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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에 소개된 실종자 현황
1. 개요
2002년-2006년 사이 부산, 김해 지역에 살던 부녀자 5명이 거액을 들고 덤프트럭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한 남자를 만난 뒤 실종된 사건. 유력한 용의자를 잡았지만 증거가 없어 연쇄살인으로 기소하지 못하고 비교적 약한 처벌만 받은 뒤 지금까지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2. 잡힌 용의자
2006년 6월 10일 많은 비가 내리던 날 밤 경상남도 김해시에서 세 자녀를 둔 보험설계사 김미자가 삼계동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를 나선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김 씨는 덤프트럭 사업 준비를 위해 홍모씨(당시 44세)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두고 있었는데 그로부터 30분 뒤 그는 김해 생림면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210만 원을 인출했다. 이로써 김 씨가 당시 지니고 있던 돈은 현찰로만 4,000만 원에 달했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실종되었다.김 씨 가족들로부터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당일 김 씨와 만나기로 했던 홍 씨를 참고인으로 불렀다. 덤프트럭 기사로 일하던 홍 씨는 김 씨의 보험 고객이자 10년 넘게 친구로 지내 온 사이였는데 경찰 조사에서 “김미자 씨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기다리다 결국 만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홍 씨에 대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해 바로 풀어줬다.
김 씨의 실종으로부터 4일 만인 2006년 6월 14일 경상남도 밀양시 송원리의 인적 드문 한 농로에서 김 씨가 사건 당일 타고 나갔던 차량이 발견됐는데 누군가가 흔적을 없애려고 한 듯 차 내부에 있던 물건들은 모두 사라지고 차량의 번호판도 떼어져 있었다. 현찰 4,000만 원 역시 흔적도 없었다. 그런데 김미자의 차를 버리고 간 곳의 근처 CCTV에 한 남자가 포착됐는데 놀랍게도 그는 김미자와 덤프트럭 사업을 준비하던 홍씨였다. 실종 당일 김 씨를 만나지 못했다는 홍 씨의 진술과는 달리 홍 씨가 김 씨와 함께 차에 타고 있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김 씨가 은행 인출기에서 현금 210만 원을 찾을 때도 홍 씨는 김 씨 차에 함께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
김 씨 실종 다음날 김 씨의 차량이 발견된 밀양시 근방에서 홍 씨를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도 속속 나타났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홍 씨는 소식을 끊고 잠적했다. 이에 경찰은 홍 씨를 공개수배했고 사건 발생 6개월 만인 2006년 12월 시민의 제보로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포장마차를 하고 있던 홍 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검거 당시 홍 씨는 변장을 하고 가명을 쓰고 있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김미자의 차량을 훼손하기만 했을 뿐 실종과는 무관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3. 추가로 드러난 실종
홍씨를 수사하던 경찰은 김미자의 실종이 자신의 딸 최점옥(당시 41세)의 실종과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한 어머니의 제보를 접수했다. 최 씨가 사라진 건 김 씨가 사라지기 9개월 전인 2005년 9월 30일이었는데. 최 씨도 실종 당시 통장에서 1,700만 원을 인출하고 1,300만 원을 대출받는 등 3,000만 원의 현금을 소지하고 집을 나섰으며 그의 차량도 최 씨의 실종으로부터 10개월 만인 2006년 7월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의 한 초등학교 부근에서 발견됐다.더욱 의심스러운 사실은 최점옥이 사라진 김미자, 용의자 홍 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는 점이었다. 최 씨는 1998년부터 김 씨의 보험 고객이었다가 김 씨의 추천으로 김 씨가 다니던 보험회사에 취직해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었다. 홍 씨는 김 씨의 소개로 2002년부터 알게 됐고 최 씨도 사건 당시 소지하고 있던 3,000만 원을 이용해 홍 씨와 덤프트럭 사업을 구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어머니는 “용의자였던 홍 씨가 내가 운영하던 식당에 밥 먹으러 2~3번 오기도 했다. 그래서 딸의 실종과 홍 씨가 관련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자 유사한 형태로 실종된 이는 김미자와 최점옥 2명뿐이 아니었다. 김해와 부산 일대에만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실종 여성이 3명이나 더 있었다. 경상남도 김해시 생림면에 살던 김남환(당시 46세)은 2002년 3월 13일 당시 함께 살던 어머니에게 “식당에 일하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는데 집을 나서면서 남편과 이혼하며 받은 위자료 4,000만 원을 들고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2004년 6월 6일에는 김해 삼방동에 살던 김영순(당시 43세)이 아파트 담보금과 보험금 등 4,850만 원을 갖고 집을 나간 후 실종됐으며 부산광역시 금정구에서도 조금선(당시 46세)이 2005년 1월 20일 행방불명됐다. 조 씨도 덤프트럭 사업으로 5,000만 원을 투자한 후 동업자와 계약 문제로 외출한 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명도 김 씨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홍 씨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함께 덤프트럭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2] 앞서 살펴봤듯 실종 당일 모두 거액의 돈을 소지하고 있었다.
