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흔히 컴퓨터의 사양을 나타낼 때 CPU에 코어가 몇 개냐, 램이 몇 기가냐, 그래픽카드는 어떤 걸 쓰느냐 등을 이용한다. 철도차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차량의 특징을 나타내는 데에는 동력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궤간은 어디에 대응하는가 등을 쓴다. 그중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차륜 배치가 어떠한가, 즉 철도차량에 바퀴가 몇 개인지, 어떻게 달려있는지, 모터(나 터빈)가 달려있는지를 보는 것이다.차륜 배치 표기법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AAR식, 화이트 식, 그리고 국제철도연맹 표준의 UIC 표기법이 있다. IRS AAR식은 미국식의 차륜 배치 표기법이다. 화이트 식은 UIC 표기법 이전에 사용하던 차륜 배치 표기법으로서 한국에서는 증기 기관차의 차륜배치 표기에 주로 이용한다. UIC 표기법은 AAR식과 화이트 식의 단점을 모두 커버하는
2. UIC 표기법
독일에서 처음 개발된 표기법으로, 이후 국제철도연맹이 유럽의 철도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되면서 국제 표준이 되었다. 과거에는 UIC Leaflet 650에, 현재는 IRS[1] 60650에 정의되어 있다. # 증기 기관차가 아닌, 최근의 철도차량에 관심있는 철도 동호인에게는 사실상 가장 중요한 표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이라도 몇 번만 보면 의미를 대충이나마 알 수 있을 정도로 쉽지만 널리 응용되는 표기법.UIC 표기법에서 사용하는 기호들은 다음과 같다.
- 숫자 : 구동되지 않는 (동력이 없는) 차축의 수. 축의 개수를 그대로 기재하면 된다.
- 알파벳 대문자 : 구동축(동력이 있는 차축)의 수. A = 1, B = 2, C = 3 의 방식으로 표기된다.
- 알파벳 소문자 o : 앞 글자로 표현된 구동축들이 서로 별개의 동력원으로 구동되면 붙인다. 구동축이 1개일 때는 당연히 붙을 수 없다. ("Ao"는 잘못된 표기.)
- ' (아포스트로피): 대차가 조향 가능한 보기(Bogie)이면 붙인다.
- 괄호: 여러 종류의 축이 하나의 대차에 장착되어 있을 경우 괄호로 묶는다. 또는 관절형 기관차의 경우, 차체에 직접 붙어있지 않은 부분 전체를 괄호로 묶어서 표기하기도 한다. 하단의 예시 참조.
- + : 차량이 기계적으로 독립적이지만 (관절대차, 봉연결기 등으로) 영구적으로 연결되어 분리 불가능한 부분들로 구성된 경우 사용한다.
여기까지가 흔히 사용되는 표기법이며, 이외에 자주 사용되지 않는 추가 표기들은 다음과 같다.
- 알파벳 소문자 z : 치상궤도 차량의 톱니바퀴를 나타낸다. 독일어 Zahnrad(톱니바퀴)에서 유래. 톱니바퀴의 개수만큼 z를 쓰면 된다.
- 알파벳 소문자 : 부스터 축의 수. 부스터 축이란 미국제 증기기관차에서 가끔 볼 수 있던 장치인데, 기관차 또는 탄수차의 무동력 바퀴 일부에 클러치를 통해 동력을 전달할 수 있게 만들어 대중량 화물을 견인할 때 출발 도움용으로 썼다. 위의 알파벳 대문자와 같이 a = 1, b = 2, c = 3 등으로 표기되는데, 부스터 축을 1개를 초과해서 다는 경우가 없어서 실질적으로 a밖에 볼 수 없다.
예시를 통해 더 알아보자.
