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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03:12:50

다아시 경 시리즈

파일:Lord_Darcy.jpg

1. 개요2. 등장인물
2.1. 다아시 2.2. 마스터 숀 오 로클란
3. 마술에 대한 설정4. 여담

1. 개요

Lord Darcy Series

미국인 작가 랜달 개릿(Randall Garrett 1927-1987)이 쓴 SF 대체역사소설로 셜록 홈즈를 방불케 하는 천재 탐정이 등장하는 후던잇(Who done it?) 추리물의 성격이 짙다. SF라기보다는 순수한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보는 평론가들이 있을 정도.[1]

'사자심왕' 리처드 1세가 샬뤼 포위전에서 노궁(crossbow) 화살을 맞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2] 잉글랜드로 돌아왔는데, 원래 전쟁을 좋아하던 그가 화살을 맞은 후 쾌유하자 개과천선하여 성군이 되었고, 그 결과 잉글랜드 왕가가 프랑스를 다스리게 되어[3] '영불제국(Anglo-French Empire)'이 성립되었다는 대체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소설이 연재되던 동시간대의 1960년대~1970년대의 영불제국. 현재 제국은 '존 4세 폐하, 신의 은총에 의한 잉글랜드, 프랑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국왕, 로마인과 게르만인의 황제, 모크테수미드 씨족의 제1족장(멕시코 황제를 뜻함), 태양의 아들(잉카 제국 황제를 뜻함), 서반구의 뉴 잉글랜드뉴 프랑스의 군주이자 수호자, 신앙의 옹호자.'가 다스리고 있다.[4] 과학 기술의 수준은 증기기관차와 가스 등이 있는 정도, 그러니까 19세기 전반의 수준에서 정체되었지만 엄격하게 통제되는 가상의 '과학 마술'으로 인해 영불제국은 매우 안정된 나라를 이룩하고 있다. 국교는 가톨릭으로, 가톨릭 교도인 랜달 개릿의 성향이 강하게 발휘된 '가톨릭 SF'로 취급되기도 한다.

1199년부터 역사가 삐딱선을 타기 시작하는데, 1280년에는 영불제국 국왕이 신성 로마 제국 황제로 추대되고, 이후 독일스칸디나비아 반도 제후들의 형식적인 복종을 받게 되었다. 또한 영불제국 국왕은 제국 바깥으로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로서 이탈리아를 다스리며, 서반구 개척에 따라 뉴 잉글랜드와 뉴 프랑스, 즉 남북아메리카 대륙를 다스리는 존재가 되었다. 저 칭호에서 보다시피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전멸되지 않았다.[5] 20세기임에도 아직도 오스만 제국동로마 제국이 남아 있으며 아시아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다.

영불제국의 유일한 경쟁국이 있다면 바로 폴란드이다. 정확히는 '폴란드-리투아니아 동군 연합'이겠지만. 폴란드 제국은 여기서 러시아 일부[6], 헝가리를 포함한 동유럽 대부분을 집어삼킨 전제제국이다. 폴란드는 실제 역사에 등장하는 빌헬름 2세 치하의 독일 제국과 같은 유럽 넘버 2로써, 폴란드의 국왕 카지미에시 9세[7]는 항상 영불제국을 무너트리려고 애쓰는 형편이다.

2. 등장인물

2.1. 다아시

시리즈의 주인공. 존 4세의 동생인 노르망디 대공 리처드의 주임 수사관으로서 각종 범죄사건에서 활약한다. 후술할 마술의 '텔런트'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서 마술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높은 지능과 천재적인 추리력을 가지고 있으며, 제국 내 모든 주요 성들의 설계도면을 외우고 있다는 언급도 있다. 거기에 다아시 가문의 수장이자[8] 잘 생기기까지 해서, 제국 내 귀족 아가씨들의 우상이다. 직속상사 노르망디 대공 및 국왕의 신뢰 또한 두텁다. 실로 엄친아.

2.2. 마스터 숀 오 로클란

다아시 경의 주된 파트너이자 노르망디 공의 법정 마술사. 아일랜드인 마술사이며 다아시 경과 거의 항상 같이 출연하며 작중에서 CSI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아시 경은 젊은 시절 숀 오 로클란과 전쟁터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 사연이 단편 <전쟁마술>에서 그려진다.

마스터급 마술사답게 상당한 실력자이며, 마술적 의식으로 범행현장을 감식하거나 (범인이 마술사인 경우) 마술 전투를 담당하는 등 다아시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 일단 실력이 마스터 계급인만큼 만나는 웬만한 마술사들은 존칭을 사용하며, 언급 등으로 보아 마스터급 마술사들 중에서도 실력은 굉장히 좋은 편인 듯 하다.[9]

3. 마술에 대한 설정

작중에서 묘사되는 과학 마술은 상당히 복잡하지만 과학적인 규칙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감지할 수 있는 '탤런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열심히 수련해야만 얻을 수 있는 기술 같은 것으로[10], 그래서 태생적으로 탤런트가 없어 마술을 믿지 않는 이들도 있다. 과학 마술을 이용한 수사는 현대의 과학수사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사실 작품을 읽어보면 과학을 마술의 용어로 설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친척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의 상사성지수를 확인한다는데... 어, 이거?

