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Lunar Lander루나 랜더는 아폴로 달 착륙선의 달 착륙을 기반으로 한 비디오 게임 장르다.[1] 루나 랜더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우주선을 조종해 달이나 다른 천체 표면으로 하강하면서, 추진기를 사용해 하강 속도를 늦추고 수평 이동을 제어하여 안전한 착륙 지점에 도달해야 한다. 장애물에 충돌하거나, 너무 높은 속도로 표면에 착지하거나, 연료가 떨어지면 실패로 간주되며, 일부 게임에서는 수평·수직 속도뿐만 아니라 우주선의 방향(자세)까지 조정해야 한다.
최초의 루나 랜더 게임은 1969년 가을 DEC PDP-8 미니컴퓨터 용으로 만들어진 텍스트 기반 게임 '루나 랜딩 게임(Lunar Landing Game)'다. 놀라운 것이 이는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착륙한 지 불과 몇 달 후였다는 것인데, 곧바로 게임이 만들어질 정도로 당시 이 일이 미국에서 얼마나 센세이셔널한 일이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
이후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FOCAL과 BASIC 언어로 여러 버전을 만들었고, 원래의 루나 랜딩 게임은 데이비드 H. 알이 BASIC으로 변환하여, 1973년에 출간한 저서 101 BASIC Computer Games에 세 가지 버전을 수록했다. 1970년대 말까지 이 유형의 게임은 통칭 '루나 랜더 게임'이라 불리게 되었다.
1979년, 아타리는 이 개념을 벡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아케이드 게임을 출시했으며, 가장 대표적인 루나 랜더 게임이 되었다. 이 버전에는 플레이어가 추가 연료를 구매해 현재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연료-화폐 시스템이 포함되었다.
루나 랜더 게임은 가정용 컴퓨터 시스템에서도 인기가 있었는데, 1981년 잡지 Electronic Games는 “카세트를 복사할 수 있는 모든 회사가 이 테마의 게임을 팔려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1979년에 Apple II용으로 트랭퀼리티 베이스(Tranquility Base)가 나왔고, 코모도어는 래스터 방식으로 구현된 주피터 랜더(Jupiter Lander)를 1981년 VIC-20용으로 출시했다. IBM도 1982년 IBM PC용으로 로켓 랜더(Rocket Lander)를 발표했고, 그 외 아타리 8비트 컴퓨터, ZX 스펙트럼, Acron Electron, BBC Micro, Commodore PET 및 TRS-80 버전들이 제작되었다.
2. 버전
2.1. 문랜더
Moonlander
1973년, DEC은 새로운 DEC GT40 그래픽 터미널(이 터미널은 PDP-10 또는 PDP-11 미니컴퓨터에 연결이 가능했다.)의 성능을 시연하기 위해 실시간 그래픽 버전의 루나 랜더 제작을 의뢰했고, DEC의 컨설턴트이자 전 직원이었던 잭 버네스(Jack Burness)가 개발했으며, 문랜더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게임은 DEC 컴퓨터에 함께 배포되었고, 전시회에서도 공개되었다.
버네스는 MIT를 하루 동안 방문한 것까지 포함해 총 11일 동안 개발을 진행했고, 1973년 2월 25일에 게임을 완성했다. MIT는 실제 아폴로 달 착륙선을 공동 설계했으며, 버네스는 그곳에서 실제 착륙선의 사양을 얻어 로켓 연료 소비량 계산에 반영했다. 또한 이 게임을 만들기 몇 달 전인 1972년 12월 6일 아폴로 17호 달 착륙 임무 발사를 직접 참관했는데, 이것이 게임 제작에 영감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전의 턴제 텍스트 기반 게임들과 달리, 문랜더는 실시간 그래픽 게임이며, 목표는 게임 내에서 제공되는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활용해 아폴로 달 착륙선을 정확히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이다. 계산을 잘못하면 우주선이 우주로 날아가거나 달 표면에 충돌하게 된다. 게임은 라이트 펜(light pen)으로 조작되며, 출력은 벡터 그래픽 시스템을 통해 표시되었다. 라이트 펜을 사용해 추력 값과 착륙선의 각도를 조정할 수 있었다.
