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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ntrapment / 陷穽搜査함정수사(陷穽搜査)란 수사기관[1] 또는 그 하수인이 특정인에게 하여금 범죄를 저지르게 교사하거나 범죄를 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후 범죄의 실행을 기다렸다가 그 사람을 검거하는 수사기법을 말한다.(대판 2007. 7. 27. 2007도4532) 주로 마약, 밀수, 뇌물범죄, 성매매범죄, 도박범죄, 조직범죄 등과 같이 수사의 필요성이 높으나 특성상 은밀히 이루어지고, 암수범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범죄에 대하여 진행된다.
함정수사의 주체는 수사기관 혹은 수사기관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하수인으로, 수사기관과 관련없는 사람이 특정인으로 하여금 범의를 유발하는 경우에는[2] 주체성이 인정되지 않아 함정수사라고 할 수 없다. (2007. 7. 12 2006도2339)
수사기관에게는 여러모로 편한 수사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보통 사건은 불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과정과 동기를 수사하여 증거를 확보하면서 용의자 범위를 좁혀나가야 하므로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지만, 함정수사는 범죄사건이 수사기관이 원하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 발생하며 수사기관이 과정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함정수사는 범인이 자기가 수사대상인 줄 모른다는 점이 경찰의 입장에서는 범인을 잡기 쉬운 요소이다.
살인, 폭행, 성폭행같은 증거가 확실히 남는 범죄에는 함정수사를 하지 않더라도 확실히 범인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함정수사를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함정수사는 마약 범죄, 지능 범죄와 같이 범죄 후에도 증거가 남지 않거나 극히 미미하게 남아있는 범죄에 대해 사용하는 편이다. 단 이는 다음 단락에 있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에 국한된 것이고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의 경우 범죄 유형을 가리지 않는 편이다. 물론 다음 단락에서 나오듯이 이러한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인정되어 증거능력이 없으며, 위법한 함정수사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검사의 기소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항의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는 공소기각판결의 대상으로, 본안판단을 하지도 않는다.
2. 유형
학술적으로 함정수사는 두 가지로 구분하며, 양자 모두를 함정수사의 개념에 포함하여 논의하는 것이 통설이다. 판례는 기회제공형 수사는 임의수사의 일종으로 보아 함정수사로 칭하지 않고 허용되는 수사의 방식으로 판단하며, 범의유발형함정수사에 대해서만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칭한다.(2007. 7. 26. 2007도4532)2.1. 기회제공형수사
수사기관이 이미 범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범죄를 저지를 기회를 제공하는 수사방법이다.예) 술에 취한 주취자가 길거리에 쓰러져 있었다. 잠시 후, 한 사람이 쓰러진 사람의 품속을 뒤져 지갑의 돈을 꺼낸다. 그 순간, 해당 지역에서 주취자를 대상으로 부축빼기사건이 빈번하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취객 근처에서 잠복해있던 경찰이 범행 순간 신분을 밝히고 그에게 수갑을 채운 뒤 현행범체포한다.2007도1903
예2) 인터넷에 올라온 살인청부업자 광고를 보고 사람을 죽여달라고 의뢰했는데, 그 살인청부업자 광고를 한 사람이 다름 아닌 경찰이었다.
예3) 불법적인 물품을 배달 과정에서 적발해 압수한 후, 수사기관이 배달부로 위장해 배달한다.2014도8719
예3과 같은 수사기법(?)을 통제배달(Controlled Delivery)이라고 한다. 마약 등 단속이 극히 힘들고 그 피해가 심각한 경우에 사용되는데, 범의유발형 수사로 해석될 여지가 매우 크므로 법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노골적으로 행해지며[3] 유럽에서는 원론적으로는 그다지 적법하지 않으나 이를 무마하기 위한 법무대행 업체가 성행한다. 한국의 경우 마약수사에 있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수사목적으로 통관 과정중 적발된 마약을 이용하여 수사목적으로 배달을 할 경우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다는 판례가 있다.
