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의 식인 사자 두 마리의 박제 | |
두 사자의 두개골 사진[1] | 두 식인 사자들이 생전에 살았던 사자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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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Tsavo man-eaters
1898년에 동아프리카 보호령 케냐의 차보(Tsavo)에 위치한 철도공사장 캠프에서 인부 135명의 목숨을 앗아가 같은 해 12월에 사살된 두 마리의 수컷 마사이사자이다.[2] 두 사자를 사살한 '존 헨리 패터슨(John Henry Patterson)' 중령이 1907년에 출판한 전기 형식의 소설 'The Man-eaters of Tsavo'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으며, 해당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2번 만들어졌다.
미국 시카고의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서 이 식인 사자들의 박제를 전시 중이다. 박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둘 다 숫사자이지만 갈기가 없는데, 차보의 마사이사자는 케냐의 다른 지역이나 탄자니아에서 서식하는 마사이사자와는 달리 유전자 다형성(Gene polymorphism, 개체간 유전적 차이)으로 인해 갈기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2. 사건 관련
식인 사자들을 사살하고 나서 찍은 사진[3] |
1898년 3월에 영국 정부가 상아 수집을 위해 철도와 다리를 건설하던 현장에 방문한 패터슨 중령은 두 마리의 식인 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나중에 조사로 드러나듯이 이가 부러지고 여러 문제로 사냥이 힘든 이 사자들은 더 사냥하기 쉬운 인간을 습격하기 시작하는데 인부들이 자고 있던 텐트를 습격해서 단숨에 인간을 찢어발기고 도망가 버리자 공사가 지연되어 버렸다.
둘 다 몸집이 평균적인 숫사자보다 컸으며[4], 대단히 영악해서 추격대를 이리저리 따돌리면서 사망자가 세자리 수에 육박하자 인부들은 사자들을 악마라 부르며 도망쳐 버렸다. 이에 공사가 중단될 것을 우려한 공사 감독관 패터슨 중령은 식인 사자들을 사냥할 것을 결심하지만, 여러 차례 실패만 반복되었다. 사실 사자들은 공사장의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앓던 치통[5]이 심해져서 엄청난 스트레스 과잉 상태였다고 한다.
그들은 병원의 환자들도 공격했다고 하며 이 때문에 의사가 총을 들고 잠복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밤중에 식인 사자들을 본 의사가 총을 발사했으나 실패하였고, 총소리를 들은 패터슨이 두마리 중 한마리의 입에 총을 맞히는데 성공하며 한동안 공격은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후 또 사상자들이 발생하였고, 패터슨은 나무상자로 덫을 만들어 사자를 가둔 다음 노동자들이 총을 쏴 죽일 수 있도록 작전을 세웠다. 그렇게 걸려든 사자 한마리에게 노동자들이 가까이에서 총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했지만, 한발도 못 맞히고 사자는 더욱 화가 났으며, 그 과정에서 덫이 부서지고 사자가 달아났다.
그러다가 사냥꾼들은 12월 9일에 당나귀를 잡아먹고 있던 한 마리를 발견하였으나 하필 패터슨의 총알이 장전되지 않았는데, 다행히 사자가 다가오는 다른 사람들의 인기척을 느껴 도망쳤다. 패터슨은 이 사자가 당나귀를 마저 먹으려고 돌아올 것이라 예상하고 근처 나무 위에 은신처(마찬)를 만들어 나무 위에 매복했다. 그리고 그날 밤 자신을 발견한 사자가 나무로 올라오려 하자 303 브리티시 소총탄 2발을 명중시켰고(한 발은 심장, 한 발은 뒷다리에 명중), 다음 날 핏자국을 추적해 덤불 속에서 시체를 발견했다.
