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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위기[1] 협회 Google 절강성체육국 중국오전(지명) 위기봉회(바둑정상회담) The Future of Go Summit in Wuzhen 정첨기수(최고의 기사)+DeepMind AlphaGo 공창기묘미래(함께 바둑의 현묘한 미래를 창조하다) Legendary players and DeepMind AlphaGo explore the mysteries of Go together |
1. 개요
2017년 5월 23일부터 5월 27일까지 중국 저장성의 우전(Wuzhen, 烏鎭)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바둑 행사. 가장 중요한 행사는 알파고와 커제의 3번기였다. 참고로, 저장성은 바둑의 발원지로 알려진 란커산(爛柯山)이 있으며, 커제의 고향과도 가깝다.2016년 이후 알파고와 이세돌이 격돌했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이후, 여러 바둑 기사가 알파고와의 대전을 희망하였다. 그중에는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도 있었다. 결국 2017년 4월 10일, 딥마인드와 중국기원은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우전 정상회담(The Future of Go Summit in Wuzhen)'을 열고 커제와 대국을 하는 것으로 공식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이후 정식으로 성사된 알파고와 프로 바둑기사와의 공식 경기이다.
참고로 2016년 말 알파고는 한국과 중국의 인터넷 바둑에 등장하여 프로바둑기사들을 상대로 60연승을 거두었다. 커제도 3전을 두어서 전패했다. 이 인터넷 대국은 극도로 시간이 짧은 속기전으로 진행되었고, 일단은 공식 전적으로는 취급하지 않는다.
커제와의 3번기 대국 외에도 중국 프로기사 5인 vs 알파고의 상담기, 프로 2명이 각자 알파고를 끼고 두는 페어바둑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다.
오프닝 행사에서는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등이 참석하였다.
이 행사에서 사용되는 알파고는 알파고 2.0 버전이라고 한다. 이전의 알파고는 다수의 TPU(Tensor Processing Unit)가 클라우드로 엮여진 시스템에서 동작한 반면, 알파고 2.0은 2세대 TPU 1개만으로 동작한다고 한다.
2. 알파고 vs 커제 3번기
제한시간은 3시간[2]에 1분 초읽기 5회이다. 또한, 규칙은 중국식 계가 규칙을 따르고, 덤은 7집 반이다. 대국은 승패에 상관없이 3국을 모두 치른다.우승상금은 150만 달러이다.[3] 커제의 대전료는 대국당 10만 달러이며, 승패에 상관없이 3국으로 모두 치르기에 3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이세돌 때와는 달리, 구리나 녜웨이핑 등 중국의 기사들 조차 커제의 승률을 10% 정도로 알파고의 압승을 예상하고 있다.#1 커제 스스로도 "현재 알파고가 쓰는 수는 신선의 수"라고 언급하며, 불리함을 인정하였다.#2 만에 하나 커제가 1승이라도 챙기면 대단한 성공이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알파고 측 대리기사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와 마찬가지로 아자 황 박사가 담당한다.
2.1. 1국(2017년 5월 23일)
총보(사이버오로) 해설, 중국어 해설 영어 해설바둑TV 1~86 87~136[4]151~202[5]210~289,총평
알파고가 백돌을 잡고 289수 끝, 반집(¼子)[6]을 이겼다.
여기서 일본식과 중국식 계가법에 따른 결과를 볼 수 있다.
알파고의 공식 대국 중 처음으로 계가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왔다[7]. 중국식 계가법으로는 흑집이 '검은 돌로 에워싼 공간 52집+바둑판에 살아 있는 검은 돌 132(=145-8-5)점'이고 백집이 '흰돌로 에워싼 공간 52집+흰돌 125(=144-11-8)점'. 흑과 백이 각자 따내거나 잡은 돌은 세지 않기 때문에[8] 백집이 177子[9]. 이는 바둑판의 절반(361子/2=180½子)에서 덤(3¾子)을 뺀 176¾子보다 많아서[10] 백이 ¼子를 이겼다.[11] 응씨배에서 쓰는 덤 8점 전만법이라면 백 1점(반집) 승이다.
