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정원 | |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 장편소설 |
저자 | 홍준성 |
출판사 | 은행나무 |
발매일 | 2023. 07. 05. |
쪽수 | 436쪽 |
ISBN(종이책) | 9791167372796 |
ISBN(전자책) | 9791167373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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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비뫼 연대기의 두 번째 책이다. 시간대는 전작 『카르마 폴리스』로부터 100년 전인 기적이 사라진 해로부터 1092년 뒤이며,[1] 식물학자 얀코가 노년에 삶을 돌아보는 회고록 형식이다.2020년 6월 메일링으로 처음 연재됐고,[2] 완결 후엔 퇴고를 거쳐 2023년 5월 예스24의 전자책 플랫폼 크레마클럽에서 다시 공개됐다. 일반 단행본 발매는 같은 해 7월이고 출판사는 은행나무.
기본적으로는 주인공 식물학자 얀코가 비뫼시를 떠받치고 있는 똬리나무[3]를 추적하는 이야기이나, 동시에 얀코 본인의 일대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식량 폭동-고아원-하인학교-비나드의 대역-납의 시대-남방한계선-군사 반란 등 다양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각 에피소드가 따로 노는 느낌은 아닌데, 모두 똬리나무와 직간접적 연관이 있도록 짜여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구성.
15. 병원을 나오면서 결심하길, 남은 시간 동안 수첩에 적힌 기록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스위치가 켜진 시한폭탄이 돼버린 혈관 사정으로 미뤄 보아, 지난 세월 동안 쌓인 토막글들을 하나의 자서전으로 온전히 녹여내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 거푸집을 다 만들기도 전에 화장터 가마로 보내지게 될 터였다. 그러니 이제 남은 건 기록들에 번호를 붙이는 것뿐이다. |
작중 얀코는 류마티스와 뇌질환으로 죽어가는 상황이기에 그간의 메모들을 정리하지 못한 채, 손에 잡히는 대로 기록들을 정리하게 됐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작중 시간 순서가 불규칙적이다. 게다가 일기, 녹취록, 인터뷰, 신문 기사, 판결문 등 얀코가 평생토록 수집해온 온갖 기록물들이 뒤섞여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사건을 전모를 알기 위해선 독자가 각 단장들을 재구성해야만 한다.[4]
한마디로 퍼즐적 요소가 굉장히 강한 작품. 단장 개수를 1000개로 딱 떨어지도록 한 걸 보면 1000피스 퍼즐을 의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2. 등장인물
2.1. 주역
- 얀코
지하정원의 주인공. 식물학자로서 자신의 삶을 망친 똬리나무를 추적한다. 밑에서 계속 서술하겠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관 내에서 미쳐버리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가혹한 여정을 견딘 인물이다. 자세한 건 얀코 문서 참조. - 참토
- 비나드
2.2. 조역
- 바를람 박사
죽어가는 현시점에서 얀코의 거의 유일한 동료. 얀코가 자신의 유언집행자가 되어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신뢰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12).[5] 작중 얀코를 자신의 은인이라 말하는 대목이 등장하지만 자세한 내막은 밝혀지지 않는다. 후반부엔 부담을 느끼며 얀코의 자살 조력을 거부한다(581).
- 총영사
트라케 대사관의 총영사. 작중 묘사로는 똬리나무에 대한 비밀에 가장 근접한 인물 중 하나이며, 실명은 끝까지 공개되지 않는다.[6] 굉장히 유능한 인물로 1092년 똬리나무가 처음 발견됐을 때 이와 관련된 첩보 활동을 총지휘했다(170). 그러나 이후 트라케시에 새롭게 들어선 공산당 정권에서 자금 확보를 위해 똬리나무 문건을 비뫼시의 무정부주의자들에게 팔도록 지시했고, 1096년 늦봄 이를 위해 롬보와 접선했다(187). 말미에 얀코에게 보내는 비밀 서신에서 재등장하는데, 나울란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걸 보면 아무래도 이후 권력 투쟁에서 밀린 모양. 얀코에게 똬리나무에 대한 생체 병기설은 허구이며, 이와 같은 존재가 단일종이 아님을 알려준다.[7]
- 롬보
풀무형제단 소속 연락책으로 활동했다가 변절한 인물(190). 평판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후 별다른 마찰 없이 무정부주의자로 들어간 걸 보면, 왕실 직속 비밀임무국의 밀정 노릇을 한 것으로 보인다.[8] 그러나 이후 총영사로부터 받은 문건을 통해 똬리나무의 진실을 알게 되며, 이를 유포한다.[9] 얀코가 이 이유를 물었을 때 “그야, 진실이 밖으로 나가길 원했으니까”(188)라고 답한 것으로 미뤄 보아 문건의 최종 수령인이 비뫼시 왕실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애당초 비뫼시에서 무정부주의자를 통해 똬리나무 문건을 회수하려고 했던 것. 이후 나름대로 도피 생활을 이어오지만, 사실은 똬리나무에 접근하려는 분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비밀임무국에서 일부러 놓아준 것임이 밝혀진다(264, 391). 이후 동료들을 팔았다는 죄책감에 결국 권총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184).
