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단적석유구라는 말이 낯선데 이를 풀이하자면, 돌로 네모지게 단을 쌓아 올린 구조물의 흔적이라는 말이다. 유구의 사전적 의미는 '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를 말하는데,[1] 유물명에 붙을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용도나 목적이 불분명한 돌무더기를 지칭하곤 한다. 다만 부흥사 방단적석유구의 경우, 사찰의 경내에 있기 때문에 돌탑으로 쌓은 것일 가능성이 있다.
부흥사 방단적석유구의 높이는 약 8m, 둘레는 약 13m이며 납작한 돌을 켜켜이 쌓아 올렸다. 정확한 조성시기는 알 수 없지만, 일단은 고려말에서 조선초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측한다. 본 적석유구의 내부에는 작은 감실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는 '부흥산신위(富興山神位)'라고 적혀진 돌비석이 있다. 돌비석이 신위라는 이름으로 모셔져 있는 것으로 보아 위패로서 봉안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로 미루어보아 본래는 불교 석탑이 아니라 산신각으로서 축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근래의 불분명한 시기에 최봉출이라는 사람이 무너져 있던 적석유구를 혼자 다시 쌓아 올렸다고 전하는데, 이를 반영하듯이 감실의 입구 옆에는 '고최봉출탑(故崔奉出塔)'이라 적힌 비석이 있다. 또한 개인이 혼자 쌓아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상부는 상당히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럼에도 어쨌든 불안하게나마 균형이 잡혀 있어서 쓰러지지 않고 2022년 현재까지도 기울어진 채로 서있다.
충주 부흥사 방단적석유구는 축조형태가 매우 희귀한 문화재로, 이와 같은 탑 형태의 유구는 대체로 제천, 단양 등과 같은 충북 지방에서 발견되었는데[2] 충북 지방의 고유한 문화에서 비롯된 유적일 가능성이 있다.[3] 충주 부흥사 방단적석유구는 충북 지방의 민속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으며, 2005년 10월 21일 충청북도 기념물 제136호로 지정되었다.
[1]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 유구5 遺構[2]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제천 교리 방단적석유구', 충청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단양 사지원리 방단적석유구' 등이 있다.[3] 한편 경상북도 안동시, 의성군에도 적석유구형의 탑들이 있는데 충북 지방의 문화에서 영향을 받아 형성된 산물일 가능성도 있다. 멀리까지보면 경상남도 산청군의 전 구형왕릉도 마찬가지로 적석유구의 일종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