커제는 초반 실수나 중반 패착이 있었으나 후반엔 실수 없이 계가까지 잘 달라붙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실상 대국을 보면 커제는 단 한 번도 알파고에게 우위를 가진 적이 없다고 봐야 한다. 알파고는 대국 내내 앞서 있었고, 큰 흔들림 없이 진행되었으며 그렇게 경기가 끝났다. 커제는 극단적인 실리작전을 펼쳤지만[12] 미지수였던 알파고의 두터움이 현실적인 집으로 환산되면서[13] 실리면에선 오히려 커제가 뒤졌다. 그만큼 알파고의 균형감각은 대단했고 두터움을 이용하는 방식은 자연스러웠다. 쉽게 쉽게 두면서도 탄력적인 행마가 나왔다. 중계화면으로 얼굴을 감싸는 모습의 커제. 체념의 빛도 보였다. 알파고의 착점은 빨랐지만 실수도 보이지 않았고 빈틈도 없었다. 최후엔 이길 만큼만 남겼다.[14] 개시 4시간 23분 만에 종국됐다. 제한시간 3시간 중 남은 시간은 커제가 13분 17초, 알파고가 1시간 29분 8초[15]. 다른 바둑인들의 평가도 알파고가 완벽하게 압도했다는 평가가 대다수이다.관련기사
알파고는 3시간 대국시간과 상관없이 1분 내에 착점 하도록 세팅된 것으로 보였다. 1시간 30분 52초 동안 144수를 둔 셈이기에, 한 수 평균 소모시간은 약 38초였다[16]. 초반에 1분에 한 수씩 두는 것은 일반 바둑 기사 기준으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인데, 반대로 바둑 기사라면 1초도 안 걸리는 종반 공배 메우기에서도 꼬박꼬박 40초씩을 사용하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한편 정작 본토 중국에선 이 대결을 못 본 중국바둑팬들의 불만이 많다. 중국정부가 이 대결의 중계를 차단해 버렸기 때문이다. CCTV에서 생중계하려 했으나 이 또한 취소되었다. 또한, 중국은 유튜브가 차단되어 있는 상태인데, 유쿠(YOUku)와 QQ 등에서 유튜브 중계 영상을 2차 중계 방식으로 생중계하려 했으나 중국에서는 이마저도 불허했다. 관련기사 구글이 이 대결로 홍보효과를 얻어 중국시장에 재진출하는 것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의 견제 목적이라고 추정된다.
2.2. 2국(2017년 5월 25일)
영어 해설 중국어 해설바둑TV[17] 1~43 44~99 1~155[18]총평
1국에서는 돌을 갈라 커제가 흑돌을 잡았는데, 2국에서는 서로 바꿔서 커제가 백돌로 대국한다. 커제는 백으로 경기했을 때 더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2015년 이세돌에게 패할 때까지 백으로 35연승을 기록하며 '白돌 불패'의 기록을 달성한 적도 있다. 다만, 다른 바둑 기사들이나 전문가들의 평가로는 커제가 백을 잡아도 알파고를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총보(사이버오로)
알파고가 155수 끝,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알파고가 2국을 이김으로서 우승이 확정되었고 우승상금 150만 달러는 알파고측이 받는다.
백 4까지 1국과 같았다. 다만 '좌변 화점-천원-우변 화점'을 기준으로 1국과 선대칭[19]. 초반 우상귀에서 백이 실패하고, 초중반 좌하변에서 커제가 패착이 컸다. 답이 안 나와서 다른 곳에서 팻감을 만들려고 흔들기를 걸었으나, 알파고에게는 효과가 없었고 극복할 방안이 안 보이는 채로 악화되기만 해서 결국 돌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세돌과 구리는 초반 좌하변부터 크게 실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패착이 짙어지면서부터 커제는 계속 괴로워하다가 심장마비 올 것 같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참 진행할 동안에는 치열하게 싸우는 것 같았지만, 결국 끝나고 보니 커제가 제대로 집을 지은 곳이 남질 않았다. 결국 백 154까지 49분 13초가 남아 있던 커제는 47분 8초 남았을 때 통에서 흰돌 세 알을 꺼내 바둑판에 올리면서 불계패를 알렸다[20].