이후 패터슨은 두 번째 사자를 잡기 위해 해당 사자가 캠프 감독관이 키우던 염소들을 잡아먹었다는 정보를 토대로 염소 세 마리를 미끼로 삼고 나무 위에 매복했지만 염소만 맞추고 사살에 실패했다. 다음날 수색 중 사자를 발견해 염소 시체를 미끼로 한번 더 기다리다가 사자에게 두 발을 맞췄지만 놓쳐버렸고. 수색에도 발견되지 않은 데다 10일간 사자가 나타나지 않자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갔다고 생각했다. 이후 12월 27일 사자가 또 캠프에 출몰했다는 소식에 패터슨이 복귀해 오전 3시에 가슴을 맞췄지만 역시 사살에 실패했다.
12월 28일 아침. 패터슨이 수색대를 대동해 추적하던 중 덤불에 숨어있던 사자에게 총을 맞췄지만 중상 상태에서도 역습을 가해왔다. 패터슨은 예비 소총을 휴대하는 걸 잊어버렸기에 수색대가 있는 마찬으로 도망쳐서 나무로 기어올라간 뒤 총을 받아 나무로 쫓아 올라오려던 사자를 명중시켜 추락시켰는데, 한동안 움직이지 않아 죽었다고 생각해 한 패터슨이 땅에 내려오는 순간 일어나 공격해왔다. 패터슨은 사자의 머리와 가슴에 몇 발이나 쏘고서야 딱 다섯 걸음 떨어진 곳에서야 사자를 침묵시킬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패터슨도 사자의 공격으로 옆구리, 다리, 왼팔에 꽤 큰 부상을 입었다.
총 희생자의 숫자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한데, 사자들을 사살한 패터슨 중령은 총 희생자를 135명이라고 주장했으며 당시 우간다 철도회사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보고서에서는 건설노동자 35명이 잡아먹혔다고 기록되었다. 또한 박제에서 채취한 샘플의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인육을 먹은 양을 추산한 결과 한 마리는 10명 반 정도, 다른 한 마리는 24명 이상의 인육을 먹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물론 이 35명 이상의 희생은 최소 수치이며, 해당 분석을 내놓은 연구팀 역시 1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잡아먹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단지 이들이 확실하게 먹은 인육의 양이 최소 35명 분량이라는 것이다.[6] 2024년에 다른 연구팀이 박제의 치아에서 추출한 털을 분석한 결과 인간, 기린, 얼룩말, 영양, 오릭스, 워터벅 등의 DNA가 검출되었다고 한다.[7]
이 당시 패터슨은 "그 어느 육식 동물도 이 악마들만큼 사람을 죽이지 못할 겁니다."라는 인터뷰를 했는데 그로부터 9년이 지난 1907년[8]에 남아시아의 국가인 네팔과 인도에서 이들의 3배가 넘는, 436명의 사람을 죽인 참파왓 식인 호랑이가 나타났다.
2.1. 식인 사유
시간이 흘러 현대 과학자들은 이 사자들이 왜 식인을 하게 되었는가를 분석했는데 크게 두 가지 근거가 제기되었다.- 1. 치아 상태
해당 사자들의 치아를 확인한 결과 어금니가 사냥 과정에서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고, 이로 인한 치통과 스트레스 때문에 사냥하기 힘든 야생동물보다는 인해 상대적으로 쉬운 먹잇감인 인간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 2. 우역으로 인한 먹이 감소
1890년대에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에 우역이 창궐해 많은 동물이 죽었는데, 가축만 350만 마리에 물소, 기린, 임팔라 등 사자의 주요 먹이인 야생동물의 개체수도 급감했다. 이 때문에 먹이가 부족해지자 최후의 수단으로 사람을 노렸다는 것이다.
3. 대중매체
두 번에 걸쳐 영화화되었는데 전술하였듯이 실화의 주인공인 존 헨리 패터슨(1867~1947)이 직접 쓴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둘 다 해외에서는 B급 영화 정도로 보고 있지만, 1996년 영화는 나름 나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3.1. 1952년 영화
브와너 악마(Bwana Devil). 브와너는 동아프리카에서 대장 혹은 주인님에 해당하는 호칭이다. 32만 달러로 만들어져 5백만 달러의 대박을 거둬들였다. 최초의 3D 유성 영어 컬러 장편 영화로, 이 영화를 시작으로 한때 미국 영화계에 3D 영화 붐이 일었다. 다만 영화 자체는 상당한 B급이라서 평가는 좋지 못하다. 로버트 스택 주연. 아치 오블러(Arch Oboler) 제작/대본/연출. 배급은 유나이티드 아티스트(MGM/UA).