문랜더는 최초의 다중 시점 비디오 게임이었다. 착륙선이 달에 가까워지면 화면이 확대되어 달 표면과 착륙선의 근접 장면으로 전환되며, 플레이어가 성공적으로 착륙하면 우주비행사가 착륙선에서 나와 표면 위에 서는데, 이는 비디오 게임에서 인간이 처음으로 묘사된 사례이자, 어쩌면 최초의 컷신일 수 있다.
또한 문랜더는 최초로 이스터 에그를 포함한 비디오 게임이기도 한데,[2] 근접 화면에서 착륙선을 가로로 충분히 비행하면 맥도날드 매장이 등장하며, 착륙 후 우주 비행사가 그곳을 방문하거나, 착륙선을 충돌시켜 파괴할 수도 있다.
이후 문랜더의 변형판도 제작되었는데, 어떤 버전은 RT-11 루나 랜더 같은 이름으로 바뀌었고, 또 다른 버전은 맥도날드 장면이 삭제되기도 했다.
2.2. 루나 랜더(아케이드)
Lunar Lander
아타리가 개발하여 1979년 8월에 아케이드로 출시했으며, 문랜더와 수많은 루나 랜더 게임들을 제치고 가장 널리 알려진 버전이 되었다. 이후 만들어진 대부분의 변형작들은 이 아타리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옆모습으로 보이는 달 착륙선 모듈을 조종해 달에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며, 플레이어는 모듈을 회전시키고, 연료를 사용해 추진기를 점화하여, 표시된 착륙 지점에 부드럽게 착륙을 시도한다. 착륙에 성공하거나 충돌할 때마다 새로운 지형으로 시나리오가 초기화되며, 연료가 다 떨어질 때까지 반복된다. 언제든지 동전을 넣어 추가 연료를 구매할 수도 있다.
아타리의 첫 번째 벡터 그래픽스 기반 게임이자, 달에 접근할수록 화면이 확대되는 방식으로 시점을 변화시키는 최초의 비디오 게임이었다. 총 4,830대가 판매되어 중간 정도의 성공을 거뒀지만, 곧이어 같은 해 11월에 출시된 애스터로이드에 밀리게 된다. [3]
2000년 이후부턴 여러 아타리 게임 모음집에 꾸준히 수록되고 있다.
2.3. 트랭퀼리티 베이스
Tranquility Base
1980년에 만들어진 Apple II용 루나 랜더 클론 게임. 후에 애플 프로그래머로 성장하던 빌 버지(Bill Budge)가 만든 초기 작품 중 하나다.[4]
당시 버지는 다양한 게임에 삽입할 수 있는 모듈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3D 와이어프레임 객체를 부드럽게 회전시키는 코드였다. 게임은 이 실험의 결과물이였으며, 아타리의 루나 랜더를 많은 부분 참고하여 만들었다.
처음에는 버지 본인이 직접 발매했으나, 이후 소규모 교육용 소프트웨어 배급사였던 에듀웨어(Edu-Ware)에서 재발매되었다. 재발매 시점(1984년)에 이미 애플 II에서도 게임 수준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트랭퀼리티 베이스를 다시 내놓은 이유는 사실상 버지가 일렉트로닉 아츠의 '소프트웨어 아티스트'로 명성을 얻은 것을 이용해 수익을 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4. 로켓 랜더
Rocket Lander
1982년 만들어진 DOS용 게임. 마찬가지로 아케이드판 루나 랜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게임의 목표는 여타 루나 랜더 게임과 비슷한데, 산악 지형을 피하면서 우주선을 착륙 패드에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추진력을 조절하고 로켓을 좌우로 기울여 하강 속도를 충분히 늦춰야 하며, 하강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착륙 패드를 빗나가면 로켓은 추락한다. 점수 100점에 도달하면, 이후의 고급 모드에서는 더 어려운 지형이 등장한다.
당시 인기 아케이드 게임이였던 아타리의 루나 랜더를 훌륭하게 변형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