TV 조선이 특집편성한 중계방송에서 이세돌 九단과 김영삼 九단이 해설로 출연하였다.[21] 알파고와 붙어본 사람이라 그런지 해설과 예상이 작두를 타는 수준이었고 상당히 정확하게 판세를 읽어냈다.[22]
2.3. 3국(2017년 5월 27일)
중국어 해설 영어 해설바둑TV 1~39 40~91[23]108~153[24]157~209,총평
원래는 돌을 가리기로 했지만, 이미 승부가 났기에 커제의 요청대로 2국과 같이 백을 잡기로 했다.
몇몇 기사는 흉내바둑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커제 九단은 대회 시작 전에 이를 부정했다[25]. 실제로 2국은 흑 5~백 8까지, 우상귀 백 2화점과 좌하귀 흑 3 삼삼을 빼면 흉내바둑처럼 진행했지만(백 2와 흑 3도 천원을 지나는 대각선에 있었다) 흑 9가 우상귀 상변 쪽으로 가자 백 10으로 우상귀 우변 쪽으로 받으면서 흉내가 끝났다.
총보(▦관련기보) 사이버오로 해설
한국일보
커제 "져서 죄송..알파고와의 바둑은 고통" 아쉬움에 고개 떨궈(종합)
커제 VS 알파고 오늘 짤 정리.jpg
그저께처럼 알파고는 우하귀부터 두기 시작했다(이번에는 화점). 백 2는 좌하귀 화점[26]. 흑 3은 우상귀 상변 쪽 소목, 백 4는 좌상귀 화점(백 양화점)[27].
하변~중앙 백대마를 잡히고 3번째 대국도 209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에도 커제는 처음 받은 생각시간을 다 쓰지 않고[28], 32분 43초 남았을 때 흰돌 세 알을 바둑판에 올렸다. 알파고는 1시간 51분 58초 남았다.[29]
1, 2국과 달리 (알파고 답지 않게) 상대의 대마를 잡으면서 바둑이 끝난 상황이라 의외일 수 있으나, 알파고가 "커제, 너 뭘 해도 나한테 지니까 적당히 하고 돌 거둬."라고 하듯 봐주듯이 뒀는데, 커제가 무리를 해서라도 미생인 대마를 방치하고 한껏 집을 확보하자 커제의 대마를 정확한 수순으로 잡아냈다. 이 상황에서는 미생인 대마가 살면 형세가 역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으나, 애당초 관람자들 대부분이 커제가 이미 질 걸 알고 최대한 판을 오래 끈다고 여겼다.
이세돌이 해설하면서 이거 일부러 적당히 몇 집 차이로만 이기게끔 설계한 거 아니냐고 할 정도[30]로 대놓고 알파고가 '봐주면서' 게임하다가 결국 이렇게 된 것. 안드로메다 관광을 가는 느낌을 실시간으로 느낀 커제의 얼굴이 굴욕감에 찌그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31]
3. 2017년 5월 26일
중국어 해설 영어 해설3.1. 페어 바둑
바둑TV 1~77 78~173[32]176~220,총평아침 9시 30분[33]에 시작했다.
2:2라 페어 바둑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혼성 페어' 종목이 있었다. 한국어로는 '편바둑'이라고 하지만, 편바둑은 2:2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기도 하다 보니 잘 쓰지 않는 용어이다.
2대의 알파고가 준비되어, 2명의 프로기사가 각각 알파고와 편을 짜고 페어바둑을 두는 이벤트 경기이다. 두 기사는 구리 九단과 롄샤오 八단으로, 구리 + 알파고 vs 롄샤오 + 알파고 형태의 페어전이다. 알파고 대신 돌을 놓는 사람이 둘 있다.
페어전은 각 1시간, 초읽기 1분 1회 조건으로 진행된다. 인간과 AI가 한 수씩 번갈아가며 두며, AI와 논의하지는 않는다[34]. 순서가 혼란스럽지만 구글 중계를 보면 현재 둘 차례인 사람/AI의 이름이 뜨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하다.
