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57년 스위스(헬베티아)의 하스(Haas) 활자 주조 회사에서 막스 미딩거(Max Miedinger)와 에두아르드 호프만(Eduard Hoffmann)이 개발한 대표적인 로마자 산세리프 글꼴. 네오 그로테스크 디자인에 속하는 디자인으로, 19세기의 유명한 글꼴인 악치덴츠-그로테스크(Akzidenz-Grotesk)와 여타 독일, 스위스 도안의 영향을 받았다. 20세기에 널리 쓰였으며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스위스 디자이너들의 작업으로 등장한 국제주의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의 대표작이다. 당초 이름은 '노이에 하스 그로테스크'였으나 라이노 타이프의 승인을 얻고 스위스의 라틴어 형용사인 헬베티카로 개칭되었다.[1]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산세리프 글꼴이다. 자연스럽고 아무것도 디자인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서체로, 오늘 하루 광고나 인쇄물을 통해 읽은 로마자들 중에 헬베티카 글꼴로 쓰여진 글귀가 하나 이상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헬베티카라는 이름은 타이포그라피나 인쇄 디자인에 관심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매우 낯설 수 있지만 당신은 이미 이 글꼴로 쓰여진 글귀를 셀 수 없이 많이 보아 왔을 것이다.
인기의 정점을 찍으면 사라지는 트렌드나 상품과 달리 헬베티카는 오늘날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눈에 띈다. 아래에 있는 각종 로고들 뿐만 아니라, 커피숍의 메뉴판, 아트 갤러리의 브로셔 등 거의 모든 브랜드와 제품에 쓰이고 있는 전방위적인 서체라고 할 수 있다
저 로고들의 로마자 글꼴은 모두 헬베티카이다[2].
이 헬베티카 폰트를 주제로 독립영화감독 게리 허스트위드가 다큐멘터리 영화 <Helvetica>를 제작, 2007년 전후로 헬베티카를 다룬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
1.1. Arial과의 차이점
매우 널리 쓰이는 글꼴인 에어리얼(Arial)과 생김새가 비슷하여 이 폰트가 헬베티카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힘들 수도 있지만,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특징들이 몇 가지 있다. 전체적으로 에어리얼 폰트가 헬베티카에 비해 조금 더 트렌디하고 가벼운 느낌을 준다. 또한 헬베티카를 그대로 가져와 일정 부분만 기울게 하는 식으로 변형만 주었다. 헬베티카를 매우 의식한 폰트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녹색 글씨가 에어리얼, 분홍색 글씨가 헬베티카 글꼴로 쓰여진 것들이다. 가운데의 검은 글자는 두 글꼴을 겹쳐 비교한 것이다. |
- 좁은 너비의 소문자 f.
- 정사각형 비율의 소문자 s.
- 에어리얼보다 더 둥근 꼬리를 가진 대문자 R.
- 소문자 a의 꼬리부분이 바깥으로 휘어져 있음.
- 에어리얼과 달리 글씨 끝자락이 수평 수직임.
- 헬베티카의 G의 발톱(spur)은 잘 정리되어 에어리얼보다 윤곽이 뚜렷함.
- 숫자 1에서 상단 발톱의 각짐이 에어리얼과 다름.
- 헬베티카 대문자 Q의 삐져나온 획은 정확한 직선이지만 에어리얼은 뱀같은 커브 모양.
- 이외에도 ß의 경우, 에어리얼은 ſ과 s를 합친 모양이고, 헬베티카는 ſ과 3을 합친 모양이다.
