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9년 7월 7일 일본 도쿄도 아라카와구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사건 발생 [age(2019-07-07)]년이 지난 현재도 정확한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의문의 사건이다.2. 사건의 전개
2019년 7월 7일 오전 0시 50분경 도쿄도 아라카와구 히가시오구(東尾久)에 위치한 화과자점 '과자 장인 키즈야(菓匠 木津屋)'의 냉장고 안에서 젊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사망자의 신원은 화과자점 주인의 딸인 키즈 이부키(木津いぶき, 당시 18세)라는 여대생으로, 발견 당시 냉장고 안에서 웅크린 자세로 앉아 있었고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으나 목에 압박흔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사인은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었다. 이부키의 시신은 경찰 수사관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시신 발견 하루 전인 7월 6일 오후 6시 35분경 "아버지가 자살하려고 한다"는 이부키의 남동생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부친이자 화과자점 주인인 키즈 히데키(木津英喜, 당시 43세)의 행방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시신 발견 당시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아 셔터가 내려진 상태였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분간 휴업합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한편 경찰은 계속해서 히데키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부키의 시신 발견 현장 근처에서 동반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이 적힌 메모가 발견되었고 사건 당일 히데키를 만났다는 70대 남성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히데키는 당시 표정이 매우 어두워 보였으며 평소에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항상 눈을 보면서 말하던 그가 그날따라 눈조차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모습을 본 지인은 혹시 몸이 아파서 그러는가 싶어 병원에 가 보라고 권했으나 히데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히데키는 사건 당일 오후 4시경 아내에게 '일이 다 끝났다'라고 연락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는데 약 2시간이 지난 오후 6시 30분경에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서 "손목을 긋고 죽겠다, 강에 빠져 죽겠다"라는 말을 남겼으며 이 두 번째 전화를 받은 직후 이부키의 남동생이 경찰에 신고했다. 오후 7시경에 걸려온 히데키의 세 번째 전화는 "딸을 가게에서 (칼로)베었다, 죽고 싶다"라는 말이었다.
계속된 수색 결과 7월 7일 오전 2시경 도쿄의 자택에서 약 30km 떨어진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 시내에서 히데키의 오토바이가 발견되었고 이부키의 시신이 발견된 지 약 4시간 후인 오전 4시 45분경 이와츠키구 소재의 하천 둔치에서 나무에 목을 맨 히데키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경찰은 일련의 정황을 종합해 히데키가 딸을 살해 후 자살한 것으로 보았다.
3. 키즈 히데키는 어떤 인물이었나
평소 히데키의 가게 단골손님이었던 70대 여성의 증언에 따르면 성실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화과자 장인이었다고 한다. 전술한 70대의 지인은 그를 두고 부지런하고 인상 좋고 언변이 좋아 손님 상대로 하는 장사는 나름대로 적성에 맞아 보였다고 평했다.[1] 한편 히데키가 자신의 가게를 열기 전에 일했던 인근 지역의 화과자점 주인은 호쿠리쿠 쪽에서 화과자점을 경영했던 히데키의 부친이 히데키를 자신의 가게에 데려왔고 10대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일을 배웠다고 증언했다. 얌전하고 부지런하며 화과자를 만드는 실력은 좋았다고 평하면서 술이나 도박과도 거리가 멀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히데키는 아내와 두 자녀를 두었는데 사실은 두 번째 결혼으로 첫 번째 부인[2]과의 사이에 자녀들도 있었으며 그 중 큰딸은 죽은 이부키와 동갑이라고 했다. 그런데 첫 번째 결혼은 사별이 아니라 이혼으로 끝났는데 사유는 히데키 본인의 불륜으로 그의 사촌이 상간녀였다고 한다. 당시 키즈 가에서는 친족 회의가 열렸다고 했을 정도로 집안이 발칵 뒤집혔던 것으로 추정되며 히데키 본인도 이혼을 회피하려고 가정법원에서 소송까지 했으나 결국 패배해 자녀의 친권도 전처에게 돌아갔다고 한다. 이는 히데키가 지인에게 직접 이야기한 내용으로, 이로 미루어 보아 여성관계가 상당히 문란했던 것으로 보인다. 히데키의 화과자점 인근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지금의 아내와는 2005년경에 결혼했고 이부키와 남동생은 현재 부인의 자녀들인 재혼가정이었다.