돌가리기 결과 구리가 흑, 롄샤오가 백이라 이 두 사람이 자리를 바꿨다[35]. 두는 순서는 흑 구리(1, 5, 9, …)→백 롄샤오(2, 6, 10, …)→흑 알파고(3, 7, 11, …)→백 알파고(4, 8, 12, …).[36]
총보(▦관련기보)
롄샤오가 백 2를 좌상귀 화점이 아니라 삼삼에 놓은 것 빼고는 백 4까지 알파고가 인터넷에서 보여준 포석[37]. 백 140까지 백은 25초 남았고, 백 142(롄샤오 차례)부터 백 초읽기 시작[38]. 흑은 207까지 1분 11초 남았고, 209(구리 차례)부터 초읽기 시작. 백 220에 다음 차례인 구리가 바로 돌을 거두면서 220수 끝, 백 불계승.
페어 바둑 경험이 있는 여류 기사의 해설에 따르면, 고수와 하수가 페어를 짜서 둘 때 하수가 어려운 수를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고수가 자기 차례에 쓱 떼어놓는 수를 놓아서 어려운 상황에서 건져주는 동시에 힌트를 주는 듯한 움직임을 알파고가 보여 줬다고 한다. 페어 바둑할 때 직접 말로 가르쳐줄 수는 없으니까 돌을 놓아서 은근하게 의도를 알려야 하는데, 이것을 알파고가 하는 느낌이었다고. 게다가 떡수처럼 보이던 알파고가 내린 힌트를 롄샤오가 깨달으면서 좌변에서 타개해서 상황을 역전시켰다. 알파고의 떡수는 떡수가 아니라 인간이 아직 이해 못 한 큰 그림일 가능성을 재고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증명.
3.2. 중국 프로기사 5인 vs 알파고의 상담기
바둑TV 1~38 39~50 (2부)1~94[39]94~254낮 1시 30분(한국 시각 기준)[40]에 시작하는 경기로, 중국 프로기사 5명이 한팀이 되어 알파고와 겨루는 이벤트 경기이다. 천야오예 九단, 미위팅 九단, 스웨 九단, 탕웨이싱 九단, 저우루이양 九단이 팀을 이루어[41] 알파고와 맞붙게 된다.
단체전 제한시간은 각 2시간 30분이며, 1분 초읽기 3회 규칙으로 진행된다.
상담바둑, 득(得)보다 실(失)이 클 수 있다
상담기는 나이 든 기사의 실수나 젊은 기사의 노련함 부족을 메꿔줄 수 있지만, 서로 기풍이 다른 기사가 팀을 짜면 혼란스럽기 때문에 그렇게 유리하다고 말하기도 힘들다.[42] 그래서 서로 익숙한 기사들이 한 팀을 짜거나, 한 기사가 주도하고 나머지 기사들이 분석하여 보조하는 형태를 취하는 식으로 응용하곤 한다.
이세돌 九단은 상담기를 제대로 하려면 혼란으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간 측에 충분히 시간을 많이 주지 않는 한 그다지 의미가 없을 거라고 예측했다. 단지 혼자 바둑을 둔다면 머릿속으로 모든 걸 계산해야 하지만, 상담기를 하면 옆 반상에서 놓아보면서 분석을 할 수 있기에 눈으로 보이는 보조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도 했다. 전문기사들이 참가하여 이 방식으로 진행하는 세계대회를 중국에서 두 번 열었는데 모두 한국이 우승했다[43].
저우루이양 九단이 돌가리기에 나서고, 대표로 돌을 놓는다[44]. 돌가리기 결과, 이번에도 알파고가 백이어서 돌을 바꿨다.
총보(▦관련기보) 한국일보
흑1 우상귀 화점에 이어 흑3이 우하귀 우변 쪽 소목을 두자[45] 이번에는 백4가 좌하귀 화점 - 알파고가 다시 양화점으로 나왔다[46].