모든 정황이 홍 씨를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었지만 홍 씨는 혐의를 철저히 부인했다. 김미자를 만나지 못했다는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김미자 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씨가 차키를 차에 꽂아둔 채 어딘가로 사라져 나타나지 않아 혼자 차를 끌고 왔다”. “갑자기 괴한 3명이 와서 나를 폭행하고 김 씨를 납치해 가버렸다”는 등으로 진술을 번복하기 시작했으며 김 씨의 차량을 운전해 밀양 송원리의 농로에 버린 사실에 대해서도 “나와 만난 뒤 곧바로 김 씨가 실종된 데다가, 김 씨가 가지고 있던 현금이 없어진 사실이 드러나면 내가 범인으로 의심 받을까봐 두려워 김 씨의 차량을 옮기고 도피생활을 한 것일 뿐, 난 김 씨의 실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의 관계자는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하니 당연히 ‘거짓’으로 나왔다. 하지만 홍 씨는 승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4. 불기소처분
결국 김해경찰서는 진술 번복 등 심증은 있었지만 김미자를 비롯해 5명의 실종 여성들의 시체 등 구체적인 물증을 찾지 못해 홍 씨를 살인이나 시체은닉 또는 납치, 감금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하지 못했다. 다만 홍 씨는 김 씨 차량의 번호판을 훼손하고 유기한 재물은닉 및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2007년 5월 법정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을 뿐이었으며 2009년 만기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소 후 홍 씨의 행방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렵고 그나마도 형의 실효로 사실상 자유인 신분이라 더욱 더 어렵다. 다만 5명의 실종 여성들과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이후에는 또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5. 결국 미제로 남는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김해와 부산 일대에서 벌어진 이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 중 한 가족이 7월 김해 중부경찰서에 재수사를 문의해 왔는데 그들이 재수사 가능성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2010년 부산에서 일어난 ‘부산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었다. 대법원이 6월 28일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손예연은 2010년 부산에서 보험금을 목적으로 자기 이름으로 30억 원 규모의 보험을 든 뒤 여성 쉼터인을 살해하고 자신이 죽은 것처럼 속인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쉼터인의 시신이 화장돼 없었기 때문에 확실한 물적 증거가 없어 법정에서 논란이 됐으나 결국 재판부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피해자 가족들은 이 대법원 판례로 비춰봤을 때 비록 실종 여성들의 시신이 발견되지는 않았어도 연쇄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기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경찰에서는 이 사건은 시신 없는 살인사건과 달라 기소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시신 없는 살인사건의 경우는 시신을 화장해 확실한 물적 증거가 없었지만 피해자가 ‘살해당했다’는 정황은 확실했기 때문에 기소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아직 피해자들이 실종된 것인지, 살해당해 죽은 것인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홍 씨를 기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2020년 5월 11일자 1213회 방영분 마지막에 이 사건과 관련된 제보를 받는다는 내용을 올렸다.
6. 전문가 의견
2011년 9월 24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다. 방송에 출연한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치밀하게 계획되고 실행된 강력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였다.2020년 5월 10일에도 제보를 받았는데 후속방송을 생각하는 듯 하다.
팟캐스트 방송 <프로파일러 배상훈의 CRIME>에서 프로파일러 배상훈 교수는 경찰의 당시 성인 실종 수사 관행[3]과 아쉬운 용의자 취조 방식을 지적했으며 공범(들)의 존재 가능성을 주장했다. 김해부산 부녀자 연쇄실종1:비가 오는 날 사라지는 여인들, 김해부산 부녀자 연쇄실종2:그녀들이 만난 단 한 남자, 그는 범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