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도브루자는 발칸반도에 위치한 지역이다. 루마니아의 북도브루자와 불가리아의 남도브루자로 나뉘어 있다.2. 언어별 표기
루마니아어 | Dobrogea |
불가리아어 | Добруджа |
라틴어 | Scythia Minor |
3. 역사
고대 그리스 기록에는 이 지역을 소(小)스키티아라고 칭했다. 유라시안 스텝의 서부인 폰토스-카스피 스텝[1]의 서쪽 끝과 연결된 지역이었기에 유라시안 스텝에 거주하던 스키타이인과 같은 이란계 유목민족들이 유입되던 통로였다. 동시에 이 지역은 트라키아인과 같은 슬라브화 이전의 인도유럽어족의 원주민들의 터전이었으며 해안 지대는 그리스인들이 건설한 식민도시들이 있었다. 이는 도브루자가 로마화, 슬라브화 이전부터 이미 근현대와 같은 다민족 지역이었음을 보여준다.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 제국 시기 이 지역 일부까지 페르시아인이 다스리던 트라키아 지방에 포함되었었다.
로마 제국이 정복한 이후, 로마 제국의 영토가 되었다. 로마 제국이 동로마 제국, 서로마 제국으로 나뉜 뒤엔 동로마 제국의 영토가 되었다. 동로마 제국의 영토가 된 뒤에는 수많은 슬라브족들이 발칸반도로 이주하면서 도브루자에는 슬라브족들이 정착했다.
훈족의 소멸 이후 훈족의 잔존 세력 혹은 훈족의 소멸 후 나타난 유연 제국의 후손인 아바르 칸국과 함께 유입된 다양한 투르크계 유목민족들이 폰토스-카스피 스텝에 있었고 그 중 흑해 이북인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투르크인들을 오노구르라 불렀다. 7세기 오노구르를 비롯한 다양한 훈족의 후신으로 여겨지는 투르크계 부족들을 불가르족들이 통합한 것이 불가르 칸국[2]이다. 다만 불가르 칸국은 동쪽에서 세력을 넓히던 하자르 칸국[3]과의 충돌 끝에 금방 붕괴되었고 불가르족의 지도자 쿠브라트 칸의 아들 아스파루흐가 불가르족 무리를 이끌고 현대 불가리아 지방인 트라키아 지방으로 들어오는데 이 때 불가르족이 트라키아에 유입된 루트가 도브루자였다. 고대 소스키티아의 연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으로 시대가 바뀌고 민족이 바뀌어도 지정학은 불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4] 그래서인지 제 1 불가리아 제국, 제 2 불가리아 제국의 영토를 보면 현재 루마니아의 영토인 북도브루자나 몰도바 남부, 우크라이나 서남부 부자크 지역까지 불가리아인들이 오랫동안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1400년 오스만 술탄국이 발칸 반도를 정복하면서 오스만 술탄국의 영토가 됐다. 이 시기, 불가리아의 전통적인 귀족층들이 오스만 제국의 6세기에 가까운 통치기간 동안 숙청되고 힘을 잃었다. 오스만 제국 기간동안 수많은 튀르크인들이 이 지역에 살기 시작했으며 18세기 크림 칸국의 쇠퇴와 멸망을 전후로 크림 타타르인들도 몰려들었다.
19세기에 루마니아 왕국과 불가리아 왕국이 오스만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났다. 이 시기 본래 불가리아인이 다수를 차지하던 도브루자에 다수의 루마니아인들이 유입, 북도브루자 지역의 인구에서 루마니아인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으며 몰도바와 연결된 북부 지방에는 우크라이나인이나 러시아인들이 유입되었다. 근대 기간동안 많은 독일인들이 동유럽에 진출하면서 도브루자에도 정착했다. 그래서 세계대전과 동유럽 내 민족 간 혐오가 극단적여지기 직전 19세기의 도브루자는 불가리아인, 루마니아인,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 튀르키예인, 가가우즈인, 타타르인, 독일인, 그리스인, 유대인, 롬인 등 수많은 이질적인 민족들이 모이고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도브루자를 두고 양국은 발칸 전쟁을 치렀다. 제1차 세계 대전 이전인 1913년 도브루자 전역이 루마니아 왕국의 영토가 되었다. 이후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루마니아군과 불가리아군이 전투를 벌이기도 하였으나 이 영토는 전간기까지 유지되었다. 다만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도브루자를 두고 벌이는 영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도브루자 내 루마니아인과 불가리아인 간의 갈등이 매우 심각했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던중 나치 독일이 불가리아를 도와 같은 편인 루마니아에게서 다시 뺏어왔고, 전후에도 남도브루자는 불가리아령으로 남으며[5] 루마니아의 북도브루자, 불가리아의 남도브루자로 나뉘었다.
루마니아 왕국이 독립하면서 오스만 제국의 월경지가 있었지만, 오스만 제국이 몰락하고 출범한 신생 튀르키예 공화국이 루마니아에 반환했다.
4. 주민
루마니아에 속한 북도브루자는 주민들의 대부분이 루마니아인이지만, 오스만 제국 시절에 이주한 튀르키예계 루마니아인, 가가우즈인, 타타르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리포반 러시아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남도브루자는 주민들의 대부분이 불가리아인이며 일부 튀르키예계 불가리아인이 거주하고 있다.5. 관련 문서
[1] 흑해 이북인 현대 우크라이나 동남부, 체르케스인, 코사크인 등이 살던 쿠반 지역을 포함한 북캅카스 지방, 돈강과 볼가강 사이 지역, 카자흐스탄 서부지역을 아우르는 평원. 역사적으로 다양한 유목민족들의 터전이었다.[2] 고대 대불가리아라고도 부른다.[3] 훈족의 전신이 흉노, 아바르족의 전신이 유연족인 것처럼 하자르족의 전신은 서돌궐인 것으로 여겨진다.[4] 이는 이유가 있는데 우크라이나 평원에서 직진하면 카르파티아 산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카르파티아 산맥보다 남쪽에는 다뉴브강이 있는데 이것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나타난 동방의 유목민족들이 굳이 흑해 해안을 따라 아예 남부로 가서 정착하거나(불가리아) 카르파티아 산맥의 북안을 따라 가다가 카르파티아 산맥이 끝나는 곳에 나타나는 평원인 판노니아 분지(헝가리)에 정착하는 이유이다. 카르파티아 산맥과 다뉴브강이라는 기가막힌 배산임수 지형을 이용해 고트족, 훈족, 아바르족, 슬라브족, 불가르족, 마자르족, 쿠만족, 페체네그족 등 수많은 이민족이 이곳을 거쳐갔음에도 자신의 정체성과 문화를 지켜낸 이들이 바로 루마니아인이다.[5] 여담으로, 소련이 루마니아에게 다시 남도브루자를 주지 않은 까닭은 루마니아가 동부전선 최전선에서 독일에게 석유를 적극 제공하며 독일에게 철저히 부역한 적도 있고, 불가리아는 발칸 지역에서라면 몰라도 대전기간 내내 소련과의 전쟁을 피하려고 하는 등 동부전선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던것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