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G식백과에서 설명한 영상.
담당 변호사의 영상.
대한민국의 GTA 산 안드레아스 사설 서버 운영자들이 2024년 2월 최종적으로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
일부 기사에서는 GTA 5로 오보가 난 탓에 별개의 두 사건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인벤 기사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모두 GTA 산 안드레아스에서 일어난 게 맞다. # 불법으로 크래킹된 게임이나 복돌이 아닌 정품 게임을 이용한 경우마저, 심지어 게임사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음에도 게임사에서 운영하지 않은 민간, 개인 운영 서버는 전부 불법이라는 판결이다.
2. 상세
우선 GTA 산 안드레아스는 오로지 싱글 플레이만 지원하며 GTA 5의 GTA 온라인과는 다르게 공식적으로 멀티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산 안드레스는 유저들이 제작한 모드 형식을 통해서만 멀티플레이가 구현되었는데 그 중 '인생서버'라고도 불리는 'RP서버(SAMP)'는 국내외 통틀어 개인 운영자들에 의해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그러던 중 2017년부터 운영된 한국의 한 GTA 산 안드레아스 RP 서버에서 2021년 운영진 끼리의 권력 다툼 때문에 자리에서 빠진 한 인물이 '얘네 사설서버 운영하고 있다'면서 신고를 넣었고 한때 운영자였던 본인 역시 공범으로 같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
결국 해당 서버 운영자에 대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다. 당장 동일 법조항으로 처벌된 리니지 악질 프리서버가 2억의 수익을 땡겼음에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걸 생각하면 이것보다 더한 처벌을 받은 셈이다. 그나마 2심에서 감형되어 벌금 500만원이 선고되었고 대법에서 '2심이 법리를 오해한 것이 없다'며 피고측 항소를 기각해 벌금형이 최종 확정되었다.
3. 판결의 문제점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게임물을 제작, 배급, 제공 또는 알선하는 행위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제32조(불법게임물 등의 유통금지 등)
해당 법안 자체는 리니지 프리서버, 메이플 프리서버처럼 온라인 게임의 클라이언트 단위에서 크래킹을 하여 클라이언트 단위로 배포하는 악질 프리서버를 단속하기 위해 생긴 법안이다.
우선 해당 법안이 진짜 잡고자 했던 악질 프리서버들은 애초에 리니지, 메이플과 같은 온라인 게임이 타겟으로, 해당 온라인 게임들은 본래 게임사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아이템 판매 등 각종 BM으로 수익을 버는데 악질 프리서버들은 그러한 게임을 크래킹하여 개변조된 클라이언트 파일을 배포한 뒤 불법 서버를 구축하여 원본 게임이 아닌 자신들이 운영하는 서버에서 현질을 하게 만듬으로써 본래 게임사가 벌어야 했을 수익을 가로챈다.
하지만 GTA 산 안드레아스는 애초에 공식에서 온라인 서버를 운영하지 않는 싱글 플레이 패키지 게임이고 문제의 RP 서버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원본의 정품 구매 후 모드를 설치해 멀티 플레이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크래킹된 클라이언트 자체를 무단 배포하는 악질적인 프리서버와는 사례가 다르다. 당장 법 조항에도 적혀 있듯 해당 법이 막고자 한 악질 프리서버들은 애초에 크래킹된 클라이언트 파일 자체를 같이 유포하기 때문에 문구 자체에 '게임물'이라고 적어놓은 것인 반면 GTA 산 안드레아스 사설 서버는 게임 자체는 정품을 이용한 뒤 멀티를 구현해 주는 모드를 해외 커뮤니티에서 다운받아 입히고 그 외에는 하마치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서버를 구축하여 방장의 서버 주소만 입력하여 접속하는 형식이므로 애초에 게임물을 배포했다고 하는 기준에 속하지조차 않는다.
즉, 이러한 단순 사설서버는 반드시 원본 게임의 정품 구입이 필요하다 보니 게임사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제재 대상이라기보다는 암묵적인 공생 관계로써 GTA 산 안드레아스의 운영사인 락스타조차도 어느 정도의 가이드 라인만 제시하여 이 정도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만 하였을 뿐 적극적으로 모든 사설서버가 제재 대상이라고 한 적이 없다. 특히 GTA 산 안드레아스는 GTA 5의 GTA 온라인과 다르게 애초에 공식적인 멀티 플레이 기능이 없으며 이미 발매된 지 20년도 더 넘은 게임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락스타 입장에서 피해를 주장할 리가 없고 오히려 본래 1회성 싱글 플레이 게임인 산 안드레아스가 RP 서버 덕분에 현재까지도 꾸준한 접속자 수를 유지하는 등 게임의 수명을 더 늘려주어 도움이 됐으면 됐다.
법원은 해당 서버의 운영자들이 후원금 명목으로 수익을 벌어들인 것을 문제 삼았으나 어디까지나 서버 유지보수를 위한 후원 명목으로 한 달에 30만원 정도밖에 안 하는 소액이었고 이마저도 서버 운영자의 자비로 드는 서버비가 훨씬 더 많이 들었다고 하니 당장 동일한 법조항으로 처벌받은 리니지 프리서버가 2억을 땡겨먹은 것과 비교하면 이 사건은 단순한 취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며 후원금을 받는다는 것도 락스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 사건의 판결처럼 게임사에서 운영하지 않고 개인이 구현한 서버 = 불법이라는 공식대로라면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들도 Mojang에서 운영하는 서버가 아닌 이상 개인들이 운영하는 서버도 전부 불법이라는 말이 된다.