판례에 의하면,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는 위법하지 않다. 판례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를 필요한도내에서 법률로 금지되지 않는 한에서 재량으로 수사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임의수사(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의 한 방법으로 판단한다. 다만 최근에는 '기회제공형수사는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음을 별론으로 하고 ...' 라고 판시하여, 원칙적으로 기회제공형 수사도 위법한 수사로 보나, 특정요건하에서 허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허용 요건에 관해서는 대법원 판례는 아직 없다.
2.2. 범의유발형수사
수사기관이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한 후 체포하는 수사이다. 본디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국가가 범죄를 교사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위법한 것으로 본다. 일종의 셋업 범죄라고 볼 수 있다.예) 경찰관이 노래방의 도우미 알선 영업 단속 실적을 올리기 위하여 그에 대한 제보나 첩보가 없는데도 손님을 가장하고 들어가 도우미를 불러낸 경우 2008도7362
예) 마약 매수, 밀반입 의사가 없던 甲에게 검찰의 하수인인 A가 '검찰이 안전을 보장한다'며 구입자금까지 교부하며 甲으로 하여금 필로폰을 중국에서 수입하게 하는 범행을 유도한 경우 2005도1247 [4]
범의유발형 함정수사, 즉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여(상술 판례, 2005도1247)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기각하는 형식재판 중 하나인 공소기각 처분(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5])을 한다. 공소기각 판결의 경우 형식재판으로서, 위법한 요소를 제거한 후 다시 공소제기를 할 경우, 실체제판, 즉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이는 해당 피의자가 함정에 빠졌다는 것 만으로, 실제 범죄를 저지를 고의나 책임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적법성
과거에는 기회제공형은 합법, 범의유발형은 위법으로 단순하게 구분하는 경우가 많았다.근래의 판례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에 대하여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2005도1247)이라 하여 원칙적으로 위법하며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2007도1903에서는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하여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종래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판례도 있어, 사안에 따라 결정을 다르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그루밍 범죄와 사이버 성범죄에 대한 함정수사(정확히는 신분비공개수사 및 신분위장수사)가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아동성착취물의 제작·배포, 아동성착취 목적의 온라인 대화, 아동 대상 불법촬영물 반포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다른 사건에 대한 함정수사는 여전히 위법이다. 아래는 그 근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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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성보호법 제25조의2(아동ㆍ청소년대상 디지털 성범죄의 수사 특례) ① 사법경찰관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범죄(이하 “디지털 성범죄”라 한다)에 대하여 신분을 비공개하고 범죄현장(정보통신망을 포함한다) 또는 범인으로 추정되는 자들에게 접근하여 범죄행위의 증거 및 자료 등을 수집(이하 “신분비공개수사”라 한다)할 수 있다.
- 제11조 및 제15조의2의 죄
-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제2항 및 제3항의 죄
- 신분을 위장하기 위한 문서, 도화 및 전자기록 등의 작성, 변경 또는 행사
- 위장 신분을 사용한 계약ㆍ거래
-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의 소지, 판매 또는 광고
제25조의3(아동ㆍ청소년대상 디지털 성범죄 수사 특례의 절차) ① 사법경찰관리가 신분비공개수사를 진행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그 수사기간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② 제1항에 따른 승인의 절차 및 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사법경찰관리는 신분위장수사를 하려는 경우에는 검사에게 신분위장수사에 대한 허가를 신청하고, 검사는 법원에 그 허가를 청구한다.
④ 제3항의 신청은 필요한 신분위장수사의 종류ㆍ목적ㆍ대상ㆍ범위ㆍ기간ㆍ장소ㆍ방법 및 해당 신분위장수사가 제25조의2제2항의 요건을 충족하는 사유 등의 신청사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하여야 하며, 신청사유에 대한 소명자료를 첨부하여야 한다.
⑤ 법원은 제3항의 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신분위장수사를 허가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이하 “허가서”라 한다)를 신청인에게 발부한다.
⑥ 허가서에는 신분위장수사의 종류ㆍ목적ㆍ대상ㆍ범위ㆍ기간ㆍ장소ㆍ방법 등을 특정하여 기재하여야 한다.
