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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17:25:47

환경 호르몬

1. 개요2. 위험3. 플라스틱에서의 용출4. 피해야 하는 플라스틱5. 관련 문서

1. 개요

내분비계 교란 물질(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EDCs).[1]

외인성 물질로써 인체의 내인성 호르몬의 유사체 노릇을 하거나 그런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들의 총칭. 주로 유기용제플라스틱 가공에 필요한 가소제, 혹은 각종 농약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상, 유기화학이 적용되는 모든 화학공업은 잠재적으로 내분비계 교란 물질을 탄생시킬 위험을 가진다. 그러나 화학공업은 인류 번영의 기둥이기 때문에 조율하기가 굉장히 난해하며, 따라서 내분비 교란 물질 혹은 그 의심 물질은 인류가 먼 미래까지 지고 가야하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환경 호르몬이란 명칭은 '외인성' 물질이라는 점에서 따온 명칭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명확하지 않아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화두가 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 위험

비단 인간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내분비계는 기원이 굉장히 오래되었으며 도대체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신기할 정도로 주먹구구식으로 작동한다. 호르몬은 신호전달물질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종류에 속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 호르몬 수용체들을 자극할 수 있는 물질은 소량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세포막을 그대로 관통해 세포핵 속 DNA까지 직행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신호전달물질 중에서도 유독 강력한 물질인데, 이런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유사한 물질의 위험성은 굳이 과학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2]

내분비계 교란 물질들은 이러한 내분비계의 항상성 유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3] 내분비계의 신호전달 물질은 인체를 직접적으로 변경시키는 물질이기 때문에 유사한 물질이 신체에 작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게다가, 인체는 내분비계 항상성 유지에 매우 취약하다. 조금이라도 외인성 신호전달물질 혹은 그 유사체가 유입되면 인체는 그에 반응해서 신호전달 물질의 생산량을 변경하기 십상인데, 이는 십중팔구 인체 유지에 필요한 효과가 나고 있지 않음에도 생산량을 줄이거나 높이는 사태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내분비계의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변동된 상태가 지속되면, 끝내는 내분비계 활동의 비가역적인 훼손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것은 이미 수도 없이 많은 외인성 호르몬 오남용 사례로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며, 내분비계 교란 의심 물질이라고 예외일 가능성은 극단적으로 작아 논하는게 무의미하다.

물론, 제약사들이 고심해서 설계한 외인성 호르몬 약제와 달리 내분비계 교란 물질들은 목적을 가지고 정밀하게 설계한 게 아니므로 그 위력이 약으로 쓰려고 만든 것만큼 강력할 것이라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호르몬 유사체는 위력이 약해도 충분히 위험하며, 오히려 설계된 물질이 아니라서 되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내분비계 물질은 각종 유기용제와 가소제, 농약 등 필수적인 화학공업의 예기치 못한 부산물이기 때문에, 통제가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이 아주 큰 문제가 된다.

필수적으로 쓰이는 물질을 대체하려면 그 산업 전체를 갈아엎어야 하기 때문에, 규제를 관리하는 기관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학계에서 과학적 입증을 바탕으로 대체 물질을 사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지 않는 이상 이런 물질들을 포기하기 어렵다. 포기한다 하더라도 전환에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고 정부 보조금 등 굉장한 정치/경제적 비용이 요구된다.

내분비 교란의 낌새만 보여도 그 물질을 배척하는게 타당하지만, 정치적인 합의를 도출하라면 강력한 과학적 증거가 필요하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 퇴출을 위한 강력한 과학적 증거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실험이 필수적인데, 하필 내분비계 물질은 인체를 직접적으로 편집하는 물질인지라 인체실험을 하는게 아니고서야 간접적인 연구로만 위험성을 추정해볼 수 있어 과학적 입증이 어렵다.

아직까지는 합리적 의심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으나, 성 기능과 인체 발달에 이상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 지목되고 있으며, 합리적 의심이라곤 해도, 이미 과학적으로 아는 사실, 곧 내분비계 물질과 그 유사체가 가지는 엄청난 위력을 고려하면, 합리적 의심이라곤 해도 언제까지나 이걸 실험으로 '굳이' 확인해보지는 못했다는 것일 뿐 "오인한 것일 가능성"은 지극히 작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특히 남성에게 더욱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여겨지며, 따라서 유독 위험성이 큰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대체로 에스트로겐 유사체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남성이 여성화되는 것이 훨씬 더 눈에 띄기 때문'이지 딱히 남성을 대상으로 피해가 더 크다고 볼 근거는 없다.[4][5]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 심각한 피해를 준 것이 직접적으로 검증된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지만, 매우 심각한 대형 사고를 일으킨 경우가 의외로 상당히 많으며, 가장 유명하고 큰 피해를 준 사고로 카네미 유증사건이 있다.


용기가 발포스티롤로 된 컵라면이 환경호르몬 때문에 문제가 되는 이유는, 뜨거운 물에 의해 쉽게 위의 성분들이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렌지에 가열할 때 문제가 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종이폴리에틸렌 코팅을 한 포장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6]

3. 플라스틱에서의 용출

PVC 등의 합성수지로부터 비스페놀A, 가소제로 대표되는 유해 물질이 용출되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건 관련 학계에선 당연한 원리로 여겨진다.

