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하케 작전(Operación Jaque)[1]은 콜롬비아군이 2008년에 실시한 FARC에 억류되어 있던 15명의 인질을 구출한 작전이다.2. 사건의 시작
18000명 규모의 전력을 가진 FARC는 콜롬비아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하여 콜롬비아의 국가기관과 군부대를 기습공격하고 그와는 별개로 인질을 잡아 협상을 시도했는데 이렇게 잡힌 인질은 무려 2,800명에 달한다. 이들은 군인과 경찰은 물론이고 주지사와 같은 고위관료까지 타겟으로 삼았다. 더 나아가 콜롬비아와 공동작전 중이던 미군, 브라질이나 베네수엘라에서 일하러 온 인부 등 다양한 외국인들까지 인질로 잡아 위협함으로써 각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콜롬비아군의 전면 개입을 막고 있었다.특히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이자 프랑스 국적까지 가진 베탕쿠르 여성 의원[2]까지 납치하여 프랑스와 콜롬비아 당국에 큰 문젯거리를 안겨 주었다.
3. 작전
2008년 FARC 지도자인 라울 레 헤스의 사령부를 공격한 콜롬비아군은 무전기와 암호표 등의 통신장비를 압수하는 데 성공하였고 정보부에서는 입수한 장비를 통해 FARC의 통신을 감청, 교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콜롬비아군은 고민 끝에 기상천외하고 대담한 작전을 계획하게 되었다. 아예 적의 통신을 차단하고 정보부가 중간에서 거짓 명령과 보고를 하는 삼각 통신을 구축한다는 작전을 세운 것이다.[3]작전은 실행되었고 콜롬비아군은 FARC의 인질을 관리하던 부대와 지휘부의 통신을 차단한 뒤 거짓 명령을 내려 3개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던 인질들을 정보부가 지정한 장소에 집결시키도록 유도하였다. 인질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위치까지 확보하는 것은 성공하였지만 인질 구출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 그 이유는 예전에 무리한 군사작전에 의해 인질로 잡혔던 콜롬비아 주지사가 사망한 전례가 있었고, 그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무력에 의한 구출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작전을 담당한 군과 정보당국은 총을 안 쓰고 구출하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군을 적십자 등의 NGO, 즉 민간 단체로 위장시켜 침투시키는 방안을 내놓았다. 일선에서 연구하던 이 작전에 대해 정보부와 중간관리층은 심한 반대를 하였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는 국방장관과 군 고위층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하였다. 2008년 5월 25일 FARC의 지휘부가 개편됨에 따라 FARC의 윗선이 어수선해지자 군은 이 작전의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했다. 개편된 FARC의 지휘자인 알폰소 카노는 인질을 관리하던 모모 호노이와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중요 인질을 한 곳으로 모으라는 명령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구출은 이송작전을 가장하기로 했고 이송을 NGO로 위장한 군이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거짓 명령을 인질 관리 부대에 하달하였고 이미 민간단체와의 협상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일은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다. 보다 사실적인 작전을 위해 아래와 같은 준비가 수반되었다.
- 1. 헬기를 사용한다.
- 2. FARC의 홍보를 위해 방송국 기자와 카메라맨을 동원한다.
- 3. 적십자사의 인원을 동원하고 마크를 사용한다.
- 4. 적십자사 인원은 반드시 적십자 마크가 그려진 옷과 조끼를 입는다.
이와 함께 FARC출신 요원과 잠입 경험이 있는 이들 9명이 선발되었고 이들은 각각 총 책임자, 의사, 간호사, 파견 외국인, 취재기자, 카메라맨 등으로 위장하였다. FARC의 실제 확인에 대비해 이들은 사전에 연기 훈련을 받았을 뿐 아니라 완벽한 서류까지 마련했고, 콜롬비아군은 이 위장 NGO의 홈페이지와 사무소까지 만들어 놓았다. 2008년 7월 2일 만반의 준비 끝에 하케 작전이 시행되었고,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해 인질들이 집결한 장소 근처에 UH-60 38대와 C-130 1대, 콜롬비아군 코만도 3개 중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당초 적십자 마크를 단 흰색 Mi-17 두 대가 약속장소에 도착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작전 당일 FARC 반군은 원래 약속했던 두 명의 반군 외에 4명을 더 이송에 참여하게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9명의 요원들이 6명의 반군을 제압하기는 무리가 있었고 결국 한 대의 헬리콥터만을 보내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자리가 없기 때문에 원래 약속한 반군 두 명만 탈 수 있다고 둘러댔다. 장소에는 베탕쿠르 의원을 비롯한 15명의 인질들이 나와 있었고 그들은 60명의 FARC 부대원들의 감시하에 있었다.
헬기의 시동을 일부러 끄지 않아 로터가 굉음을 내면서 돌아가는 가운데[4] 구출팀은 능청스럽게 인질 인도를 시작하였고 기자들은 FARC의 지휘관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관심을 약화시켰다. 인질들은 이것이 구출작전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약간의 저항을 하였으나 결국 15명의 인질과 FARC 지휘관은 모두 헬기에 탑승하였다.
부대원에게 손을 흔들어 주면서 떠난 구출팀은 인도적인 차원이라면서 긴장이 풀린 지휘관의 무기를 압수한 후 영 좋지 않은 곳을 수십차례 주먹으로 강하게 가격해서 제압했다. 헬기 안에서 일어난 소동에 어안이 벙벙하던 인질들은 NGO가 사실 콜롬비아군임을 깨닫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렇게 작전은 한 발의 총알도 사용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완수되었다.
4. 여담
- 작전에 적십자 상징을 사용한 것은 제네바 협약에 의하면 배신행위(Perfidy)에 해당한다. # 이런 식으로 적십자 문장을 사용해서 적들을 속이면 이후로 적십자가 의심을 받게 되어 추후 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유튜브 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에 당시 구출작전에서 구조된 미국인 인질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한 관련 영상이 올라와 있다. 그는 헬기 추락사고로 밀림에 불시착하였는데 운이 나쁘게도 FARC의 포로가 되어 5년 넘게 수감되었고, 이 작전을 통해 구출될 수 있었다.#
- 잉그리드 베탕쿠르는 2002년 대선과 다르게 완주하기 위해서 2022년 대선에 출마하였다.# 투표 결과, 득표율은 0.07%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