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는 관심을 끌만한 흥미로운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며, 자신이 올린 글이나 댓글에 다른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수시로 확인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들게 하기 때문에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당연하지만 정신건강에도 그리 좋다고 보기 어렵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중독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소속감과 정체성을 느끼며 안정감을 얻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현실적이지 못한 언행을 하기 쉬운 현실과 괴리된 공간이라 하여도, 인터넷 커뮤니티가 쌓아가는 문명은 현실의 문명과 다르지 않다. 인간이 현실과 인터넷에서 문명을 쌓아올리는 과정이 같기 때문에, 현실에서 문명을 함께 쌓아올리는 것에 보람을 느끼듯, 인터넷에서 문명을 함께 쌓아올리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인간이 문명을 쌓아올리는 데 보람을 느끼는 것은 고독과 같은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PC방으로 같이 가서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공략집과 노하우 글을 작성하는 것도, 아이돌 이야기를 하면서 인터넷에 홍보처를 만들어 화력을 결집하는 것도 전부 고독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문명을 쌓아올리면서 인간이 느끼는 기분은 고독이 날아가버리는 듯한 행복한 감정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고독에서 멀어지려는 욕구를 만족시키려 하며, 이는 커뮤니티 중독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나름의 문명을 쌓아가며 고독으로부터 탈피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고독을 없애기 위해 커뮤니티에 상주하는 시간, 굳이 강조하자면 돈벌이도 안되고 얻는 것도 없는 의미없는 시간이 적당한 수준을 넘어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가 되면,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전혀 기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점차 사회에서 도태되면, 별다른 능력이 필요하지 않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더더욱 빠지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며, 특히 청소년기 이전부터 커뮤니티에 중독된 경우 더더욱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 아래는 디시인사이드의 중세게임 마이너 갤러리에서 2020년도에 올라온 커뮤니티에 대한 비판글로, 그다지 길지 않은 문장 안에서 커뮤니티 중독의 문제점을 정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