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켈빈파는 지구의 대기와 해양에서 나타나는 장주기 중력파의 일종으로, 경계면[1]이 있는 상황에서 움직이는 파동이 전향력의 영향을 받을 때 발생하는 파동이다. 전향력과 압력 경도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이지만 경도력의 방향으로 유체의 이동은 없으며, 전향력이 위도에 따라 변하는 전향력의 효과(β효과)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f-면 근사를 따른다.1879년 영국의 유명한 과학자 윌리엄 톰슨[2]에 의해 발견되어 켈빈파라는 이름이 붙었다.
2. 특징
켈빈파는 중력에 의한 진동이 유지될 정도로 성층화가 잘 되어 있고, 전향력이 존재하며, 적도나 해안 같은 급격한 경계면이 존재할 때 발생한다.[math( \displaystyle \frac{\partial \mathbf{u}}{\partial x} + \frac{\partial \mathbf{v}}{\partial y} = \frac{-1}{H} \frac{\partial η}{\partial t})]
말하자면 u 방향의 속력이 없기에, 연속 방정식을 포함한 각종 역학적 방정식을 풀면 단방향성의 비분산파라는 특징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경계면에서 가장 진폭이 크고 경계면에서 멀어질수록 지수함수적으로 진폭이 감소하는 꼴을 보인다.# 따라서 원양에서는 켈빈파의 진폭을 무시해도 되는데, 경계면으로부터 경계면에서의 진폭의 1/e가 되는 진폭을 갖는 곳까지의 거리를 로스비 변형 반경(Rossby radius of deformation)이라고 한다. 중위도 해수면에서 발생하는 켈빈파의 경우 약 200km 정도이며, 수온약층에서 발생하는 켈빈파의 경우는 약 25km 정도이다.
비분산파(non-dispersive wave)의 일종이므로, 파동이 진행해도 파동의 분산[3]이 발생하지 않는다. 덕분에 경계면을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해도 그 모양이 유지된다. 또한 경계면과 나란한 방향으로만 발생하므로, 경계면으로부터 수직 방향으로의 운동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북반구에서는 경계면을 운동 방향의 오른쪽에, 남반구에서는 왼쪽에 두고 경계면과 나란하게 진행한다.
3. 해양에서의 켈빈파
해양에서의 켈빈파는 적도에서 발생하는 적도 켈빈파와 해안에서 발생하는 연안 켈빈파로 나뉜다. 해양의 켈빈파는 바람에 의한 응력이나 조석력 등의 외력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켈빈파의 특성상, 북반구에서는 경계면을 오른쪽(남반구에서는 왼쪽)에 두고 진행하므로, 적도 켈빈파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동진하며, 연안 켈빈파는 만에서 반시계 방향(북반구 기준)으로 회전하는 꼴을 보인다. 이때 표면에서의 유속이 꽤 빠른데, 일반적으로 2.8m/s 정도로 하루에 약 250km 정도를 이동할 수 있다. 적도 켈빈파가 파푸아뉴기니에서 남아메리카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약 두 달이 걸린다. 대기에서의 적도 켈빈파와 마찬가지로 서태평양의 변화가 동태평양까지 영향을 끼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3.1. 적도 켈빈파
해양학에서 적도 켈빈파(equitorial Kelvin wave)는 거의 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남아메리카 방향으로 동진하는 켈빈파를 말한다. 적도 켈빈파는 주로 바람장의 급격한 변화에 의해 야기되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엘니뇨의 시작 때 발생하는 무역풍의 약화가 있다.동태평양 엘니뇨의 경우[4], 수 년을 주기로 무역풍에 의해 서태평양에 따듯한 물이 쏠려 상공의 대기가 불안정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서태평양 상공의 대기 불안정은 동에서 서로 불어오는 무역풍을 약화시키는데, 이 대기의 변화로 적도 켈빈파가 발생한다. 적도 켈빈파는 서태평양의 따듯한 물을 동태평양으로 이동시킨다. 재밌는 점은, 켈빈파가 따듯한 물을 이동시키며 따듯한 물에 의해 대기의 대류 운동이 활발해져 켈빈파가 더욱 강화된다는 점이다. 일종의 양의 피드백이 일어나는 셈. 덕분에 따듯해진 해수면 온도는 쉽게 내려가지 않고, 엘니뇨가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것은 이 때문[5]이다.
