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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13:21:46

갈지자로 도망가라

1. 맹수를 만났을 때2. 저격수를 만났을 때
2.1. 각종 매체에서

1. 맹수를 만났을 때

자로 도망가라, 지그재그로 도망가라.

표현의 발음은 ㄹ경음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갈짜]로 도망가라"이다.

다리가 짧아 방향전환이 느린 맹수에게 도망가는 방법으로 많이 추천하는 것. 갈지자로 뛰어 도망가면 몸을 돌리기 힘든 맹수는 그만큼 속도가 느려져 쫓아오지 못한다는 논리.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1. 일직선으로 도망가다 덮쳐지기 직전에 크게 꺾는 전략으로 탈출할 정도의 순발력이 인간에겐 없다.
2. 매우 넓게 좌우로 왕복하지 않는 이상 쫓아오는 쪽에서는 방향전환각도가 크지 않고 넓게 좌우로 왕복할 경우 정작 맹수로부터 멀어지는 속도가 크게 저하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s'자로 뛸 때 맹수는 'I'자로 뛰어와서 앞다리 한번 넓게 휘두르면 끝난다는 말이다. 혹은 도망치는 버스 안에서 아무리 날뛰어도 버스가 직선으로 달리고 있으면 경찰차는 날뛰는 사람의 위치와 관계없이 직선으로 따라잡으면 되는 것과 같다.

기본적인 속도가 맹수에 비해 크게 딸리지 않고, 지구력과 순발력이 뛰어난데다 몸이 가벼운 초식동물들이 쓰는 방법을 사람에게 적용하려고 하니 말이 될 리가 없다. 초식동물은 갈지자라고 해도 한쪽 방향으로 십 미터 단위를 이동하니 제법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것도 개과 육식동물처럼 단체사냥과 끝없는 추격을 장기로 삼는 동물에겐 절대 통하지 않는다.

치타 같은 경우 꼬리를 방향전환하는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서 관성을 어느정도 상쇄한다. 초식동물들도 살려고 발악해서 겨우 사는 건데 하물며 인간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된다.[1]

한국에서는 맹수와 만나기 쉽지 않겠지만, 쫓기게 되었을 경우 지형지물과 장애물을 적절히 이용하여 일직선으로 도망가도록 하자. 문제는 사람 이상의 덩치를 가진 야수나 맹수라고 할만한 것들은 어쨌든 인간보다 빨리 달린다. 애당초 네 발 달린 짐승들은 거북 등을 빼고는 인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릴수 있다. 같은 사람과인 고릴라도 못해도 시속 50km/h로 달릴수 있다.

악어에게 효과적이라는 소문도 있으나, 애초에 악어는 육지에서 먹이를 쫓지 않는다. Mythbusters 참고. Mythbusters에서는 악어가 쉽게 먹이를 쫓지는 않지만 일정범위내에 들어오면 미친듯한 순발력으로 달려들었다. 무엇보다 악어가 지상에서 달리는 속도도 사람보다 빠르다.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베어 그릴스도 악어가 지상에서 시속 56km로 달릴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한테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뱀은 뒷걸음질을 못하므로 차라리 뱀의 뒤쪽으로 도망치자 뱀의 꼬리를 쫒는 방식으로 도망치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도 있긴하다. 뭣보다 뱀은 자극만 안하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하지만 멧돼지한테는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자세한 건 멧돼지 문서 참고. 이외에도 코끼리코뿔소한테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지만 어디까지나 불확실하다는 것을 참고할 것.

2. 저격수를 만났을 때

정확히 말하면 상황에 따라 다르다.

6.25에서 야전 짬을 쌓을만큼 쌓은 "한국군"의 "야전교범"에는 적의 조준사격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약진할 때 之자로 뛰라고 나온다. 2차대전 참전자들의 증언을 통해 구성된 미드 밴드 오브 브라더스 에서도 독일군의 기관총 난사를 피하며 참호로 도망치는 장면에서 갈지자로 달리는 장면이 보인다. 아프리카 부족들을 다룬 글에서도 투사무기를 피하기 위해 부족의 전사들이 갈지자로 뛰는 것을 묘사하는 기록이 있고, 실제로 효력이 있어서 접근을 막을 수 없었다는 내용이 실존한다.[2]

일반적인 야전, 돌격 상황에서는 병사의 진로와 사수의 사격방향이 겹치고, 목표가 적군 사수 그 자체라서 기관총 진지를 향해 똑바로 달리는 것은 조준선에 뛰어드는 것과 다름이 없어 갈지자로 진격하는 것이 조준선을 흐트러트리는데 효과적이다. 특히 약진 시 적 진지를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수류탄을 투척할 경우, 일직선으로 달리는 것보다 갈지자로 달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일직선으로 달리면서 수류탄을 투척할 경우 작용-반작용 법칙 때문에 투척 직전 달리는 속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갈지자로 달릴 경우에는 방향을 바꾸면서 투척하면 속도에 손해를 덜 보기 때문. 물론, 아무리 이거의 재림이라 하더라도, 현대전에는 다양한 목표를 상대하는걸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수단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난공불락의 적 차량, 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 보병의 목숨을 소모시키는건 병사 자신과 지휘관 모두에게 안타까운 상황이다.