8000호대 전기기관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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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0, 7200, 7300, 7400, 7500호대 디젤기관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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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 퍼시픽 빅 보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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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31계 전동차 0번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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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1 | |
Bo'Bo'+Bo'2'2'2'2'2'2'2'2'2'2'2'2'2'2'2'2'2'Bo'+Bo'Bo\' 링크된 차량 문서의 설명을 참고해서, 어떤 방식으로 차륜이 배치되어 있는지, 동력축은 몇 개인지 맞춰 보자. |
3. AAR식
미국철도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Railroads)에서 개발한 위 UIC식을 단순화한 표기법인데 디젤과 전기기관차에만 쓰여서 그런지 별로 중요하지는 않은 듯하다. 양덕후들이 만든 웹사이트를 다니다 보면 간간이 볼 수 있다. 예전 철도청 자료에서 디젤기관차의 차륜배치 표기에 간혹 AAR식과 UIC식을 섞어서 표기한 것이 간혹 보인다(...). 특히 UIC식 조향대차 표기인 아포스트로피를 생략하고 대신 AAR식의 대시로 변경한 표기(예를 들어 Co-Co)가 자주 목격되는데, 당장 본 문서 UIC 표기법 문단에도 한때 그런 표기가 기재된 이미지가 업로드되어 있었다.이를테면 7100호대는 AAR식으로 C-C가 된다.
4. 화이트 식
한국에서는 미국 등에서 도입한 증기 기관차의 분류에 한해서만 사용한다. 매우 간단한데 전륜(앞바퀴), 동륜(증기 기관에 의해 구동되는 바퀴), 후륜(뒷바퀴) 수를 세기만 하면 된다. UIC와 비교하여 주의할 점은, 양쪽의 차륜을 모두 세어야 한다는 것.
전륜, 후륜이 없고 동륜만 네개 있으면 0-4-0[2], 즉 4륜형 증기 기관차[3]가 된다. 위 UIC 표기법 문단에서 예시로 등장한 증기 기관차 빅 보이의 경우 전후륜 각 4개, 동륜이 8개씩 2조 있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동륜을 더 적어서 4-8-8-4로 쓰면 된다.
또한, 동력 전달에 따라 괄호로 구분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2-(2-2)-0과 2-(2-2)-2, 그리고 2-2-(4-0) 같은 경우이다. 2-(2-2)-0과 2-(2-2)-2의 경우, 중간에 동륜이 4개 있으나, 각각 따로 동력을 공급받음을 의미하며, 2-2-(4-0)의 경우 2개의 동륜은 내부 실린더에서, 4개의 동륜은 외부실린더에서 동력을 공급받는다는 의미.
영국 등지에서는 디젤 기관차도 화이트 식으로 표기한 적이 있다.
5. 프랑스, 러시아 식
화이트 식을 절반으로 나눈다. 즉 화이트 식으로 0-6-0인 모 인면 기관차의 경우 프랑스식으로는 030, 러시아식으로는 0-3-0이 된다. 다만, 화이트식의 2-10-10-2, UIC의 1EE1이 프랑스식으로는 150+051이 되는 등 예외가 존재한다. 표기법의 본국인 프랑스는 디젤과 전기 기관차 시대가 되면서 UIC 표기법으로 전환했지만, 러시아는 지금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 기관차에는 전륜과 후륜이 따로 없기 때문에 동륜만 표기하고 있으며, UIC 표기법의 소문자 o(알파벳)는 아래 첨자 0(숫자)이 대신한다.[4] 그래서 Co'Co' 기관차는 러시아 식으로 으로 표기한다.6. 관련 문서
[1] International Railway Solution, 국제 철도 솔루션[2] UIC B[3] 전후륜이 없어 굉장히 크기가 작다.[4] 아래첨자 0으로 쓰는 쪽이 오리지널이다. 다만 타자기에서 아래첨자 0을 기입하기 어려워서 대신 알파벳 소문자 o를 쓰던 것이 정착하여, 시간이 지나 정리된 UIC 표기법에서는 그걸 반영해서 표준으로 삼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