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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8:14:16

자칼(자칼의 날)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소설 자칼의 날에 등장하는 살인청부업자.

이름, 정체, 경력 모두 수수께끼인 정체불명의 인물이다. 일단은 영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앵글로 색슨적인 신체적 특징(금발과 회색 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나 그 외의 상세한 신상정보는 작중에서 거의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소설 내의 묘사를 통해 1929년생으로 만34세, 원래는 평범한 소시민이었으나 부유한 생활을 동경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내전이 벌어질 당시에 그곳에서 용병생활을 했다는 묘사가 나온다. 이념이나 사상 따위와는 상관없이 철저하게 돈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직업적 살인 청부업자로, 실력은 초일류급이다. 이야기 초반에 미국의 유대인 억만장자의 의뢰를 받아 이집트에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던 독일인 기술자들을 살해하고 영국으로 귀국하는 것으로 첫 등장을 한다. 그 이후 프랑스의 극우파 비밀결사인 OAS에게 고용되어, 의뢰비로 50만 달러[1]를 받고 샤를 드 골 대통령의 목숨을 노리게 된다.

혈혈단신으로 프랑스의 대통령을 노릴 작정을 할 수 있는 만큼, 신체적, 지적 능력은 거의 엄친아 이상이다. 우선 기본적으로 숙련된 저격수이고 운동선수급의 체력이다. 얼굴은 미남이고 키가 180cm으로 훤칠한데다 운동선수의 근육을 지녔고, 여자와 게이를 유혹하는 데도 유능하다. 추격자들이 자칼을 찾아 숙박업소를 뒤지는 동안 정작 본인은 외모를 무기로 현지에서 애인을 만들어 일반 가정집에 묵을 곳을 만들어낸다.[2]

프랑스어를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 그리고 굉장히 치밀하고 창의력이 뛰어나, 암살을 실행에 옮기기 몇 달 전부터 파리를 답사하고 아주 사소한 사항까지 체크하여 프랑스 경찰의 의표를 뚫는 작전을 세운다. 그 외에도 시사지식, 심리학, 간단한 절도, 여권 위조, 자물쇠 따기, 총기의 설계, 자동차 개조, 변장 등 못 하는게 별로 없는 잡학다식한 인물이다.

단순히 능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엄청난 노력가라서 2중 3중으로 준비를 한다는 것이 바로 자칼이 진짜 무서운 이유다. 단적인 예로, 드골을 암살하려고 프랑스로 들어갈 때 준비한 위장신분이 총 4종이며(게다가 위장신분의 국적마저 모두 다르다) 각 신분마다 설정을 만들어 그에 맞는 의복과 생활용품, 신분증을 따로 구비해놓았다. 호신용 무기도 없고(물론 라이플이 있지만 그것은 드골 암살 전용이라 평소에는 사용할 수 없다. 대신 누군가를 죽여야 할 때는 맨손으로 급소를 무력화하는 방식을 쓴다). 핸드폰도 하나 없이(배경이 1963년이니까) 순전히 고전적인 변장과 소품, 재치만으로 막강한 프랑스 사법기관의 추적[3]을 따돌리는 장면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어설프게 첨단장비에나 의존하는 요즘 스릴러 등장인물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성격이나 태도를 보면 겉보기에는 매너가 좋고 취향이 고풍스런 전형적인 멋진 영국 신사 타입으로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프로 의식이 투철하며,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상대에게는 공평하게 보답을 한다.[4] 하지만 자신의 목적에 방해물이 되거나, 이미 합의된 약속을 어기려고 하는 상대는 가차없이 죽여버리는 냉혈한이기도 하다.

마지막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작품 중간부터 찰스 칼스롭이란 이름의, 딱 자칼이 암살을 위해 움직일 시기에 휴가를 내고 스코틀랜드로 얼음 낚시를 하러 놀러 간다며 사라졌으며, 자칼과 외모상 특징이 거의 같은데다 도미니카 독재자 라파엘 트루히요가 암살당한 시기에 도미니카에서 무기상으로 일했던 영국인 남성이 자칼의 정체일 것으로 여겼고,[5] 소설 거의 끝까지 그 이름이 본명인 자로 수사관들이 간주했으나, 자칼이 사살당한 뒤 영국 경찰이 수색하던 칼스롭의 집에 진짜 칼스롭이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니들 뭔데 내 집을 이 꼬라지로 만들고 있냐?"고 항의하며 나타나며 결국 실제 이름이 밝혀지지 않게 된다. 칼스롭 이 양반은 프랑스 대통령 암살 미수범이 신분을 도용했다는 사실 때문에, 24시간을 경찰에 붙들려 주변 지인과 친인척 수십 명의 확인을 받은 끝에야 풀려나는 곤욕을 치렀다(...).

작중에 자칼이 사용하는 무기는 특수제작한 암살 저격총인데, 검문을 피해 목발로 위장할 수 있도록 형태가 독특하다. 형태가 이상해서 명중률이나 위력도 개판일 것 같지만, 작중에서는 유럽 최고의 총포 장인에게 의뢰해서 제작한 데다가 딱 정확한 거리(130m)에서 사용할 것을 상정하고 만들었고, 특수탄(수은을 넣은 파열탄)을 쓰기 때문에 위력적인 무기다.

여러 픽션에 등장하는 '냉철한 직업적 살인청부업자' 기믹인 캐릭터의 원형이 된 인물로,[6] 밀리터리 계열이면서 용병, 저격, 암살 등 키워드가 등장하면 아예 확정이라 봐도 된다.

1973년에 제작된 동명의 영화에서는 에드워드 폭스[7]가 자칼을 맡아 원작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파일:external/image.aladin.co.kr/pimg_771302103625957.jpg
에드워드 폭스의 자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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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60년대 당시 50만 달러는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42억 원. 실제로는 선금 25만 달러를 현금으로 받았고 잔금은 암살 성공 후에 받기로 했다.[2] 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외모는 사람들 눈에 잘 띄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어서, 암살자에게는 단점일 수도 있다. 소설에서는 워낙 변장의 대가이기도 해서 필요할 때는 용모를 많이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 이런 문제를 방지한다(...).[3] 자칼 한 명을 잡기 위해서 경찰, 헌병, 정보부, 심지어 범죄조직과 주변국의 관계자들까지 수만 명의 인력이 동원된다.[4] 자신이 사용할 저격용 총, 위장 신분증의 제작을 각각 의뢰한 이들어게 보수를 절반은 선불, 나머지 절반은 물건과 함께 후불로 지급한다. 이는 자신이 암살의 대가로 50만 달러의 보수를 지급받은 것과 동일한 조건이다.[5] 게다가 자칼이라는 암호명도 자칼의 프랑스어 표기인 Chacal이 Charles Calthrop에서 따온 것처럼 보이니 더더욱 수사당국이 확신하게 되었다.[6] 대표적으로 고르고13.[7] 대작 전쟁영화 머나먼 다리에서 영국군 30군단장 호록스 장군 역을 맡는 등 당대의 전쟁영화 전문배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