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바둑 용어 호구(虎口)에서 나온 표준어에서 유행어로 역주행한[1] 어수룩해서 이용하기 좋은 사람 혹은 이용을 잘 당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 사실상 이 의미로 가장 많이 쓰인다.그냥 '바보', '병신', '찌질이', '동네북' 등의 대체어로도 쓰이는 경우도 있지만 본 의미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동네북은 이용당하진 않더라도 만만해 보여 잘 당하는 포지션에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 쓰여 엄밀히 따지자면 다른 용례의 단어라고 볼 수 있다. 방금 전에 말했듯 국어사전에 따르면 비속어가 아닌 표준어이다. 아주 적절한 사용례로는 "야 이 호구 새끼야!"가 있겠다.
영어로는 대응하는 단어가 3개 있는데 sucker는 잘 속는 호구를 의미하며 doormat 또는 pushover라는 단어는 마음이 약해서 이용당하기 쉬운 호구를 말한다.
2. 원인
(한국일보)호구 되기 싫은 당신을 위한 '거절의 기술'호구의 원인은 거절을 못 하는 성격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 기저엔 두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이기적으로 보일까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할까봐, 갈등 상황에 놓일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에 거절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유교문화와 집단주의 문화”에도 원인이 있다고 반응도 있다. 한국의 부모들의 태반이 아이들이 NO라고 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아.[2]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이런식의 "자기 자신보다 남을 기쁘게 하는 데 초점을 두는 호구 행위는 착취나 학대를 향해 자신을 열어놓는 것이다." 사고와 행위의 주체가 자신이 아니라 남이 되며 결국 자기확산감과 자존감은 결여되고 만다.
악순환이 반복되면 자신의 한정된 에너지 자원을 착취하고 고갈시키는 과정에서 우울감을 느끼고 분노, 울화, 심지어는 자기혐오에까지 이를 수 있는데 결국 쌓이다가 폭발하면 피해자의 성향에 따라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진짜 뼛속까지 호구처럼 너무 착한 경우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자해나 자살을 통해 자기자신을 해치는 것으로 평생 억울한 피해자가 되고, 그래도 '나만 당할 순 없지.'식으로 상대방에게 폭발하면 극단적으로 관계 단절을 감행하거나 역으로 평소에 보이지 않던 공격성을 드러내며 상대방을 당황케 하기도 한다. 가해자가 된 피해자가 되거나 최악의 경우는 묻지마 범죄까지 저지를 수도 있다.[3]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유교권 국가들[4]에는 전자가 더 많은 편이며 오히려 서구권에서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상대에게 폭발하며 한성깔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인간관계에서 적정 수준을 넘어선 타인의 무례에 가까운 무리한 요구들[5]에 대해서는 거절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사회에서 사람들은 잘 보면 거절을 매우 많이 한다. 다만 이를 부드럽게 돌려 말하는 완곡어법등을 통하거나 왜 내가 부탁을 들어줄 수 없는지 돌려서 언급하는 것이다. 들어주더라도 자신도 조건을 걸거나 대가를 요구한다. 당연히 이런 경우는 당사자도 얻는 것이 있기 때문에 호구라고 볼 수 없다.
그냥 마음이 약해서 호구로 전락할 수도 있지만 자존감이 떨어져서 그리 되는 경우도 많다.[6] 자존감이 약하니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고 인정받고 싶어서, 또는 사랑받고 싶어서, 미움받기 싫어서 한 언행들이 자신을 호구로 만들거나 메시아 콤플렉스를 가져 호구가 되기도 하는 등 그 이유는 다양하고 복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아무리 선행들을 해주더라고 절대 되돌아오지도 않은 척 고마움을 전혀 무시하고 이용하는 경우들도 호구보다 훨씬 더 답이 없다고 봐야 한다.[7]
3. 파생어
유의어로 '봉'이 있다. 참고로 '호구를 잡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사람을 약점을 잡아서 자신의 전용 호구로 만드는 장면을 떠올리면 쉽게 암기가 된다. 피동형인 "호구 잡히다"란 표현이 50대 이상 사람들에게서 많이 쓰인다.NPC라고도 한다.
학교에서는 빵셔틀과 같은 개념으로, 일종의 집단괴롭힘이며 아이들에게 돈 같은 것을 자주 빌려주는 아이를 뜻한다. 심한 경우에는 돈을 빌려놓고 안 갚는 경우도 많다. 자발적으로 베풀어주는 사람한테 쓰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에서 '호구'가 필터링되면서 대용표현으로 흑우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다. 이 표현은 비트코인 광풍 시기였던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에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많이 쓰이게 되어 발생시기를 오해받기도 하고 있으나 사실은 그보다 수 년 이상 과거인 2010년대 초중반부터 이미 스포츠토토 세계에서 생겼고 많이 쓰였던 말이다. 그러나 비트코인 광풍으로 만들어진 말이 아닐 뿐 그것 때문에 유명해진 단어라는 표현은 틀리지 않다.
4. 기타
- 좀 더 세부적인 용례로 주로 스포츠판에서 다른 팀하고는 잘 하면서 유독 한 팀에게 집중적으로 털리거나, 포스트시즌에 만났다 하면 패하면서 남 좋은 일만 해주는 팀의 경우를 주로 말한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유럽과 달리 정규리그 규모도 작고 단기전 승부를 더 중요시하는 한국의 스포츠 팬덤 특성상 아무리 정규 시즌 잘 싸워봐야 큰 경기에서 만날 때마다 털리면 그것만큼 굴욕이 따로 없다.
- 애니메이션, 게임 등 각종 창작물 중에서 진 최종보스 주제에 전투 난이도가 다른 보스들보다도 약해빠진 쩌리 캐릭터에게도 멸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예시로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재앙 가논', 그라디우스 시리즈의 역대 최종 보스[8], Grand Theft Auto V의 '데빈 웨스턴', 컵헤드의 '악마(Devil)' 등이 있다. DEAD BY DAYLIGHT의 살인마 상당수는 고인물 다인큐 생존자 유저들에게 농락당하고 방생을 허용할 확률이 높은 편이라 특징과 능력에 따라 'X구'라고 불리기도 한다.[9]
- 모 웹툰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에 램 사러 가서 조립컴을 맞춰 나오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 발라드판에는 좋은 사람과 그녀가 웃잖아, 사랑의 바보를 묶어서 3대 호구송이라고 부른다.
[1] 호구: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2] 2010년대 들어서 그나마 나아졌지 그보다 더 과거에는 자녀가 부모에게 NO라고 하면 어른에게 버릇없이 말대꾸로 반항한다는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3] 그래서 평소에 남에게 거절을 잘 못하고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타인들에게 배타적, 심지어 공격적으로 나가며 사람 자체를 피하는 게 이런 경우다.[4] 일본이나 중국, 대만 등이 있다.[5]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증이다.[6] 어쩌면 이쪽이 더 주된 이유일지도 모른다.[7] 괜히 호의가 권리인줄 안다는 말이 생기는 게 아니다.[8] 다만, 사라만다 2의 최종 보스는 제외.[9] 다만 너스, 해그, 블라이트 등 부르기가 쉬운 이름이거나 총구가 별명인 데스슬링거 이후 나온 살인마들은 'X구' 별명을 잘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