3.2. 1996년 영화
제목은 '고스트 앤 다크니스(The Ghost and the Darkness)'. 감독은 스테판 홉킨스로 주연은 마이클 더글라스가 미국 남부 출신의 사자 사냥꾼 레밍턴[9] 역, 발 킬머가 패터슨 역을 맡았다.[10] 배급은 파라마운트 글로벌. 제작비 5,500만 달러에 극장 수입 7,501만 달러에 그쳐서 흥행은 실패했으나 제69회 아카데미 시상식 음향편집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는 작전명 발키리에서 프리드리히 프롬을 맡은 톰 윌킨슨이 패터슨을 고용한 버몬트 경[11] 역, 반지의 제왕 실사영화 시리즈에서 세오덴 역을 맡은 버나드 힐이 홀든 박사[12] 역,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트차카를 맡은 존 카니가 패터슨의 멘토 사무엘[13] 역으로 나오며 에밀리 모티머가 페터슨의 아내 헬레나 역으로 데뷔했다. 이 영화에서 모닥불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사자에게 끔살 당하는 사망 플래그가 있다.
고스트와 다크니스 역으로는 특별히 훈련 받은 두 마리의 숫사자를 출연시켰다. 그래서 실화와는 달리 사자들이 갈기가 있고 덩치도 크다.[14]
결말은 상술한 다크니스의 사냥을 모티브로 삼은 것 같다. 고스트를 죽인 후 레밍턴이 야밤에 텐트에서 다크니스에게 죽자[15] 분노와 슬픔에 빠진 패터슨이 직접 공사현장에서 다크니스를 기다렸다. 패터슨의 앞에 나타난 다크니스의 기습에 총을 놓친 패터슨이 다크니스에게 쫒기다 나무 위로 올라갔는데 다행히 사무엘이 총을 던져줬지만 던져준 총을 제대로 받지 못 해 땅에 떨어지고 쫒아온 사자가 다리를 물기까지 하지만 패터슨이 목숨을 걸고 나무에서 떨어져 총을 잡았고 다크니스가 나무에서 내려와 패터슨에게 오기 직전에 결국 총알을 먹여 잡는다.
흔히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으로 알려진 "누구에게나 계획이 있다. 턱에 한 방 맞기 전까지는."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다만 뉘앙스는 플랜A가 실패하고 나서 좌절하지 않고 다음 계획을 밀고 나가라고 격려하는 뜻.[16] 고스트와 다크니스를 다 잡게 됐을 때 패터슨이 가지고 간 홀든 박사의 총이 불발되면서 두 놈을 놓쳤을 때 격려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 말은 나중에 패터슨이 다시 되돌려준다.
만화 초원에서 살아남기와 에덴의 우리에서도 언급되었다.
한국에서는 1996년 11월 16일에 개봉하였다. 이후 1997년 12월에 비디오로 발매되었고, 1999년 7월 31일 및 2001년 6월 30일에 MBC에서 주말의 명화로 더빙하여 방영했다. 레밍턴은 박일, 페터슨은 안지환이 담당했다.