그래도 생김새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윈도우에서는 대체 글꼴로 에어리얼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헬베티카가 없을 경우에는 에어리얼이 나오도록 CSS에 세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Arial이 생긴 이유는 애플사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헬베티카의 사용권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헬베티카와 비슷한 글씨체를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애플사가 초창기 때 했었던 프로젝트가 폰트의 디지털화 작업이었는데, 이 당시에 사용권을 얻어낸 것이다. 그래서 macOS에는 헬베티카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있다. 그리고 물론 글꼴 덕후답게 Arial도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2. 상세
일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글꼴이 Arial이라면 Helvetica는 디자이너들이 가장 좋아하는 폰트라는 이야기가 있다. 헬베티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산세리프 글꼴이다. 당연히 사용되는 곳도 아주아주 많다. 노스페이스, 3M, BMW, 지프, 삼성, 가와사키, 루프트한자, 맥도날드, 미쓰비시 전자, 모토로라, 파나소닉, 필리핀 항공, 타겟등등 우리에게 친숙한 수많은 유명 회사들의 로고는 헬베티카로 쓰여져 있다.애플은 iOS와 OS X의 기본 영문 글꼴로 Helvetica Neue를 사용하였다.[3] 또한 모든 macOS 시스템에 Arial, Futura, Geneva와 함께 시스템 기본 글꼴로 Helvetica, Helvetica CY, Helvetica Neue 3종 모두 수록하고 있다. 구 갤럭시 휴대폰에도 내장(Helvetica S 폰트)되어 있었으나, 갤럭시 S4를 기점으로 Samsung Sans로 교체되었다. 참고로 그 시기에 가뭄에 콩나듯이 나오던 피처폰들도 이 폰트를 시계 폰트로 썼다.
미국 정부도 곳곳에 헬베티카를 자주 사용하고 있으며, CNN, 영국의 channel 5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 및 방송국들도 헬베티카를 오랫동안 사용 해 왔다. 사용처를 일일이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아랍 문자, 태국 문자, 히브리 문자 등의 非로마자를 헬베티카화 한 것 역시 존재한다. 구글에서 arabic, thai, hebrew 등에 helvetica를 검색하면 쫙 나온다.
3. 장점
헬베티카가 이렇게 다방면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이유를 몇가지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폭넓은 활용성
헬베티카는 어디에 사용해도 어울리는 폭넓은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 이전의 서체들은 장식적인 측면이 강했으나, 헬베티카는 과장이 없고, 신뢰감을 주는 형태의 글꼴이다. 매우 중립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서체이며, 그러한 특성 때문에 길거리의 표지판 부터 세금 고지서와 같은 주요 서식류에 쓰여지는 등 폭넓은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
- 가로 세로 비율이 거의 일정하다
이는 헬베티카가 글자가 차지하는 공간과 여백의 비율까지 계산해 만들어진 글꼴이기 때문이다. 글씨 자체가 기하학적으로나 조형적으로 아름답고 보기가 좋다.
- 글자의 끝머리에 돌출된 모양이 없다
붓이나 펜으로 글씨를 쓸 때 생기는 글자 끝머리에 돌출된 부분을 ‘세리프(serif)’라고 하는데, 헬베티카는 세리프가 없다. 세리프가 없어 공간에 글자를 배열할 때 수평과 수직에 잘 맞물린다.
- 공격적인 마케팅
헬베티카는 유료 글꼴로써, 1960년대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다. 게다가 헬베티카는 스위스 국제주의 양식 타이포그래피의 시대에 사용된 거의 유일한 활자체였다. 이러면 널리 사용 안 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수도.