이날 바둑은 사람팀의 협동 작전이 꽤 빛을 보였다. 초반 팽팽한 흐름을 이어나갔고, 전반적으로 어이없이 실수하는 패착도 저지르지 않았다. 인간측에 주어진 시간이 상담기 치곤 짧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상담기의 장점은 십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커제나 이세돌전에서는 홀로 싸우느라 무서울 정도로 비장감이 감돌았는데, 상담기에 임하는 다섯 기사들도 미소를 지으면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것이, 상당히 즐겜하는 분위기였다. 뭔가 경기가 되는 것 같아 보이니, AI하고 할 때는 인간측에 상담할 시간을 더 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전체 판세를 보는 안목에서 알파고가 압승이었다. 초반 좌하귀에서 알파고의 의도에 맞서싸운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알파고는 중앙을 두텁게 만들어놓았고, 다른 영역에서도 싸움은 되지만 결과적인 실리는 계속 알파고가 가져갔다. 알파고의 58, 60수로 형세가 한 번에 알파고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부터는 시종일관 알파고가 우세한 바둑이었다.[47]
해설들이 집을 세어보며 사실상 백 우세승이라고 가늠하는 끝내기판에 들어가는 시점에서 알파고는 떡수처럼 보이는 걸 남발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그걸 감안해도 판세는 이미 기울어졌다고 보였다. 커제와의 대전에서 보여줬던 승부를 챙기면 집수에는 집착 안 하는 현상 비슷해 보였다. 한편 이길 수 있는 판인데 확 꺾어주지 않고 경기를 질질 끌어서 상대의 진을 빼놓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사람팀은 소득 없이 돌을 던지고 말았다. 현장에서 대국을 해설한 김성룡 9단은 "알파고가 단 두 수로 사람이 어렵게 만들어놓은 영토를 초토화했다"며 "사람과 인공지능의 수준 차이를 느끼게 해준 바둑이었다"고 말했다.
흑은 187수에서 1분 10초가 남았고 189수부터는 초읽기에 들어 갔다.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탕웨이싱 九단이 마무리를 맡았다. 국면에 따라 대국자를 바꾸거나 초읽기 전담으로 교체한 것도 사전에 팀원들끼리 약정해둔 것으로 보인다. 초읽기 상태에서는 상담을 어떻게 하나 궁금했는데, 이 상황에서는 이미 승부가 난 상태이며 딱히 논의할 것도 없어서 그런지 별로 상담하지 않고 두는 편이었다. 그런데 나중 인터뷰에 따르면, 이미 판세가 기울어진 상황이기에 팀원들과 가볍게 논의해서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통하지 않는 수를 일부러 놓아 봤다고 한다. 알파고는 유리할 때 되려 물러나는 습성이 있기에, 혹시 버그라도 날 지 모르니까 엉뚱한 수를 둬 보자고. 그러자 실제로 알파고가 물러났다고.
참고로 188까지 둔 백은 1시간 32분 58초 남았다. 이미 승패는 크게 기울었고 결말이 예상되었기에, 초읽기에 들어간 뒤 모든 수를 1분 이내에 둔 흑은 백254에 불계패를 선언하였다. 알파고(백)의 불계승이며, 백은 1시간 15분 38초 남았다.
참고로 흑의 마지막 수는 전혀 의미 없는 뻘수를 두었는데, 알파고는 이에 대해서도 응수를 해주었다. 커제의 3국을 대비해서 알파고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실험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4. 알파고 바둑계 은퇴 선언
구글 딥마인드의 허사비스 최고경영자는 '바둑의 미래 포럼'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번 행사가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바둑 대국"이라고 밝혔다.#. 총전적은 74전 73승[48] 1패. 저 유일한 1패가 바로 이세돌이 안겨준 1패다.사람과 더 이상 바둑 대결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알파고끼리 자체대결한 바둑에서 50판을 추려 그 기보를 공개했다 자세한 내용은 알파고 vs 알파고 항목 참고. 이후 알파고를 바둑 교육이나 연구 목적으로 쓸 수 있게 준비한다고 밝혔다.
5. 기타
알파고가 은퇴해 버려서 큰 의미는 없지만, 중국기원에서도 알파고에게 명예九단을 수여했다. 관련기사
바둑 사이트 사이버오로에서는 5편에 걸쳐 이 행사에 대한 특집 기사를 올렸다.
