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17:00 ~ 20:59 (3시간 59분), 목동 야구장 7,712명 | |||||||||||||||
팀 | 선발 | 1회 | 2회 | 3회 | 4회 | 5회 | 6회 | 7회 | 8회 | 9회 | 10회 | R | H | E | B |
두산 | 마야 | 2 | 1 | 0 | 5 | 0 | 0 | 0 | 0 | 0 | 0 | 8 | 13 | 0 | 3 |
넥센 | 밴헤켄 | 0 | 0 | 0 | 1 | 3 | 2 | 0 | 0 | 2[1] | 1X[2] | 9 | 14 | 1 | 6 |
1. 개요
2015년 6월 6일 현충일에 목동 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벌인 경기.이 경기를 앞두고 양 팀은 승차없는 2위와 4위에 위치했기 때문에 넥센 입장에서는 이 경기를 이기면 NC의 승패여부에 따라 2위까지 순위가 상승할 수 있었고, 두산 입장에서는 이 경기를 이기면 1경기차로 2위를 유지할 수 있는 상당히 중요한 경기였다.
선발투수로는 두산은 마야, 넥센은 밴헤켄이 등판하게 되는데, 마야는 노히트 노런 이후 매우 부진한 모습이였고, 밴헤켄은 작년의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선발 맞대결에서는 밴헤켄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2. 진행 과정
2.1. 1회 ~ 3회
1회초부터 두산 베어스는 매섭게 몰아쳤다. 선두타자 민병헌과 2번타자 정수빈의 연속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밴헤켄이 김현수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로메로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두산에게 리드를 내주었다. 2회초에도 정진호의 선두타자 안타, 최재훈의 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 허경민의 좌중간 적시타로 1점을 더 추가했다.2.2. 4회
4회초 두산 베어스는 홍성흔의 안타, 오재원의 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 3루수 윤석민의 실책으로 흔들리는 밴헤켄을 몰아붙여 무려 5득점을 추가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4회말 유한준의 3루타, 이택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으나 곧이어 이어진 윤석민의 병살타로 이닝 종료. 7점차의 리드를 뒤엎기는 어려워 보였다.2.3. 5~6회
5회초에 넥센 벤치는 이날 실책에 병살을 기록중이던 윤석민을 내리고 김지수를 올리는 동시에[3], 벤 해켄을 내리는 대신 김동준을 올렸다. 김동준은 무사 1,2루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이어진 세 타자를 연속 뜬공으로 막고 내려갔다.이어지는 5회말. 박동원과 김하성이 범타로 물러갔으나 고종욱의 2루타, 스나이더의 적시타, 박병호의 안타와 유한준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들고, 김민성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마야를 강판시켰다. 이후 올라온 오현택이 이택근을 잡아내며 두산은 이닝을 끝마쳤다. 스코어는 8:4.
점수차가 좁혀지자 넥센 벤치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데, 나름 필승조인 김영민을 투입한다! 김영민은 7회 말까지 2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는 의문의 호투를 선보였다. 6회말 공격에서 넥센은 김지수의 내야안타에 이은 박동원의 투런 홈런으로 8:6으로 따라붙었다.
참치 메가 투런포
2.4. 7-8회
넥센은 김영민이 6,7회를 퍼펙트로 삭제하고 내려간 후 8회에 필승조 조상우를 올리는 초강수를 둔다. 그러나 조상우는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1,2루를 허용하고 시작했다. 그러나 허경민이 보내기번트를 시도했는데, 당시 3루수였던 김민성이 재빠르게 전진하여 이 번트타구를 잡자마자 당시 3루 커버를 들어갔던 김하성에게 송구하여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완벽한 번트 전용 수비에 두산이 말려든 것. 결국 진루에 실패한 뒤 민병헌이 병살타로 찬스를 완전히 말아먹고, 조상우는 추가 실점의 위기를 수비의 도움으로 넘어간다.두산은 5회말 2사에 올라온 오현택이 7회부터 8회 1사까지 호투를 선보이며 내려갔고, 8회 1사에서 노경은이 등판한다. 노경은은 볼넷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넥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5. 9회
9회초. 넥센은 조상우에 이어 마무리 손승락까지 투입하면서 2점차로 뒤지는 경기를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사 이후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를 처리하여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막아냈다.이어지는 9회말. 두산 벤치는 로메로 대신 김재호를 넣어서 수비를 강화하여 게임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사 후 박병호가 3루선상 라인따라 굴러가는 내야안타를 쳐냈으나 후속타자인 유한준이 3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물러나며 두산이 승리를 눈 앞에 두는 듯 했다.
그런데...
5구. 타구는 왼쪽! 타구는 왼쪽! 타구는 왼쪽! 담장 넘었습니다! 동점 투런 김민성! 오늘 경기 9회말 투아웃. 균형을 되찾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9회말 투아웃은 어떻습니까! 오늘 경기는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 정용검 캐스터
- 정용검 캐스터
김민성이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노경은의 높은 공을 받아쳐 9회말 2아웃 동점 투런 홈런을 만들어내었다!
이후 휘청거리는 노경은을 상대로 이택근이 볼넷을 골랐으나 후속타자 서동욱의 삼진으로 이닝이 끝났다. 이미 분위기는 동점투런 상황에서 완전히 넘어갔다고 봐도 무방.