- 그고 대위
계엄령 당시 학살을 단행했던 17보병대의 소대장. 이 사건이 도덕적 트라우마가 됐던 것으로 추측되며, 정보사령부로 옮겨가서는 똬리나무에 관련된 도청 작업을 지휘했다(402). 롬보와 마찬가지로 똬리나무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후엔 이 문건이 바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덕적 결단을 내린다. 즉 똬리나무 문건이 유포될 수 있도록 롬보를 도와준 것(404). 이후 국경을 넘어 도망간 뒤 행방이 묘연해지지만, 1077년 비뫼시에 숨어있던 얀코를 찾아와서 로벨토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준 뒤 의식을 잃는다(399). 그러니까 무정부주의자가 혁명군에 가담했다는 것과 얀코가 극남식물연구소에서 누앗실을 획득했다는 걸 알았던 것인데, 그가 이를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10] 드레이던의 실종과 함께 남은 떡밥 중 하나.
- 마그 게르기벨
식량 폭동을 유혈 진압했던 계엄사령관. 이때의 공로를 인정받아 내무장관을 거쳐 총리까지 올라갔고, 남방한계선의 8호 요새에 대한 비공개 예산편성을 주도했다(173). 총리 사임 이후엔 치매에 걸려 아들에게 학대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430).
- 에누아 드레이던
남방한계선 극남식물연구소의 전임 소장.대놓고 떡밥인 인물.식물학자로서 주된 연구 분야는 남방한계선 검은나무들의 이상증식이다(174). 1089년 10월 국방위원회회의록에서 (무려 식물연구소에서) 암흑 물질을 연구하는 천체물리학자를 고용한 것을 질책당하는 장면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11] 똬리나무 발견 이전부터 빛이 아닌 어둠으로부터 에너지를 합성하는 식물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뫼시 왕실과도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564). 검은나무 이상증식의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 검은나무의 모체를 발굴하는 계획을 세웠고, 이후 이것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건립된 것이 8호 요새(571). 똬리나무가 발견됐을 때 급행열차를 타고 비뫼시로 호출된 후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고 공표된다. 그러나 참토의 추적 결과 그의 죽음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며(676),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다.
- 젠버그 소장
극남식물연구소의 소장이자 에누아 드레이던의 후임. 주전공은 식물세포 배양(174). 검은나무의 모체를 뽑아낸 후 발생한 검은숲 대지진 때 트롤들에게 살해된다.
- 프님 남작
구테므나 하인학교의 주인으로 본명은 프님 도롯토(214). 골상학 신봉자이며 이를 바탕으로 고아원에서 얀코를 하인후보생으로 선발한다.
- 닷제
담배위원회 감찰관, 비나드의 아버지. 비열한 성격으로 묘사되며 아내와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암시된다. 마약중독으로 구제 불능인 아들을 대신할 대역으로 하인학교에서 얀코를 데려왔으며, 납의 시대 이후 참토에게 최후를 맞는다. 자세한 과정은 비나드 문서 참조.
- 알도 게티자
이른바 ‘왕가의 사냥개’로 불리는 왕실 직속 비밀임무국 소속이며 직급은 불명.[12] 똬리나무에 관련된 일들을 취급하며, 스파이인 Q교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얀코에 대해 알게 된다(507). 극남식물연구소 사태의 생존자이자 누앗실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얀코를 그냥 놔주는데, 참토를 언급하며 “넌, 친구를 참 잘 뒀어”(297)라고 말하는 것으로 미뤄 보아 참토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것으로 추측된다. 자세한 건 참토 문서 참고.
