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滅びし獣たちの海.일본 만화가 호시노 유키노부의 SF 단편집. 총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한민국에는 2001년 학산문화사에서 출판하였고 이후 2010년 애니북스에서 재출간하였다. 학산판 번역자는 하주영, 애니북스판 번역자는 김완.공통된 주제는 제목처럼 과거에 존재했던 존재들의 최후이다. 또한 3편 '아웃버스터'를 제외하면 모두 제목의 '바다'와 관련되어 있다.
2. 줄거리
- 레드 체펠린
원자력 잠수함 노틸러스는 독일 해군 유보트 함장 출신 어드바이저를 태우고 북극해 횡단에 도전한다[1]. 이는 소련이 대륙간탄도탄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중거리 탄도탄밖에 없다는 미사일 갭[2]을 극복하기 위해, 북극해에서 소련 전역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항로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와 동시에 미국 정보부는 소련이 ‘레드 제펠린’이라는 북극해 전력을 양성중이라는 사실을 경고해 온다.
'레드 제펠린'의 정체는 바로 나치 독일의 항공모함인 그라프 체펠린급 항공모함. 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은 이 미완성 항공모함을 노획한 뒤 원자력 쇄빙선 항공모함으로 마개조한 것이다. 함재기(MiG-19 개조형)의 폭격으로 북극해의 얼음을 부수고 이를 통해 재래식 잠수함의 전지 충전과 항공모함의 기동이 가능하도록 해서 북극해에서의 작전 수행을 시도하는 것. 하지만 '레드 제펠린'은 원자로 사고로 인해 자침하고 레드 제펠린을 추적하던 노틸러스가 이를 목격한다.
- 경귀전(鯨鬼傳)
19세기 중반 일본의 포경을 업으로 삼는 히젠 사키지마라는 섬마을에 한 백인이 표류한다. 이 백인은 마침 카쿠레키리시탄인 주민들을 신앙심을 이용해 선동해서 고래를 잡으러 떠난다.[3] 그리고 거대한 흰색 향유고래와 사투를 벌이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게 되고 백인 또한 실종된다. 거대한 흰색 향유고래, 한쪽 다리를 잃고 의족을 착용했으며 고래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가진 백인, 무엇보다 말미에서 백인이 외친 고래의 이름인 Moby Dick과 백인의 이름인 AHAB를 볼 때 무엇을 오마주했는지 확실하다.
- 아웃버스터
브라질 아마조니아 지역에서 대규모 개발을 하던 도중 버려진 도시 유적이 발견된다. 주인공인 과학자들과 유적 조사를 위해 찾아온 조사팀에게, 한 원주민 전사가 '숲의 신이 노했다'며 들어오지 말 것을 경고한다. '숲의 신'의 정체는 바로 미지의 곰팡이 균체. 포자가 신체 내부로 들어가면 곰팡이가 급속히 번식해서 신체가 부풀어 오르다가 폭발한다. 이 버려진 도시도, 도시의 원주민들이 숲을 개발하다가 이 균체에 감염되어서 몰살당해서 버려진 것. 그러나 사업가는 황금에 욕심을 내어 기어코 유적으로 들어가려다 균류에 덮여버린다. 마지막에 유적에서 포자가 피어오르는 것을 본 원주민은 '숲의 신의 거대한 분노는 너희들의 세계로 돌아갈 때 알게 될 것이다'라고 주인공들에게 말한다. 한편 유적과 황금에 욕심을 내비쳤던 사업가와 비서는 균류에 지배된 채 파티장과 비행기 안에서 아웃버스트를 일으키며 '숲의 신의 복수가 시작되었다'라는 멘트로 끝난다. 작품 내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에이즈나 에볼라 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이 자연 개발을 통해 인간과 접촉해서 감염시키는 사례와 정글에서 번성하다가 환경 파괴 등의 문제로 멸망한 중남부 아메리카 고대 문명들을 모티브로 하였다.