2.6. 10회
연장 10회초. 손승락이 삼자범퇴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2이닝 34구나 던진 상태인데다가 이미 필승조를 모두 소모한 상태였기 때문에, 경기가 지속될 경우 넥센의 패배가 유력한 상황이었다.그리고 운명의 10회말이 찾아왔다....... 마운드에는 여전히 노경은. 선두타자 박동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후, 김하성의 타석. 김하성은 3B 1S의 상황에서 약간 높다고 볼 수 있는 공을 참았고, 걸어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면서 풀카운트로 진입한다.
그러나 이것이 잠시 후 어떤 결과를 만들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고, 노경은이 6구째를 던졌다......
이 공은 약간 높게 들어왔고, 김하성이 이를 잡아당기며 역전 끝내기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풀 카운트. 잡아 당겼습니다! 타구는 왼쪽! 굿바이!!! 굿바이!!!!! 김하성!!! 경기 끝! 최종 스코어 9대 8! 넥센이 승리합니다!"
- 정용검 캐스터
- 정용검 캐스터
결국 8:0의 압도적인 열세 상황을 8:9로 뒤집으며 넥센이 승리를 거뒀다.
3. 결과 및 총평
두산과 넥센의 승차가 0이였고, 이 경기의 승패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었던 상황이였는데 결국 혈투끝에 넥센이 승리를 거두며 두산을 4위로 밀어내고 3위에 올랐다. 두산에게는 8:0의 압도적인 리드를 등에 업고도 5이닝을 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마야와 마무리에 대한 고민이 다시 드러나는 경기였고, 넥센에게는 특유의 팀컬러를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김하성의 이 끝내기 홈런은 데뷔 후 첫 끝내기 홈런인데, 타석에 들어서기 전 본인은 다음 타석이었던 고종욱에게[4] "(고)종욱이형, 가서 끝내고 올게." 라는 결의에 찬 멘트를 날린 후 친 끝내기 홈런이라 팬들의 감동을 더욱 가중시켰다.[5]
또한 오늘의 패배는 명확한 필승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두산 베어스의 예고된 참극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두산 베어스는 이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도 이런 식으로 경기를 내준 적이 있는지라...[6] 동점을 허용했음에도 노경은을 그대로 끌고 가야 했던 것이 패착이었다.
이날 베이스볼 투나잇에 등판한 허구연은 노경은이 얻어맞은 두 방의 홈런이 모두 행잉 슬라이더가 꺾이지 않은 실투임을 보여주었다. 넥센 타자들의 노림수가 적중했던 셈.
사실 경기 초반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이상하리만치 좁았다. 여기서 두 선발의 대응이 확연히 달랐는데, 한가운데에 꽂아넣으려던 밴 헤켄은 사정없이 얻어맞은 끝에 시즌 최소이닝+최다실점의 불명예를 안았고, 코너웍에 집착하던 마야는 볼넷 적립+투구수가 늘어나면서 또 멘탈이 박살, 결국 또 한번의 조기강판의 수모를 겪었다. 웃기는 건 후반 들어서는 딱히 존이 좁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것.
정용검 캐스터 특유의 하이톤 샤우팅이 두 번이나 터져나왔는데,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여담으로 최근 부진했던 김영민이 삭발을 하고 등판해 무안타 퍼펙트 이닝을 만들어냈는데, 그로 인해 목동 파계승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석 달후 대구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그리고 10월 14일, 두산은 이 경기마저 재작년의 508-912처럼 되갚아 버린다!
하지만 두산은 다음해 3월 13일, 마산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NC에게 다시 당하고 만다.
그로부터 1년 8일뒤에 노경은은 롯데로 옮긴 후 또 넥센의 김하성에게 안타를 맞은데 이어 윤석민에게 동점을 헌납한 것도 모자라서 역전까지 허용당하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김하성은 3년 3개월 13일 후에 또다시 두산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다.
6년 뒤 이날에는 한화가 NC를 상대로 무려 단 1회만에 8점차를 뒤집고 승리를 챙겼다.
이 끝내기 홈런은 원래 김하성의 유일한 끝내기 홈런이었으나 2023년 4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또 다시 쳐냈다.
[1] 9회말 2아웃에서 터진 김민성의 동점 2점 홈런. 이 때에만 해도 짐을 싸려는 넥센 팬이 있었을 정도였다.[2] 이 홈런은 김하성의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다![3] 2루를 보던 김민성이 3루로 옮겨갔다.[4] 이 날 김하성은 이택근을 대신하여 1번 타순으로 출장하였다.[5] 김하성 선수 본인이 인터뷰에서 이상하게 자신감이 넘쳐났다는 말을 했지만 이 멘트는 김하성이 고종욱의 심리적인 부담감을 덜어주려는 목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날 고종욱은 3안타 경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오히려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이 날 당시 무안타였던 김하성에 비해 더 컸을 것이다.[6] 공교롭게도 저 날 경기의 선발 투수도 유네스키 마야였었고 상대 팀의 선발은 이 팀의 에이스 투수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저 투수가 털린 것도 똑같은데, 이쯤되면 정말 데칼코마니가 따로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