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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8-17 03:38:30

제주 명상수련원 사건


1. 개요2. 상세3. 기타

1. 개요

2019년 제주도에 위치한 명상수련원에서 발생한 변사 사건.

2. 상세

2019년 9월 1일 제주도의 H명상수련원에서 수련생 A씨(57세)가 수련 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수련원장 H를 비롯한 다른 회원들은 A씨가 '깊은 명상 상태에 빠진 것'이라며 적절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A씨는 사망하고 말았다. 숨진 A씨는 전남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2019년 8월 30일 일행 2명과 함께 수련원을 찾았다가 9월 1일 배편으로 귀가할 예정이었으나, 확인 결과 A씨 혼자 수련원에 남고 일행 2명은 귀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A씨의 아내가 한 달 이상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자[1] 10월 15일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당 수련원을 찾아가 3층 수련실에서 모기장이 덮힌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부검 결과 타살의 정황은 없었고 A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질환으로 추정되었는데, 문제가 된 것은 A씨 사망 이후 수련원 관계자들의 행보였다.

A씨의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시신 옆에서는 흑설탕과 주사기, 한방 침, 에탄올등이 발견되었다. 경찰 조사에서 H원장과 회원들은 A씨가 사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2], 시신과 함께 발견된 물건들은 부패한 시신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었다.[3] 실제로 이들은 '기적을 일으켜 A씨를 살리겠다'고 주장하며 외부에 알리지도, 구호 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채 무려 45일간 시신을 은닉해 왔다.

또한 사건 발생 전부터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련원 자체가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해당 명상수련원에서는 24시간 내내 불이 켜져 있었고 의문의 기합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수시로 기묘한 동작을 하는 모습이 보여 사람들이 숙식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게다가 한때 수련원에 다녔던 사람들은 일부 원생들이 H원장을 신처럼 믿었다고 증언하기도 했으며, 해당 수련원의 인터넷 카페에는 다음과 같은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인도 요가 수행자들은 때로 여러 날 동안 호흡과 심장 박동을 멈춘 상태에서 땅속에 묻혔다가 거뜬히 소생하곤 한다.
신(神)을 기(氣)속에 집중하면 기는 저절로 신을 감싸듯 받아들여 신과 기가 서로 뭉쳐진다. 생각이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된다. 이를 ‘도태’라고 부른다. 도태가 성숙해져 두정을 통해 나가는 경지가 오는 바, 친히 부처의 아들이 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비상식적, 비과학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카페에는 불교의 수련 방법 중 하나라는 '혜명경'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글도 있었는데, 여기서는 수련 도중에 기가 멈추고 맥이 멈추는 시간을 겪은 뒤 깨달음을 얻는다는 취지의 이른바 '기주맥주(氣住脈住)'라는 내용도 있었다.

2019년 11월 12일 제주지방검찰청은 유기치사 및 사체은닉 혐의로 H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3. 기타

KBS 2TV 제보자들 2019년 11월 7일자 방송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다.

옆나라 일본에서 1999년에 이 사건과 유사한 라이프스페이스 사건이 일어났었다.
[1] 그 전에 수련원 측에 한 차례 남편의 면회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2]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도 '지금 들어가면 A씨가 다친다'며 진입을 방해했다고 한다.[3] 흑설탕의 경우 A씨가 사망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H원장과 회원들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A씨의 입술 위에 올려 두었다는 설탕물 묻은 거즈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