사이버오로의 취재기사
- 지도에도 없는 대국장소 (1편)
- 중국이 못 보는 중국 잔치 (2편)
- 적은 힘으로 더 강한 알파고, TPU는 거들 뿐 (3편)
- 구버전 알파고를 석점 접는 알파고 마스터 (4편)
- ‘이보게 커제, 3·三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네’ (5편)
[1] 바둑은 중국어로 围棋wéiqí 라고 표기. 한국어 독음은 위기(둘레 위, 바둑 기).[2] 일반적으로 제한시간을 늘리면 알파고보다 사람에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이세돌과 둘 때는 2시간이었으며, 알파고의 실력을 고려하여 커제에게 충분한 시간을 준 것으로 보인다.[3] 알파고가 승리할 경우 이전과 마찬가지로 상금을 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4] 중간광고 동안 137~150[5] 중간광고 동안 203~209[6] 子는 중국식 계가법에서 집을 세는 단위. 방송에서 한국 해설진은 백이 한 집 반을 이겼다고 했는데, 이는 일본식 계가법(덤 6집 반)으로 집을 셌기 때문이다. 일본식으로 흑집은 52집(상변~좌변 14집, 우상귀 18집, 좌하귀 5집, 우하귀 15집)-백이 따낸 검은 돌 8점-끝나고 들어낸 검은 돌 5점(상변 2점, 하변 3점)=39집, 백집은 52집(좌상귀 7집, 상변 8집, 좌변~하변 22집, 우변 15집)-흑이 따낸 흰돌 11점-끝나고 들어낸 흰돌 8점(우상귀 2점, 좌변 5점, 우하귀 1점)=33집, 흑이 6집만 앞섰기에 덤에서 1집 반 모자란다(이를 '덤에 걸린다'라고 한다).[7] 2015년 10월 5일에도 백을 잡은 알파고가 1¼子(2집 반)를 이겼지만 2016년 1월 28일에야 결과를 발표했다. 이때는 판후이 二단이 흑 271로 마지막 공배를 메웠지만, 판 二단이 프랑스에서 지내기 때문인지 프랑스식 계가법으로 백도 한 수(백 272)를 더 뒀다.[8] 또는, 흑집은 '일본식 계가법 흑집 39집+흑이 대국 동안 놓은 검은 돌 145점'이고 백집은 '일본식 계가법 백집 33집+백이 대국 동안 놓은 흰돌 144점'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발상을 바탕으로 한 계가법이 바로 전만법이다.[9] 끝나고 백집만 셌다(중국식 계가법은 19줄 바둑판에서 흑집과 백집을 더하면 반드시 19²子라서, 한쪽 집만 세도 결과를 알 수 있다). 집은 이렇게 센다. ①바둑이 끝났다는 걸 확인하고, 두 대국자가 잡힌 돌을 들어낸다. ②현장에 있던 계산원이 백집을 세기로 하고 흰돌만 옮기거나 들어내면서(이때는 검은 돌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리고 들어내서 바둑통에 도로 담은 흰돌이 모두 18알) 좌상귀 10집, 상변 10집, 좌변 10집, 우변 20집, 하변 20집(모두 70집)을 만들고 백 쪽 바둑통 뚜껑에 이 70집을 돌 7개로 표시한다(이 과정에서는 10집 단위로 만들어야 집 세기가 좋다). ③바둑판에 남아 있는 흰돌을 10알씩 모으니(이때는 검은 돌을 움직여도 상관없다) 10묶음과 7알로, 모두 107알이다. 따라서 백집은 177(=70+107)子. 흑집은 361(=19²)子에서 백집을 뺀 184子[10] 거꾸로 흑은 180½子+덤3¾子=184¼子보다 적어서[11] 흑은 ¼子를 져서, 흑집과 백집은 반집 차. 실제로 이 결과를 영어로는 W+0.5(백 반집승)라고 적는다. 'W'는 백(White. 흑은 Black의 B), '+0.5'는 '반집 많음(반집승)'. 집을 세기 전에 끝나면(불계승) '+Resign'.[12] 흑 3이 좌상귀 삼삼, 흑 7로 알파고가 화점에 둔 우하귀에 삼삼 침입(흑 5 눈목자 굳힘과 흑 7은 알파고가 인터넷 바둑에서 보여줬다). 