작가가 마술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추리물의 장르에 접목시키는 센스가 탁월하다. 문학에서 판타지를 다룰 때에는 한계점 설정을 잘 해주어야만 현실감을 얻을 수 있는데[11], 이 작품에서는 치밀한 설정으로 이를 성립시키고 있다.

가령 밀실살인이 일어났다면, 등장인물들끼리 대화를 하면서 "혹시 물질을 벽 너머로 통과시키는 마법이 있던가?", "아닙니다. 그런 마법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뿐, 누구도 성공시킨 사례가 없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독자들에게 <벽을 통과하는 마법은 없다.>는 한계점을 보여주는 것이다.[12] 그리고 물리 법칙에 관여하는 마법도 등장하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인식에 간섭하는 계통의 마법이 곧잘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4. 여담

상당히 잘 짜인 수작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시공사에서 1권만, 행복한책읽기 SF총서에서 각각 <셰르부르의 저주>, <마술사가 너무 많다>, <나폴리 특급 살인> 총 3권이 모두 번역되었다. 현재는 절판. 행복한책읽기는 교정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오탈자가 굉장히 많은 걸로 악명 높은데 이 시리즈는 개중에서도 심하다. 절판된지 오래라 다른 출판사에서 재간해주길 바라는 팬들이 많다.

이 소설 시리즈에 수록된 작품의 배경 연도는 대체적으로 그 작품이 출간된 연도를 그대로 썼지만, 다아시 경의 젊은 시절을 다룬 단편 <전쟁 마술>[13]은 예외이다. 대부분의 작품은 단편이고, 예외는 <마술사가 너무 많다>(장편), <나폴리 특급 살인>(중편)뿐이다.[14] 1979년에 <나폴리 특급 살인>를 출판한 직후 작가가 뇌염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8년간 식물인간으로 지내다가 1987년에 향년 만 60세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겁스 무한세계센트럼도 플랜태저넷 왕조의 영국, 프랑스 동군연합대체역사 분기로 한다. 차이가 있다면 저 세계는 헨리 1세의 아들이 요절하지 않고 살아남아 왕가를 계승한다는 설정이 배경 분기다. 게다가 저기는 합리주의를 강조하며 차원이동기술까지 개발되어 마술이나 마법사는 명함도 못 내민다.

1999년, 랜달 개릿은 디아시 경 시리즈로 사이드와이즈상의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1] 미스터리 문학뿐만 아니라 1960년대 대중문화의 패러디 성격도 짙어서, 007을 위시한 다양한 스파이소설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첩보물도 몇 편 있다.[2] 실제 역사에서는 그때 화살 맞고 사망했다.[3] 리처드 1세가 조카 아서에게 나라를 물려주었기 때문에 '실지왕' 존 왕(John Lackland)도 없고, 로빈 후드도 없다. 작중에서 언급된 바에 따르면 존 왕의 계보는 끊어졌다. 또한 이 책에서 플랜태저넷 왕조는 매우 훌륭한 핏줄로 찬양되지만 존 왕은 불량한 핏줄이라서 후손이 끊어져서 다행이라는 서술자의 평도 나온다. 존이 왕으로 즉위하지 않았기 때문에 왕의 이름으로 존을 쓰는 걸 꺼리는 일도 없는지 존 4세까지 있다.[4] 존 4세는 엄청난 개념인으로, 동로마 제국그리스라며 비꼬는 측근에게 "우리도 야만족이 로마 황제의 옥좌에 앉아 있는 건 피장파장."이라며 그야말로 황제만이 할 수 있는 위엄찬 말을 내뱉는다. 황제 폐하, 오오![5] 메히코 공작의 후계자라는 식으로 제국 최고급 권력자인 아메리카 원주민도 등장한다.[6] 폴란드가 그 이상 진격하면 러시아의 소국들이 단결할까 봐 동진(東進)이 중지되었다.[7] 카지미에시(Kazimierz) 3세와 4세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명군이었다. 물론 실제 역사에서는 9세는 없었고 4세까지만 있었다.[8] 여기서 쓰인 경은 기사 작위(sir)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영지를 가진 귀족(lord)임을 의미한다. 한국어 번역판에서는 서와 경을 구별하는 번역을 취하고 있다.[9] <마술사가 너무 많다>에서는 같은 마스터 마술사와 맞붙었는데, 상대는 지팡이를 소지하고 있고 본인은 맨손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압도하는 장면도 나온다.[10] 기술적으로는 강철의 연금술사연금술과도 비슷하다.[11] 예를 들어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는 죽은 자를 마법으로 온전하게 되살리는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전제하고 있다. 만일 소생마법으로 아무나 손쉽게 되살릴 수 있었다면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내용이 되었을 것이다.[12] 만약 벽을 통과하는 마법이 가능하다면 밀실트릭의 용의자를 추적하기 곤란할 것이다.[13] 1권 <셰르부르의 저주>에 수록되어 있다. 참고로 내용 중에 프래깅이 일어났다는 내용이 있다![14] 각각의 제목은 예상대로 요리사가 너무 많다오리엔트 특급살인의 패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