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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5 03:39:44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마녀의 망치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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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leus maleficarum ( 라틴어 )

1. 개요2. 특징

1. 개요

마법에 대한 표준지침서로 간주되는 상세한 법률 및 신학 문서(1486경). 이 책은 마녀사냥의 지침서로 사용되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2. 특징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원 제목을 줄인 말로, 원 제목은 MALLEUS MALEFICARUM, Maleficas, & earum hæresim, ut phramea potentissima conterens이다. 번역하자면 "모든 마녀이단 행위를 강력한 창과 같이 심판하는 망치" 정도. 줄인 말인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 정도의 의미다. 흔히 마녀의 망치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오랫동안 작자 미상으로 알려졌으나 도미니코회의 두 수도자독일 쾰른 대학교 학장 야콥 슈프렝거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학교 신학교수이자 오스트리아 티롤 지역 종교재판관인 하인리히(인스티토리스) 크레머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1]

이 저자들은 정신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심각하게 분별력이 없는 광신도들이었다. 책의 내용에 일관성이 굉장히 결여되어 있다는 데다 또 분량은 많아서 눈 뜨고 봐주기 어려울 정도로 글의 여기저기에 모순이 난무한다. 이 책의 추천사도 문제가 많았는데 1장은 4명의 공증인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교수의 추천사와 서명을 받았으나 그 뒷장들은 공증인 없이 추천사와 서명을 받았다. 때문에 1장 외에 추천사를 넣은 교수들은 "추천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1장을 추천한 교수들도 "내용을 대충 보고 추천했다"고 고백했으며 한 교수는 "추천사를 쓴 것을 철회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또 이들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신자들을 고발하고 사형을 주장해서 물의를 일으켰다.[2]

그러나 과학과 지성의 발달, 교회와 사회에 대한 불만, 전쟁, 질병 등으로 종교의 권위가 지속적으로 위협받게 되자 1484년 교황 인노첸시오 8세[3]는 <지고의 것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Summis Desiderantes>라는 대칙서를 발행했는데 특히 가톨릭에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독일 지역에 주술이 퍼져 있음을 개탄하고 자칭 마녀 전문가였던 슈프렝거와 크레머에게 이를 색출할 권한을 주었다.[4] 교회가 권위를 되찾겠답시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성직자들에게 칼을 쥐어 준 셈.

이와 같은 정치적인 이유로 작성된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에는 제목처럼 마녀 색출과 근절 방법이 담겨 있으며 18세기까지 사용되었다. 물론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마녀를 잡는 게 아니라 마녀로 누명을 씌우기 위한 책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당시 유럽의 마녀 관련 민담과 신앙을 집대성하고 구약성경 탈출기 22장 17절의 "너희는 주술쟁이 여자를 살려 두어서는 안 된다"는 구절을 실행하기 위한 책으로서 3부로 나뉜다. 마녀와 주술사를 색출하기 위한 방법을 써놓은 책이라면서 교회의 가르침과 전혀 상관 없는 미신적 수법들을 사용하는데 한 예로 많이들 묘사되는 유명한 '물에 빠뜨려서 마녀를 확인하는 방법'은 무려 함무라비 법전에 나온 방법으로 성경보다 천 년 전부터 내려오던 미신인데 성경에 나온다고 마녀를 처단한다는 사람들이 이교도의 방식을 사용한 셈이다.

첫 부분에서는 마술 혹은 주술이 실제로 존재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사탄의 유혹에 굴하기 쉽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시도한다. 둘째 부분은 마술의 형태[5]를 설명하고 셋째 부분은 마녀의 식별과 재판, 형벌의 상세한 '지침'을 제공한다.

여성만 희생당했다는 오해가 많지만 남성들도 많이 피해자가 됐으며 경건하고 인망이 높았던 사람이 희생당하기도 했다.[6] 사실 마녀재판에 오른 남자도 사탄의 제자라고 부르며 마녀 못지않게 많이 죽었기 때문에 한국어 번역어인 마녀(魔女) 대신 요술사, 주술쟁이라는 표현이 더 옳다. 당시 마녀사냥 광풍이 얼마나 심했냐면 가톨릭에 반기를 들었던 개신교조차도 마녀사냥을 옹호하면서 이 책을 참고했을 정도인데 자세한 것은 마녀사냥 항목 참조.

인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악의적인 소문이다. 성직자나 재판관이 만지는 물건이라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만든 사람은 바로 파문 후 화형이다. 이단이나 이교도의 가죽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난리가 났을 것이다.

현대에 들어 미국에서 라틴어-영어 대역판을 발행한 적이 있다. 물론 마녀재판을 다시 하자는 것이 아니라(...) 학술용으로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영문 번역판이 인터넷에 공개되었으니 관심이 있으면 이 곳에 들어가 보자. 다만 고어투의 번역체라서 비영어권 독자들이 읽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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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한국어 번역판(!)이 있다. 특이하게도 이 번역판의 번역가인 이재필은 라틴어나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 전문 번역가다. 출판사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면 러시아어 역본에서 중역했다고 인정했다...


[1] 이택광 교수는 크라머가 좋아하던 여자에게 까이고 악에 받쳐서 쓴 책이라면서 크라머야말로 인류 최초의 인셀이었다고 농담 비슷하게 평했다. #[2] 많은 매체에는 안여돼에 여자들을 고문하면서 성적쾌락을 느끼는 변태로 나온다.[3] 이걸 기념해서인지 1928년판 영문 번역본에서는 교황의 초상화를 속지에 박아 줬다. 파일:external/www.baumanrarebooks.com/87171a.jpg[4] 21세기 들어 교황청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직접 십자군 전쟁, 유태인 탄압, 과학탄압과 더불어 마녀사냥을 교회의 잘못으로 공식 인정하고 사과하였으며 마녀로 지목되어 희생된 피해자들도 악마의 종이 아닌 무고한 희생자들로 인정하였다.[5] 예를 들면 농작물 망치기부터 악마에 의한 마녀의 임신에 이르기까지[6] 마녀사냥은 재산착취와 정적 제거의 용도로도 많이 사용되었기에 이때의 경우 여성보다는 사회적 지위가 더 높은 남성이 더 공격대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