수온약층에서 전파되는 적도 켈빈파는 로스비 변형 반경이 250km에 이를 정도로 매우 느린 속력을 갖는다.
3.2. 연안 켈빈파
연안에서 발생하는 켈빈파는 해안가를 경계면으로 두고 멀어지는 방향으로 해수면이 낮아지는 해수 경사를 이룬다. 일반적인 천해파라면 해안에서 원양 방향으로의 해수의 흐름이 발생하여야 하지만, 해안이 있으므로 원양 방향으로의 흐름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해안을 따라 흐르는 흐름에 의한 전향력이 수압 경도력과 균형을 이룰 뿐이다. (또는 단순하게 켈빈파가 전향력에 의해 오른쪽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해안이 가로막고 있어 그대로 직진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북반구에서는 켈빈파 위상의 이동 방향 오른쪽에 해안이 있고, 남반구에서는 왼쪽에 있다. 북반구의 만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남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조석파 등이 이동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켈빈파의 영향[6]이다.
4. 대기에서의 켈빈파
해양에서의 켈빈파와는 달리 대기에는 경계면 역할을 할만한 것이 적도 밖에 없으므로, 사실상 적도 켈빈파만 발생한다. 보통 적도 상공 18~25km 정도 고도의 성층권에서 발생하며, 파장은 4만km, 주기는 20일 정도이다. 이 켈빈파의 경계면은 지구의 적도면이므로 동서 방향으로만 진행하며 적도상에서 진폭이 가장 크다. 해양에서의 적도 켈빈파와 마찬가지로 서태평양의 변화가 동태평양까지 영향을 끼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열대 지방(저위도) 성층권에도 켈빈파가 존재하는데, 발견자의 이름을 따 월리스-코스키파(Wallace-Kousky wave)라고 한다. 1968년에 발견되었으며, 파수는 약 1~2 정도, 주기는 지면 기준으로 약 15일(약 25m/s의 속력으로 동진한다.)이며, 연직 방향으로 약 6~10km 정도의 파장을 갖는다.
수직 방향으로도 켈빈파가 전달되므로 고도가 높아질수록 동진하는 형태를 보인다.
5. 관련 문서
[1] 영문으로는 waveguide라는 표현도 사용한다. 파동이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로막는 가이드, 경계면의 역할을 한다는 뜻으로, 적도 켈빈파의 경우는 전향력(코리올리 인자)이 0이 되는 적도면, 연안 켈빈파에서는 해수를 가로막는 해안이 경계면 역할을 한다.[2] 본명보다도 '켈빈 경(Lord Kelvin)'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며, 절대온도의 단위인 켈빈 또한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3] 일반적인 파동은 매질의 특성과 진동수(파수)에 따라 파동의 전파 속력이 달라지므로, 파동이 먼 거리를 이동하면 각각의 파장에 따라 분리가 되는 분산 현상이 일어난다. 대표적인 예시가 프리즘을 통과한 백색광이 여러 색의 빛으로 분산되는 현상.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파동을 비분산파라고 한다. 좀 더 물리적으로 설명하자면, 파동의 군속도와 위상속도가 같은 파를 비분산파라고 한다.[4] 중태평양 엘니뇨와는 기작이 조금 다르다. 자세한 내용은 엘니뇨 항목 참고[5] 참고로 이때 이동하는 대류운이 남아메키라 해안에 도달하면 로스비파가 발생한다. 발생된 로스비파는 서쪽으로 이동하며 엘니뇨를 더욱 강화시킨다.[6] 켈빈파에서는 전향력을 고려하지만 전향력의 변화는 고려하지 않으므로, 계산시 x축을 임의 방향으로 잡아도 큰 문제가 없다. 때문에 둥근 모양의 만을 쭉 따라가는 파동을 켈빈파라고 불러도 상관이 없다. 만약 로스비파였다면 전향력의 변화를 고려해야 하므로 x축의 방향을 정할 때 신경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