단 시가전 정도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살짝 달라진다. 상술된 한국군의 야전교범에서도 한국군이 전반적으로 야전에는 뛰어나나 본격적인 시가전 경험은 부족한 군대인 탓에 시가전에 대한 언급은 많이 부족하다. 한국군 야전교범도 모든 상황에 적용가능한 것은 아니며, 교범에서도 갈지자로 뛰는건 약진할 때라고 한정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뛰어야 하는데요? 평범할땐 그냥 뛰어라

일반적으로 시가전 시에는 적 참호 돌파보다 엄폐물 횡단 상황이 더 많은데, 이에 미군 교범 등에서는 엄폐물(건물) 사이를 횡단할 때 적이 아군의 위치를 알고 있고 해당 위치를 확인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연막 차장 후 일제 통과(대형은 상황에 따라 적절히 판단할 것), 연막이 조준을 방해하긴 하나 현재 위치를 드러내기 때문에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가능한 통과시간을 줄이라고 권고한다. 즉 지그재그로 가는 것이나 직선이라도 대각선으로 달리는 것은 노출 시간을 늘리므로 지양하고 가급적 바로 횡단하면서 필요한 만큼만 판단에 따라 곡선을 그리듯이 뛰어 주라는 것케바케 글옵 더스트2 미드 통과 비슷한 이유로 1명씩 통과하는 것을 가장 지양해야할 실수로 언급한다.

단 게임에서는 이런 행동이 맞을수도 있다.

2.1. 각종 매체에서

미드 제너레이션 킬에서 저격수를 만난 종군기자와 해병대가 뛰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해병대원들은 일직선으로, 종군기자는 갈지자로 뛰며 온다. 이를 본 해병대원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은 뒤 "오래 살고 싶으면, 똑바로 뛰세요" 라고 말한다.

제너레이션 킬에서 묘사된 상황은 건물 상부에서 날아오는 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엄폐물에서 엄폐물로 뛰는 상황이었다. 양 옆이 벽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갈지자로 뛰면 1. 노출 시간이 길어지고 2. 좁은 시가지에선 갈지자의 폭이 넓지 않아 조준선을 흐트러트리는 효과가 적으며 3. 벽 가까이에선 유탄의 우려가 있다. 게다가 평지나 고지에서 마주보는 야전과 다르게 위에서 내려다보는 저격은 어느쪽으로 뛰든 조준선은 흐트러지게 마련. 따라서 이럴 경우 갈지자로 뛰어서 노출시간을 늘리는 것보단 가능한 빠르게 엄폐물로 숨는 것이 유리하다.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전쟁영화 "Too late for a hero[3]"를 보면 클라이맥스에서 일본군의 기관총을 피하기 위해서 두 주인공이 지그재그로 뛰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하나는 죽고 다른 하나만 살아남는다.

영화 "아포칼립토"에서도 마야인의 여흥거리가 된 주인공이 갈지자로 도망가는 장면이 나온다.

게임 에서는 원체 FPS답지 않게 주인공의 이동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른데, 버그 때문에 지그재그로 뛰어다니면 더더욱 가속되는 버그가 있다. 런처에서 발사된 로켓을 따라잡는 수준(...).[4]

게임 ARMA, 배틀필드, 배틀그라운드등 탄속이 존재하는 게임은 원거리에서 갈지자로 움직이는 사람을 정확히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뛰다 멈췄다 하는 것도 조준에 방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연사가 가능한 AR보다는 볼트액션식 소총으로 맞추기가 더 힘들어 진다.


[1] 다만 치타는 인간을 우호적으로 대하는지라 맹수로 분류하진 않는다. 현지에선 치타를 아예 동네 길고양이 취급할정도라고.[2] 물론 이건 적군 입장에서 소대에서 나름 추린 양각대 지정사수 정도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고, 흔히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정예 전문 저격수에겐 택도 없다. 애초 그런 저격수들은 필요한 경우 대상의 이동 배수(리드라고 한다)까지 감안해 사격하기 때문. 물론 일반 보병(소대장정도의 계급도 포함하여)은 그런 정예 사수들을 만날 일이 없다고 봐도 된다만[3] 마이클 케인이 주연을 맡은 1970년 작품. 한국과 일본에서는 "불타는 전장"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다[4] 추정가능한 원인은, 당시엔 가속도 물리엔진이 만들어지지도 않았으며, 움직임의 방향이 4방향(상하좌우)으로만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4방향 으로만 움직임이 제한된 옛날 게임에서 대각선 움직임을 구현하는 방식은 두가지가 있는데(타일이 사각형인 턴제 rpg전투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하나는 대각선으로 한칸 움직이는것을 2번의 직선이동(ex. 대각선 앞으로 이동을 →↑두번 이동)으로 퉁치는 방식, 또 하나는 대각선 이동도 한번의 이동으로 퉁치는 방식이고 둠은 이 두번째방식을 쓴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 방식을 쓰면 대각선 운동이 느려지고, 발사무기사정거리도 마름모꼴이 나온다. 반면 두번째 방식을 쓰면 대각선 움직임이 직선보다 월등히 빨라지고 발사무기 사정거리도 정사각형이 나오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역시 두가지로, 첫번째 방식은 바닥 타일을 육각형으로 변경하는것으로 턴제게임에서 완벽한 솔루션으로 꼽혔지만 프로그래밍이 어려워 많이 쓰이지 않았다. 두번째는 대각선 이동시 보정치를 주어 직선운동과 단위시간(한턴)당 비슷한 거리를 움직이게 하는것으로, 턴제게임에서도 멀리서보면 이동가능거리도 발사무기 사거리도 원에 가깝게 하는 방식으로 대충 구현하면 되는 콜롬부스의 달걀같은 방식이지만 타일크기가 크면 클수록(한턴당 이동가능 칸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별로 의미가 없고 공정성 시비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런 발상이 적용될 때 쯤엔 턴제게임이 사멸하다시피 하기 시작했을때라 별로 관심도 받지 못했다. 실시간 게임에선 바로 적용이 되었고, 이후 타일단위개념이 사라지고 픽셀단위로 계산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혀지기 시작했고, 2.5D가 아닌 진짜 3D로 제임이 제작되기 시작하며 각종 물리엔진이 도입되면서 깔끔하게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린 논쟁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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