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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4 04:13:07

지구 속 여행

Voyage au centre de la Terre

1. 개요2. 줄거리3. 과학적 오류4. 등장인물5. 미디어믹스
5.1. 영상화5.2. 만화5.3. 음악
6. 기타

1. 개요

1864년에 출간된 쥘 베른공상과학소설. 초기 대표작 중 하나로, SF의 시조 중 하나로 여겨지는 소설이다. 아이슬란드에 있는 화산 분화구로 들어가서 지구의 속을 탐험한다는 내용으로, 쥘 베른의 '경이의 여행' 시리즈 중 하나이다.

소설이 집필된 1864년에는 아직 지질학이 많이 발전하지 않았기에 현대 지질학을 기준으로 보면 틀린 내용이 많으나, 당시에는 나름 최첨단의 과학 상식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겸했다. 하지만 주제 자체가 흥미로우며 쥘 베른 특유의 필력이 더해져서 1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소설을 모티브로 삼아 2008년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가 개봉했다.

2. 줄거리

독일 함부르크에 사는 광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오토 리덴브로크 교수는 이 소설의 화자인 조카 악셀과 함께 살고 있다.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악셀은 이른 나이에 고아가 되었기에 삼촌 리덴브로크 교수의 조수로 일하면서 한 집에서 살게 된 것이다. 악셀은 소심하며 조심스러운 성격이지만 삼촌 리덴브로크 교수는 괴팍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악셀은 리덴브로크 교수의 대녀인 그라우벤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1863년 5월 24일 일요일, 리덴브로크 교수는 유대인 헤벨리우스의 책방에서 아이슬란드 왕 연대기를 샀다. 그런데, 조카 악셀에게 책을 자랑하던 중 책에 끼워져 있던 낡은 양피지 한 장이 바닥에 떨어졌다. 양피지에는 암호문이 쓰여져 있었으며, 책을 필사한 사람과 동일인으로, 아이슬란드의 연금술사 '아르네 사크누셈'이었다.

리덴브로크 교수는 암호문을 해독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떤 성과도 얻지 못하고 악셀을 비롯한 주변인들에게 괴팍하게 굴었다. 그러던 중 악셀이 암호문을 우연히 해독하게 되는데, 그곳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아이슬란드에 있는 사화산인 스네펠스 요쿨의 분화구를 통해 지구의 중심까지 가는 길이 있으며, 자신은 이미 그곳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악셀은 이 사실을 숨기려고 하나, 리덴브로크 교수가 암호문의 해독에 계속 실패해 절망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약해져서 결국 암호문의 해독법을 말하게 된다. 리덴브로크 교수는 이 사실에 엄청나게 흥분하여 다음날부터 아이슬란드로 떠날 채비를 시작한다. 악셀은 이 암호문이 가짜라고 생각하지만 열정적인 삼촌을 말릴 수 없기에 결국 여행에 동행하게 된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이들은 현지 안내인인 한스 비엘케를 고용하여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과묵하면서 충직한 한스, 의심이 많지만 헌신적인 악셀, 과학에 대한 열정에 불타는 리덴브로크 교수는 결국 분화구에 도착한다. 분화구의 바위에는 아르네 사크누셈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암호문의 내용이 사실이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분화구를 통해 지구 속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3. 과학적 오류

애당초 이 작품은 '지구 속은 뜨겁지 않으며, 속은 일부 비어 있다' 라는 일종의 지구공동설을 가정하여 쓰여져 있으므로, 현대 과학에 대입해서 생각한다면 터무니없는 내용이 된다. 작품 내의 과학적 근거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한 듯, 일행의 모험은 지저 내의 바다를 건너는 등 엄청난 여정 도중 다다른 막다른 동굴에서[1] 폭발로 인해 일행 모두가 화산을 통해 지구 속에서 밖으로 나온다는 결말로 끝을 맺는다.

