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Lasgun듄 시리즈와 그에 영향을 받은 게임 Warhammer 40,000에 등장하는 가상의 무기.
2. 듄 시리즈
필드 프로세스 방어막과 라스건의 등장, 그리고 공격자와 피공격자 모두에게 치명적인 두 물건 사이의 폭발적인 상호작용 때문에 무기제조 기술은 현재의 상황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원자 무기 기술의 특별한 역할까지 살펴볼 필요는 없다. 나의 제국 안에 모든 가문들이 원자 무기를 배치해서 50여 개나 되는 다른 가문들의 행성기지를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불안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파괴적인 보복에 대한 예방책들을 갖고 있다. 길드와 랜드스래드는 이 힘을 억제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 나는 그런 문제보다 인간을 특수무기로 개발하는 문제에 대해 더 걱정하고 있다. 소수의 권력집단들이 개발하는 이 무기는 사실상 한계가 없는 분야이다.
「무앗딥: 전쟁대학을 위한 강연」 , 「스틸가 연대기」 중에서.
「무앗딥: 전쟁대학을 위한 강연」 , 「스틸가 연대기」 중에서.
프랭크 허버트의 과학소설 듄 시리즈에서 광학병기를 지칭하는 용어. 듄 시리즈/세계관에서는 권총에서부터 전함에 다는 대형 레이저 포에 이르기까지 레이저 광선을 쏘는 무기는 전부 라스건이라 부른다.
하지만 다른 SF 작품과는 다르게 실전에서 이 라스건이 이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설정상 라스건의 레이저가 홀츠만 방어막에 맞을 경우 아원자 융합반응이 발생하는 바람에 도시 규모의 핵폭발이 일어난다는 골 때리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 더 큰 문제는 이 폭발 반응이 완전히 무작위라 어떨 땐 방어막이 터지기도 하고 어떨 땐 레이저 무기가 터지기도 하고 때로는 둘 다 터지기도 한다는 것.[1] 방어막 벨트가 병사들의 보편적인 장비로 등장하는 초반에는[2] 우주선에서 운석 파괴에 쓰이는 대형 함포나 귀족들의 호신용 및 의장용 무기로 이용되는 정도다.
'대체 레이저 한 줄이 방어막에 맞았는데 왜 방어막이나 레이저 총 한복판에서 뜬금없이 핵폭발이 일어나는 거냐?'는 의문을 가질 법 한데, <듄 백과사전>에는 홀츠만 방어막과 라스건에 대한 추가 설명을 통해 이 현상을 간접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 홀츠만 방어막은 공간-시간을 왜곡하는 홀츠만 효과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핵폭발 정도의 극단적이고 광범위한 충격을 제외하면 빠르게 들어오는 물리적 상호작용에 대해선 그에 상응하는 반발력을 생성시켜 무조건 튕겨낸다. 즉 일종의 에너지 반응 장갑에 가까운 물건인데, 심지어 모래알갱이 같은 분자부터 산소 같은 원자 단위의 이물질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 라스건의 정식 분류는 연속파 에너지 무기(Continuous-wave energy weapons)이며, 이 또한 홀츠만 효과의 응용이다. 즉 단순히 증폭된 빛 정도가 아니라 물리적 상호작용까지 일으킬 수 있는 단일 파장을 광속의 속도로 생성시켜 피격 지점에 고에너지 압력을 일으키는 것.
