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5-11-14 20:39:54

감나무 그늘 아래

1. 개요2. 본문3. 여담

1. 개요

고재종의 시. 으로 형상화되는 이별 후의 내적 성숙을 아름답게 노래하는 시이다.

2. 본문

감나무 그늘 아래
고재종


감나무 잎새를 흔드는 게
어찌 바람뿐이랴.
감나무 잎새를 반짝이는 게
어찌 햇살뿐이랴.
아까는 오색딱다구리가
따다다닥 찍고 가더니
봐 봐, 시방은 청설모
쪼르르 타고 내려오네.
사랑이 끝났기로서니
그리움마저 사라지랴,
그 그리움 날로 자라면
주먹송이처럼 커 갈 땡감들.
때론 머리 위로 흰 구름 이고
때론 온종일 장대비 맞아 보게.
이별까지 나눈 마당에
기다림은 웬 것이랴만,
감나무 그늘에 평상을 놓고
그래 그래, 밤이면 잠 뒤척여
산이 우는 소리도 들어 보고
새벽이면 퍼뜩 깨어나
계곡 물소리도 들어 보게.
그 기다림 날로 익으니
서러움까지 익어선
저 짙푸른 감들, 마침내
형형 등불을 밝힐 것이라면
세상은 어찌 환하지 않으랴.
하늘은 어찌 부시지 않으랴.

3. 여담

2026학년도 수능특강 문학 갈래복합 8번 세트에 장석남 시인의 현대시 수묵 정원 9-번짐과 고전수필 창해옹의 산수 여행과 함께 수록되었으며, 당해 11월에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