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田八幡平クマ牧場事件
1. 개요
2012년 4월, 아키타현 카즈노시(鹿角市) 소재의 하치만타이 곰 목장(八幡平クマ牧場)에서 사육되던 불곰이 탈주, 2명이 사망한 사건이다.2. 사건 전개
하치만타이 곰 목장은 1987년 7월에 지역의 한 사업가가 개설한 곰 전문 동물원으로, 불곰, 일본반달가슴곰, 아메리카흑곰이 총 29마리[1] 사육되고 있었다. 하지만 종업원 수가 불과 3명밖에 되지 않는 영세 사업장이었고, 당시 경영자도 원래는 곰과 곰 사육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로[2] 하치만타이 목장을 인수하여 운영하는 상태였다. 게다가 장기간의 경영난까지 겹쳐 노후화되고 열악한 시설을 제대로 유지 관리할 여력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에서 안전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으며, 일각에서는 동물 학대 논란까지 일어났다.동계 정기 휴원기간이었던 2012년 4월 20일 오후 8시경, 목장 내부의 운동장(방사장)에서 불곰 6마리가 탈주했다. 이 운동장은 지하에 땅을 파서 건설된 곳으로 사방이 높이 4.5m 가량의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제설 작업 후에 눈을 따로 치우지 않고 운동장 구석[3]에 방치하는 바람에 한쪽 벽면에 작은 눈 언덕이 생겼다.[4] 따라서 탈주한 곰들은 이 눈 언덕을 통해 담을 넘어 밖으로 탈주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게다가 제설 후 처리뿐만 아니라 곰 우리의 안전 관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음이 후에 확인되었다.
탈주한 곰은 사육장에서 작업중이던 70대와 60대의 여성 사육사 2명을 습격하여 치명상을 입혔다. 이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사망했고, 남성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아키타 현경에서는 지역 엽우회에도 협조를 요청하는 동시에 사살 명령을 내렸다.[5] 탈주한 6마리 중 2마리가 사육장 안에 숨는 바람에 한동안 수색에 난항을 겪었으나, 오후 4시경 6마리 모두 사살되었다. 사살된 곰들을 해부한 결과, 위에서 주먹 정도 크기의 붉은 살덩어리와 머리카락, 위액으로 누렇게 변색된 의복 일부 등이 발견되었다. 이 해부 결과와 목장이 오랫동안 경영난을 겪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곰들이 제대로 먹이를 제공받지 못해 굶주린 상태에서 인간을 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사건 발생 이전 한 시민단체가 촬영한 영상 속 곰들의 모습을 보면 거의 가죽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이 분석은 많은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3. 사건 이후
하치만타이 목장은 당초에는 2012년 가을에 폐원 예정이었으나 이 사건의 여파로 예정보다 빠른 6월에 폐원되었다. 이 때 경영자는 곰에게 먹이 급여량을 줄여서 굶주린 곰들이 서로 싸우다 자연 도태되게 하는 방식으로 곰들의 개체수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했으나[6] 아키타현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장 윤리적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다 관광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현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살처분 결정을 계속 연기했고, 각 시민단체에서 지원 물품과 후원금을 제공하고 현에서 비상근 직원을 파견하여 한동안 곰 사육을 계속했다. 이후 이바라키현과 고치현에 위치한 시설 2곳에서 하치만타이 목장의 반달가슴곰을 수용하기로 결정했고, 2012년 8월 23일에는 기타아키타시에서 운영하는 아니쿠마 곰 목장(阿仁熊牧場)에서 시설 확충과 재정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나머지 곰들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 왔다. 그리고 2014년에 이 곰들을 위한 수용시설 '쿠마쿠마원(くまくま園)'이 개장되었다.[7]하치만타이 목장의 경영자와 제설을 담당한 직원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되어 벌금 50만 엔에 약식기소되었다. 경영자와 직원이 과실을 인정했고, 사망한 여성 사육사 2명의 유가족이 처벌을 원치 않았고 피해자가 관람객이 아닌 시설 직원이라는 점이 참작된 것이 약식기소 사유로 알려졌다.
한편 과거에 목장에서 죽은 곰들의 사체를 시설 부지 내에 매장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불법 투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가즈노시는 현청 공무원이 입회한 현지 조사 결과 목장 측에서 정식으로 무덤을 만드는 등 적절하게 매장 처리를 했기 때문에 폐기물처리법 위반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동물 학대 논란도 목장 측이 경영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아이치현 토요타시에서 포획된 새끼 반달가슴곰 2마리를 수용하여 돌보아 왔다는 점[8], 곰들에게 먹이를 제대로 급여하지 못한 것도 경영난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점 등이 고려되어 더 이상의 논란은 제기되지 않았다.
4. 관련 사건
[1] 2011년 5월 18일 당시 기준.[2] 본업은 조경업이었다고 한다.[3] 정확히는 운동장 한편에 있던 풀장.[4] 당시 제설을 담당한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풀장의 물로 눈을 녹여서 제설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눈의 양이 너무 많아서 그대로 쌓인 것이라고 한다.[5] 경찰의 요청으로 협력하기는 했지만 당시 엽우회원들은 반달가슴곰은 여러 차례 상대해 봤어도 불곰과 대치한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불곰은 자연 상태에서는 홋카이도에만 서식하기 때문.[6] 20여 마리가 넘는 곰들을 모두 살처분하기에는 경제적인 여력이 없었고, 그렇다고 산에 방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생각해 낸 수단이라고 한다.[7] 하치만타이 목장에서 옮겨 온 불곰들을 위한 전용 사육장이 있다.[8] 당시 어미는 죽고 새끼들만 살아남았는데, 이마저도 수용 시설을 찾지 못해 살처분 위기에 처해 있던 것을 하치만타이 목장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사건 이후 이 곰들은 구마구마원으로 옮겨가면서 포획된 지역명에서 따 온 '아이치', '토요코'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