⑦ 신분위장수사의 기간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으며, 그 수사기간 중 수사의 목적이 달성되었을 경우에는 즉시 종료하여야 한다.
⑧ 제7항에도 불구하고 제25조의2제2항의 요건이 존속하여 그 수사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사법경찰관리는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3개월의 범위에서 수사기간의 연장을 검사에게 신청하고, 검사는 법원에 그 연장을 청구한다. 이 경우 신분위장수사의 총 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다.
제25조의4(아동ㆍ청소년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긴급 신분위장수사) ① 사법경찰관리는 제25조의2제2항의 요건을 구비하고, 제25조의3제3항부터 제8항까지에 따른 절차를 거칠 수 없는 긴급을 요하는 때에는 법원의 허가 없이 신분위장수사를 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리는 제1항에 따른 신분위장수사 개시 후 지체 없이 검사에게 허가를 신청하여야 하고, 사법경찰관리는 48시간 이내에 법원의 허가를 받지 못한 때에는 즉시 신분위장수사를 중지하여야 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신분위장수사 기간에 대해서는 제25조의3제7항 및 제8항을 준용한다.
제25조의5(아동ㆍ청소년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신분비공개수사 또는 신분위장수사로 수집한 증거 및 자료 등의 사용제한) 사법경찰관리가 제25조의2부터 제25조의4까지에 따라 수집한 증거 및 자료 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 신분비공개수사 또는 신분위장수사의 목적이 된 디지털 성범죄나 이와 관련되는 범죄를 수사ㆍ소추하거나 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
- 신분비공개수사 또는 신분위장수사의 목적이 된 디지털 성범죄나 이와 관련되는 범죄로 인한 징계절차에 사용하는 경우
- 증거 및 자료 수집의 대상자가 제기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사용하는 경우
- 그 밖에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하는 경우
② 국가수사본부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신분비공개수사 관련 자료를 반기별로 보고하여야 한다.
제25조의7(비밀준수의 의무) ① 제25조의2부터 제25조의6까지에 따른 신분비공개수사 또는 신분위장수사에 대한 승인ㆍ집행ㆍ보고 및 각종 서류작성 등에 관여한 공무원 또는 그 직에 있었던 자는 직무상 알게 된 신분비공개수사 또는 신분위장수사에 관한 사항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의 비밀유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25조의8(면책) ① 사법경찰관리가 신분비공개수사 또는 신분위장수사 중 부득이한 사유로 위법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에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위법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78조제1항에 따른 징계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그 행위에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징계 요구 또는 문책 요구 등 책임을 묻지 아니한다.
③ 신분비공개수사 또는 신분위장수사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라도 사법경찰관리는 그 행위에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그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4. 여담
- 교통단속 경찰관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단속하거나, 암행순찰차를 통해 단속한 경우를 두고 함정단속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함정수사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찰관이 교통법규를 위반하라고 부추긴 것이 아니니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도 아니고, 교통법규를 위반할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로를 만든 것이 아니니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라고 할 수도 없다.[6]
[1] 형사소송법상 검사, 사법경찰관, 검찰청법상 검찰수사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상 특별사법경찰관리[2] 기자가 특종을 위하여 범죄를 유도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3] 이쪽의 경우 배달 받은 사람이 불법 물품을 주문한게 맞다는 것을 입증할 책임을 현행범 체포를 이용해 우회하는 목적으로 남발되는데, 원론상 범의유발형이 맞으나 그냥 무시된다. 근본적인 단속이 아닌 성과 불리기식 단속이기에 미국의 밀수품 적발 역량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있다.[4]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수입한 마약을 투입한 부분에 있어서는 함정수사로 유발된 범의와는 별개로 마약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마약류사용관련 부분에 대해서 유죄판단을 하였다.[5]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 다음 경우에는 판결로써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2호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6] 사실 함정수사 보다는 단속 전에 행해져야 하는 고지의무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있으나, 단속 구간에 '암행 단속중'이라는 내용의 표지판 등을 설치해 놓기 때문에, 고지의무를 실제로 충족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