한편 알파고는 2016년과 달리 백 2가 우하귀(흑 1이 우상귀 우변 쪽 소목이라, 바둑 불문율에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백 4가 좌하귀 좌변 쪽 소목, 백 6을 좌하귀 하변 쪽 두 칸 굳힘으로 두었다(이번에는 흑 3이 좌상귀 삼삼이라 그럴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는 백일 때 한 칸 굳힘이나 날일자 굳힘이었다고 한다.[13] 해설 중에, 알파고의 죽은 돌이 끊임없이 영향력을 발휘하며 끝내기에서 커제의 집을 한집 한집씩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 - 한국일보와 조선일보에서는 주로 좌변에서 잡힌 흰돌 주변을 짚어 주고, 여기에서는 우하귀에서 잡힌 흰돌 주변도 설명하고 있다(간단하게 말해서 알파고는 그냥 쉽게 자기가 먹을 수 있는 거 줄 거 다 주고도 이겼다는 얘기이며 돌의 효율성이 정말 극단으로 뽑혔다는 소리). 중간중간 해설자들이 알사범님, 알파고 9단 드립을 치기도 했다(...)[14] 알파고 바둑의 특징은 99%의 확률로 10집 이기는 길과 100%의 확률로 한 집 반으로 이기는 길이 있으면 닥치고 후자를 선택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니 알파고 '스스로 설계를 만든'거라고 볼 수 있다. 목푯값은 "이겨라"니까. 실제로 막바지에는 4집 반 정도 이길 수 있는 걸 굳이 수를 물려주면서 손해를 봤는데 손해 보는 것도 1집 반 미만으로는 절대 안 떨어진다. 계산하고 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반부부터 질 수 없다는 계산하에 판을 이끌어나간 것.[15] 흑 289로 바둑이 끝났다는 걸 확인하느라 백 시간이 2초 더 지났지만 곧 멈췄다.[16] 커제는 2시간 46분 43초 동안 145수를 두어서 한 수 평균 소모시간이 약 69초.[17] 1시간 늦게 방송을 시작한 1국과 달리, 이번부터 대국 시작과 함께 방송.[18] 중간광고 전은 1부, 중간광고 뒤는 2부로 진행을 처음부터 다시 보여주었다(2016년에도 이랬다). 2부를 시작할 때 현지화면 바둑판은 흑 119까지 진행했다.[19] 알파고가 처음으로 빈 귀에 삼삼을 뒀다(알파고의 상대가 빈 귀에 삼삼을 둔 것도 그저께가 처음). 왜 이렇게 시작했을까 추정하는 글. 그저께 백 4를 두는 데 1분 1초가 걸렸는데, 사람이 대신 두느라 몇 초 더 보낸 걸 생각해도 오래 걸렸다고 할 수 있다(다음으로 1분을 넘긴 수는, 두는 데 1분 5초 걸린 백 68).[20] 시계는 46분 57초에서 멈췄다. 알파고는 2시간 8분 18초 남아 있었다.[21] TV조선은 1국부터 방송했으나, 이세돌이 해설을 한 것은 2국부터.[22] 사실 커제도 딥마인드 매치 4국 당시 이세돌이 그 유명한 78수를 둘 때 저것은 알파고가 못 이기는 수라고 말했고, 실제 나중의 연구결과도 알파고가 완벽하게 막으면 막을 수 있는데 계산을 못해낸 거로 나왔던 것으로 볼 때 초고수간의 안목으로는 서로 보이는 게 있는 것일 수 있다.[23] 중간광고 동안 92~107[24] 중간광고 동안 154~156[25] 알파고의 인터넷 60연승 때, 3연패 뒤 네 번째로 대결할 수 있으면 쓰려고 준비했지만 입원해서 기회를 놓쳤고 이제는 안 먹힐 거 같다고 말했다.[26] 커제는 미리 말한 대로, 흉내바둑을 두지 않았다.[27] 이렇게 해서, 구글 딥마인드에서 지난해 공개한 '알파고 자체대결 기보'의 포석으로 시작[28] 백 208까지 33분 7초 남았다.[29] 커제가 복기하는 동안 백쪽 계시기가 멈추지 않았다.