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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3-28 06:15:38

동보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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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면에 본점이 있었던 대형 서점. 30여년의 전통을 뒤로 하고 2010년 서면 본점을 폐업하고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에 있던 분점도 얼마 후 문을 닫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때는 영광도서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부산지역의 향토서점이었다. 그 위치는 지금도 남아있는 동보프라자[1] 옆 건물로 과거 서면의 대표적인 약속장소 중 하나였다. 부산 출신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추억이 있을 법한 곳.[2]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약 3,306㎡로 규모적으로도 지역 최대의 서점에 속했다. 분점으로 해운대 센텀시티점을 홈플러스 2층 매장 내에 800㎡ 규모로 운영하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PC통신 나우누리와 협업하던 부산지억 PC통신망 아이즈에 동보서적 코너를 오픈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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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도서 구관과 구 종로서적은 지상층이 몇층씩 되는 대형서점들이었으나 협소주택같이 비좁게 책들이 비치되었던 반면에 영풍문고 종로본점과 교보문고 광화문점, 신 종로서적은 지하1층으로 매장이 거대하게 펼쳐진다. 동보서적은 이 두 가지 경우와는 다르게 지상층으로 몇층씩 백화점 마냥 넓게 펼쳐지며 시야를 가리는 것들도 없는 코너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계단조차 두껍게 투명 코팅되어 광택이 빛나고, 고급스럽게 돌 무늬줄이 선명하고, 끝이 둥글게 돌출되며 미끈하게 가공된 밝은 호박색(1층 톤인 갈색에 맞게. 대중 목욕탕 말고 특급호텔에서 가끔 보는 그 계단 계단실들은 흰색톤) 대리석 소재였다. 그 계단 바로 옆에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단층을 넘어서는 지상층들에서 여유로운 서가 배치는 전국 1등이었다. [3]

판매서적 관리 소프트웨어는 산업 공학적으로 세계 최대의 확장성을 제공한다는 솔루션인 SAP이었다. 1층의 정문과 후문을 비켜서 큰 계산대가 2곳에 있었는데, 건물 뒤편에 위치한 후문은 정문과 동일한 규모였다. 정문, 후문 모두 갈색 썬팅이 되어 안팎을 볼수 있었는데, 당연히 안에서 밖으로 더 잘 보였다. 1층에서만 인테리어 톤이 이 갈색 썬팅 유리문, 통유리에 맞춰진 듯한 모습이었다.[4] 그래서 흐린 날씨에 1층에 있으면 대낮에도 벌써 저녁이 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2층부터는 광택 뿜뿜 흰 대리석 바닥에 맞춘 듯한 흰색 톤으로 흰색 밝은 조명 톤으로 쫙~. 동보프라자 건물에 1층 정면으로는 다비치 안경이 동보서적 1층과 비슷한 규모로 널찍하게 있었다.

1980년대부터 인테리어가 이랬는데 근처에 전국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생기니, 태화쇼핑은 백화점 느낌을 더 이상 줄 수가 없어서 구 종로서적, 구 영광도서 같은 느낌으로 분류되어 IMF시점에 확실히 폭망을 하였으나, 단층 대형서점 같은 인테리어이다 보니 태화쇼핑이 아닌 롯데백화점 쪽으로 천천히 편승되었다. 안경점은 동보프라자 건물 자체가 동보서적 건물보다 좀 작으니 평면적으로 널찍한 규모만 비슷했고 좀 작았다.

2010년 9월 30일 폐업을 발표했다. 센텀시티점은 당분간 더 영업했으나 이곳도 2010년 말 ~ 2011년 초 무렵에 문을 닫았다.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는 인근에 교보문고 부산점이 지하층으로만 좀 규모있게 오픈하고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비율이 갈수록 늘어났던 것이 꼽힌다. 이 폐점 몇해 전인 2007년경 해운대 스펀지 쇼핑몰 내로 영풍문고 지점이 부산에 처음으로 단촐하게 생기기도 한다.

2016년 12월 25일부터 이 건물 2, 3층에 알라딘 중고서점 부산서면점이 입점, 6년여만에 이 건물에 서점이 다시 들어서게 되었다.

1. 남아있는 흔적

과거에 향수를 느끼고 싶은 분들은 동보서적의 과거에 영광을 아직은 조금 느껴볼 수 있다. 계단실에 계단 끝에는 논슬립이 달려있고 때가 묻어있어서 과거의 계단실에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서면 지하 상가에서 동보프라자 건물에 지하로 진입하는 부분의 계단 3개는 과거의 동보서적에 대리석 계단 모습이 남아서 아직도 고급스럽게 빛나고 있는 것을 감상해 볼 수 있다.


[1] 1층에 올리브영이 입점한 건물. 동보 서적과 같은 집안 기업으로 서점이 문닫은 후에도 빌딩 임대업을 하며 남아 있다. 이후 알라딘 중고서점이 동보프라자로 이전하는 것이 결정되면서 동보프라자는 다시 서점 역할을 하게 되었다.[2] 사실 없어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일지 2015년 현재까지도 동보서적 앞을 약속장소로 잡는 경우도 있다. 이 근처는 여전히 부산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고 번화한 서면 유흥가 입구 쪽이기도 하고.[3] 1990년대 "서면 책의 백화점, 영광도서"라는 라디오 광고는 맨날 이었지만, 지금의 건물로 재건축 전에 영광도서는 종로서적 마냥 어쩌면 다락방 비슷하게 책꽂이들이 다닥다닥 연속 이었고, 진짜 백화점 모습은 동보서적이었다. 그런데 1980년대 초중반에 부산 남포동 유나백화점은 옷을 사면 공장에서 갓 나와서 완전 깔끔에 구김도 없고 다림질한 듯이 끝이 접혔던 검은 봉지에 담아주었던 것을 보면 이 광고가 뻥은 아니었다. 당시 제례시장은 꾸깃꾸깃 검은 봉지에 옷을 담았었다. 어쩌면 과거에 백화점의 모습은 깔끔한 제례시장 비슷 모습인 것이다.[4] 요즘 스타벅스에서 초록색을 좀 빼고 생각해보면 된다. 음, 간판 색깔은 서로 비슷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