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4-15 08:09:56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1. 개요2. 평가

1. 개요

권정생의 동화.

태평스럽고 아무런 근심걱정 없는 하늘나라에 살고 있는 하느님예수가 지구상으로 내려온 것은 하느님이 창조하고 예수가 구원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한지 2천년이 지났는데도 세상은 점점 어려워지기만 해 걱정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이스라엘을 목적지로 삼았던 하느님과 예수는 도중에 거센 바람을 만나 한국 농촌의 한 수박밭에 떨어지고 만다. 둘은 이제부터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배고픔을 참지 못해[1] 남의 수박을 훔쳐 먹어야 하고 서울로 올라갈 차비를 벌기 위해 고추밭에서 일을 해야 하는 등 땅 위의 사람들과 별다를 게 없다.

이 동화는 서울 달동네의 철거민, 이산가족인 과천댁 할머니, 고아인 공주와의 만남 속에서 소외된 이들의 설움과 고통, 남북분단의 아픔 등을 몸소 체험하는 하느님과 예수의 내적 갈등을 잘 그려내고 있다. 동시에 사이비 종말론[2], 전형적인 한국 개신교회의 모습에 어리둥절해하는 하느님과 예수님의 모습을 풍자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렸다.

작가는 "하느님은 지금도 세상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우리 곁에서 가난하고 가장 힘들게 사시고 있음을 어린이들에게 일깨워 주고 싶다"고 말했다.

2. 평가

당초 월간잡지 새 가정에 연재되었을 때 하느님과 예수님의 권위를 더럽혔다는[3] 논란에 한동안 시달려야 했다. 아무래도 비슷한 소재를 다룬 나카무라 히카루의 만화 세인트 영멘이 불러온 논란과 비슷하다.

하지만 권정생의 작품 성향을 생각해 보면 신성모독적인 내용과 전혀 거리가 멀다.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작가 권정생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외로움과 아픔에 시달리는 인간들을 보듬어주고 싶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따뜻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 능력을 사용해서 평범한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는 상태가 되었다.[2] 이 부분의 묘사가 아주 일품인데, 한국에 내려와서 더러운 꼴들 많이 본 하느님이 예수님에게 "그냥 확 성경에 나온대로 심판해버릴까?"라고 말을 하는데 바로 다음날 "예수님이 xx일에 재림하십니다"라고 외치는 전형적인 사이비 종말론자들을 길에서 만난다. 예수님 반응은 "아버지 누가 어제 우리 말을 엿들었나봐요"[3] 원리주의 입장에서는 십계명 중 2계명+3계명 동시위반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