[30] 사실 1국의 모습만 보아도, 알파고가 이기는 방향이 집 차이를 계속해서 벌리면서 이기는 게 아닌(1국에서 예를 들면, 좌변에서 후수로 약 20집가량의 끝내기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명하게 선수로 처리하고 다른 곳을 처리해도 이길 수 있는 수순으로 진행한 것.) 전체 승부에서의 승리만을 지향점으로 학습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31] 어떤 게임이나 스포츠에서도 어느 정도 기량이 되면 상대가 최선을 다 하는지 아닌지는 직감적으로 안다. 심지어 감정이 없는 알파고에게 느꼈을 커제의 좌절감은 상대적 감정은 어땠을까.[32] 중간광고 동안 174, 175[33] 중국 현지 시각으로는 아침 8시 30분[34] 페어 바둑은 같은 편한테 어떤 수를 둘지 (자기 차례에 돌을 놓는 것 말고는 어떤 방식으로도) 가르쳐 줘서는 안 된다. 두는 순서를 같은 편한테 알려주는 것도, 순서를 어겨도 반칙.[35] 커제는 1국 때 돌가리기 뒤 흑을 잡자 바둑통을 바꿨다. 흑 쪽 알파고와 백 쪽 알파고를 미리 정한 듯하다.[36] 페어 바둑은 대개 혼성 대국인데, 이때는 흑 여자→백 여자→흑 남자→백 남자 순서다. 실력 차이 때문인지(백 남자가 둔 수를 흑 여자가 대응해야 한다) 덤을 개인전보다 적게 잡기도 한다.[37] 바둑 TV에서는 흑 23까지 진행했을 때 해설 중 목진석 九단이 백 2를 화점으로 옮겨 놓고 참고도를 보여줬는데, 흑 61에야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백 2 다음에는 흑 63(알파고 차례)에야 돌이 갔을 만큼, 좌상귀는 한동안 바둑 흐름과 동떨어진 곳이었다.[38] 흑은 141(구리 차례)까지 21분 18초 남음.[39] 2부를 시작할 때 현지화면 바둑판은 백64까지 진행했다.[40] 중국 현지 시각으로는 낮 12시 30분[41] 2013년에 결승전이 열린 세계대회 우승자라는 공통점이 있다.[42] 실제로 5명의 기사들 중 스웨는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전투적인 기풍으로 유명한 반면, 천야오예의 경우 극단적인 실리파로 손꼽힌다.[43] 2013년 제1회 결승전, 2015년 제2회 4강전, 3·4위전, 결승전 보면 알겠지만 시간이 훨씬 길다. 서로 다른 방에 같은 편끼리 모여서 바둑을 연구하고 어디 뒀는지 영상과 인터넷으로 알려주는 방식. 의논하여 결론을 내고 상대한테 알려주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다 보니 초읽기는 없지만 생각시간을 많이 준다.[44] 저우 九단은 회전의자에 앉아, 뒤에 있는 나머지 넷(이들도 바둑판을 볼 수 있게, 곁에 바둑판을 천장에서 찍은 영상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있음)과 다음 수를 의논한다. 45~49는 자리를 비운 저우 九단 대신 천야오예 九단이 흑 자리에 앉아서 두었다.[45] 알파고가 인터넷에서 자주 둔 흑번 포석이다.[46] 흑3까지 이번 상담기와 같을 때, 인터넷에서 알파고가 뒀던 백4는 (이번 상담기에 맞춘다면) 좌하귀 하변 쪽 소목이었다.[47] 우상과 좌상을 전부 상변 쪽으로 두터움을 쌓고 흑 57로 상변을 큰 모양으로 만들려는 시점에서 58,60의 콤비네이션으로 흑의 그림은 완전히 망가진 셈이었고, 이후로는 알파고 대 인간 대전에서 항상 보여왔던 수처럼 쫓아가는 인간 대 딱 승리할 만큼만 남기는 알파고의 형세가 그대로 만들어졌다.[48] 기보를 남긴 대결 기준. 판후이 二단한테 5승, 이세돌 九단한테 4승, 인터넷에서 60승, 마지막으로 커제 九단한테 3승, 상담기 1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