히데키의 지인에 따르면 히데키와 이부키는 일단 겉보기에는 부녀 사이가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두 부녀가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이 종종 보였고 이부키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그 나이 또래의 딸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아버지와 손을 잡고 다니는 일이 흔치 않은지라 몇몇 주민들은 창피하지 않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정작 이부키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부키는 평소 사람들에게서 외모 관련으로 여배우 요시나가 사유리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데다 히데키가 이상하리만치 이부키와 스킨십이 잦다는 점 때문에 뭔가 수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지인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히데키가 아라카와구에서 가게를 경영하게 된 경위는 그가 일했던 화과자점에 드나들던 거래처 직원으로부터 아라카와구에 있는 화과자점 주인이 고령으로 가게 문을 닫게 되었으니 그 가게를 사서 독립해 보는게 어떻겠냐며 소개해 준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은 히데키는 바로 가게를 인수해 자신의 이름을 건 '키즈야'의 간판을 걸고 독립했다. 당시 히데키의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상당히 젊은 나이에 자신의 가게를 연 셈인데 닛포리·토네리 라이너 아카도쇼갓코마에역에서 5분 거리라는 좋은 입지 조건에 히데키 본인의 타고난 언변과 좋은 인상까지 더해서 그럭저럭 장사는 잘 되는 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히데키는 갑작스럽게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오후 6시에 가게 문을 닫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가게는 딸 이부키도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이었다.[3] 이 시기부터 가게의 경영이 기울기 시작했고 빚쟁이에게 쫓기고 있었다는 말도 있다.[4]
4. 밝혀지지 않은 범행 동기와 부녀 관계에 얽힌 의혹
히데키가 전화로 딸을 '베었다'라고 한 부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부키의 실제 사인은 경부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로 날붙이에 의한 외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히데키가 두 번째 전화에서 손목을 긋겠다, 강에 빠져 죽겠다 운운했으면서 실제로는 목을 매고 자살했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신이 피폐한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한편 전술한 전화 내용으로 보아서는 우발적인 범행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평소 이부키가 "집에 들어가면 아버지가 있어서 싫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있어 부녀 관계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겉보기에는 부녀 관계가 좋아 보였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이부키의 초등학교 동급생의 모친에 따르면 당시 이부키는 발레를 배웠고 얌전한 성격이었는데 초등학교 1~2학년 즈음에 왼쪽 뺨에 멍이 든 채 등교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다 그렇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부딪혔다고만 대답하고 넘어갔으나 얼마 후에 또 얼굴에 멍이 들었고 이 때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동급생의 모친은 이부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마치 누군가를 감싸려고 하는 말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다른 초등학교 동급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3학년 때 팔에 멍이 든 것을 보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묻자 '아빠가 팔을 세게 잡았다'고 대답했다고 하며 '시험 점수가 나쁘면 아빠에게 혼난다'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게다가 초등학교 5~6학년 즈음에는 얼굴에까지 멍이 들었고 이 시점에서는 '아빠와 싸워서 이렇게 됐다'라고 말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이부키는 중고일관교에 진학하면서 입시에 더욱 매진했지만 당시에도 몸 곳곳에 멍자국이 상당히 많았다고 전한다.
범죄심리학자들은 유난히 강한 지배욕구를 갖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렇게 지배적인 성향이 강한 부모일수록 자녀에 대해 비뚤어진 애정을 보이기 쉬운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이부키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자행된 히데키의 학대와 폭력이 이 비뚤어진 애정의 표출이라고 분석했다. 한 정신과 의사는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히데키의 정신 상태에 대해 소위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기 때문에 사소한 말과 행동에도 쉽게 분노하고 애정을 쏟았음에도 보답받지 못했다고 느꼈을 것이며 경우에 따라 상대방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해 적개심과 증오를 품기도 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어쨌거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사망했기 때문에 향후에도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 기타
- 이 사건은 일단 언론에서 보도되기는 했으나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가해자의 문란한 여성 관계나 18세의 의붓딸에게 과도하게 스킨십을 시도했다는 등의 부분을 건드리기가 껄끄러웠던 모양이다.
- '과자 장인 키즈야'는 사건 이후 폐점했는데 건물 자체를 아예 철거하고 주차장이 되어 버린 걸 보면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다.
[1] 그런데 이 때 묘하게 '언변이 좋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듯한 투로 말했다고 한다.[2] 전술한 화과자 가게를 그만둔 후 가게 주인에게 딱 한 번 "인터넷 만남 사이트에서 알게 된 여자와 결혼했다"고 연락이 왔다고 하는데 정황상 이 여성으로 추정된다.[3]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나왔는데 이부키와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기 위해서라거나 딸이 걱정되어서라는 등 여러 설이 나왔다. 실제로 딸 걱정에 딸이 일하는 가게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아버지의 사례가 일본 방송에서 소개된 일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쪽이 되었든 가뜩이나 여자관계가 문란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데다 이부키에게 과도하게 스킨십을 시도했다는 점 때문에 히데키의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은연중에 제법 있었다고 전해진다.[4] 사건 발생 얼마 전에도 빚쟁이들이 찾아왔었다고 하며 현재의 아내와도 빚 문제로 부부싸움이 잦았고 심지어 가게 앞에서 빚쟁이와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는 주변 지인들의 증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