- 죄의 섬
기상 악화로 미국 선원들이 캄차카 반도 인근의 러시아령 섬에 표류한다. 선원들이 섬을 조사하다가 버려진 연구 시설을 발견하고, 동시에 이상한 괴물들에게 공격을 받는다. 괴물의 정체는 스텔라바다소. 정확히는 유전자 마개조를 한 개체들로 구소련에서 차세대 식량으로 개조하기 위해 스텔라바다소를 거대 돌연변이화했다. 하지만 돌연변이의 부작용으로 난폭한 육식성으로 바뀌고 결국 연구 시설을 파괴하고 연구원들을 학살해서 폐허가 된 것. 결국 주인공 선장과 여자 과학자 두 명의 필사의 탈출 끝에 개체 하나가 불에 타 다치자 새끼와 다른 개체 하나가 보호하려 와서 같이 불에 타는 장면이 나온다. 작중 스텔라바다소가 멸종하게 된 원인으로 '한 개체가 공격당하면 다른 개체들도 몰려오기 때문에 쉽게 사냥당했다'라고 하는데, 그것이 복선이 되었다. 그리고 인간들은 자신의 죄업을 봉인하고 잊으려 했겠지만, 죄는 결코 인간을 잊지 않으며 영원히 고발할 것이라는 마무리로 끝난다.
-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
단편집의 제목과 동일한 단편. 발터 터빈을 탑재한 가상의 신형 독일 잠수함 V-100 '베어울프'가 주인공.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해군의 군항인 스캐퍼플로우에 침투해 잠수함 발사형 중거리 탄도 로켓을 발사하려다가 구축함의 공격을 받고 해저 동굴로 휩쓸린다. 동굴로 나오고 보니 영국 본토의 한 호수에 들어왔고, 함장은 로켓 발사를 강행하려다 미지의 괴물과 충돌해서 폭발해 사라진다.
참고로 이 편은 잠수함 베어울프와 전함 비스마르크를 교차해서 묘사한다. 비스마르크 추격전 직전 베어울프의 함장이자 본 단편의 주인공인 나이트하르트 대위는 비스마르크를 고대의 공룡과 비유하며 전함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미래의 전쟁은 잠수함이 주역이라고 자신만만해 한다. [4]비스마르크에 탑승한 권터 뤼첸스 제독이 고루한 노인으로 그려지는데 비해 주인공 나이트하르트 대위는 혈기넘치는 젊은이로 그려지는 것도 이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의 예언대로 비스마르크는 고대의 생물과 같은 최후를 맞이한다. 고대의 수장룡은 상어에게, 비스마르크는 뇌격기 소드피쉬에 의해. 린데만 함장도 백악기 공룡같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베오울프는 그 고대의 수장룡에게 뜻하지 않는 공격을 받아서 사라진다는게 아이러니. 참고로 그 호수는 바로 네스 호. 재밌는 점은 이 단편집의 표지를 장식하는 것이 두 고대의 공룡, 비스마르크 호와 네시다.
발터 터빈은 과산화수소를 분해시 발생하는 산소와 수증기를 이용해 발전하는 실존 동력 기관이고 이것을 사용한 잠수함 V-80이 하나 만들어졌다.
[1] 이 사람이 대전 중 연합군 해군의 공격을 피해 북극해 얼음 밑으로 잠항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노틸러스호는 1차 탐사에서 얼음에 막혀 실패한 경험이 있다.[2] missile gap. 다만 1960년대 이후 이는 당시 스푸트니크 쇼크로 인한 미국의 심각한 설레발 및 소련에 대한 공포심을 증폭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과대 평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작중 시점(1958년)인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의 핵전력을 비교하면 미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3] 백인이 알 수 없는 언어로 예수 어쩌고 하며 십자가를 들고 외치는걸 본 마을 사람들은 그를 신부라고 믿게 된다.[4] 실제론 항공모함과 이지스 시스템이 주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