵 역사상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를 써내려간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이후 벵기의 SKT 계약이 만료되면서 SKT에서의 마지막 대회를 결국 정복하지 못한 채 끝나게 되었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12월 15일 이지훈이 소속된 중국의 Vici Gaming에 입단했다.
[1] 벵기는 페이커와 함께 2세트만 출전했다.[2] 신생 팀들이 흔히 그렇지만 SKT는 신생이라 불릴 이유도, 실력이 급격히 낮아질 타당한 이유도 딱히 없어서 중상위로 대접받는 진에어와 하위팀으로 대접받는 롱주에게 털린 건 SKT 팬들 입장에서 실드를 쳐주고 싶어도 쳐질 리가 없다. 진에어는 의적이라 그렇다 쳐도 롱주에게 털린 건...[3] 럼블은 이퀄라이저 미사일(R)의 특성상 한타를 참여했다면 상대에게 맞게만 대충 써도 최소한 어시는 들어올 확률이 높다. 그런 챔피언을 가지고 35분 동안 고작 1어시 밖에 못했다는 건...[4] 두 팀 모두 다양한 문제점이 있었지만 북미 기준으로 1인분은 해줄 줄 알았던 정글러들이 문제였다. 각각 신인과 노장인 선수들이 갑자기 캐리형 정글러 메타에서 벵기와는 비교하기도 미안한 핵 폐기물로 전락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비시즌에는 이렇지 않았으니 이에 대한 대비도 불가능했을 듯.[5] 롱주 전은 순위에 영향이 없는 경기인 데다가 직전에 블랭크의 인성 문제가 터져서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급하게 투입된 거라고 보면 적어도 코치진의 눈에는 현재 벵기의 폼이 주전으로 나가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현재의 블랭크보다도 폼 자체가 밀린다는 의미.[6] SKT의 위기, 혹은 토너먼트 중 패색이 짙어질 때마다 항상 팀의 멘탈을 붙들어주고, 사기를 진작시키고, 게임 내의 슈퍼 플레이로 팀을 이끄는 벵기의 활약에 해외 해설진이 남긴 찬사.[7] 이후 ROX는 결국 바론을 가져가기는 했지만 희생을 너무 크게 치러서 패배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8] 쿠로에게 음파를 맞추고 날아가서 프레이의 옆으로 점멸을 탄 후 뽀삐의 궁극기에 맞고 올라갔다가 내려온 쿠로에게 프레이를 날려버렸다. 이 장면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유일하게 바론 버프를 가지고 있던 쿠로의 카르마를 죽임으로서 ROX의 바론 버프를 모조리 빼버린 데에 있다.[9] 경기 정보 기록에 강타 대신 점멸로 표기된 것이다.[10] 블랭크가 출전해서 2패, 벵기가 출전해서 3승을 따냈음을 일컫는 말.[11] 번역하자면 '처음엔 톰, 다음에는 블랭크. 몇 번을 구주이신 벵기님이 무덤에서 부활하셔서 다른 정글러가 2판을 진 뒤에 SKT의 빛이 되셔야 하는가? 정글 그 자체이자 신의 오른손께서 다시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끄셨다. 페벵 듀오는 진정으로 리그 최고의 듀오이다.' 이것은 한국 중계진에서도 언급되었는데, 구세주를 뜻하는 saviour를 채동희 통역이 중계 도중에 언급하자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는데 이는 e스포츠 최악의 사건 중 하나인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의 주범인 마재윤의 아이디가 saviour였기 때문. # 19분 50초 경.[12] 몬테 정도는 아니지만 SKT에 굉장히 우호적인 코멘트를 하는 해설진으로 알려져 있다.[13] 2016 롤드컵의 모토였던 '전설, 날아오르다'를 패러디한 것이다.[14] 단순한 드립이 아니다. 벵기가 출전하는 경기마다 해설진들은 물론 관중, 각종 롤 관련 커뮤니티의 유저, 심지어 옵저버까지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랜 부진으로 인해 은퇴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자신의 약점을 멋지게 극복해 다시 정상에 올랐으며, 무엇보다 그 과정이 매우 드라마틱하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