비록 현재는 잘못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했어도 지구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호기심을 이렇게 허구의 힘을 빌려서 생생하게 상상해보았다는 점만으로도 이 소설의 가치는 엄청나다.

사족으로, 악셀 일행이 나온 섬은 이탈리아의 스트롬볼리다. 아이슬란드에서 들어간 걸 생각하면 굉장한 여정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여정의 묘사를 보면 내리막과 수직 동굴도 많았다! 아마 여정 중간의 지저 바다에서 거리를 많이 번 듯.

4. 등장인물

5. 미디어믹스

5.1. 영상화

1959년작 영화- 헨리 레빈 감독. 제임스 메이슨과 팻 분 주연. 우리나라엔 "마그마 탐험대"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공룡들이 등장하긴 하는데, 실제 도마뱀에다가 돛을 달아놓고 공룡이라고 우겨댄다(...).

1976년작 영화- 스페인에서 후안 피쿠에르 시몬(1935~2011) 감독이 감독,제작. 식인 민달팽이가 나오는 슬러그의 저주(Slugs: The Movie/ muerte viscosa, 1988) 감독으로도 알려져 있다.

1989년작 영화- 앨버트 피언, 러스티 레모란데 공동감독작. 등장인물들은 10대로 각색되었다.

1999년작 TV 시리즈- 2부작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국내엔 "지하세계의 인디아나 존스"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비디오 대여점에 들어왔다. 공룡들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되어있지만, CG가 어색하기 짝이 없다. 공룡 뿐만 아니라 공룡에서 진화한 파충류 인간 종족이 나온다.

2008년작- 국내에선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란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에릭 브레빅 감독작.

5.2. 만화

쿠라조노 노리히코에 의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재. 총 4권 완결.

5.3. 음악

영국의 키보디스트 릭 웨이크먼이 이 소설을 컨셉으로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라는 앨범을 1974년에 발표했다.

6. 기타

작품 제목이 <지구 속 여행>이고, 중심 내용도 사화산의 구멍을 통해 지구의 중심을 향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체 분량의 1/3 정도가 아이슬란드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는 등 여행기적인 요소가 강한 소설이다.[2]

지구 내부의 세계에 선사시대 생물들이 멸종하지 않고 살아있다는 설정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 진행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정도는 아니고, 주인공 일행이 여행하면서 멀리서 잠깐 관찰하는 정도의 비중 밖에 없다. 이크티오사우루스플레시오사우루스도 나오지만 공룡은 단 한마리도 나오지 않는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하거나 기반으로 한 영화들에 공룡들이 나온다는 걸 고려하면 재밌는 사실. 그 외 마스토돈이나 선사 인류도 등장한다.

작품 내에서 환상적인 묘사가 가끔 등장하나, 대체로 화자인 악셀의 망상이거나, "잘못 본 거다, 있을 수 없다" 라는 식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어판(이라기 보단 일본어판 중역)은 기묘한 로컬라이징이 적용되었다. 일본식 양식오무라이스가 나온다거나.(..)

아이슬란드 왕 연대기가 나오지만 아이슬란드/역사 문서를 보면 알듯이 아이슬란드는 노르웨이의 중앙집권화에 반발한 사람들이 왕 없는 연맹체를 만들었다가 내분으로 인해 노르웨이에 귀속된 후 계속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아서 독자적인 왕 따위는 없었다. 소설이 쓰인 시점인 19세기에는 덴마크령이었다. 오류라기보다는 지하 세계처럼 상상의 산물인 듯하다.


[1] 악셀은 지진 등에 의해 바위가 굴러떨어져 통로를 막은 것 같다는 가설을 이야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위로 막힌 동굴 벽에는 사크누셈이 '먼저 다녀감'이라고 메시지를 남겨 두었다![2] 어린이용으로 편집한 버전이나 문고판에서는 이 아이슬란드까지 가는 도중의 전개를 크게 생략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없더라도 중심 내용에 대한 이해에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인 듯하다. 완역본에서는 생략 없이 모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