그러니까 홀츠만 효과까지 동원해서 빛의 속도로 생성된 단일 파장에 대해 홀츠만 방어막도 똑같이 빛의 속도로 반발력을 응집시켜 발생시킨 결과물이다. 당연히 입자들 간에 핵융합이 일어나고도 남을 무시무시한 상호작용이 일어났으니, 그대로 반발력을 생성한 방어막 주변이 터지거나, 아니면 파장을 발생시킨 라스건이 터지는 초대형 핵폭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듄 시리즈 원작소설에서는 라스건을 가끔씩 사용하는 장면은 있으며, 트랩으로 방어막을 폭발시키는 용도로도 종종 등장한다. 방어막이 별로 등장하지 않게 된 듄의 이단자들 이후에는 그나마 등장하는 빈도가 이전에 비해 높아졌으나, 실제로 라스건이 전투에 쓰이는 것이 제대로 묘사된 것은 듄의 이단자들에서 마일즈 테그가 감무에서 던칸 아이다호 일행을 탈출시키기 위해 미끼로 남았던 장면이 유일하다. 이때의 묘사를 보면 탄창을 끼우는 것처럼 충전 카트리지를 이용하고, 출력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단번에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일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출력 조절 기능을 응용하여 라스건을 고출력으로 사격하다가 중간에 일부러 저출력으로 줄여서 마치 배터리가 바닥난 것처럼 속임수를 쓰는 사례가 등장한다. 게다가 이 시기는 최후의 패디샤 황제 레토 아트레이데스 2세 사후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최고대표자회의가 무의미해지고, 대가문 간의 제한전인 암살자 전쟁이 아니라 명예의 어머니와 베네 게세리트 간의 대규모 전면전이 벌어졌다는 상황에 발맞추어 이전까지는 가급적 피하려고 하던[3] 홀츠만 방어막과 라스건의 상호작용에 의한 아원자 융합반응을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미끼 우주선에 방어막과 원격 조작되는 라스건을 장착하여 우주선을 그야말로 움직이는 핵폭탄으로 만들어 날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2021년 영화에서는 프레멘이 하코넨 가문의 하베스터를 공격할 때 사용하면서 처음 등장한다. #[4] 또한 던칸 아이다호가 하코넨의 공격을 받는 아라킨에서 오니솝터를 타고 탈출할 때, 던칸이 탄 오니솝터를 격추시키려 들던 하코넨 함선의 무장으로 사용됐다. # 이후 사다우카가 폴 아트레이데스 일행과 리에트 카인즈가 숨은 방의 문을 절삭할 때 사용한다. # 이 라스건은 전형적인 SF 작품의 광선총이나 빔보다는 현실의 반투명한 푸른 빛 레이저에 가까운 모습으로 묘사되며, 미래 무기답게 순식간에 벽과 건물을 뚫고 잘라버리는 압도적인 화력을 보여준다.
다만 원작 설정대로 방어막에 맞았다간 감당 못할 대참사가 발생하기에 절대 사람을 직접 노리고 쏘는 경우는 없다.[5][6] 오히려 영화에서 폴 일행이 숨어 있는 방의 문을 뚫으려고 라스건을 쐈을 때가 문제인데, 만약 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방어막을 켜놓고 있었다면 그대로 자폭하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 어차피 사다우카는 패디샤 황제를 위하여 제 목숨 따위 가볍게 던져버릴 수 있는 광신적인 친위대라서 홀츠만 효과를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지만, 맡은 임무를 확실히 달성하는 데는 방해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니 제대로 된 선택은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 원작 소설에서는 그런 위험성 때문에 문을 뚫으려고 쓰진 않을 것이라고 대놓고 설명하는데, 오히려 영화에서는 반대로 같은 장면에서 라스건을 마구 쓴다.