마지막 항목을 제외하고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범용성 및 조형미가 뛰어나서 인기가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대학의 교수는 편집 디자인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굴림체는 절대로 쓰지 마라. 어떤 영문 폰트 쓸지 모를때는 그냥 헬베티카 써라." 라는 말을 남겼다는 카더라가 있다. 실제로 어디에 넣어도 크게 튀지 않고 나름 조화롭게 녹아드는 뛰어난 범용성을 자랑한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헬베티카는 스위스 모더니즘을 담고 있는 글꼴이라 할 수 있다.[4] 1950, 60년대 스위스의 모던 타이포그래피 양식은 디자이너의 주관이나 개성적인 스타일 보다는 전달해야 할 내용의 객관적 해석과 이를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사진, 그림, 텍스트 등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들에 질서와 통일성을 부여하는 그리드 시스템과, 그 그리드에 딱 맞는 간결하고 가독성 높은 글꼴 헬베티카는 스위스 모더니즘의 전도사가 되어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
헬베티카의 인기는 글꼴이 주는 정확함, 정교함, 신뢰의 이미지 덕분에 1960~70년대에 정점을 이루게 되었고, 이 이미지 덕분에 수많은 기업들과 단체들이 헬베티카를 디자인의 대상,영역 구분 없이 넓은 방면에 쓰게 되었다. 그야말로 국적과 계층을 초월하여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하고자 했던 모던 디자인의 정신을 실천한 폰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4. 단점
헬베티카는 엄청난 파급력으로 그로테스크 계열 산세리프 글꼴의 표준이 되었으며, 머지않아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글꼴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5-60년대) 그래픽디자인 업계에서 헬베티카와 같은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스타일의 서체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헬베티카가 판을 치는 것을 경계하는 디자이너들이 더러 있었다.대표적인 인물로 미국 그래픽 디자이너 폴 랜드(Paul Rand)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고 한다.
헬베티카는 디스플레이용[5]으로 쓰되, 본문 텍스트[6]에는 절대 쓰지 말라.
왜냐하면 헬베티카를 본문에 쓰면 개떡같아 보이기 때문이다(because Helvetica looks like dogshit in text).
왜냐하면 헬베티카를 본문에 쓰면 개떡같아 보이기 때문이다(because Helvetica looks like dogshit in text).
폴 랜드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활동하던 시대가 "본문 = 세리프" 라는 공식이 아주 단단히 박혀있던 시대였음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사실 산세리프 서체는 출력해서 보면 모니터와 볼 때와 달리 읽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출력물 특성상 햇빛이든 조명이든 빛을 등에 지고 읽어야 하기 때문에 산세리프 서체처럼 꼬리가 없는 글은 읽기가 힘들다. 반면에 모니터는 빛이 바로 눈으로 오기 때문에 산세리프 서체처럼 간결한 글씨체가 눈에 읽기 편하다.
"디스플레이용으로 쓸 일이다" 라고 발언한 것은 당시 헬베티카와 같은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스타일의 서체가 나타난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그 모양새가 익숙하지 않음에서 나온 발언임을 알 수 있다.[7][8] 실제로 헬베티카는 획의 굵기 차이가 거의 없으며, 장방형에 가까운 형태에다 X-Height와 Ascender의 높이 차이가 크지 않아 읽기가 수월하여 현대에 이르러서는 본문용 서체로도 적절한 서체로 평가를 받는다. 이는 헬베티카로 본문이 쓰여진 수많은 영문 웹사이트가 증명한다.
하지만 악치덴츠 그로테스크 서체에서 약간 손만 보고 모체가 된 서체의 개성이 거세된 채 출시되었다는 점[9]과 구색 맞추기 식으로 억지로 만든 듯한 이탤릭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10] 일부 반대파 중 아드리안 프루티거가 디자인하여 헬베티카와 같은 해에 출시한 글꼴 위니베르를 더 높게 치는 사람들도 있으나[11] 위니베르 역시 헬베티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진 못했으며 이후 '근본을 잃은 모양새' 와 '억지스러운 이탤릭체'는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스타일 서체의 고정적인 비판이 된다.
이후 80년대의 그런지(Grunge) 스타일 디자이너들은 '헬베티카는 파시즘에 가까운, 상상력을 제한하는 딱딱한 서체다.'라는 비판을 하기도 하였다.