상기된 물질들을 만들 때 사용되는 단량체들이 독성이 있지만, 중합된 이후 독성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다, 완성된 물질은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온도 범위가 한정적이다. 사실 플라스틱 젖병은 뜨거운 물에 끓이라고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포장용 필름도 뜨거운 물질을 포장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범위를 넘겼을 경우 구조가 불안해져 내부 물질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알고도 쓰는 이유는, 고분자 물질들의 제조와 이용이 매우 용이하고 대체 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주변의 플라스틱 물품 없이 살아야 된다고 생각해보자. 쉽게 생각해서 컴퓨터를 예로 생각하면 LCD 모니터는 다시 CRT로 돌아가야 하고 마우스키보드도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이나 자연재료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은 마치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자동차나 독성 물질인 크롬을 사용하지 않는 산업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7] 자동차의 경우 전기자동차를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 발전소 자체가 화력 등을 이용하면 소용없다. 발전소도 완전히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말아야한다. 즉, 해악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이 통제 가능하고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극도로 큰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하필이면 생식 기능과 직결되는 문제, 곧 국가의 존망이 달린 문제인지라 의외로 전 세계적으로 걱정거리로 자주 논의되었으며, 지금은 관련 규제가 강화되어 예전처럼 내분비계 교란 물질에 피해를 받을 일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요즘은 Covid-19 대유행으로 인한 대봉쇄의 여파로 환경 안전 관련 규제가 느슨해져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이전에 착실하게 문제를 밝혀내고 사용을 지양하기로 규제하던 노력이 상당히 많이 사라진 상황이라 다시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 창궐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꽤나 희망적이지 못하다.

4. 피해야 하는 플라스틱

시중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바닥에 숫자 5 혹은 폴리프로필렌(PP) 표기가 되어 있는 용기들은 환경호르몬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하지만 2~3%를 차지하는 폴리카보네이트(PC) 용기들은 명확히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진 가소제들을 쓰기 때문에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

시판되는 가정용 비닐랩은 폴리에틸렌 소재를 사용하며, 가소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음식점이나 할인점 등에서 사용하는 비닐랩은 비용 문제로 PVC 소재를 사용하는데, 이 물질은 원래 굉장히 가공성이 나쁘기 때문에 가소제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플라스틱 공통으로 열에 약하며, 가소제는 유기용매에 녹기 때문에 뜨거운 기름이 닿으면 유의미한 수준으로 용출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튀김류와 같이 뜨거운 기름이 있는 음식을 포장할 때에는 조리용 티슈 등으로 비닐랩이 직접 음식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나마 요즘은 PVC가 아닌 뚜껑이 있는 용기를 이용함으로써 비닐랩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실, 이미 식품에는 환경호르몬이 나올수 있는 PVC랩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6&aid=0000020021 즉, 먹거리 포장에 PVC랩을 쓰는 것은 식품 위생법 위반 행위다. 식품 포장에는 PE(LLDPE)랩만 허용이 되어있음에도, PVC 랩이 PE보다 훨씬 저렴한 것은 물론, 접착성 및 연신성이 뛰어나 편리하단 이유로 아직도 PVC 랩 사용이 만연해 있다.

PVC라 하더라도 항상 알려진 내분비 교란 물질을 가소제로 써야하는 것은 아니며, 내분비 교란 위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대체 가소제를 쓰는 제품들도 존재한다. 이런 가소제를 쓴 PVC 랩은 식품 포장용으로 써도 무방하다.

하지만 단가가 엄청나게 차이나는 것은 물론, 가소제로써의 성능 자체가 더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 이전에 모든 PVC에 해당 가소제를 쓸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한편, 종이컵의 코팅은 폴리에틸렌으로써 가소제를 쓰지 않으므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믹스 커피의 포장도 PP 재질이므로 안전하다. 물론 잉크 따위가 녹아 나올 수는 있는데, 그래봐야 내분비계 교란 물질과 비교하면 의미가 없는 수준의 위험인지라 걱정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식약청은 이에 대해서 딱히 별다른 권고를 하지 않고 있다.

5. 관련 문서



[1] 학자에 따라서는 내분비 장애 의심 물질이라고도 한다. 이것들의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면 간접적으로 입증해내야만 하며, 직통으로 알아보려 한다면 인체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험이 직접적으로 증명된 건 아닌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수적 명칭을 지지하는 학자들도 많은 것.[2] 근력 증강 효과가 일어날 만한 구석이 대체 왜 있는지조차 제대로 연구 안한 엉터리 물질조차도 퍼포먼스 증강용으로 오남용하는 게 현실이다. 그저 내인성 호르몬과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생겼다면, 일단 극도로 경계를 하는게 옳다.[3] 직접적으로 검증하지 않았으니 '줄 수 있다'인거지 타격을 안 주면 그게 더 이상하므로 그냥 '타격을 준다'로 받아들여도 상관 없다.[4] 배란 주기에 따라 강력하게 여성 호르몬 활동이 변동하는 것에 비해, 뇌하수체와 고환의 상호작용에 따른 호르몬 조절이 더욱 부실하다는 것도 감안해야할 요소.[5] 다만 이 때문에 기독교 우파 등지에서 이를 체리피킹해 성소수자를 비난할 목적으로 환경 호르몬 염려증을 보이는 양상도 없지 않다.[6] 이런 컵라면 용기도 전자레인지 사용 금지를 붙여놓는데, 뚜껑의 은박지가 조금이라도 제거되지 않으면 위험해서 그렇다.[7] 멀리 갈 것 없이 밥그릇 등에 쓰는 스테인리스강이 대표적인 크롬 함유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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