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명군이 되어보세! 1부의 등장인물. 원 역사 성종의 제3비 정현왕후 윤씨에게서 따온 인물이다.작중에서는 왕대비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자순대비로 나온다.
2. 작중 행적
주인공 이재석의 첫 번째 빙의체인 무종(연산군)의 계모이자 양모이다. 무종은 자순대비와 진성대군(중종)에게는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사이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왕실 최고 어르신이었던 인수대비[1]가 사망한 후 왕실의 큰 어른으로서 버팀목이 되어준다.1부에서 재석이 사망한 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무종이 젊은 나이에 암살당했을 당시 후계자로는 5살밖에 안 된 원자 황밖에 없었기 때문에 후계자 문제가 생겼는데, 후계자 선정에서 자신의 친아들인 진성대군과 재석의 아들인 이황 중 한명을 선택해야 했다. 신수근, 박원종 등 무종의 총신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원자 황을, 사림들은 자신들과 교분을 맺은 진성대군을 지지했다.
진성대군의 나이가 적당하다는 명분도 있었고, 무엇보다 대왕대비의 친아들이라는 것 때문에 진성대군을 왕위에 올려도 무방했다. 당시 원자 황의 나이가 5살이었기 때문에, 예종의 아들 제안대군이 예종 사망 당시 4살이라는 이유로 제안대군의 사촌형이자 무종의 아버지인 성종이 대신 즉위한 것을 고려하면 명분상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순대비는 선왕의 친아들을 후계자로 선택하고, 진성대군은 이황을 보필하는 종친으로 남겨서 왕실을 안정시키는 큰 결단을 하게 된다. 2부에서 재석은 자순대비가 참으로 훌륭한 결정을 하였다며 감탄했다.
원자 황이 즉위하면서 무종의 총신들이 폭주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무종이 펼쳐 놓은 정책을 이어가는 현상유지에 만족했다. 대신 박원종이 상업적으로 이득을 챙기기는 했지만, 이것은 재석도 오히려 칭찬해줄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으니 좋게 된 셈. 특히 총신들끼리도 서로 협력관계면서도 어느 정도 견제가 되는 구도가 되었지, 한 명의 권신이 장악하는 구조가 아닌 덕분도 있었으며 운 좋게 독보적 최고 권력자가 될 뻔한 유순정이 박원종의 뒤를 이어서 중전의 외조부가 된 지 1년 만에 병사하는 등 행운도 겹쳐졌다.
원자 황이 5살일 때 즉위했기 때문에 자순대비가 수렴청정을 하는 기간이 제법 길었고, 박원종과 유순정 등이 사라진 이후에도 급격한 변화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현상유지는 계속했다고 한다. 신씨 부인이 진성대군의 아내에서 쫓겨나지 않아 부계로도 모계로도 모두 친척이다 보니 후대에도 화목한 관계가 지속된 덕분에 2부에서 진성대군의 증손자 경성군으로 깨어난 재석은 이를 두고 자순대비가 원하던 것이 이뤄졌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진성대군은 왕위를 양보한 대가로 왕실의 어른으로 존경받으며 후한 대접을 받으면서 호화롭게 살았고, 원자 황(인종)의 외아들인 명종이 아들 없이 죽으면서 진성대군의 증손자 경성군이 양자로 입적되어 왕위에 올랐다. 경성군은 설정상 이혼하지 않은 신씨(단경왕후)와의 사이에서 가진 증손자다.
3. 기타
자순대비 앞에서 진성대군을 죽일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한 적은 있지만 그 이후로는 진성대군이 무종을 보고 겁먹을 때 대놓고 "너는 대군이니 일개 군들과는 다르다."라며 특별대우를 강조하는 등 높이 대우해줬다. 당장 후궁 소생들은 진짜 동생으로도 취급하지 않고 한갓 후궁 소생이라고 비하하지만 중전 소생인 진성대군은 비록 어머니는 다르더라도 자신의 진짜 동생이라고 강조하며 사적인 장소에서는 신이라고 칭하지 말고 소제라고 칭하라고 하면서 동복동생으로 취급하며 대우해주었다.작중 잘 묘사되지는 않아도 대군이라는 점에서 자순대비의 생존, 그리고 무종의 비호로 왕족 중에서 위상이 상당히 높았을 것이고, 무종도 외로운 탓에 진성대군과 형제로서 좀 더 가까워지길 바랐다. 당장 나뭇갓을 왕족들에게 몰수할 때, 대군들은 자식에게 세습할 수는 없어도 이를 몰수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서 진성대군을 친형제라 언급하며 신료들 앞에서도 적통 대군과 나머지가 어떻게 같냐고 구분했다.
재석이 자순대비에게 예를 다했고, 성종의 후궁 소생 왕자들은 탄압했지만 진성대군에게는 친동생처럼 잘 대해줘서 자순대비가 무종에게 특별히 맺힌 것도 없었고, 무종의 총신들이 실권을 쥐고 있던 현실을 감안하면 섣불리 진성대군을 옹립했을 경우 큰 내전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자순대비가 진성대군이 아닌 이황을 왕으로 선택한 이유가 왕실의 내전을 막기 위한 것도 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으며, 재석도 이렇게 판단했다.
이렇게 된다면 무종의 총신들은 세자라는 명분과 정통성까지 있는 인종을 내세워서 피바람을 불러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거기다 무종에 의해 강화되어 조총과 화포까지 보유하고 있는 군사에 무관들을 잘 대우해준 성향까지 합쳐지면 원자라는 명분이 있는 이상 진성대군이 왕위에 오르려고 했다간 불안을 품은 무종의 총신들과 무관들에 의해 바로 끌어 내려지고 역적으로 몰살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대 성종의 즉위는 한명회를 비롯한 대신들의 담합이 크게 작용했음을 고려하면 성종의 즉위와 원자 황의 즉위는 언뜻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상황이 반대에 가까웠다.
[1] 의경세자의 처이자 성종의 어머니, 무종의 할머니.