최근 들어서는 헬베티카가 유료라는 것도 주요 단점으로 뽑힌다. 이 문제는 개인보다는 기업에서 더 큰 문제인데,[12] 수천명씩 고용해서 각자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하는 IT 대기업에서는 헬베티카 라이센스 비용만 1년에 수억원이 들기 때문이다.[13] 때문에 최근에는 헬베티카를 써서 라이센스 비용을 내자니 귀찮기도 하고 비용도 아깝기 때문에 대안 글꼴을 쓰는 트렌드로 바뀌게 되었다. 대기업의 경우는 아예 돈을 들여가며 대안 자체 제작 글꼴을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헬베티카에서 자사 글꼴로 변경한 LG와 삼성이 있다. 특히 두 회사의 경우 로고 글꼴까지 바꿔버렸다. 이 문서 위 쪽에 있는 헬베티카 로고 예시에서 LG와 삼성만 자체 제작 글꼴로 바뀌었다고 적힌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렇게 자사 글꼴을 만든 경우 기업 홍보 목적차 글꼴을 무료로, 또는 추가적으로 오픈소스로까지 공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예시로 IBM Plex Sans KR이나 본고딕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무료로 풀린 품질 좋은 글꼴들이 2010년대 후반 즈음부터 대중에게 알려지고 널리 사용되면서,[14] 돈 주고 써야 하는 헬베티카의 단점이 부각되고 헬베티카의 사용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현 상황이다.[15] 그나마 디자이너들은 아직 헬베티카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나마도 후술할 모바일 환경에서의 디자인이 늘어나면서 점차 사용이 줄고 있는 판이다.
4.1. 모바일 환경에서
Apple은 오랫동안 헬베티카를 선호하여 iOS 8까지, 그리고 OS X Yosemite에서 Helvetica를 채택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폰 개발을 필두로 모바일 환경에서 헬베티카가 쓰이면서 추가적으로 단점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글꼴 디자인이 오래되었기 때문인데,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안되지만 헬베티카가 모바일 환경에 대비하여 만든 글꼴이 아니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서 영 안어울리는 것이 문제가 된다. 자세한 문제 사항은 다음과 같다.- 화면에서는 크기가 작아질수록 가독성이 떨어진다. 아래 예시 그림을 보면, 맨 위의 글꼴이 헬베티카인데 글씨 크기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가독성이 꽤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헬베티카가 디지털화 되었을 때가 힌팅 기술 따위가 없던 시대라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인데, 헬베티카에 클리어타입과 같은 렌더링 기술을 강제로 적용시켜야만 그나마 작은 글씨에서 가독성이 향상된다.[16] 문제는 데스크톱이라면 몰라도, 연산력이 부족한 모바일 프로세서를 쓰는 모바일 환경에서 좋은 렌더링 엔진을 쓰는 것은 사치라는 것이다.[17]
- 글씨의 압축도가 떨어진다. 소형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와 같이 극도로 작은 화면에서는, 좁은 곳데 가능한 많은 글씨를 압축해서 넣어 볼 필요가 생기는데, 헬베티카는 옛날에 만든 폰트라 전혀 이런 배려가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Apple은 iOS 9, OS X El Capitan의 시스템 폰트 등에서 모두 Helvetica를 없애고 San Francisco를 쓰기 시작했다.