2024년 영화에서는 영화의 주 무대가 샤이 훌루드의 활동 영역인 아라키스의 사막인지라 여기서 벌이는 지상전에서 라스건이 대활약한다. 프레멘은 샤이 훌루드가 도사리는 아라키스의 사막에서 그 누구도 방어막을 사용할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에 하코넨 부대에 대한 기습 저격 용도로 라스건을 부담 없이 애용한다. 프레멘이 방어막을 쓰지 않음을 아는 하코넨 부대 역시 하베스터 호위 및 프레멘 소탕 용도로 라스건을 사용한다. 흥미롭게도 작중 첨단 문명의 대표격인 제국과 대가문보다 프레멘의 손에 라스건이 쥐어져 있을 때 훨씬 파괴적인 전과가 창출된다. 예컨대 프레멘은 매복한 다음 일부러 샤이 훌루드를 불러내어 하코넨 추격대를 혼란에 빠뜨린 뒤 라스건으로 하나둘 저격하여 추격대를 해치우거나, 사막 위를 운행하는 하베스터의 무한궤도에 깔리기 직전까지 모래 속에 잠복해 있다가 튀어나와서 하베스터 호위 부대를 몰살시키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모래바람 속에서 신출귀몰하며 오직 검술로만 글로수 라반의 하코넨 추격대를 각개 격파하는 유격전의 달인이다. 그래서 프레멘을 습격한 하코넨 병력이 기껏 무장한 라스건으로 프레멘을 저격할 틈조차 주지 않는다.
이렇듯 듄 실사영화 시리즈에서 라스건이 조명받으면서 이전의 듄 시리즈 미디어에서는 잘 묘사되지 않던 라스건의 진정한 위력이 가감 없이 연출된다. 가히 크리스나이프 못지않은 프레멘의 창끝으로서 그 위상이 높아졌다. 프레멘이 고작 보병 단위의 라스건 몇 정으로만 십자포화를 퍼붓는데, 라스건의 광선을 대충 긁은 것만으로 현대의 고층건물만 한 하코넨의 하베스터가 두부처럼 찢겨나가며 폭발해 잿더미가 된다. 소수의 라스건만으로도 이 정도의 위력을 보여주니, 용도 자체가 다른 폭발물을 제외하면 실탄화기가 도태될 법하다.
3. Warhammer 40,000의 라스건
자세한 내용은 라스건(Warhammer 40\ 문서 참고하십시오.[1] 게임 엠퍼러 : 배틀 포 듄에서 이 점을 반영해 레이저 공격이 방어막을 가진 유닛을 공격할 경우 공격자와 방어자 모두 일격에 파괴된다.[2] 방어막이 보편화되어 있다 보니 라스건을 함부로 쓸 수 없는 것은 물론, 초속 10cm 이상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막아내는 방어막의 특성상 기존의 실탄 총기들도 거의 쓸모가 없어져서 전투가 칼과 체술을 이용한 백병전으로 되돌아간 상태.[3] 본디 최고대표자회의에서는 인간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엄금하였으며, 여기에는 방어막과 라스건의 상호작용에 의한 유사 핵반응을 유도하는 것도 포함되었다.[4] 듄 시리즈의 설정상 홀츠만 방어막은 작동 시 특수한 진동을 지속적으로 발산함으로써 아라키스의 토착 생명체인 모래벌레들을 미치게 만들며, 이렇게 미쳐버린 모래벌레들이 본래의 영역을 무시한 채 지속되는 진동이 발생하고 있는 곳으로 폭주하여 해당 지역의 생명체 따위를 습격하려 드는 탓에 모래벌레의 서식지인 아라키스 사막 위를 운행하는 하베스터는 방어막을 사용할 수 없다.[5] 2024년 영화에선 좀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모래벌레의 위협을 느끼고 바위 위로 올라온 하코넨 추격대가 프레멘들에게 저격당하자 하코넨 병사 중 한 명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척추반사적으로 방어막을 켜려고 하는데, 바로 옆에서 비명을 지르는 수준으로 "안돼!"라고 외치며 이를 저지한다. 지금 당장 죽는 일이 있어도 누가 라스건을 쏘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방어막을 켜서는 안 되는 셈.[6] 2021년 영화에서 아라킨을 탈출하는 던칸이 탄 오니솝터에 하코넨 함선이 라스건을 쏘는 장면은 있는데, 잘 보면 오니솝터가 라스건의 포격을 맞기 직전에 먼저 미사일에 맞고 던컨이 탄 오니솝터의 방어막이 빨갛게 변하면서 꺼지는 연출이 있다. 즉, 작동하는 방어막에 대고 라스건을 쏜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