즉, 게임에 대해 몰지각한 판사들이 악질 프리서버와 개인 취미용 서버 구축에 대한 개념 차이에 대한 이해 없이 '공식 게임사가 운영하지 않는 민간 서버'라는 이유로 이 둘을 동일 선상에 놓고 판결해 버린 것이다. 법조항을 단순히 법리적, 글자 그대로만 해석한 오판결 때문에 마인크래프트 등 개인들끼리 취미로 운영하는 다른 게임의 서버들도 본 판례가 남음으로 인해 유죄 판결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이러한 사설 서버, 프리서버는 엄연히 그 저작권자인 주체가 게임사이기 때문에 그들이 피해를 주장했을 때, 즉 친고죄나 민사로 다뤄야 할 영역이지 국가가 나서서 형사처벌한 사례는 전세계를 뒤져봐도 대한민국이 유일무이하다. 심지어 본 판결은 정작 원작자인 락스타 게임즈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사실상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상태임에도 한국 법원이 유죄를 때린 것이다. 게다가 상술했듯 원본 게임 자체를 크래킹해서 배포한 게 아니라 정품 위에 MOD로 덧칠해 멀티를 구현한 것이기 때문에 이 사건은 애초부터 저작권 위반조차도 아니다. 실제로 해외의 수많은 GTA RP 서버들은 후원을 받고 있어도 처벌받은 적이 없고 활성화되어 있다.
락스타 측은 사설서버에 대해서 특정 가이드라인만 제시한 '암묵적 승인'이라는 입장인데 전술한 법조항에서는 게임사가 직접 '제공' 또는 '승인'한 경우에만 위법성 조각 조건으로 판단하고 있으니 공식적으로 락스타가 모든 사설서버에 대한 완벽한 승인이라는 입장을 내비쳤거나 해당 RP 서버가 개별적으로 락스타에게 연락을 취해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법이라는 판결을 낸 것이다. 외국 법 기준으로 보자면 게임사가 직접적으로 '너 안돼' 라고 해야만 불법인데 한국 법 기준은 게임사가 '너 돼' 라고 한 것 외에는 모두다 불법이라는 논리다.[1]
법 조항 자체의 문제도 있다. 게임사가 '제공' 또는 '승인' 하지 않은 '게임물'이라고 그 범위를 너무 광범위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게임을 개조하는 MOD질이나 한글패치 등도 정말 문구 그대로만 원론적으로 해석한다면 이 법에 적용시킬 수도 있다.[2] 악질 프리서버만을 잡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원본 게임의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원본 게임과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조된 게임물' 등으로 그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해야했음이 옳다.
즉,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작성된 법조항과 거기에 더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판사들이 악질 불법 프리서버와 단순 사설서버 두 개념을 구분하지 않고 단지 정말 문구 그대로 해석해서 벌어진 참사적 판례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이 판결로 인해 한국에서는 '게임사에서 운영하지 않는, 유저가 개인적으로 오픈하는 서버'가 전부가 불법이라고 판결날 위기에 놓인 셈이며 GTA 산 안드레아스를 포함한 관련 게임 커뮤니티나 RP서버는 사실상 전멸해 버렸다. 특히 판결문에서는 '후원'을 받았다는 점이 상업적 목적이라면서 물고 늘어졌는데 같은 논지대로라면 이 판결 이전에 열린 서버긴 하지만 악어의 놀이터도 참여 스트리머 중 일부로부터 후원금을 받았기 때문에 해당 판결문의 논리대로라면 역시 불법이라는 말이 되며 해당 판결 이후에 열린 악어의 놀이터 2도 아프리카TV와 치지직으로부터 후원을 받음으로써 피해를 입을 여지가 생겼다. 이런 서버들을 누군가 각잡고 신고하여 실제 기소까지 이루어진다면 해당 판례로 인해 실제 처벌까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G식백과 영상에서는 유명 마인크래프트 유튜버 도티도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순수한 목적으로 즐기는 방식마저 사법부가 시대의 흐름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해당 판결을 비판하였다.
4. 개정 가능성
친 게이머 성향으로 유명한 이상헌 의원은 '피해자가 없는 사설서버' 처벌은 잘못되었다며 사설서버 운영 위반 범위를 축소하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친고죄 단서 조항을 추가하는 등 개정안을 발의했다.이 사건의 변호를 담당한 법무법인 해미르의 이미예리 변호사는 "이상헌 의원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면 무죄를 받았을 수도 있어서 실질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가 없는 사설서버'에 대해 법률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을 국회와 정부가 신경을 써 개선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5. 유사 사례
- 2019년 인디 게임 규제 논란 - 개인이 제작해 무료 배포하는 플래시 게임이나 쯔꾸르 게임 등도 모두 심의 대상이라며 심의받지 않은 게임을 무료 배포하는 경우에도 불법이라면서 단속에 들어간 사건이다. 바다이야기 같은 악질 사행성 게임 때문에 생겨난 법안이지만 해충 잡는다고 대포 쏘다가 애꿎은 무고한 참새들까지 때려잡는 악법이라는 지적이 제시되고 G식백과가 공론화를 이루어낸 덕에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비상업적 목적'인 경우에는 제외되도록 법 조항이 수정되었다.
[1] G식백과는 이를 두고 외국은 블랙리스트, '안된다고 지정한거 빼고 다 돼'인 반면 한국은 화이트리스트, '된다고 지정한거 빼고 다 안돼'라고 비유하였다.[2] 물론 한글패치도 원론적으로는 저작권법 위반이다. 게임의 스크립트도 저작물인데 그것의 번역물도 2차 저작권으로써 원작 저작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글패치를 하기 위해선 어쨌거나 원본 게임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게임사들은 암묵적으로 허용해 주고 있으며 설령 문제삼는다고 하더라도 친고죄인 저작권법으로 다뤄야 할 영역이지 이 사건처럼 국가가 나서서 형사로 처벌할 만한 사안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