5. 관련 문서
[1] 로마 시대 스위스 산악지대에 살던 켈트인들을 헬베티(Helvetii)라고 불렀고 그래서 현재의 스위스 지역의 이름을 Helvetic이라고 불렀다.[2] 단, 위 사진의 LG 로고는 예전 로고이다. 2015년부터 변경되어 사용되고 있는 LG 로고에는 LG 자사 글꼴(LG 스마트체)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스타얼라이언스 로고는 헬베티카 Neue를 사용하였다. 삼성전자도 자사 스마트 기기의 로고 글꼴은 자사글꼴(SamsungOne)이다.[3] iOS 9과 OS X El Capitan부터는 애플이 자체 제작한 San Francisco를 사용 중이다.[4] 스위스의 공식 국호가 헬베티아 연방(Confoederatio Helvetica)이다. 한국으로 치면 대한체 같은 이름[5] 디스플레이용 서체의 경우 제목으로서 눈을 끄는 장식이 주 역할이기 때문에 특징적이고 인상적인 형태를 요한다.[6] 본문용 서체의 경우 텍스트를 읽음에 있어 부담이 없어야 하기에 높은 가독성과 시각적 균형을 요한다.[7] 한국인으로 치자면 태어나서 지금까지 바탕체로 쓰인 한글만 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고딕체의 한글을 보는 느낌일 것이다.[8] 실제로 폴 랜드는 매우 완고하고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평가된다.[9] 실제로 악치덴츠 그로테스크를 개선하려는 의도로 만들었다고 한다.[10] 세리프 서체의 이탤릭체는 전체적인 인상은 남겨두고 기울인꼴을 거의 새로운 모양으로 디자인했지만, 그에 반해 그로테스크 계열 서체들의 이탤릭체는 대충 기울여 놓은 것 같은 인상을 준다.[11] 21개의 서로 다른 웨이트와 자폭을 가진 글꼴을 모은 최초의 서체로서 서체에 '패밀리'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서체. 위니베르 하나만 있어도 다른 서체 필요없이 디자인을 완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볼륨을 자랑한다.[12] 개인 입장에서도 헬베티카가 유료라는 사실은 큰 단점이 맞기는 하다. 헬베티카 전체를 구매하려번 50만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부담되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다만 MacOS에 헬베티카가 기본 탑재되어 있어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이를 사용하면 된다는 점, 일반인들은 보통 대체재로 Windows에 기본 탑재된 Arial을 사용한다는 점, 둘다 싫다면 구독제로 한달에 수천원만 내면 헬베티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보통 이 단점을 못느낄 뿐이다.[13] IBM의 경우 헬베티카를 수천명의 직원 각자 컴퓨터에서 사용하기 위해 라이센스 비용으로 1년에 수억원을 지출한다면서 비용이 아깝다고 투덜거린 인터뷰가 있다. 이럴 바에는 수십억원 들여서 IBM 전용 글꼴을 새로 만들고 10년 이상 사용하면 이득이 되는 상황이니 헬베티카 대신 자체 제작 대안 글꼴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폰트가 바로 IBM Plex Sans KR 이다.[14] 무료 폰트들이 많이 없을 때인 20세기에는 헬베티카의 무료 대체재가 없으니 좋든 싫든 헬베티카를 썼어야 하는데, 무료 대체재가 많이 생긴 이상 굳이 비싼 돈 주고 헬베티카를 쓸 이유가 적어진 셈이다.[15] 디자인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헬베티카와 좀 비슷하게 생긴 대체 글꼴을 써도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 Arial이 디자이너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헬베티카 대신 꾸준히 사용 인구를 확보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그 와중에 본고딕 같은 퀄리티 좋고 헬베티카와 대충(?) 비슷하게 생긴 무료 오픈소스 글꼴이 대중에게 하나둘 공개되니, 일반인 입장에서는 헬베티카를 굳이 돈 주고 써야 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16] 참고로 macOS 역시 그레이스케일 렌더링 엔진이 기본적으로 적용되어 있어 작은 글씨에서 그나마 보기가 좋다.[17] 엄밀히 말하자면 모바일 환경에서도 좋은 렌더링 엔진을 쓰려면 쓸 수 있기는 한데, 그러면 연산이 늘어나면서 쓸데없이 부하가 걸려 전기를 많이 소모해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는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예 렌더링 기술을 안쓰는 대신 Retina 디스플레이를 필두로 한 고밀도 디스플레이를 채택하여 해상도를 높이는 방법이 제시되기는 했는데, 고밀도 디스플레이의 그래픽 출력을 위해 연산이 더욱 많이 필요해져 배터리가 더욱 빨리 닳는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더욱 늘어난 발열량과 더럽게 비싸진 디스플레이 가격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