[1] 이 뼈를 차드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서로 자국 중요 자료라고 하여 반환을 요청한 적도 있다.[2] 사망자 대부분이 유색인종이었으며, 식인 사자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죽인 사람들을 전부 잡아먹었는지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불분명하다고 한다. 1996년의 영화로 인해 '고스트(귀신)'와 '다크니스(어둠)'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으나 이는 단지 영화의 창작이다.[3] 좌측에 있는 것이 처음으로 사살한 개체로 미국 시카고 필드 자연사박물관 표본번호 FMNH-23970, 우측에 있는 것이 두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사살한 개체로 미국 시카고 필드 자연사박물관 표본번호 FMNH-23969이다.[4] 처음 사살한 사자는 몸길이가 297cm에 어깨 높이가 114cm, 두번째로 사살한 사자는 몸길이가 290cm에 어깨 높이가 119cm였다. 보통 숫사자의 평균 몸길이는 270cm, 어깨 높이는 110cm이다.[5] 아프리카물소 등의 대형 사냥감을 사냥하다가 다친 상처로 추정된다.[6] 다만 이 사자들에게 죽임을 당한 채 발견된 시신들 중에는 일부만 뜯어먹거나 입도 대지 않은 것들도 많았기에 실제로는 더 많은 희생자가 있었을 것이다.[7] 자세한 사항은 관련 논문 및 관련 기사 참조.[8] 공교롭게도 차보의 식인 사자들의 이야기가 패터슨의 소설로 출판된 연도이다.[9] 남북 전쟁에 남군으로 참전했다는 암시가 있는데, 사무엘과도 이미 안면이 있는 사이로, 마사이족 전사들과 함께 사자들을 사냥하여 영국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사자 사냥이 성과를 못거두자 빡친 버몬트가 "이번 한번만 봐주겠다"면서 특별히 불러온다.[10] 주연을 맡은 두 배우들은 영화 개봉 후 고스트와 다크니스를 다룬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해서 촬영 과정에서 알게 된 실화를 소개했다.[11] 패터슨을 고용하면서 아프리카를 계몽하기 위해 철도를 놓는다고 하고는 대놓고 아랫사람 못살게 구는 낙으로 사는 인간이라고 말하면서 날 실망시키면 평생 나를 증오하게 만들어주겠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는 등 전형적인 제국주의 시대 악덕 사업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망도 없어서 부하 직원들도 대놓고 괴물같은 인간이라고 말한다.[12] 갈 데가 없어서 아프리카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고용주인 버몬트에 대해서는 "거창한 말이나 늘어놓지만 돈이나 긁어모을 생각만 가득찬 작자"라며 비꼰다. 패터슨에게 자신의 총을 빌려주기도 했고, 고스트와 다크니스가 병원을 덮치자 내 환자들이 저기 있다면서 사무엘의 만류를 뿌리치고 달려갔다가 목숨을 잃는다.[13] 이 영화의 화자다. 아내가 5명 있는데 패터슨이 영국에서 아내 헬레나가 보낸 편지를 전해주고 패터슨이 환하게 웃는 뒤에서 뚱하게 "난 마누라가 다 싫은데"하거나, 레밍턴하고 아는 사이인데 왜 말 안 했냐는 패터슨의 말에 천연덕스럽게 "안 물어보셨잖습니까."하고 돌아서거나, 레밍턴이 농담을 하자 "농담도 하실 줄은 몰랐거든요." 하는 등,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인 이 영화의 소소한 개그를 담당하며, 패터슨이 흔들릴 때마다 그를 북돋아준 정신적 지주이자 동료이기도 하다. 고스트와 다크니스 때문에 노동자들이 다 떠나고 스탈링과 레밍턴까지 사자에게 당한 상태에서 끝까지 혼자 남은 패터슨의 곁을 지켜주는 친구이기도 하다. 만일 사무엘마저 떠났으면 존은 혼자 남은 상태에서 남은 한 마리에게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총을 패터슨에게 던져줘서 남은 한 마리를 잡고 교량 건설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게 해준 은인이기도 하다.[14] 이와는 달리 2022년 작 비스트에 출연한 사자는 진짜 살아있는 사자를 훈련시켜서 촬영한 것이 아니라 CG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자의 리얼리티가 워낙 좋다 보니 고스트 앤 다크니스의 사자들처럼 훈련을 시켜서 촬영한 줄 알았던 경우도 있었다.[15] 정황상 레밍턴의 시신은 야영지에서 멀리 떨어진 갈대숲에서 발견되어 텐트에서 죽인 건지 끌고 가서 죽였는지는 불확실하다.[16] 물론 작중 시점은 타이슨이 태어나기도 전인 19세기이기 때문에 작중 주인공이 태어나지도 않은 타이슨의 말을 인용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 속 장면이므로 영화 제작 당시 타이슨의 발언을 따왔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