- Q교수
고틀러테 사립대학의 식물학 교수. 본명은 ‘모나트 콰슈예프’이며, 훗날 외국의 스파이로 밝혀진다(503). 검은나무의 규화목 화석인 R4-522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일종의 오염물질 정화가설을 내세웠다(503). 얀코가 곤경에 처했을 때 그녀를 보호해줬으며 이후 극남식물연구소로 가는 추천장을 써주거나 신분증 위조를 돕기도 한다(368).[13] 그러나 결국엔 게티자에게 붙잡혀 수감됐거나 혹은 처형된 상태로 추측된다.
- 르릴다
무정부주의자 간부. 비나드가 죽음에 이르게 된 원흉. 군자금을 사적으로 착복하는 부패 간부로도 모자라서(816), 왕실의 간첩 노릇까지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14] 납의 시대 이후 행방은 알려진 바 없음.
[1] 『카르마 폴리스』에서 꼽추의 고서점이 폐업한 것이 1192년인데, 『지하 정원』에서 똬리나무가 발견된 것은 1092년으로 딱 100년 전이다. 『카르마 폴리스』의 단장 개수도 100개이고 『지하 정원』의 단장 개수도 1000개인 걸 보면, 아무래도 작가 본인이 숫자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듯...?[2] 작가의 블로그에서 구독자 모집 글을 찾아볼 수 있다. https://blog.naver.com/them1/222000371013[3] 똬리나무는 『카르마 폴리스』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는데, “기적이 사라지기 전부터 도시를 떠받치고 있는 성수(聖樹)가 뿌리내리고 있고”라는 구절이 궁전을 묘사할 때 스쳐 지나가듯 언급되어 있다.[4] 이 점은 작가가 일부러 유도한 것 같기도 하다. 전작인 『카르마 폴리스』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사건들의 경과를 순차적으로 다 보여줬던 것을, 여기선 모두 뒤집었기 때문이다. 불규칙적이며 부분들만 제시된다.[5] 괄호 속 번호: 『지하 정원』의 각 단장엔 번호가 부여되어 있다.[6] 첩보물 클리셰인 것 같기도 하다.[7] 코포의 편지에서도 시가스 협곡에 비슷한 식물이 있음이 언급된다.[8] 비슷한 사례로 르릴다가 있으며, 또한 게티자가 무정부주의자들을 두고 “돈이면 뭐든 다 하는 족속들”이라고 비웃는 장면을 볼 수 있다(528).[9] 이때 도움을 줬던 것이 마찬가지로 식량 폭동에 대한 도덕적 트라우마를 갖고 있던 그고 대위.[10] 후반부에 등장하는 권고퇴직 통지문에서 ‘외르딕 닐센’이란 인물이 등장하는데, 날짜상으로 검은숲 대지진이 벌어졌던 1107년 1월 21일부터 무단 결근을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8호 요새를 둘러싼 첩보 전쟁이 치열했다는 언급으로 미뤄 보아(755), 외르딕 닐센이란 인물과 그고 대위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11] 이때 체비키 위원이 드레이던 소장을 몰아붙이는 장면이 재미있다. “차라리 달나라 탐사 계획을 세운다고 할 것이지, 검은나무 연구비를 달라는 것도 기가 차는 마당에 이제는 천체물리학자 연봉까지 채워달라니? 극남식물연구소가 무슨 과학 동아리입니까? 이런 마당에 품위를 지키라니 그거야말로 모독입니다!”[12] 전작인 『카르마 폴리스』에서 알도 가문은 비뫼시 왕가를 수호하는 비밀 집단으로 서술된 바 있다.[13] Q교수가 얀코를 지렛대 삼아 극남식물연구소의 기밀 자료를 빼내려고 했던 것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얀코를 도운 것인지는 소설 내에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 얀코 측에서 비뫼시를 떠난 후 특별히 Q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기록이 없는 걸 보면 후자일지도.[14] 자세한 과정은 비나드 문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